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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453화 (1,453/1,559)

제 1453화

목숨을 걸고 싸워왔는데.

정작 적의 대장에게 전의가 꺾여 죽음을 직감했건만. 왜 이렇게 허무할 정도로 모든 게 쉽게 풀려버릴까.

아리스는 그리 생각하는지 허망한 얼굴이었다.

“내가 마무리를 짓는 게 의미가 있어?”

“있어. 네가 끝을 낸다는 그 사실이 중요하거든.”

실험의 종지부에는 반드시 그녀가 필요했다.

그때였다. 눈치 없는 것들이 끼어든다.

“데이비!! 데몬 로드는 엄청난 재생력이 있는 거 같아! 이런 식의 소모전은 우리 쪽이 먼저 지칠 가능성이 커!!”

페어리 마리가 팔다리가 석화된 탓에 바닥에 떨어져 쓰러진 채로 힘겹게 소리쳐왔다.

“아리스의 힘은 그의 근원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그녀와 협력하여 데몬 로드를 근본적으로 소모시키면…….”

“말하지 마라. 말하면 더 빨리 돌 된다.”

“흡?!”

“거짓말이야.”

장난스레 웃어주자 페어리 마리의 표정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넌 지금 장난칠 기분이 들어?!”

내가 강한 건 알겠지만 실질적으로 데몬 로드가 직접 내뿜는 위압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적어도 마리나 기르올이 보기에 나는 데몬 로드처럼 막대한 힘을 끌어내지 않았으니까.

물론, 내가 놈의 팔이나 꼬리를 잘라버린 사실이 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착각하고 있다.

이에 나는 데몬 로드를 향해 광선을 막았던 손을 뻗었다.

“그럼 장난은 여기까지 하고.”

내가 만든 본월의 뼛조각들은 놈의 안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급속 재생을 하는 과정에서 뼈를 전부 제거할 시간조차 없었기에 몸 안에 모조리 빨아들인 것이다.

자기 내구성을 믿은 건지 몰라도, 데스 로드를 상대로 그러면 너무 어리석은 판단이다.

데이비가 손가락을 퉁긴다.

[5서클 사령 마법.]

[위계 증폭]

[본 익스폴로전]

쩌적!!

데몬 로드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쩌적 소리에 반쯤 돌이 된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굉장히 이질적인 소리가 너무 강렬하게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르르륵…… 그아아아아악!!!

이윽고 데몬 로드가 고통스러운 듯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앙!!!

이내 놈의 몸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날아가 버리자 입을 쩍 벌렸다.

고작해야 5서클. 하지만 같은 마법이라도 높은 경지의 마법사가 사용하는 마법은 또 다른 법이다.

수차례 재생과 저항을 반복했으나 결구 그의 몸을 날려버린 것은 5서클의 본 익스플로전이었다.

“그러게 주변에 아무거나 주워 먹으면 안 된다는 말 못 배웠나?”

나는 광륜째로 날아가 버린 놈의 상체와 그 위로 드러난 붉은 수정을 가리켰다.

“아리스, 뭐해. 빨리 막타 안 치고.”

내 말에 아리스가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대답 대신 신형을 낮추고 성검을 강하게 틀어쥐었다.

그리고 놈의 몸이 재생하는 것을 똑바로 직시하며 섬광처럼 파고든다.

입을 꾹 다물고 눈을 빛내며 전신에 새하얀 기류를 폭사시켰다.

[성광의 검궤]

[일섬필광]

데몬 로드의 알조차 깨지 못했던 미약한 것이 현재 아리스가 가진 힘이었다.

하지만 데몬 로드를 만들어낸 핵은 다를 터.

그녀의 공격에 극도의 위험을 감지한 것일까.

몸이 날아갔음에도 데몬 로드는 황급히 자신의 힘을 방출하며 재생보다 방어를 우선시했다.

하지만.

[격자 재구성]

[생명 조작]

[흐름 단절]

디스펠이라는 마법은 엄연히 상대의 마법구조를 훤히 꿰고 있을 경우 상대의 마법을 역산하는 것이다.

초대 리치 닉스가 내게 전혀 상대가 되지 못했던 이유는 내가 수만 번에 달하는 횟수 동안 녀석의 마법을 지겹도록 봐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물론, 데몬 로드의 힘은 마법과는 달랐기에 디스펠이 먹히지 않는다.

하지만 놈이 끌어들이는 힘은 다름 아닌 생명력.

차원의 틈새에서 활보하는 찌꺼기든 불순물이든 기반에는 생명력이 담겨있다.

모든 세상에서 생명력에 한해서 나 이상의 영향력을 지닌 존재는 여신을 제외하고 없으리라.

즉, 오로지 이 세상에서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다시는 사용하는 이가 없을 독자적인 마법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녀석에게 모여드는 생명력을 순식간에 역류시켜버리자 아리스의 공격을 방어하려던 에너지들이 모조리 흩어졌다.

녀석은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급속도로 재생하기 시작했지만, 놈의 핵이 되는 수정까지 회복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너만 없었으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

한이 서린 외침을 토해내며 아리스의 검이 파고들었다.

“이 땅에서…… 이 세상에서 당장 나가!!!”

동시에 놈의 얄팍한 방어마법을 관통한 그녀의 검이 핵에 박혀 들어갔다.

콰직!!

동시에 수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나는 미리 준비해둔 비어있는 특수 마석을 슬쩍 활성화시켰다.

막타는 아리스가 치고 루팅은 내가 한다.

세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전체를 뒤흔들 위협이었던 데몬 로드는 아리스가 내뿜은 최후의 일격에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토록 강했으나 팔다리 다 사라지고 힘까지 역류 당한 상태에서 핵을 공격당했으니 버틸 재간이 없었으리라.

녀석이 가지고 있던 힘은 고스란히 내가 만들어놓은 특수 마석에 보관되기 시작했다.

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데몬 로드를 시작으로 변이된 살아남은 변이된 몬스터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기 시작했고, 데몬들의 육체는 로드와 같이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구심점이 사라진 탓이다.

이후 갈라진 땅에서 흘러나온 촉수들도 말라비틀어지고는 끝내 바짝 말라 갈라지고 부서져 내렸다.

극지 전체를 장악하던 존재들이 일제히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리스는 자신의 손으로 데몬 로드를 끝냈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감상보다는 차원의 행동에 시선을 집중했다.

데몬 로드는 죽었지만, 너무 쉽게 죽어버렸다.

이에 차원은 또 미친놈 마냥 힘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이 정도도 쉽게 넘긴다면 괜찮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마구잡이로 빨아들이는 것이다.

다만, 많이 먹으면 탈이 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본래의 규정에 아득히 어긋나버린 차원 트로이는 자신이 받아들이던 힘의 총량이 규정에서 한참 벗어나자 오류라도 생긴 건지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땅 전체에 기묘한 에너지의 파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차원이 극도로 불안정해지기 시작하며 모든 시스템에 혼란이 온다.

이윽고 요동치는 차원의 에너지가 폭주하려던 그 순간.

혼란에 빠진 차원을 조율하는 거대한 여신의 힘이 내려진다.

애매하게 폭주하게 해서 손대기 어렵다면, 아예 완전 폭주시켜서 깡그리 조정해버리면 되는 일이 아닌가.

그 과정에서 아리스의 막타가 차원에 더 큰 혼란을 주었다.

“어?”

멍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리스의 이마에 손가락을 쿡 찌르듯 뻗자 그녀의 이마에 옅은 문양이 빛을 뿜으며 생겨났다가 사라졌다.

“데이비? 이게 뭐야?”

“별건 아니야 그냥 가호 같은 거야.”

과거 성녀를 만들었을 때처럼 나는 그녀에게 내 힘의 일부를 녹여냈다.

나의 용사로서. 향후 조정된 차원이 다시 문제를 일으킬 경우를 대비한 보험이었다.

“신기하네…… 엄청 따뜻해…….”

애초에 내가 이 세계에 오지 않았다면 일이 이리 커질 일은 없었다고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수많은 피가 흐르고 희생하며, 용사 아리스가 자신을 불태워 기회를 만들어냄으로써 트로이는 자신이 과하게 힘을 흡수했음을 확인하고 점차 정도를 조절했을 것이라고.

거기에 내가 끼어들면서 문제없이 진행되어야 할 일에 차질이 생긴 것이라는 논리이지만 나는 일말의 대뜸 개입했다.

용사 아리스의 희생, 원정대의 희생, 앞으로 벌어질 희생이 꼴 보기 싫다는 이유로.

그런데 이런 내 행동을 문제 삼아 비행을 저지르는 차원이라면 그에 걸맞은 현실을 직시시켜주는 수밖에.

왜 이런 좋은 생각을 지금껏 못했을까.

물론, 마냥 상념에만 빠져있는 건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차원 트로이를 폭주시킨 것으로 세계의 법칙이 규정한 정상범주를 넘어섰다.

비화가 간섭할 수 있게 되었다곤 해도 폭주한 차원이 바로 멀쩡해지는 일은 없다.

“어…… 어어? 하늘이?!”

폭주한 차원은 모든 면에서 오류를 일으키기 시작했고, 그 시작으로 하늘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하늘을 봐!!”

그때 하늘에서 거대한 화염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눈의 문양이 생겨난다.

“세상에…… 데몬 로드가 아직 죽지 않은 거야?!”

“말도 안 돼…… 저게 대체 무슨…….”

신의 심판을 보면 이런 기분이 들까.

석화에서 해방된 원정대는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듯 세상의 변화를 올려다보았다.

“데몬 로드 같은 게 아니에요!!”

대성녀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소리쳤다.

“무슨 말이죠?!”

이에 페어리 마리가 허망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세상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네요”

“대체 저게…….”

“리셋 과정이야.”

리셋 과정?

의아한 얼굴로 모두의 시선이 내게 닿는다.

“문제가 생긴 차원이 모든 것을 리셋하려는 거야.”

즉 차원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지운다는 뜻이었다.

“그걸 위해서 만들어진 게 저것이겠지.”

내 설명에 원정대는 허망한 얼굴을 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렇게 필사적이었는데.”

“이렇게 다 죽는다고?”

세상 자체가 내부의 모든 것을 지우기로 결정하는 것 또한 어린 차원의 특권이자 치기나 다름없었다.

완성된 차원들은 일정 법칙을 고정하고 상황에 따라 유종적으로 변할 뿐,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그냥 두면 다 죽겠지.”

“하…….”

허탈함에 모두가 무기를 툭! 하고 떨어뜨렸다.

“우린 뭐 때문에 그토록 싸워온 거야. 차원이 데몬 로드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던 거야?”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이들은 그저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데이비.”

그리고,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던 아리스가 내게 말한다.

“데이비는 다른 세계에서 온 거지?”

“눈치 빠르네?”

“나 직감이 좋은 편이야.”

그녀가 쓰게 웃었다.

“늦기 전에 돌아가. 여긴 내가 어떻게든 할게.”

다시 한번 무언가를 하려는 것일까.

“데몬 로드가 아니라 나를 용사로 만든 신께서 정한 종말이라면…… 내 목숨을 바쳐 기도를 올릴 거야.”

한 번의 자비를 내려달라고.

그녀 또한 아직 차원과 여신의 차이점을 모르는 듯했다.

이에 나는 홍단이와 청단이를 회수했다.

스트레스도 다 풀렸고. 장난도 더 칠 생각 따윈 없다.

순식간에 홍단이와 청단이가 뭉쳐진다.

“아리스.”

“응?”

“물러나라.”

담담하게 말한 내가 숨을 크게 들이쉰다.

쿠웅!!!!

동시에 대지 전체가 뒤흔들리며 내 안에 있던 힘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으으윽?!”

살아남은 상위 기사들은 그대로 거품을 물고 기절해버렸고 초월급 존재들은 기절만 하지 않았을 뿐 창백해진 얼굴로 신형이 무너져 내렸다.

“대……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힘이!!”

[신체화]

순식간에 내 형태가 조금 가늘게 변한다.

성별이 없는 신의 형상으로 완전히 변한 나는 긴 머리를 흩날리며 장검이 된 초단이를 양손으로 틀어잡았다.

“데…… 이비?”

“우욱…….”

내게서 직접 힘을 느끼는 마리는 헛구역질을 하며 마치 괴물 보듯 나를 본다.

“데몬 로드…… 저 하늘의 눈. 처음부터 네게는 아무런 의미 없는 것들이었구나. 애초에 인간이 아니었어…….”

그녀의 말에 대성녀가 내게 물었다.

“신성한 의지…… 방대한 성역…… 그리고 당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감히 고개를 들 수 없는 경건한 힘의 근원…… 데이비…… 당신…… 아니. 당신께서는…….”

대성녀는 내 정체에 대한 뭔가 큰 착각을 하는 듯 보였다.

반사적으로 그녀가 머리를 조아린다.

“자애로우신 프리아 여신이시여. 아둔한 피조물인 저희가 감히 신의 의지와 자비를 이해하지 못하였사옵니다! 감히 청하옵건대 저희의 죄를 꾸짖어주시옵고 저희에게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한 번만 더 내어주옵소서!”

신을 영접한 것처럼 머리를 조아리는 그녀의 행동에 페어리 마리와 기르올, 나머지 인들도 고개를 조아린다.

아리스만이 멍하니 나를 볼뿐이다.

“마리. 프리아 여신은 여신이 아니었나? 저 모습은 남자라고 하기엔 가녀리지만, 흉부가 너무…….”

“조용히 해 멍청아! 여신께서 노하시면 어쩌려고!”

오크 기르올의 솔직한 평가에 마리가 기겁하며 그의 뒤통수를 걷어찼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조아린다.

“우리는 여신님을 실질적으로 본 바가 없어. 따라서 여신님에 대한 모든 것은 오로지 우리의 오만한 판단일뿐이야.”

마리의 제멋대로 설명에 기르올은 대충 납득한 듯 보였다.

그걸 보고 있으니 또 장난기가 샘솟았다.

“과욕을 위해 동족을 해하는 자. 필벌에 이르리라.”

내 신언이 섞인 목소리에 대성녀가 눈을 크게 뜨더니 그대로 머리를 땅에 처박듯 숙였다.

그녀의 긴 귀조차 조아리듯 추욱 늘어진다.

“며…… 명심하겠나이다!”

“장난이야.”

“예?”

내 말에 다른 이들이 얼빠진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야. 악업을 쌓지 마. 너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세상은 정교하니까.”

검에 집중한다.

이윽고 나를 중심으로 세상 전체를 지우려는 듯 차원은 그동안 모아온 힘을 모조리 응집하여 태왕광선같은 거대한 초고열의 기둥을 쏘아 보냈다.

“차원은 멋대로 내부의 피조물을 죽일 자격 따윈 없다.”

나는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는 재앙을 똑바로 직시한 채 검에 신력을 온전히 담아냈다.

그리고 지상을 향해 내리쏘아지는 광선을 향해 그대로 검을 그어 올렸다.

쩌어어엉!!!

초단이로부터 뻗어져 나간 신력의 새하얀 검기가 반월을 그리며 하늘로 쏘아져 올라갔고 그대로 광선과 충돌하며 서로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리셋을 하고자 하였으나 생각보다 저항이 거세다 여긴 것일까.

트로이 차원의 폭주한 규칙은 이내 눈동자의 크기를 더욱 키우더니 한 겹 더 덧씌운 무거운 광선을 내리질렀다.

“이게 겁도 없이.”

초단 이를 내려놓고 하늘을 올려다보던 나는 헛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비화야.”

내 부름에 허공이 찢어지며 하늘빛의 날개옷을 입은 아름다운 소녀가 대지에 발을 내디뎠다.

“불렀어요?”

“중지 손가락.”

내 한마디에 비화가 고개를 올려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간 가족 얼굴도 못 보겠네…….”

그리고는 그대로 하늘에 뜬 눈을 향해 중지 손가락을 쳐올렸다.

“신이 가로되.”

[엿이나 먹으라 하였다.]

동시에 그녀를 매개로 한 내 신성 마법이 발현된다.

쩌어엉!!!

하늘이 찢어지며 빛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중지 손가락이 수차례 생겨나며 하늘에 뜬 눈과 충돌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 눈을 압박하자 광선이 순간적으로 끊어졌고.

그 틈을 타고 날아든 거대한 검기는 마치 스포츠카가 제로백하듯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 올라가며 하늘을 포함한 눈 전체를 양단해버렸다.

콰창!!!!

유리창이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폭주한 시스템이 침묵한다.

“아빠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이야.”

“용사 하나 만들려고 했는데.”

내 말에 비화가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

“레이나 언니. 집착 장난 아닐 텐데?”

“걔는 은퇴했잖아.”

“레이나 언니는 아빠가 다른 용사 들였다는 말 듣자마자 눈 뒤집어진다에 내 손목을 걸 수 있어요.”

아쉽네. 그 손목, 소중한 딸아이의 손모가지인데.

나는 레이나를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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