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90화
에반젤린의 채널은 굉장히 큰 편이라 할 수 있다.
애초에 에반젤린에게 방송을 추천해준 사람이 누구였던가.
바로 알하자드였다.
그는 관련된 여건에 한해선 최고의 인선들을 소개해주었고 에반젤린은 자신이 감당 가능한 선에서 그들에게 급료를 주고 편집을 맡겼다.
-와…… 사장님. 이거 뭡니까?
-난 지금 하는 행동들이 이해가 안 되는데 나중에 보니까 어이가 없네 ㅋㅋㅋ
-어지간한 고인물도 이렇게까지 초 단위로 계산하면서 게임을 하진 못할 듯.
-정확히 말하면 초 단위뿐만 아니라 그냥 쫓아오는 것들 도착 시간, 멈추는 시간. 그 외에도 제작이나 이런 것까지 다 계산한 거 아님? 와…… 이건 진짜 ㅋㅋㅋ
어지간한 레전드 방송이 터지지 않는 이상 묵묵히 일하는 편집자들이 극찬을 할 정도의 영상.
실제로 에반젤린이 했던 생존게임은 한창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반짝 떠오르는 게임이기도 했던 만큼 이들도 다 플레이 경험은 존재했다.
물론, 게임이라는 게 가상현실도 있지만, 과거 알프랜드의 일도 있고 아직 초창기라 두 가지가 공존하고 있었다.
이전에 비하면 상당히 조심스러운 변화였다.
패드로 하는 게임과 PC게임 유저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장담하는데 이거 재미있게 보는 건 둘째치고 전부 어이없어할 거라는 건 확실할 듯.
-예전에 누가 진짜 최단시간 성장 계산한 적이 있는데. 진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소 무더기로 넣어서 한 게 딱 이 정도 수준임.
-게다가 네임드가 또 우리 여신님이네.
우리 여신님. 한때 비화를 추종하던 무리들이 쓰던 말이었다.
편집자들은 흥미롭다는 듯 비화의 플레이 영상을 적당히 덧씌우고 음악을 입혔다.
그리고, 초기에 에반젤린이 비화를 죽이기 위해 잘못된 좌표를 알려준 것까지는 남겨놓았다.
그 외에 승현과 시우 나머지 인원들에게 적당히 양해를 구한 뒤 일부 사운드만을 남겨놓았다.
그것이 게임에서 비화가 어째서 이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개요였다.
그렇게 완성된 영상은 배속을 더 해 약 15분 남짓.
에반젤린은 음흉하게 웃으며 그 영상을 업로드했다.
“잘 풀려도 그만 안 풀려도 상관없고~”
애초에 대량의 조회수를 얻기위한게 아니었다. 비화가 이것으로 조금만이라도 부끄러워하거나 당황하면 그것으로 복수는 완성된다.
“언니 두고 봐. 내가 부숴버릴 거야.”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는 그녀의 레어에 몇몇 인원들이 방문한 게 보였다.
다름 아닌 미식연구회였다.
“아가씨, 저희 왔어요.”
“어서 와요.”
평소라면 경계부터 했을 에반젤린이였지만 이번만큼은 미식연구회의 방문이 달가운 그녀였다.
* * *
비화의 영상이 올라간 뒤로 고요하던 분위기가 순간 달아올랐다.
에반젤린의 채널은 거대하기 그지없다.
그런 마당에 에반젤린의 시청자들 상당수는 비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오랜만에 나타난 그녀의 근황에 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여신컨셉을 지닌 안타깝지만 정말 예쁜 소녀.
흔히 떠도는 일부의 평가였다. 물론, 그럼에도 비웃음을 사지 않는 건 비화가 가진 능력을 보고 있으면 어쩌면 컨셉이 아니라 진짜가 아닐까 하는 것들이 상당수였다.
물론, 일부는 그녀가 정말로 여신으로써 과거 겨울이 올 때 그녀가 지구를 구했다고 굳게 믿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다.
신의 존재를 쉽게 인정하고 믿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 내가 뭘 본 거임?
-보고도 이해가 안 돼서 한번 더 봤네, 미친 ㅋㅋㅋ소름돋는거보소.
-와 몬스터 쫓아오는 속도랑 주변 지형지물 재료들을 다 파악해서 톱니 맞추듯이 시간 계산해서 성장한 거임?
-괴물이 집 못 부수게 다른 곳으로 유인한 다음에 쫓아오는 시간 계산해서 성장하고 다시 다른 곳으로 빙빙 돌리는 식으로 한 거네.
-아니 그게 말이 쉽지 인간이 그게 가능함? 슈퍼컴퓨터임?
-비화잖아…… 배오스 못 봤냐…… 걔 날아오는 총탄 데미지까지 계산하는 미친 애임;;
-새삼 그렇게 듣고 나니까 비화가 비화했다 수준이네 ㅋㅋㅋ
-아니 스피드 어택 고인물은 많이 봤지만 이런 식의 고인물은 처음이네 ㅋㅋㅋㅋ
-?? 뭔 소리임. 고인물은 무슨 우리 여신님 플탐 0분인 거 못 봄?
-아니 그게 말이 되냐 ㅋㅋㅋ 처음 하는 게임을 어떻게 안다는 건데 ㅋㅋㅋ
-이 새끼 방송 헛봤네 ㅋㅋㅋ 뒤에서 하는 거 구경했다잖아. 그러다가 쫄 한마디에 저렇게 된 거고 ㅋㅋㅋ그 와중에 방장 초반에 인성질 오졌다 ㅋㅋㅋ
-그 순수하던 방장은 으데 가고…….
조회 수는 평균치를 아득히 넘어서는 수치였다.
다만,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편집자들과 달리 에반젤린은 미식연구회를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흐음…… 비화 아가씨께 복수를 하고 싶다는 거죠?
유리아는 눈앞에 놓인 그녀 특제 차를 음미하며 말했다.
“네.”
“거절할게요. 아가씨.”
“뭐? 왜요!”
에반젤린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재미있으면 제 목숨도 거는 이 또X이들이 거절을 한다? 흥미 없는 건가?
의문이 가득 담길 무렵.
유리아가 빙그레 웃었다.
“저희 당분간 자숙해야 할 거 같아요.”
한 번 더 사고 치면 미식연구회 해체라는 수속을 밟게 된다.
데이비의 엄포를 기억하는 유리아로서는 눈물을 삼키고 당분간은 자중해야 했다.
“아…… 아니 무슨 짓을 저질렀길래…….”
“아가씨가 저희를 협박하던 거, 들켰답니다. 은공께서 당장 멈추면 눈감아주겠다고 하셨어요.”
“아니 그게 무슨…….”
“과자 잘 먹었어요. 그럼 돌아가 볼게요.”
미련 없이 일어나는 유리아와 륀느, 그리고 점순이를 잡을 순 없었다.
한 번 더 사고 치면 미식연구회의 해체다.
아무리 영지 최고의 또X이 집단이며 사고뭉치들이지만, 연구회의 해체를 바라지는 않았다.
결국, 미식연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 에반젤린은 울상을 지으면서도 본래 약속한 대로 방송을 켰다.
“여러분.”
-에하.
-에하.
“중요한 문제가 있어요.”
-???
-?? 뭔디.
밑도 끝도 없이 다짜고짜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며 에반젤린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몬데.
-뭔데 말을 하라고 ㅋㅋㅋㅋ
-방장. 우리 여신님, 플레이 영상 해명해.
-맞아 해명해. 어떻게 된 거야.
“……아니 거기에 해명할 게 있어요? 영상에 다 있잖아.”
-아니 난 방장 방송 보면서 저런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 저거 그냥 개인적으로 한 거예요.”
-배신.
-배신.
-배신.
순식간에 배신으로 도배되는 채팅창이었다.
“아니 이 인간들아! 나도 좀 혼자 게임을 할 때도 있고 그런 거지 그걸 못 봤다고 그러네? 그래서 올려줬잖아!”
씩씩거리며 화를 낸 그녀는 이내 본래 의도와 달라졌음을 깨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뭣이 중헌디.
-둔양보다 중허냐!
“아니 그건 됐고…… 우선 영상 안 본 사람들을 위한 개요만 설명해줄게요.”
에반젤린은 비화와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리고는 엄숙하게 말했다.
“복수할 거에요. 언니한테.”
-와…… 치졸하다 ㅋㅋㅋ
-방장. 내가 방장 편이지만 이걸 굳이 이렇게까지 복수해야 해?
-아니 우리 여신님 저렇게 영상 타는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아니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요? 매니저님 저 사람 밴!! 아 물론, 언니가 저런 거 싫어하니까 편집해서 올려서 물 먹인 건 맞는데…… 이걸로 분이 안 풀리는걸 어떻게 해요.”
-자매가 맞긴 맞다…….
-진짜 저렇게 박터지게 싸우네 ㅋㅋㅋ
-티오니스나 지구나 ㅋㅋ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죠?
-힘으로 덤비면 되는 거 아님? 방장 세잖아.
누군가가 말했다.
원래 형제 자매간엔 주먹다짐도 있는 법이라고.
하지만.
“난 맞아 죽기 싫은데…….”
-누구한테?
“언니랑 엄마한테.”
비화는 애초에 단순 전투능력이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나 있기에 싸움이 성립이 되질 않고, 에반젤린이 달려든 걸 알면 세 사람 중 누가 되었건 아주 피가 마르는 훈계가 떨어질 터였다.
“그러니까 좋은 방법은 서로 웃으면서 엿을 먹이는 거죠.”
-더 악질.
“그래서 여러분들의 의견이 중요합니다.”
-아니 자매간에 싸우는 건 좋지 않습니다.
“지금 그게 중요해요? 언니가 나를 도발했다고! 허접이라 그랬다고!”
그녀의 외침에 채팅창에서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응 못했죠?
-응 그 실력 가진 입장에서 보면 개 못하는 거 맞쥬?
“니들 다 뱀 먹고 싶어?
-팩트, 뱀이 아니라 밴이다.
“뭐래. 진짜 뱀 먹인다는 건데. 산채로 먹여 버리는 수가 있어. 어쨌든. 우리가 누구예요. 다른 거 다 몰라도 게임 못한다는 말은 절대 못 참거든.”
-방장 현지화 완료…….
-방장은 타락했어…….
“아 몰라. 어쨌든. 의견 좀 줘봐요.”
삐릭!
사수자리 님께서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나는 빠지련다…….
사자자리 님께서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못 봤소…….
“이 배신자들! 언니가 그렇게 무섭다 이거지?!”
-회장님들 칼같이 후퇴 ㅋㅋ
-퇴각하라~
이들은 전혀 도움을 줄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에반젤린은 이들에게서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어지간한 것으로는 비화에게 엿을 먹이기 힘들다는 현실이 막막하게 다가온다.
“후우…… 화가 난다아아…….”
씩씩거리며 책상에 머리를 쿵쿵 찧던 그녀였다.
그러던 중 무언가 떠오른 듯 눈을 반짝였다.
“여러분.”
-???
-?
잠시 뜸을 들인 에반젤린이 입을 열었다.
“우리 언니. 초빙해서, 그림 그리게 해볼까?”
그 말에 시청자들이 반색했다.
-올?
-그것도 좋을 듯
“우리 언니는 그림 같은 거 그려 본 적 없으니까. 내가 인성질 하기도 좋겠지? 초보한테 그림 그리기 시키면서 살살 속을 긁는 거야. 어때요.”
-악귀네.
-진짜 악귀다.
결정한 에반젤린은 곧바로 아티펙트 하나를 활성화시킨 뒤 비화를 불렀다.
“언니! 큰일이야! 도와줘!”
다급하게 부르기가 무섭게 허공이 찢어진다.
파츠츳!!
“무슨 일이야!”
이후 당황한 비화가 놀란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찌나 놀랐는지 그녀의 의상이 그녀의 의사에 반응하며 크게 하늘거렸다.
“언니!”
“에린아 왜 그래!”
허겁지겁 달려와 비화를 끌어안는 에반젤린의 행동에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때였다.
에반젤린은 손에 쥐고 있던 태블릿 팬을 그녀에게 쥐여주었다.
“엉?”
“그림 그려줘!”
잠시 비화는 멍한 얼굴을 했다.
에반젤린은 확신했다. 그녀가 비화에게 인성질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라고.
비화가 여신이라곤 하지만 프로그램에서 장난질을 하진 못 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에반젤린은 어어? 하는 비화의 등을 떠밀어 그녀를 의자에 앉혔다.
“언니. 우선 인사. 나이와 이름을 말해.”
그 말에 비화가 인상을 팍 찡그리며 에반젤린의 머리를 때렸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이게 무슨 짓이야. 큰일 난 줄 알고 허겁지겁 일도 내팽개치고 돌아왔더니.”
“이게 큰일이야. 콘텐츠를 해야 하는데 언니만 한 사람이 없어서 그래.”
에반젤린이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해대자 비화는 인상을 찌푸렸다.
-오오. 여신님이다.
-경배하라.
-경배하랔ㅋㅋㅋㅋ
“조용히 해 이 사람들아. 에린아 나 방송하는 거 별로 안 끌리는데.”
“그냥 특별 출연으로 도와준다고 생각해.”
“어려울 건 없다만……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고.”
“여기 주제 투표를 했거든. 거기 나오는 걸 한번 그려보는 거야. 프로그램 사용법은 내가 알려줄게.”
당연히 제대로 알려줄 리가 없다.
“그건 괜찮아.”
담담하게 말하며 에반젤린이 고개를 돌려 투표현황을 바라본다.
크리처 인물화 모에화 종류는 다양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많은 투표를 차지한 것은…….
“에린아. 네 방송 보는 인간들 괜찮은 거 맞아?”
심각한 표정으로 묻는 비화를 보며 에반젤린이 떨떠름하게 답했다.
“글쎄…….”
실시간 1위로 투표된 것은 다름 아닌 용이었다.
에반젤린이 한때 무수히 양산했던 용박이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니 이건 아니잖아. 미친 인간들아!”
에반젤린의 노호성에 투표가 다시 요동친다.
-에이 멋지게 그릴 수도 있는 거지 뭘…….
그 말에 한숨을 내쉬며 비화는 펜을 들었다.
“그리면 되는 거지?”
비화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펜을 들었다.
“아 언니 사용법은…….”
“됐어. 보면서 대충 확인했으니까.”
담담하게 대답하며 비화는 망설임 없이 그림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검은 고스로릭 복장에 검은 양산을 쓴 아름다운 소녀.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눈동자와 굉장히 귀여우면서도 성숙함이 느껴지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이에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용이라면서요.
-용이 어디 갔는데?
의아한 표정을 짓는 그들을 보며 비화는 조용히 대답했다.
“용 맞아. 고대룡. 에린이와 같은 종이야.”
담담하게 말하며 비화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발밑에 검은 수면 같은 것을 그려냈다.
동시에. 에반젤린이 놀란 얼굴로 중얼거렸다.
“언니. 설마 이 그림…….”
“그래. 고대룡 이클립스. 네 친모. 너 이클립스의 초상화가 제대로 된 게 없어서 아쉬워했잖아.”
이제 와서 친모의 존재 여부는 에린이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고대룡 이클립스에 대한 제대로 된 초상화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고대룡?
-와씨 진짜 개이쁘네.
-아니 체구가 작은데 저 성숙함 뭐냐……
-아니 그 와중에 뭔데 저렇게 순식간에 잘 그리는 거임?
-재능 미쳤네…….
그 누구도 비화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림을 잘 그리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하지 않는다.
“신경 쓰지 마. 저래 보여도 고대룡의 장로야. 용 그려준 거니까 맞지?”
“어…… 음…….”
-아니 맞긴 한데…… 폴리모프?
-생각해보니 우리 방장도 고대룡인가 그거라면서.
시청자들은 새삼 눈앞의 방송인인 에반젤린이 드래곤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자. 파일은 내버려 둘 테니 나중에 출력해서 벽에 붙여놔. 네가 엄마 아빠의 자식인 건 맞지만. 친모인 이클립스 또한 오랜 시간 널 지켜왔어.”
“언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긴. 이클립스가 아빠 죽이려고 정글을 사막으로 만들어버렸을 때도 내가 보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클립스를 눈앞에서 가장 많이 본건 데이비를 제외하면 사실상 비화였다.
“언니…….”
“마음에 들어?”
“응! 마음에 들어!”
에반젤린은 조금 전까지 그녀를 엿 먹이겠다는 의도도 잊어버린 채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했다.
“나중에 네 아빠도 그려줄게.”
“응!”
훈훈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엔 사람의 마음이 마냥 독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니. 일부에겐 상관없었다.
-그래서 비화. 영상 어떻게 된 거임? 그 게임 정말로 처음 한 거 맞음?
“이건 무슨 소리야?”
“어?”
당황한 에반젤린이 허둥지둥거렸다.
이렇게 분위기가 좋아졌는데 그게 알려졌다간 문제가 발생한다.
조회 수가 압도적인 것? 그딴 게 무슨 상관이랴. 영상을 빨리 지워야 하기에 그녀가 비화 모르게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띠링!!
영상 도네가 도착한다.
사수자리 님께서 5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영상 도네가 시작된다.
-조공입니다. 여신님.
그 말과 함께 비화의 플레이 영상이 고스란히 화면에 드러났고, 비화는 죽은 눈동자로 정확히 에반젤린을 시야에 담았다.
“야.”
“어…… 어어…….”
시선을 아래로 내리깐 채 한발 두발 물러나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