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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207화 (1,207/1,559)

제 1207화

품 안에서 흐느끼는 레이나가 느꼈을 절망감과 제어할 수 없는 자신의 몸에 대한 두려움이 여지없이 느껴진다.

가슴에 머리를 묻고 잘게 떨고 있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거려주던 나는 그녀의 몸 안에 있는 내가 가진 것과 같은 변질된 어떤 힘을 감지해보았다.

빠르게 그녀의 전신을 파고드는 신력과 생명력은 그녀의 상태를 조금씩 호전시켜주며 그녀의 안에 잠재되어있는 힘을 남김없이 훑었다.

역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심각한 오염상태였던 그녀의 힘은 어느 정도 본래의 색을 찾았지만 내가 조금만 다시 뒤틀리거나 그녀의 정신력이 약해지면 다시 고개를 들이밀어 잠식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그렇게 소모시켰는데도 다시 나온다는 말을 생각해보면 해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제 좀 괜찮나?”

그녀의 떨림이 잦아든 것을 깨달은 내가 조심스레 묻자 그녀는 고개를 파묻은 채로 울음기 섞인 목소리를 냈다.

“죄송해요.”

조용한 한마디에 담긴 많은 감정이 전해져 온다.

“음…….”

이에 나는 적당히 아공간을 열어 캡을 하나 꺼낸 뒤 그녀의 머리 위에 씌웠다.

울고 난 얼굴을 내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으니 가려주는 수밖에.

내 배려에 그녀가 잠시 움찔거렸지만 더는 저항하지 않았다.

이후 나는 말 없이 그녀를 등에 업었다.

주변은 파괴의 흔적과 누군가의 시체 조각들로 가득했지만 나는 그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묵묵히 걸어 이동했다.

시체가 썩고 불타며 생긴 끔찍한 악취가 그녀를 방해하지 못하게 장막을 둘러주자 그녀는 조금 편안해진 듯 말없이 내 등에 얼굴을 묻었다.

“따뜻하네요. 아버지의 등처럼 넓고…….”

육체 나이는 그녀가 많다고 하지만 이것저것 따져보면 내 나이는 이미 헤아리는 게 불가능한 수준에 있다.

기억을 지웠다지만 붉은 공허에서 내가 보낸 시간이 까마득하다는 건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을까.

어느 정도 진정이 된 그녀가 내게 물어왔다.

“난 왜 이럴까요.”

그녀의 질문에 담긴 의도는 다분했다.

“꿈 때문에 악몽의 힘도 빌려야 해. 스스로 힘 제어도 못 해서 이미 많은 사람도 죽였죠.”

그녀의 입에서 쓴 한숨이 흘러나왔다.

“한 번도 제대로 지켜낸 게 없네…….”

스스로 자책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그녀의 다리를 받치고 있던 팔을 강하게 튕겼다.

당연히 내 팔에 허벅지를 바치고 업혀 있던 그녀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몸이 한차례 휘청거리게 되자 그녀는 깜짝 놀라 내 목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꺅! 뭐 하는 거예요!”

“전직 용사라는 게 궁상맞게 뭐하는 짓이야. 이번 건 네 잘못 아니야.”

내 잘못이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내 잘못.

그녀는 말없이 내 등을 바라보고는 이내 고개를 묻었다.

“이렇게 나 찾으러 와줬잖아요.”

“…….”

그저 묵묵히 걸음을 내디뎠다.

“오지 말라곤 했지만. 사실 기뻤어요. 나를 찾으러 와줬구나. 사람을 그렇게 죽여댄 나를 아직 미워하지 않는구나 하고.”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중얼거리는 그녀였다.

그 목소리에는 절절한 결핍이 담겨있었다. 늘 그래왔듯.

그리고. 또 한가지.

“이제 겁먹을 필요는 없어.”

내 말에 그녀의 몸이 움찔거렸다.

“괜한 기억이 떠오른 거 아니야?”

자신의 몸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어떤 기억에 대해서 그녀는 극도로 두려움을 품고 있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 * *

레이나를 등에 업고 잔잔히 걸어온 나와 다르게 사실 분쟁지역은 굉장히 레이나의 일로 뜨거운 감자가 되어있었다.

그럴 수밖에.

저항군 측에선 요새에 게릴라전을 펼치다가 도망쳤고, 그 과정에서 다수의 제국군이 추격을 했다.

하지만 그런 제국군과 맞닥뜨린 건 다름 아닌 제어가 불가능해진 레이나였고.

그녀는 닥치는 대로 제국 병사들을 쓸어버렸다.

한번 크게 데인이후로 그녀가 있는 지역은 위험지역으로 격상되고 양측 모두 접근하지 않았건만.

문제를 일으킨 그녀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이다.

당연히 일대를 장악하고 있는 제국군은 추가로 수색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지만.

결국, 행동에는 옮기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요새를 지키던 부대장이 무언가에 잔뜩 겁을 먹은 것처럼 칩거해버렸기 때문이었다.

부관들의 입장에선 그가 그렇게 되기 전 만났던 것이 감사관으로 왔던 슈네리아와의 대면 이후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를 추적했지만, 그녀의 소재는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찾을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어디로 날려 보낸 거예요?”

“이 근방 어딘가에 날려 보내긴 했는데. 금방 만날 거야.”

현재 나는 적당히 사람이 모여 사는 작은 영지의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다 좋은데. 언제 내려줄 거에요?”

“너 지금 걷지도 못하잖아.”

내 대답에 그녀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등에 더욱 파묻었다.

간간이 보이는 시선 집중이 그녀에겐 견디기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애초에 그녀를 저와 만나게 해주시려던 거 아니었어요? 그런데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니…….”

“설마, 그럴 리가.”

그녀의 질문에 나는 피식 웃으며 행동을 옮겼다.

나를 스쳐 지나가는 인간을 흘끗 한번 본 뒤 손을 들어 올렸다.

그곳에는 놀랍게도 커다란 돈주머니가 쥐어져 있었다.

“…….”

내가 레이나를 업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주머니를 털기 좋다고 여긴 것일까.

주변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거야 별로 신경쓸 게 없다지만 이런 걸 하면 자기 주머니가 털릴 각오는 해야 할 것이다.

“그새 소매치기 하신 거예요?”

“내 것을 털어가려던 놈 것을 역으로 털어준 것뿐이야.”

“그럼…… 저 사람이 가져간 건…….”

“돌 넣어둔 주머니.”

생각 이상으로 철두철미한 내 준비성에 그녀가 혀를 내둘렀다.

“처음부터 계획하셨네요.”

“난 이 제국의 화폐가 없으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로 돌아가진 않을 거야. 못해도 일주일.”

내 대답에 그녀가 의문 어린 목소리를 냈다.

“꽤 정확하네요.”

“이 차원의 구조가 뭔진 몰라도 밸런스가 깨진 힘을 조율하기엔 이곳이 최적이니까.”

문제가 생긴 곳이지만 반대로 이곳에서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

“네 상태도 그렇고. 지금 차원 전이를 하기엔 너무 불안정하거든.”

그녀를 혼자 둘 수 없으니 내가 곁을 지켜주는 수밖에.

“이 이야기를 페르세르크 언니가 들으면 화를 내겠죠.”

“그러진 않을걸? 자 다 왔다.”

나는 허름한 여관 하나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여긴 뭐죠?”

“뭐긴. 그 꼬맹이 만나러 온 거지. 눈치는 빨라서 좋네.”

내가 그녀를 이곳으로 날려 보낸 직후 그녀는 곧바로 적당한 쉴 곳을 마련해둔 모양이었다.

쿵쿵!!

그녀에게 걸어둔 추적마법을 따라 들어간 나는 방문을 두드렸고, 이내 조심스레 문이 열리더니 화사한 색의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아름다운 소녀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그리고는 나와 내 등에 업혀있는 레이나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다…… 당신!”

“됐고, 눈에 띄기 싫어서 이런 거 아니야? 들어가자.”

내 말에 그제야 상황을 눈치챈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문을 열어 내 팔을 잡아당기며 조심스레 문을 닫았다.

“어떻게 된 거예요?”

“어떻게 되긴. 데려왔지.”

“그녀는 지금 평원의 마녀라고 불리고 있어요. 요새부터 이곳까지 소문이 다 퍼져있고요.”

“그래 봐야 알아보는 건 복장 정도 뿐 아닌가?”

평원에서 만난 레이나는 검붉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천족의 힘을 되찾은 탓인지 순백의 색을 띠는 복장으로 바뀌어있었다.

“우선 좀 눕혀도 될까? 겉보기엔 이래도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내 말에 그녀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인 뒤 침대를 정리했다.

“다됐어요.”

그녀는 현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보였지만 행동력 자체는 빨랐다.

아마 그녀가 가진 눈 때문이리라.

“나른하네요…….”

침대에 눕자마자 그녀는 피로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나는 빙그레 웃으며 손가락을 뚜둑 소리 나게 풀었다.

“왜…… 그러세요?”

“피곤해서 기절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지금 네 몸 상태가 어떤지 알 필요가 있어.”

그렇게 말하며 나는 그녀의 경장을 벗기기 시작했다.

“꺄악! 뭐, 뭐하시는 거예요?!”

내가 레이나의 옷을 벗기기 시작하자 깜짝 놀란 슈네리아가 비명을 내질렀다.

“조용히 해. 의료활동하는 거 안보여?”

“의…… 의료 활동이요?! 대체 어디가!”

그녀의 당혹 어린 외침에도 불구하고 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일리나가 좋아하던 거야. 너도 꽤 마음에 들 거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레이나는 나를 전적으로 신뢰하는지 딱히 저항하지 않았다.

“엎드려볼래?”

이에 그녀는 그대로 몸을 돌려 엎드렸고,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가벼운 옷을 남기고 모두 벗어버린 그녀인 터라 야시시한 그림이 만들어졌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자 그럼 시작할게.”

“읏…….”

현 상황에 대한 의문을 마냥 떨쳐내진 못했는지 그녀가 고개를 살짝 들어 나를 바라본다.

그 시선엔 마치 무언가를 약간 경계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본래라면 남자가 그녀의 옷에 손을 대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부담이 될 텐데 티를 내지 않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런 나와 레이나의 행동으로 인해 놀란 슈네리아는 방의 반대편 끝에 주저앉은 채 양손으로 눈을 가렸다.

얼굴은 터질 것처럼 붉어진 채로 말이다.

그런 주제에 손가락을 살짝 벌려 보고 있는 꼴이라니.

무슨 오해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경쓸 바는 아니었다.

“아참. 좀 아플 거야.”

“네?”

뚜둑!!

“꺄악?!”

순간적으로 그녀가 경련하며 비명을 내지른다.

하지만 이미 나는 방 전체에 침묵 마법을 펼쳐둔 채였다.

순식간에 내 손에서 빠져나가려 애쓰는 그녀였지만 내 손은 무자비하게 그녀의 근육과 혈도를 자극해 풀어나갔다.

“꺄윽…… 흐읏!”

이상한 신음과 고통 어린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레이나는 애써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고통 어린 신음을 눌러 참았다.

뚜둑!! 뚝!!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의 몸은 점점 경련했고 급기야 더는 참을 수가 없었는지 내게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요! 타임! 이…… 이건 아닌 거 같아요!”

“내가 말했잖아. 조금 아플 거라고.”

“의사가 말하는 조금 아플 거라는 말은 직역하면 더럽게 아플 거라는 뜻이잖아요!!”

“이런, 들켰네?”

내가 피식 웃으며 그녀의 등위에 올라앉아 제압하자 그녀의 표정이 파랗게 질렸다.

내게서 빠져나오기 위해 그녀가 발을 동동 굴렀지만 내 손은 자비 없이 그녀의 혈도와 근육을 유린했다.

그 때문일까.

손가락 틈 사이로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지켜보던 슈네리아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구석에 달라붙은 채 오들오들 떨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레이나의 처참한 비명은 10분 정도 울려 퍼졌다.

* * *

추욱 늘어진 채 기절하듯 잠든 레이나를 뒤로한 채 나는 방에 놓여진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건 알겠는데. 일단 깨어날 때까지만 기다려줄래? 하고 싶은 말이 다 끝나면 그땐 돌려보내 줄게.”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마라.”

아직도 충동이 나를 자극하지만, 그녀에게만큼은 크게 적의가 들지 않았다.

애초에 마음에 든 인물에게 적의를 뿜는 건 앞뒤가 맞지 않았으니 말이다.

다만, 그녀를 보는 내 시선이 마치 인간 대 인간으로서 바라보는 게 아닌 것 같다는 괴리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녀를 계속 업고 오신 거예요?”

“그렇지.”

“그녀는 평원의 마녀라 불리고 있어요. 괜찮은 건가요?”

나는 그녀의 존재를 숨길 생각도 하지 않았다.

“뭐, 알아보진 않더라. 아마 얼굴을 본 이가 살아 돌아온 적이 없으니까 그렇겠지.”

결과적으로 그녀에 대해 알려진 건 평원에 위치해 닥치는 대로 안의 범위에 들어오는 이들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과 그녀가 검붉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뿐이었다.

“굉장히 당당하시네요. 여기 제국군 영역인데요. 제가 듣기로는 그녀가 하루 만에 죽인 제국 군의 수가 수백이 넘어요.”

“그것도 알아.”

“그럼 지금 이렇게 행동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아시…….”

“이봐. 아가씨.”

나는 아공간을 열어 와인을 꺼낸 뒤 한잔을 따랐다.

“난 이미 경고했고, 제국이 더 이상 겁도 없이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거야.”

“광오하네요. 마치…… 홀로 제국을 상대할 수 있는 것처럼요.”

“굳이 그래야 할 이유는 못 찾는 거지.”

거짓말이다. 충동은 당장 제국을 날려버리라 말하지만, 이성이 그걸 붙잡고 있는 셈이었다.

알고서 저지른 것도 아니고, 마냥 있으니까 사용했고, 정복욕을 드러낸 것뿐이다.

프리아 여신의 눈물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내게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대가를 치렀으니 한번은 넘어간다.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황제를 죽여버렸지만, 차라리 잘된 샘 치기로 한 나였다.

무엇보다 지금 레이나와 내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점을 생각하면 제국을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나는 황제가 죽임을 당한 제국에게 아량을 베풀었다.

저들이 더는 차원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선 넘는 짓을 하지 않으면 손대지 않기로 말이다.

* * *

삼환수왕 중 하나이자 창공의 폭풍 용왕이라 불리는 흑룡 메가로드리아는 데이비의 말과는 다르게 돌아가지 않고 이 세상에 잠시 남았다.

본래라면 환수소환의 특성을 이용해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놀랍게도 이 대륙 일부에는 극도로 방사능이 많이 분포하는 지역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 별식이 있는데 참아? 절대 못 참지.

어차피 그의 계약자인 데이비가 인간들의 제국을 한바탕 짓눌러놨으니 자신이 여기서 방사능 좀 먹는다고 문제가 생기진 않으리라.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대규모 방사능을 먹어치우던 메가로드리아는 간만에 제대로 된 포식을 즐기며 몸을 웅크리고 비늘을 손질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를 눈치챈 인간들의 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루 동안 대륙 곳곳을 누비며 방사능을 먹어치운 메가로드리아는 이미 다수의 인간들을 압도적으로 짓눌러버리고는 포식을 즐긴 입장이었다.

물론 죽이기보다는 겁을 준 게 전부였지만 드래곤 피어라는 게 본래 상상 이상의 무게를 자랑한다.

적당히 먹고 돌아가면 되겠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겁도 없이 어떤 인간들이 자신에게 접근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오. 수호신의 가디언이시여.”

이건 또 뭔 개소리야.

데이비가 싸운 제국의 귀족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사내들은 자신의 앞에 다가와 무어라 소리치기 시작했다.

눈치가 빠른 메가로드리아는 알 수 있었다.

이 인간들은 자신에게 무언가 바라는 게 있다는 것을 말이다.

계속해서 뭐라 외치는 인간들을 보며 메가로드리아는 생각에 잠겼다.

데이비는 제국에 경고를 했고, 제국이 더 선을 넘지 않으면 그들을 건드리지 않을 거라 말했다.

그렇다면 굳이 자신이 저들을 찍어눌러 괜한 소란을 피우는 건 사절이었다.

지룡 샨드라미네아나, 해룡 베헤모스였다면 전혀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그는 조금 달랐다.

자신이 굉장히 똑똑하다 믿는 편이었으니 말이다.

[무엇이냐 단명종들아.]

방사능을 먹어치우고 한껏 기분이 좋아져 있던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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