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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355화 (1,355/1,559)

제 1355화

그날 이후 정민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이유였건 한번 깨진 그릇이며 쏟아버린 물일 뿐이었다.

정민아를 향한 복수는 생각 이상으로 큰 씁쓸함을 가져왔지만, 배승우는 멈추지 않았다.

“내가 뭘 하면 될까. 뭐든 시켜만 줘.”

제법 의욕이 넘치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이들이 노리는 건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나 다름없는 박지훈이었으니 말이다.

“다른 놈은 몰라도 그놈은 절대 용서 못 해.”

“물밑작업은 서서히 진행 중이니까 조금 기다려.”

현재 모든 계획의 컨트롤 타워를 하고 있는 비화는 뭔가 생각이 있는 듯 보였다.

“고민할 거 있어? 당장 그가 했던 짓만 협회에 알려도 엄청난 벌금을 물거나 그에 준하는 벌을 받게 될 텐데.”

“벌을 받아? 쉽게 안 될걸?”

비화가 되묻자 에반젤린이 우물쭈물거렸다.

“그야…… 남의 애인을 가로채고…… 그것도 모자라 그 남자들을 업계에서 매장…….”

“그 외에도 여러 정보가 있지 않아?”

초단이도 가세하며 비화에게 제안했다.

“미식연구회분들이 가져온 정보대로라면…….”

“음…… 그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

그런 그들의 제안을 거부한 건 점순이였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저었다.

“커넥션이 깊어. 아마 크게 처벌은 힘들 거야. 그리고 륀느가 가져온 정보는 신라 길드의 비리야. 우리 목표는 박지훈이지 신라 길드는 아니거든.”

오히려 신라 길드는 이 정보를 이용해 하나의 협상 테이블을 열 수 있는 아군이었다.

“제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신라 길드의 길드장. 즉. 박지훈의 부친은 길드 우선주의에요. 아마 방해가 되면 아들이라 해도 망설임 없이 쳐내겠죠. 그러니 현명하게 정보를 써먹는 방법은 박지훈이 내몰렸을 때 그 정보를 이용해서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정도로 쓰는 게 가장 현명할 거에요.”

“잔인하네에~”

에반젤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현아 아가씨에게 힘을 실어주는 정도가 되겠죠.”

“우리 이러고 있는 거 아빠가 알면 화내지 않을까?”

지금 데이비는 자국 내의 일로 바쁜 상황이었다.

아무리 대공이고 치외법권적인 존재라 해도 데이비는 그녀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주겠다며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바리스 삼촌을 돕는 것도 한몫하겠지만.”

“아빠는 이번 일에 간섭하지 않을 거야.”

비화가 아는 데이비는 자식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함부로 틀어막는 인사가 아니었다.

“아마 우리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길 바랄 거야.”

세 자매가 그동안 데이비라는 엄청난 뒷배를 안고 있음에도 안하무인으로 굴지 않게 되는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아빠도 참 엄격해.”

“정확히는 어머니가…….”

데이비가 하지 않으면 세 어머니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초단이가 키득거렸다.

“자. 이야기가 딴 데로 샜는데. 집중하자. 목표는 불살이야. 우리는 그놈을 죽이지 않아.”

이쪽은 웬만해선 당당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놈이 저지른 일을 털어놓거나 그놈이 숨기고 있던걸 물 위로 끌어내는 식으로 놈을 털 거야. 반대의견 있는 사람?”

“나는 찬성.”

“나도 찬성할게.”

비화의 의견에 모두가 찬성표를 던졌다.

“생각할 수 있는 흐름은 두 가지야. 첫 번째. 몸을 사리거나…….”

배승우의 일로 인해 그는 길드 내에서 입지가 줄어든 만큼 몸을 사릴 가능성이 있다.

“혹은 포섭하려 들거나.”

마치 뉘우친 척하며 배승우에게 다시 접근하거나.

뭐가 됐건 배승우를 영입하는 데에 성공만 한다면 다시 입지를 공고히 다질 수 있을 테니까.

“어느 쪽이든 거기에 맞춰서 대응해야겠지만……. 내 생각엔 후자 같아. 그놈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나오는지에 대해 앞으로의 대처를 하면 되겠지.”

비화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을 예상했지만 박지훈은 그런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는 또라이였다.

* * *

“신라 길드로 와라. 네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필요하다면 영약도. 필요하다면 돈도 원하는 만큼 지급하지.”

그는 고압적인 태도를 버리지 않았다.

배승우도 뭐 이딴 새끼가 다 있지? 라는 표정이었다.

그도 S급이 내정되었으니 같은 신출내기 S급인 그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우리가 과거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이쪽만큼 네게 좋은 걸 줄 수 있는 길드도 잘 없으니까.”

“그걸 말이라고 하나?”

“적어도 나는 네게 잘못이 있다는 표면적인 이유가 있지 않나? 그걸 이용해 네게 더 많은 것을 챙겨줄 수 있다.”

그는 제안했다.

“내게 원한이 있는 건 알고 있다. 그러니 그걸 이용해라. 나도 네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하겠다.”

그는 역발상을 이용했다. 자신에게 원한이 있으니 그것을 이용해서 길드에서 더 뜯어내라고. 다른 길드에서는 불가능한 키를 하나 쥐여주겠다는 뜻이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참 면상이 두꺼운 전략이기도 했다.

“그다지 끌리진 않는데.”

배승우는 그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길드도 너를 원하는 건 맞겠지. 하지만 신라 길드만큼 더 많이 주지는 않으려 할 거다.”

박지훈의 제안에 배승우는 조소를 흘렸다.

“대신 네가 나를 영입했다는 한마디만 하면 된다 이건가?”

“그래. 그거면 충분하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는 전력을 다해서 네 앞길을 도와주겠다.”

그의 제안에 승우는 조소를 흘리는 표정 그대로 가운뎃손가락을 올렸다.

“엿이나 먹어 개자식아. 네 유희로 인해 몇 명의 인생이 박살 났는지는 알고 있나?”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나?”

“그건 내가 할말이지. 기대해 지금부터 나는 너를 완전히 묻어버릴 생각이니까.”

생각보다 강하게 나오는 승우의 태도에 그는 짜증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리석은 새끼. 특출난 능력 하나 얻었다고 기고만장하는 꼴이 힘을 얻은 어린애나 다름없군.”

“재밌는 소리를 하네.”

“부디 그 힘을 유지할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

박지훈이 떠나간 이후 배승우는 의자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뒷자리에 앉아있던 비화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게 나올 거 같아?”

“생각 이상으로 엉뚱하고 멍청하긴 한데. 대충 다음 흐름은 예상이 가네. 수고했어.”

비화도 그가 이런 식으로 나올 거라곤 사실 예상치 못했다.

아직까지 자신의 위치가 높다고 판단하는 꼴이라니.

“넬타리드는 대체 왜 저런 놈에게 저런 힘을 준 건지.”

넬타리드가 각성자를 만드는 조건이 뭔지 비화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을 회수할까.

수차례 충동이 일었지만 일단은 지켜보기로 한 비화였다.

* * *

“그러니까. 요즘 좀 잘나간다는 그놈을 찾아 엎으라 이 말입니까?”

“단순히 엎는 게 아니다. 내가 말했던 조건들을 반드시 클리어해야 해.”

박지훈은 그날 이후 질이 나쁜 범죄자들과 몰래 접촉했다. 각종 범죄를 저질렀던 이들이거나 음지에서 활동하는 이들이었다.

“다만 절대로 우리가 했다는 정보를 남기지 마라. 그놈이 친하게 지내는 이들 중에 티오니스 성자의 자녀가 있다. 그와 충돌하는 건 절대로 피해야 해. 들키면 나도 끝장이지만 너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안하무인이라도 티오니스 성자라는 이름이 가져오는 무게를 모를 수는 없었다.

그것은 특히 음지쪽이 더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박지훈도 신중했다.

그와 대화하던 이들이 나선 뒤 그는 곁에 있던 비서 유나. 아니 정확히는 유리아에게 물었다.

“이전에 말했던 건?”

“말씀하신 대로 준비는 시켜두었답니다. 원하시면 곧바로 조달할 수 있을 거예요.”

“좋아. 바로 가져와.”

“그런데 그걸 어디 쓰시는 건가요?”

유리아의 물음에 박지훈이 피식 웃었다.

“그걸 내가 네게 알려줘야 하나? 기어오르지 마라.”

“죄송합니다.”

“뭐. 못 알려줄 것도 없지. 내 것이 되면 알려줄 순 있지.”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아의 뺨에 손을 올리자 그녀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짧은 거절은 단호했다.

* * *

“이상이 그가 그동안 행한 정보에요.”

“특정 부위의 부상…… 거기에 독특한 재료들…….”

에반젤린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뭘 하려고 이러는 거지?”

그의 행동엔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없었기에 고민하던 비화는 덫을 놓기로 했다.

“우선 덫을 놓아보자고. 그다음에 생각하자.”

덫.

뭐가 됐건 박지훈은 암암리에 배승우를 습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상대도 굉장히 철두철미할 거야. 괜한 의심 여지를 남기면 습격하려 들지 않겠지.”

그러니 평범한 상황을 가장한다.

“우선 일반적인 파티를 짜. 그리고 적당히 오픈형 게이트에 진입해. 인적이 드문 건 우리가 해줄 테니까.”

이에 배승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그는 각성자 파티 매칭 어플을 이용해 적당한 사람들과 매칭을 했다.

아무리 s급이라도 경험이 많지 않은 이상 차근차근 올라가는 게 이상할 일은 없었다.

물론 같은 파티원들의 입장에선 개이득이나 다름없지만.

“잘 부탁드려요!”

3인의 남녀 혼성 그룹과 파티를 짠 배승우는 사람 좋은 미소를 띠었다.

“배승우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요즘 핫한 각성자 분이시잖아요! 얼마나 기대했는지 알아요? 잘 부탁드려요!”

서글서글한 인상의 여성이 그에게 호의를 보였다.

그들의 평균 등급은 C급에서 B급. 크게 잘나지도 모나지도 않은 정도의 등급들이었다.

“오늘 탐사할 게이트는 속리산 오픈형 게이트에요. 출몰 몬스터는 대부분 소형태의 몬스터들이니까 마법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거에요.”

이미 이곳에 몇 번 와본 적이 있는지 그들은 승우에게 자잘한 브리핑을 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머. 능력도 좋으신 분이. 이렇게 겸손까지 하시네.”

“하하…….”

“S급 증폭 능력 효과 기대해도 되나요?”

“하하.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럼 믿고 가겠습니다!”

배승우는 특유의 착한 성정 때문에 사람들에게 많은 호의를 샀다.

그렇게 승우는 파티를 짠 세 명의 남녀와 함께 게이트에 진입했다.

미끼를 물지 안 물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박지훈이 의뢰를 했던 범죄자들이 그와 같은 게이트에 진입한 사실은 분명히 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할까?”

“적어도 저놈들이 움직이기 전까지는 지켜봐. 그 후에 놈들을 제압할 거야.”

그들의 입에서 박지훈이 사주했다는 말이 나오면 그건 그것대로 하나의 큰 증거가 될 것이다.

물론, 그것만으론 조금 부족하지만 말이다.

배승우의 증폭능력은 비화가 한번 각성시킨 뒤로 아주 물 만난 고기마냥 활개를 쳤다.

“세상에…… 이게 한 방에 죽는다고?”

승우와 파티를 한 각성자들은 본래 이상으로 강해지는 자신들의 힘에 심취한 듯 보였다.

게이트 탐사 자체에 크게 문제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너무 수월하게 진행됐다.

“이게 이렇게 쉽게 진행되는 곳이 아니었는데. 역시 S급은 S급인가 봐…….”

각성자들은 저마다 신이 난 채로 몬스터들을 처리하고 마석을 회수했다.

인적이 드문 건 조금 의문이긴 했지만, 그들에겐 그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지속했을까. 강화되었다고 해도 어느 정도 지친 기색을 내비치는 파티원들 덕에 휴식을 취하고 있던 찰나.

그들을 향해 다수의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지훈이 시킨 대로 특정 부위에 부상을 입히기 위해 나선 것이다.

배승우는 S급 판정을 받았지만, 버퍼에 가깝기에 직접적인 전투능력은 S급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 만큼 공략 방법은 파티원을 먼저 공략하는 것.

이에 그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파티를 향해 그대로 마법을 날려 보냈다.

콰아앙!!

갑작스런 기습에 당황한 이들이 흠칫 놀란다.

그리고 자신들을 에워싼 열 명 남짓의 각성자들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이……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각성자 중 하나가 화가 난 어조로 소리쳤다.

하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공격해왔다.

“씨X!! 이게 무슨 상황이야!”

격분하며 습격자들로부터 그들이 도망친다. 이미 상당히 지쳐있기에 정면으로 싸우는 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애초에 수적으로도 차이가 컸다.

그렇게 도망을 한참 쳤을까.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는 곳까지 내몰린 이들은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습격자들을 바라보았다.

“좋게 좋게 가자고. 그러니까 왜 덤벼들어. 어?”

“무슨 소리야 대체!”

“별거 없고. 저기 S급 잘나신 각성자님이 어떤 분의 심기를 거슬렸거든. 그 대가를 치르는 거지. 그래. 나머지는 도망치면 보내주마.”

그들의 제안에 3명의 각성자들은 서로의 시선을 살폈다.

여기서 버티면 개죽음을 당할 판이었다.

“가세요. 저 때문에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보는 건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어서 가세요!!”

배승우의 외침에 그들은 이를 악물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도망쳤다.

그렇게 홀로 남은 배승우는 범죄자들을 향해 물었다.

“저 사람들이 나가서 신고를 할 텐데 그래도 상관없나?”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우린 지명수배자들인데.”

피식 웃으며 작은 나이프를 빙그르르 돌린 사내가 경고한다.

“괜히 저항하지 마. 네 전투 능력에 대해선 알고 있으니까.”

“개X끼들…….”

“걱정 마. 아프진 않아. 죽일 생각도 없고. 네가 죽어버리면 이쪽도 곤란하거든.”

단순히 다치는 건 몰라도 죽여버리면 일이 커지게 된다는 모양이었다.

이에 배승우가 저항하기 위해 무기를 든 그 순간.

사박…… 사박…….

기다렸다는 듯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던 초단이가 나선다.

“어? 형님. 저기 누구 오는데요?”

“뭐? 분명 아무도 없었…….”

말을 하던 이들이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도 그럴 것이. 초단이의 얼굴을 그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낀 그들이 서로 눈치를 살피고 산개하여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으……으아악!! 이게 뭐야!!”

이미 그들을 포위하듯 새하얀 토끼들이 팔짱을 낀 채 그들을 막아서고 있었다.

비주얼적으로도 공포스러운 그들 때문에 일부는 다른 방향을 향해 도망쳤다.

하지만 그곳에도 새하얀 토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거대한 체격을 지닌 토끼 중 일부는 어림도 없다는 듯 검지를 좌우로 까딱거리며 포기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씨……x발! 이 괴물들은 대체 무…… 끄억!!!”

순식간에 파고든 새하얀 토끼. 보팔레빗의 분신체가 휘두른 주먹이 한 사내의 복부에 꽂힌다.

“싹 다 제압해. 이놈들은 중요한 증거이자 정보처니까.”

뒤이어 난입한 비화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계획을 짠 게 너무 무색할 정도로 무식한 방법을 동원하네.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리겠어.”

범죄자들의 제압은 오래가지 않았다.

“대…… 대체 티오니스 성자의 딸이 왜 여기에…….”

“그러게요. 최근 승우오빠와 같이 있는 모습을 몇 번 보였었는데 제가 왜 없을 거라 생각했을까요.”

초단이의 말에 그들은 부들부들 떨었다.

“여러분. 살고 싶으면 필요한 정보를 내놓으시면 돼요.”

초단이가 해맑게 웃었다.

당연히 겁에 질린 그들이다.

애초에 그들이 박지훈과 어떤 우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사……살려주세요! 저희는 그저 시킨 대로만 한 거라!”

“시킨 대로라……대체 뭘 시켰는데요?”

“그……그게…… 죽이지는 말고 간 쪽에 크게 부상을 입히라고…….”

“간?”

“네……네! 그게. 아무래도 각성자의 힘을 약화시키는 독약을 쓸 모양입니다요 네!”

살기위해 정보를 털어낸다.

“잠깐만. 재밌는 이야기인데. 계속해봐.”

비화가 그들 사이에 끼어들어 심드렁하게 물었다.

“뭘 먹이려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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