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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344화 (1,344/1,559)

제 1344화

비화는 자신이 여신이라 말하지만, 이놈의 시청자들은 그녀의 말을 컨셉으로나마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이게 어떻게 이렇게 되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참 웃길 따름이었다.

“언니. 잠깐만.”

결국, 비화를 질질 끌어낸 에반젤린이 조심스레 말했다.

“언니, 넬타리드에게 화가 난 건 알겠는데. 거기에 대고 그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절대 좋게 받아들이지 않을걸?”

“그래서 나보고 지금 그놈에 대해 말조심하라고?”

“아니, 화난 건 알지만 지금 시청자들 중에 언니가 진짜 여신이라는 걸 믿는 인간은 거의 없어. 그러니까 부탁 좀 하자…… 여기서 괜히 논란 생기면 나만 귀찮아져…….”

“……좋아. 알았어.”

이해는 되지 않지만 결국 받아들이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이 기지배야. 너 도박 적당히 해. 아빠한테 이르는 수가 있어.”

“누……누가 도박이라는 거야! 저건 그냥 뽑기야! 게임 재화를 쓰는…….”

“에린아. 현금 박았어? 안 박았어.”

“바……박았어…….”

“그렇지? 그러니까, 적당히 돌려. 너 그거 중독되면 엄마한테 말 할 거야.”

에반젤린의 어깨를 두드려준 비화는 그 후 몸이 반투명하게 흩어졌다.

“언니?”

“시간 다 됐나 보다. 생각보다 빠르게 소모되네…….”

“벌써 돌아가는 거야?”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아, 조만간 또 올게. 같이 놀이공원이라도 가자.”

에린을 향해 웃어준 비화가 사라지자 미묘한 씁쓸함만이 남았다.

“좋게 생각하자…….”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 아닌가. 본래라면 이렇게 대화하는 것조차도 허락되지 못할 사이가 아니었나.

그저 자신에게 언니가 있었고 그 언니가 죽어가고 있었다는 사실만 알았을 뿐일 테니.

-?? 비화 누님 어디 감?

-우리 누님 어쨌서 방장!

“아니. 여기 내 방송이거든? 왜 언니를 자꾸 찾아!”

아무리 생각해도 비화가 방송에 난입하는 건 역시 좋은 징조만 있는 건 아닌 듯하다.

“자자 됐고, 오늘 가챠 방송은 여기까지. 안 그래도 통장 박치기했다고 언니한테 한참 혼났어요.”

-ㅋㅋㅋㅋ 부잣집 아가씨도 현질하면 혼난다고 ㅋㅋㅋ 아

-아니 돈도 많으면서 왜 ㅋㅋㅋㅋ

-아 사실 저금통 배 갈라서 혼난 거라곸ㅋㅋ

-지옥에서 배가 갈린 돼지 저금통이 저주 퍼붓고 있을 거라고 ㅋㅋ

“아니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띠링!

사자자리 님께서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뒤쪽에 돼지저금통에 매일 500원씩 저금 중이죠? 딱 걸렸죠?

“아……아니 저건 그냥 재미 삼아 하는 거지…….”

애초에 에반젤린이 돈이 없어서 이런 걸 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이런 일에 무감각해지면 자연스레 씀씀이가 커진다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기에 크게 불만을 가진 바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방장이 스스로 번 돈은 스스로 쓸 줄 알아야지.

“그……그럴까요?”

물론, 제법 팔랑귀인 것도 사실이다.

-어차피 투자 아님? 원래 뭐든 투자는 필요한 법임.

반쯤 넘어온 에반젤린이 정말, 투자인데. 상관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였다.

미식연구회 부장 - 아가씨. 지금 속고 계신 거예요.

미식연구회 부장. 유리아 헬리샤나의 채팅을 보자마자 그녀가 흠칫 몸을 떨었다.

생각해보니 이 게임에 가챠를 하는 건 단순 그녀가 즐기는 용도일 뿐 방송에 큰 의미도 없었다.

-쯧…… 안 속네.

당연히 반대쪽 시청자 입장에선 아쉬울 따름이었다.

“으흠! 큼! 일단 처음에 약속한 것도 있고, 초심 찾을 겸 가챠는 여기서 그만!”

애써 분위기를 해소시키며 그녀는 다시금 그림을 그리기 위해 펜을 집어 들었다.

* * *

“이거 먹을래? 맛있어. 페르튬 지역 특산물이래.”

그 후로도 비화는 주기적으로 에반젤린의 방송에 난입했다.

그림에 열중하고 있던 중 허공이 열리며 튀어나와서는 솜사탕처럼 생긴 과자를 내밀거나.

“보다가 재밌어 보여서 가져왔어. 나중에 한번 봐.”

갑작스레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드라마를 가져온다든지.

비화는 놀라울 정도로 에반젤린에게 이것저것 챙겨주기 시작했다.

-오. 누님 어서 오고~

“반가워. 그런데 너희는 방송에서 매번 보는 거 같다? 지겹지도 않아? 다른 할 일은?”

-이걸 광역 딜을;;

-와 인성;;

문제는 정말 아무 이유 없이 찾아와 뒤에서 묵묵히 그녀가 방송하는 걸 지켜볼 때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쯤 되니 시청자들은 즐겁지만, 에반젤린은 속이 바짝바짝 타기 시작했다.

비화가 곁에 있는 건 좋지만 가끔씩 아무 이유 없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때면 엄청난 부담감이 가해졌으니 말이다.

결국, 하다하다 참지 못한 에반젤린이 물었다.

“아니 언니! 언니는 할 일 없어? 부하직원들 그렇게 굴리면서 언니만 그렇게 놀려 다녀도 되는 거야?”

자신이 하고도 아차 싶었는지 에반젤린이 입을 다물었다.

이에 비화는 잠시 침묵하다 물었다.

“내가 여기 있는 거 싫어?”

“아……아니 그건 아닌데…….”

-와…… 방장…….

-그렇게 안 봤는데…….

“아, 아니야 이 인간들아!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고.”

-나.

-락

-나

-락

순식간에 나락으로 도배되는 채팅창의 화력에 당황한 에반젤린이 급히 비화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놀랍게도 비화는 눈이 충혈된 채 몸을 가리고 흐느끼고 있었다.

“비화…… 언니?”

뭔가 일이 심각하게 돌아간다는 걸 깨달았는지 에반젤린이 벌떡 일어났다.

“방송 여기서 끌게요.”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방송을 종료한 뒤 그녀에게 다가갔다.

“언니. 잠깐만 나 좀 봐. 어?”

“괜찮아. 잠깐만.”

“아니, 괜찮긴 뭐가 괜찮은데!”

소리를 지르며 비화를 강제로 돌려 앉힌 에반젤린의 눈이 크게 뜨여진다.

비화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니……”

“미안…… 너무 귀찮게 했지? 언니 가볼게.”

사라지려 하는 비화를 보자마자 에반젤린의 머릿속에 경종이 울렸다.

이대로 보내면 분명 후회한다!

이에 에반젤린은 자존심이고 뭐고 다 던지고 그대로 비화에게 매달렸다.

“언니!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아냐. 에린아. 내가 미안해. 네게 부담을 줄 생각은 없었…….”

“아니 괜찮아! 옆에 있어도 괜찮아! 내가 잘못했어 응?”

“흑…… 흐흑…….”

“언니! 언니가 바라는 거 다해줄게! 아니, 나 방송할 때 계속 옆에 있어도 괜찮아!”

횡설수설하며 소리치는 모습에 비화가 움찔거리며 조심스레 물어왔다.

“정말…… 괜찮아?”

“그……그래! 진짜 괜찮아! 언니가 곁에 있으면 시청자들도 좋아하고…… 나도 좋고.”

“그래. 그러자.”

그와 동시에 비화는 언제 울었냐는 듯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어?”

“낙장불입이다? 너 어기면 나중에 신벌 맞아. 알아?”

“뭐……뭐야. 갑자기 왜…….”

상황이 이쯤 되니 자신이 속았음을 깨닫는 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 언니!!”

비명과도 같은 외침이 들렸지만, 비화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아. 에린아. 전에 보니까 재밌는 거 하더라?”

“어……엉?”

“그 총 쏘는 거.”

“FPS 게임? 난 별로 재미가 없어서…….”

“나 그거 한번 해보게 해줘. 요즘 뭐가 재밌는데?”

“글세. 그 배틀 오버 스트라이크? 그게 유명하긴 하지. 프로게이머도 있고. 100명 모여서 배틀 로얄 하는 것도 있고, 6:6 대전도 있고, 싱글 모드도 있고.”

“재밌어 보인다…….”

“해볼 거야? 어려운데?”

“해볼 거야. 적당히 재밌어 보이고,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도 않던데…….”

그래…… 죽다 살아난 언니가 부탁하는데 뭐든 못 들어줄까.

좀 하다 보면 별의별 고인물들, 패작러들 다 만나서 이게 말이 되냐며 욕을 할 비화가 눈에 선했다.

에반젤린은 한숨을 내쉬며 어차피 방송도 끝났겠거니 자신의 아이디를 빌려주었다.

그리고. 정확히 하루가 지났을 때. 가장 유명한 FPS 장르 게임 중 하나인 배틀 오버 스트라이크라는 FPS 게임에서 에반젤린에 대한 이야기가 나돌았다.

* * *

에반젤린은 방송용 컴퓨터나 게임용 이외에도 여러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며 선물 받을 때 여러 종류로 받은 탓이었다.

왕자 알하자드.

지구에서 손꼽히는 거부인 그가 가장 아끼는 조카뻘인 에반젤린에게 이런 것 하나 선물하지 않았을까.

그 컴퓨터 중 하나에 게임을 설치한 비화는 손가락을 이리저리 풀며 해맑은 조소를 흘렸다.

“어디 한번 해보자 이것들아. 그동안 구경만 하느라 얼마나 근질거렸는지 모를걸?”

자신만만하게 말하던 비화가 손뼉을 쳤다.

“에린아. 그런데 이거 어떻게 조작하는 거야?”

애석하게도 비화는 직접 컴퓨터를 만져본 적이 없었다.

* * *

배틀 오버 스트라이크의 1군 프로게임어 강산은 최근 방송 콘텐츠로 뉴비 흉내 내기를 하고 있었다.

“아니 양학러라니! 말이 심하시네! 아 물론, 부계를 판 건 지탄받을 일이지만 이건 콘텐츠잖아. 잠깐하고 말거라고. 그리고 교육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

-응, 그런 거 몰라. 양학러.

-양학러 나락~

“어휴…… 이 인간들 진짜…….”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시청자들이란 이런 법이지. 일단 무시하고 자기 할 일이나 하면 될 일이었다.

“자. 다들 접속하셨죠?”

배틀 오버 스트라이크에는 여러 콘텐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100인 배틀 로얄도 제법 인기가 있는 편이었다.

실제로 자유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여러 기상천외한 작전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재 그가 하고 있는 것은 그 배틀 로얄 중에서도 초창기 모드 중 하나인 스쿼드 모드였다.

3인이 함께하는 게임으로 사실상 30팀 가까이 모여 전쟁을 벌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네 선생님.”

“잘 돼요.”

“그럼 시작할게요. 우선 낙하지점은 여기…… 여기로 갈까요?”

“쫄리는 데요…….”

“쫄지 마. 내가 다 혼내줄게. 나 이거 영상도 많이 봤음.”

음성채팅방으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에게 가르침을 받는 두 스트리머들이 시시덕거렸다.

“우선 낙하하시면 바로 주변에 있는 무기부터 집어 드세요. 상황에 따라 다른 걸 집어야겠지만 급할 땐 일단 손에 잡히는 대로 써야 하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강산은 경이적인 속도로 간단 파밍을 끝마쳤다.

그리고, 프로게이머에게만 보이는 각으로 티끌처럼 움직이는 적을 캐치해냈다.

“자. n방향에 적이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튀어야죠.”

“싸우는 거 아니에요?”

“예, 선택은 자유지만 여러분들은 지금 경험이 필요하니까 싸워볼까요?”

그가 씨익 웃으며 한 명을 조준했다.

“자. 소형 님이 왼쪽으로 가시고. 봄봄 님이 오른쪽으로. 제가 쏘면 아마 보이실 거에요. 망설임 없이 갈겨주세요.”

그말과 함께 시작된 교전, 순식간에 총성이 울려 퍼지고 건물에서 나온 두 명의 유저들이 우왕좌왕하다 그대로 킬을 내어준다.

“잡았어요. 선생님!”

“쉬운데요?”

“그쵸? 방식만 알면 쉬워요. 자. 그럼 이제 뭘 해야 할까요.”

“파밍 아니에요?”

“아니죠. 적은 셋이에요. 아직 교전 초기라 튕긴 게 아닌 이상 분명 저 스쿼드에 한 명이 더 있을 겁니다.”

가볍게 상황을 분석하며 그가 자리를 지시한다.

“자 그럼 저기 쓰러진 둘은 일부러 마무리를 하지 않으셨죠? 나머지 한 명을 끌어내야 하니까?”

“그러다가 도망가면요?”

“별수 있나요. 사라지기 전에 따야지.”

슬슬 나올 때가 됐는데.

이 구간 초보야 그렇지 하며 총구를 이리저리 조준하던 강산의 화면에 문득 킬로그가 떴다.

“악! 선생님! 저 따였어요!”

“꺅! 이게 뭐야!”

그야말로 순식간에 당해버린 두사람을 보며 흠칫 놀란 강산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따로 징조는 없었는데 언제 다른 스쿼드가 이곳으로 온 거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

“윽!”

강산의 캐릭터가 피를 뿌리며 고통을 호소한다.

“미친.”

그제야 범인이 누구인지 깨달은 그가 움직였다.

“초보치곤 제법이네요. 우선 저건 제가 좀 닦을게요.”

놀라운 무빙과 판단으로 재빠르게 적의 위치를 파악한 그가 집안으로 진입했다.

“잘하긴 하는데. 그래 봐야 초보지.”

그는 내부로 진입하자마자 샷건을 하나 들었다.

펌프샷건. 보통의 경우 그리 좋다곤 할 수 없지만, 이 게임에선 제법 화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근거리 교전의 패왕이었다.

이후 상대가 있는 곳으로 진입한 그가 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총을 갈기며 진입했다.

콰아아앙!!!

하지만. 돌아온 것은 준비된 기름통뿐이었고, 그것에 맞추기가 무섭게 게임 특유의 폭발과 함께 그의 신형이 날았다.

“으악…… 이게 뭐야.”

아니 무슨 초보가 이런 함정을 판다고?

단순 함정을 파는 건 초보도 할 수 있지만, 프로게이머를 속일 정도로 완벽하게 심리전을 하는 게 보통은 아니었다.

이에 급히 몸을 추스르고 반격에 나서려던 그 순간.

그는 볼 수 있었다.

맞은편에서 총을 들고 서 있는 한 유저를 말이다.

놀랍긴 해도 찾았다. 여기 위치를 잘 이용하면 어차피 쏴 죽이는 건 불가능. 몸을 엄폐시킨 뒤 회복 후에 다시 싸우면 될 문제…….

타앙!!

팅…… 팅그르르르…….

그때였다.

강산의 시야로 노즐 플래시가 터지더니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진 것이다.

천장에 매달린 무언가가 총알에 맞아 끊어지며 핀을 뽑았고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강한이 멍한 얼굴을 했다.

이런 기믹은 1군 프로들 사이에서도 잘 하기 힘든데?

콰아앙!!!!

상대를 무시하다 당해버린 강산이 허탈하게 웃었다.

“아…… 이거 너무 방심했나?”

“선생님?”

“괜찮아요. 가벼운 조크에요. 별문제 없어요. 원래 이런 게임을 하다 보면 별 억까를 다 겪는 법이거든요.”

다만. 자존심이 상하는 건 분명했다.

다시 만나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몇 판을 캐리하는 데에 성공한 그는 다시 매칭을 돌렸고, 운이 좋은 건지 운명인지 자신을 죽인 것과 똑같은 닉네임에 캐릭터 디자인을 가진 여성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 얘 저 죽였던 걔네요? 닉이…….”

“어…… 저거 에반젤린 아니에요?”

그때 닉네임을 알아본 봄봄이라는 스트리머가 말했다.

“에반젤린?”

“네. 그 티오니스 성자 딸이요. 그림 방송하는 스트리머.”

“사칭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 닉넴은 분명 기억하고 있어요.”

그녀는 강산에겐 관심 없다는 듯 허공에 총질을 하다가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무언가 숙달하듯 움직이고 있었다.

“여러분 복수 한 번 해봅시다.”

이에 강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진짜건 아니건 흥미롭지 않은가. 현 상황이.

그리고. 정확히 10분 후.

“X발 이게 어떻게 뉴비야…….”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그는 캐릭터의 머리에 바람구멍을 내며 쓰러졌다.

초보라고 알고 있었던 그녀의 움직임은 도저히 초보라고 볼 수가 없었다.

에반젤린의 방송을 검색해 확인해보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그녀는 방송 중이 아니었다.

물론, 그는 몰랐다. 에반젤린의 아이디를 플레이하고 있는 건 그녀가 아니라 다른 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1군 프로게이머를 농락해버린 범인은…….

“아. 게임 쉽다. 그치? 그런데 이런 기믹도 되네? 게임 신기하다.”

“아……어……. 그……그래 쉽네?”

쏘는 족족 빗나가는 것 한발 없고, 도대체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를 기상천외한 함정에 심리전까지.

대체 데이비의 곁에서 그를 보며 뭘 배운 건지 모를 정도로 비화는 기행을 저질렀다.

여신의 스펙을 가지고 저래도 되나 싶은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정작 본인은 한창 게임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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