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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394화 (1,394/1,559)

제 1394화

비화가 넬타리드를 이용해 만들고자 한 시스템은 과거 넬타리드가 각성자들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낸 가상현실 시스템을 어느 정도 답습하는 셈이었다.

비화 홀로 만들 수 있는가 하면 가능하다 대답할 테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게 문제였다.

그 때문에 후대 넬타리드의 힘을 빌리는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단순히 즐기기 위한 목적만 있는 건 아니었다.

“선배님. 이건 왜 이렇게 하신 겁니까?”

거대한 에너지 구체를 놓고 넬타리드가 질문을 던지자 비화는 심드렁하게 답한다.

“단순히 게임이 아니야. 나도 일이 많은 편인데 쉬고 싶을 때가 있잖아.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지구 쪽에서 조율해야 할 일을 줄이는 것뿐이야.”

“흐음…… 다른 세상은요?”

“직접 해야지. 그쪽에 이런걸 만들 순 없잖아. 그리고 내가 만약 놓친 게 존재한다면 이게 나를 보조해줄 거야.”

겉으론 단순히 인간의 정신을 링크하는 가상현실 시스템이지만 신의 힘으로 만든 이 시스템은 단순히 인간과 접촉하는 걸 넘어 지구라는 차원 전체와 링크하고 있다.

그 영향력은 단순한 가상현실과는 달랐다.

부드럽고 유쾌하게 웃으며 혀를 쏙 내미는 비화의 모습에 넬타리드는 말없이 그녀를 시야에 담았다.

“선배님은 평소엔 정말로 게을러터졌지만…… 이럴 때 보면 참 좋은 분 같네요.”

“헛소리 말고 조율 잘해. 이번 테스트에서도 실패하면 진짜 네 그걸 잡아 뜯어버릴 테니까.”

“여신님이면 좀 더 그 뭐냐 우아하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거 성희롱이야 이 개x끼야.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어. 됐고. 공명하고 조율할 테니까 안정만 잘 시켜.”

마치 거대한 태양처럼 일렁이는 푸른빛 구체에 손을 올린 비화가 눈을 감았다.

동시에 푸른빛의 따스한 구체가 격하게 일렁이기 시작하자 넬타리드는 한 손을 가볍게 휘저어 공간을 장악하고 거대한 에너지를 집중시켰다.

“…….”

넬타리드는 속으로 감탄했다.

비록 태생부터 여신이 아니었기에 비화는 선배라고 해도 넬타리드보다 깊은 힘의 관리를 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각성을 마친 비화의 힘은 그도 탄성을 흘리게 만들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처음엔 짜증이 나서 투정을 부렸지만, 언제까지고 진행이 안 될 수는 없는 법.

넬타리드는 천천히 손을 뻗어 그녀가 온전히 공명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보조했다. 처음엔 넬타리드의 힘을 필요로 하지만 안정권에 들어서는 순간 조금의 관리 정도만 지속해주면 스스로 핵융합을 하듯 움직이리라.

지금 비화가 공명하고 있는 이것은 하나의 핵이었다. 거대한 흐름을 담은 하나의 핵.

비화가 가상현실을 만드는 방식은 간단했다. 인간의 의식을 장비를 통해 이것과 공명시킨 뒤 의식을 이 핵을 통해 하나의 공간으로 복사한다. 그 공간은 비화가 조율의 힘을 이용해 최대한 안정적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가상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가상공간을 방대하게 나누고 늘린 뒤 마치 가상세계처럼 만드는 방식이기도 했다.

과거 넬타리드가 홀로 만들어낸 방식과 큰 차이는 없지만, 조율의 여신이 된 비화가 가진 고유의 힘을 이용해 그 공간 자체를 조율함으로써 더욱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비화는 그런 공간을 안정화시킴과 동시에 외부의 영향력으로 인해 인간의 혼에 상처가 가지 않게 보호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확실한 안전이 보장되기 전엔 내놓지 않는다.

그것이 비화가 프리아 여신에게 허락을 받아낸 약속이기도 했다.

“어때?”

“생각보다 굉장히 안정적이네요. 솔직히 이 정도로 잘될 거라곤 생각지 못했지만.”

넬타리드의 칭찬에 비화는 땀을 닦아내며 피곤한 얼굴로 다시 손을 뻗었다.

“혹시 모르니까 몇 번 테스트 더하자.”

“괜찮으십니까? 아무리 그래도 이런 막무가내식 테스트는 상당히 심력 소모가 심하실 텐데요.”

“별거 아니야. 하려고 했으면 하는 거야.”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나.

넬타리드는 다시 한번 선배 여신이 정말 또X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우우웅…….

푸른빛을 띠는 거대한 핵과 그 핵을 둘러싸듯 천천히 회전하는 거대한 장치를 보며 신성의 대표로 온 현아와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알하자드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본건 처음이네…… 예전엔 교단 측에서 이 정도로 보여준 적은 없었는데.”

넬타리드는 직접적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지만 비화는 아니었다.

“우선은 추가적인 기술을 도입하기엔 시간이 부족해서요. 본래 초기 모델에 제가 만들어낸 공명의 핵을 심었어요. 이걸로 이 장비와 저 거대한 공명의 핵이 서로 이어져 있죠. 제가 만들어놓은 가상의 공간으로 접속할 수가 있어요.”

비화의 설명에 알하자드가 턱을 어루만졌다.

“이게 말이 쉽지 직접 구현한다는 건 놀랍구나. 그것도 이렇게 단시간에.”

비화가 넬타리드를 쥐어짜서 만들어낸 가상현실 시스템이 완성되는 데에는 고작 몇 주가 걸렸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네 힘으로 거대한 공간을 하나 만들어낸 뒤 이 장치를 통해 사람의 의식을 공명시킨다는 거지?”

“네. 겉으론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단순하죠. 권능의 일부를 써서 인간의 의식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정도니까.”

“외부의 침입요소는?”

“자세하게 설명하면 종일 해도 모자랄 테지만……. 간단히 표현하자면 상대가 저와 같은 위계를 지니고 있는 게 아닌 이상 절대 간섭 못 해요.”

단호하게 말하는 비화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애초에 기반 자체가 선대 넬타리드의 역작이었다.

문제는 그런 선대 넬타리드조차 각성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열어둔 구멍까지 후대 넬타리드와 비화가 틀어막아 버리면서 견고한 요새가 되어버린 셈이었다.

“설사 가능하다 해도 그걸 내가 그냥 둘리는 없죠.”

당시 파괴의 넬타리드와 타나토스조차 그 시스템 자체를 근본적으로 건드리진 못했다.

일부가 티오니스로 넘어오면서 연결 끈이 약해진 것도 각성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방치한 틈을 파고든 결과였으니까.

타 차원과 이어지지 않는 온전한 독립공간.

그렇기에 안정성은 확실했다.

“어떻게 해. 고모가 확인해봐?”

“상관은 없지만, 안정화 작업이 한창이라 조금 멀미가 날 수 있어요.”

“아직은 프로토타입이지?”

“네.”

“어유, 정말 우리 조카 능력도 좋아. 세발낙지한테 이야기는 들었다만…….”

현아나 알하자드는 비화가 신격을 지닌 상위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단시간에 넬타리드의 시스템을 부활시켜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마침 시스템도 비슷하니까 그때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다시 모아서 적용시켜볼게.”

“얼마나 걸려요?”

“이 프로젝트가 본래 넬타리드 교단과 병행해서 새로이 내놓으려고 했던 게임 중 하나야. 완성은 했지만 내놓기 전에 사건이 터졌으니까. 완성 자체는 되어있어. 다만 안전성 검사를 받은 뒤에 테스터를 모집해야 해. 기간은 어느 정도가 좋을까요.”

“이미 완성된 것이지. 이번 일의 중점은 뜬금없는 출현이니까. 길게 잡아도 두 달 안에 끝내는 게 좋아 보이는군요.”

알하자드의 대답에 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예전에 쓰던 서버장치와 연동시켜줘. 나머지는 우리가 할게.”

“부탁할게요.”

작업 자체는 순조로웠다. 가상현실의 핵이나 다름없는 이 거대한 에너지 체만 쏙 사라진 셈이었기에 그것을 대체할 게 생긴 이상 다시금 가상현실 시스템 인프라가 구축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애초에 일정량의 가동전기만 있으면 굳이 인터넷 선 같은 게 필요 없는 장치이기도 했으니까.

이것이 경쟁사들이 절대 가상현실 콘텐츠에 손을 들이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날 저녁. 신성 그룹에서는 새로운 팀이 빠르게 소리 없이 창설되었다. 본래 과거 게임을 관리하던 이들을 다시금 모은 것인데 그들 또한 다시금 가상현실에 손을 댈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 듯 별 불만 없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밤낮없이 작업을 지속한 지 약 2주가 흘렀을까.

순조롭게 현아가 안전성 검사를 따내면서 넷상에 하나의 공모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제2차 가상현실 게임 테스터 모집.

소문만 무성했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이들은 신성 그룹에서 공식적으로 내놓은 공모전에 눈이 돌아갔고 각종 커뮤니티가 빠르게 들끓었다.

-가상 떴냐!!

-미친 진짜로 떴다고?

-비화 이 미X년 ㅋㅋㅋ 대체 진짜 정체가 뭐냐 ㅋㅋㅋ

-예전에 티오니스 성자 여동생이 대뜸 원전 폐기물 중화 시스템 구축해버리더니 이제는 딸이 사고 치네 ㅋㅋㅋㅋ

-아니 저거 현실적으로 구현 불가능하다매 ㅋㅋㅋㅋ 신의 기적이라 ㅋㅋ

-그러니까 말했잖아. 비화 여신님 맞다니까 ㅋㅋㅋ 본인이 그렇게 말했음. 내가 봤음, 아무튼 봤음.

-대가리가 멀쩡했던 것.

-닥쳐.

-캬…… 진짜 알프 온라인 인생 겜이었는데 이걸 다시 내놓는다고? 오늘부터 비화교 입교하겠읍미다.

-비화는 그냥 광고 아님? 신성에서 이미 구현해놓고 비화 이용해서 그냥 은근슬쩍 흘린 거 같은데 주가도 올릴 겸.

-굳이 그리해줘야 할 이유가 있음?

-근데 평소에 비화 에반젤린 방송에서 보여주는 거 보면 일반 각성자랑 다르게 진짜 무슨 기적 같은걸 아무렇지도 않게 펼치긴 했음.

과거 알프 온라인에 한창 빠져있었으나 지구 전역을 습격한 몬스터로 인해 게임이 사라졌었던 사람들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몬스터의 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그런 게임을 하고 싶냐는 사람도 있었고 일부는 뭐가 됐건 게임인데 뭐가 어떠냐. 각성자도 아닌데 각성자 코스프레라도 해보는 맛에 하는 거지라며 기꺼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만 아직 공식 발표 이외에 추가적인 것이 없었기에 사람들은 더욱더 궁금증을 키워만 갔다.

그렇게 넷 커뮤니티가 며칠째 가상현실 관련 떡밥으로 한창 열기를 더해가고 있던 찰나.

소문의 시작이었던 에반젤린의 방송은 이전보다 더욱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해

-명

-해

-명

-해

-명

“아니 뭘 해명하라는 거야 이 인간들아!”

한창 시청자들이 원하는 게임캐릭터를 그리며 수다를 떨고 있던 에반젤린은 느닷없이 밀려온 막대한 인파에 앓는 소리를 냈다.

-가상현실 진짜임?

-구라 아님? 현실적으로 구현 불가능하다던데.

“무슨 소리예요. 가상현실?”

-비화가 한다고 했잖음.

-신성 그룹에서 미리 만들어놓고 비화한테 언급하라 한 거임? 나 기대해도 되는 거냐?

“신성 그룹에서 이제 와서 다시 가상현실을 만들 이유가…… 아. 언니가 진짜로 만들었나 보네…….”

에반젤린이 질린 얼굴로 중얼거리자 시청자들 사이에서 물음표가 올라온다.

-???

-???

-아니 진짜로 비화가 만든 거임? 말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비화 언니 유능해요. 뭐라고 해야 하지…… 프로그래밍 이런 분야가 아니라. 가상현실의 핵심기술 같은 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비화 언니는 구현할 힘이 있거든요.”

-와…….

-리얼이라고?ㅋㅋㅋ

-미친 우리는 지금 비화의 시대에 살고이따…….

-미친 행동력 실화세요?ㅋㅋㅋ

“뭐 자세한 건 몰라요. 나는 나대로 바쁘고, 비화 언니 일도 있으니까.”

-아니 뭐 다른 소식 전해 들은 건 없음?

“가족이라도 개인적으로 하는 일을 캐낼 순 없잖아요. 안 그래요?”

싱글싱글 웃는 그녀가 다시 태블릿 펜을 들고 말했다.

“근데 실제라면 비화 언니는 지뢰 밟은 거예요. 그런 거 하루아침에 만들기 쉬운 줄 아나. 아마 생각 이상으로 버그도 많고 일거리도 많아서 머리 쥐어뜯고 있을걸요?”

-너무 자신만만하던데. 준비된 거 아님?

“제가 볼 때 아니에요. 내기해도 좋아요.”

에반젤린이 당당하게 예언했다.

그리고, 그 예언이 떨어짐과 동시에…….

벌컥!!

“힘들어! 너무 힘들어! 스트레스가 식도부터 살아서 장까지 가는 기분이야! 용서 못 해! 이렇게 일이 많다곤 말 안 했잖아!!”

“…….”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비화의 격노에 에반젤린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어…… 언니? 바쁜 거 아니었어?”

“내가 이 상황에 디버그라니! 버그가 그렇게 많다니! 용서 못 해!!”

그대로 에반젤린의 침대로 뛰어들어 이불을 뒤집어쓰고 발악을 하는 비화의 황당무계한 행위에 에반젤린은 입을 쩍 벌렸다.

“아…… 아니…… 언니가 하겠다고 했잖아! 왜 남 방송하는 데 와서 꼬장이야 꼬장이!”

“뭐 이년아?!”

벌떡 일어난 비화가 눈을 부라리며 에반젤린을 쏘아보자 에반젤린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비화를 말리지 않으면 대형사고가 터진다!

양손에 거대한 에너지체를 모으려 드는 비화에게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나뒹군 에반젤린이 소리 질렀다.

“안돼! 뭔진 몰라도 그만두지 못해?!”

“흐흐흐. 절대 용서 못 해!!”

대체 누구를 용서하고 말고 한단 말인가. 다만 며칠간의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비화가 이를 부득부득 갈며 양손을 펼친다.

그러자 그녀의 등 뒤로 반투명한 날개옷이 펼쳐지며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섬광처럼 어디론가 날아가더니 방 한켠에 놓인 에반젤린의 보물상자를 맨손으로 잡아 뜯듯 열어버렸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굉장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과자를 꺼내 손에 움켜쥔다.

“어…… 어어?! 아니지?! 먹는 거 아니지? 그거 나중에 쓸 콘텐츠야! 안돼!”

“흐…… 흐흐흐.”

“그게 어떻게 구한 건데! 유명한 제빵사인 시청자분이 직접 며칠 동안 정성 들여 만들어주신 거라고!”

“다 먹어치울 거야!”

으르렁거리며 그대로 입안에 달달한 과자를 털어 넣어버리는 비화의 기행에 에반젤린이 결국 비명을 지르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오늘 방송 레전드넼ㅋㅋ

-미친 동생 방 찾아와서 숨겨놓은 간식 털어먹는 언니라닠ㅋㅋ

-둘다 너무 하찮아서 귀엽넼ㅋㅋ

-아니 왜 저렇게 소박한데 ㅋㅋ

-잘 먹는 거 보니 너무 행복하네요…… 자매 두 분이 나눠서 드셔주시면 만족합니다.

-갓빵사…….

-세상에…….

해외에서 유입된 시청자가 귀여운 이모티콘을 올리며 서로 과자 쟁탈전을 벌이는 두 자매를 응원한다.

띠링!

사수자리 님께서 5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경배하라.

사자자리 님께서 5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신성한 물건이다. 경배하라.

“먹지 마, 이 미X년아!”

“그아아아!! 비화야 밥 묵자! 구구구구구!”

거의 반쯤 정신을 놓은 것처럼 발작하는 비화를 말리는 데에는 제법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그날 있었던 일은 여기저기 클립이 따진 채로 사방으로 수출되었고 많은 리액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한창 가상현실에 관심을 다시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에반젤린의 방송 소식을 전해 듣고 그것을 찾아봄으로 인해 영상의 조회 수는 평소 에반젤린의 평균 조회 수를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당연 의도하지 않게 콘텐츠를 얻어버린 에반젤린의 채널은 더욱 흥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비화의 기행이 벌어진 지 약 일주일이 더 지났을 때.

신성 그룹에서 네 가지의 영상을 공개했다.

과거처럼 RPG 형식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탐험 류 게임 FPS 류. AOS 류 등등. 과거 알프 온라인에 힘입어 추가로 제작하던 다른 장르, 즉 언제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의 게임들이 즐비하기 시작했다.

그 영상은 하나하나가 수많은 게이머들의 본능을 다시 일깨우는 상황에 이르렀다.

당연 신성 그룹과 알하자드가 가진 회사의 지분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 소식을 전해 들은 게임 스트리머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뜨거운 감자로 화두 되어 갔다.

일부는 게임 트레일러 영상의 뽕이 취해 빨리 나와주기를 기대하며 흥분하는 이들도 있었다.

RPG만 주요 콘텐츠였던 과거와 방식이 달랐으니 말이다.

그렇게 기대가 모여있는 와중 첫 번째로 나온 것이 바로 FPS 류 좀비 사냥, 및 생존게임들이었다. 적당한 밸런싱, 너무 튀지 않는 적당선의 게임 친화성.

무엇보다 여기서 비화는 한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극한의 실사와 적당한 게임 감성이 묻어있는 그래픽을 동시에 제공해 원하는 대로 골라서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막상 게임을 켰는데 너무 현실적이면 오히려 그게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걸요. 맞죠. 삼촌?”

알하자드나 현아도 그 점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두 가지 그래픽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 들어가는 노력이었다.

당연히 유지비가 엄청나게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니까.

하지만 여기서 비화는 또 한 가지 묘수를 내놓았다.

“극한의 실사 그래픽은 내가 처리할게요. 게임성 있는 적당한 친화적인 그래픽으로 진행해주세요.”

그 후 그녀가 쥐어짠 것은 다름 아닌…….

“선배니이이이임!!!”

비화가 만들어낸 가상공간에 상당한 권한을 지닌 넬타리드였다.

“조율이 당장 지구 자체만 있는 줄 알아? 생명체 조율이 제일 어려워 이 새끼야. 게임은 단순히 쉽게 친화적으로 다가오도록 만든 것뿐이야. 앞으로 커뮤니티. 여가, 그 외에도 여러 가지로 사람들이 접속하게 해서 안정화된 공간을 만들어야 지금보다 편하게 관리하지. 너 바보야? 지구 사람들은 이제 관심 없어?”

비화는 악랄하게 넬타리드의 약점을 꼬집었다.

본인도 일일이 관리하는 게 너무 귀찮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설정하기에 따라 극한의 공포 콘텐츠를 즐기던 사람들에게도 흥하고 단순히 좀비 게임 자체에 흥하던 사람들, FPS를 즐기던 사람들까지.

막대한 기대와 인기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인기가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접속 장비의 가격이었다.

이렇게 해서 남는 게 있나 싶을 정도로 싼 장비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만든 수준에 이르렀다.

물론, 애초에 신의 힘을 보관하고 인간의 의식을 공명시키는 장비인 만큼 사실상 장비 자체의 불량도는 애초에 거론할 것도 없었다.

당연히 기계를 까뒤집어도 그 구조나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이 또한 없고, 과거 그랬듯 작업장도 불가하며, 영혼을 링크하기에 매크로 또한 불가능. 감히 불법 프로그램 따위가 끼어들 틈은 더더욱 없었다.

그렇게 소문이 극도로 무성해진 가상현실의 게임 두 개가 세상에 출시되었고.

경이적이게도 첫날 접속률은 과거의 영광을 다시 부르짖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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