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95화
뒤에서 무언가가 에반젤린을 강하게 휘어 감는다.
“언니!!”
갑작스런 흡입력에 놀란 그녀가 소리치자 비화가 망설임 없이 돌아선다.
절대 돌아보지 말라고 하였건만.
본인은 괜찮은 것일까.
아니. 그럴 리가 없었다.
“이게 진짜!!”
비화는 자신이 돌아보았음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지 에반젤린을 휘어감은 새하얀 팔들을 빛의 날개로 모조리 끊어냈다.
하지만 더욱 많은 새하얀 손들이 그녀와 에반젤린을 휘감는다.
아무리 상위 권능을 지닌 여신이라 할지라도 저 거대 블랙홀은 오로지 프리아 여신만이 제어 가능한 것으로 존재한다.
에반젤린이 자신을 휘감은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려던 그 순간.
비화가 양손으로 에반젤린의 양 뺨을 강하게 붙잡고 시선을 마주했다.
“에린아.”
“어…….”
“이대로 나가. 언니가 막아줄게.”
“무슨 소리를…… 그럼 언니는…… 내가 나가면 언니는 어떻게 되는데!”
그녀의 외침에 비화는 빙그레 웃으며 전신에 신력을 퍼뜨렸다.
“나 못 믿어? 이래 보여도 여신이야.”
화아아악!!
동시에 엄청난 흡입력이 에반젤린을 당기며 그녀를 균열 경계 저편으로 내던져버렸다.
경계 밖으로 나온 이상 돌아보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황급히 돌아본 그 순간 보인 것은 새하얀 팔에 휘감겨 그대로 끌려들어 가고 있는 비화의 모습이었다.
“아…… 안 돼!!”
다급히 외친 그녀가 다시 들어가려 하지만 비화는 웃는 얼굴로 손을 휘저었고 그대로 균열을 강제로 닫아버렸다.
“아…….”
멍하니 그 꼴을 보고 있던 에반젤린의 눈동자가 천천히 떨리기 시작했다.
지금 자신을 구하려다가 본인이 끌려간 것일까.
아무 걱정 안 하기는 무슨. 이대로면 비화가 희생한 참이 아니던가.
비화에게 사과하고 자신이 심했다고 말하려고 이곳까지 왔다.
데이비는 달가워하지 않는 듯 보였지만 그는 그녀를 데리고 이곳으로 왔다.
처음 느껴보는 기이한 격류. 생각지도 못한 압력에 그의 경고를 잊고 손을 놓쳐버리고 만 것도 자신의 잘못인데. 그런 실수로 인해 비화가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그녀는 넋이 나간 것처럼 경계를 천천히 두드렸다.
“안 돼…… 안 돼…….”
사고라는 것은 본래 갑작스레 찾아오는 법이다.
툭…… 툭…… 툭…….
멍하니 경계를 두드리던 그녀의 동공이 일순간 세로로 찢어졌다.
헤츨링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고룡급들조차 흉내 내지 못할 폭발적인 피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녀의 주먹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다.
“문 열어…… 문 열라고!!”
그리고는 미친 듯이 주먹으로 경계를 두드렸다.
“우리 언니야 돌려내 이 개X끼야!!”
엉엉 울며 소리치는 그녀의 거친 주먹질에도 경계는 쉬이 부서지지 않았다.
그럴수록 그녀의 힘은 더더욱 강해져만 갔다.
쩌적…… 쩍…….
이윽고. 막대한 힘에 점차 경계에 무리가 가려던 그 순간.
쩌정!!
갑자기 공간이 열리며 추욱 늘어진 비화와 그녀를 안고 있는 데이비가 나타난다.
“어?”
“왜 빨리 안 와요. 진짜 얼마나 쫄았는데.”
“야 인마, 이게 이렇게 꺼내는 게 쉬운 줄 알아?”
투닥거리며 나타난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는 에반젤린의 기척에, 고개를 돌린 데이비가 피식 웃는다.
“쟤 운다.”
“아빠 그러다가 정말로 미움받아요. 됐으니 슬슬 내려줘요.”
데이비에게서 내려온 비화는 피곤한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그대로 에반젤린을 끌어안았다.
“걱정 말랬지? 너 그렇게 혼자 떨어지고 아빠가 그냥 뒀을 리가 없잖아.”
“어떻게?”
분명 프리아 여신이 아니면 제어가 안 된다고 했을 텐데.
그 말에 비화가 쓰게 웃었다.
“제어는 안 되지만.”
강제로 진입해서 끄집어내는 터프한 짓거리는 가능한 모양이었다.
“그거…… 원래 가능해요?”
“여신님의 가호만 있으면. 그 정도는 가능하지.”
데이비가 천천히 다가와 에반젤린에게 손을 뻗자, 에반젤린은 혼이 날까 두려워 눈을 감았다.
“많이 무서웠지? 늦어서 미안해.”
“…….”
울먹거리는 얼굴로 고개를 들자 비화가 피식 웃었다.
“쟤 또 운다.”
“조용히 해!!”
물론, 한마디로 분위기가 개박살 나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 * *
결과적으로 비화와 화해에 성공한 만큼 성역으로 다시 갈 이유는 사라졌다.
데이비가 비집고 들어가 비화를 끌어내 온 덕분에 공간에 큰 무리가 갔지만, 프리아 여신이 진입하고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고 하더라.
“네 덕이야.”
데이비의 설명에 따르면 에반젤린도 엄청나게 운이 좋았다고 하는 모양이었다.
비화가 곧바로 그녀를 찾아낸 것은 물론, 일이 커지기 전에 수습했으니까.
그런 운에 따른 요소는 역시 레인보우 슬라임을 만들어내는 블랙슬라임이 그 영향을 준 게 아닐까 싶었다.
꿀럭꿀럭 거리며 흐물대는 블랙슬라임에게 사탕 하나를 먹여준 에반젤린은 방송을 켰다.
-방장. 오늘 기분 좋아 보이네.
“그렇죠? 오늘은 게임을 할 거예요. 전에 보던 게임 스토리 마저 다 보죠.”
-콜.
-ㅇㅋㄷㅋ
-그림 보고 싶은데…….
일부는 좋아하지만, 일부는 그녀가 그리는 그림을 보고 싶어 했다.
이에 에반젤린은 기다렸다는 듯 캔버스와 붓을 챙겼다.
“다만 게임을 하기 전에 그림 한 장만 그릴게요.”
그리 말한 그녀는 붓을 망설임 없이 하얀 캔버스 위에 흩뿌렸다.
-오늘은 캔버스네?
“이게 더 느낌 있죠?”
-하긴. 컴퓨터로 하면 본래 개성이 좀 많이 죽는 느낌이기도 했음.
그림이 잘 보이게 카메라를 조정한 뒤 그녀는 빠르게 그림을 그려 내려갔다.
시청자들은 처음 이게 대체 무엇을 그린 그림인지 의아해했지만 이내 여기저기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
-이거 뭐임? 방장임?
-저건 우리 여신님 같은데?
그림은 거대한 흑백의 블랙홀에서 뻗어져 나온 기이한 흰 팔들이 에반젤린을 휘감아 빨아당기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향해 손을 뻗어 구해내고 있는 비화의 모습이기도 했다.
-그림 진짜 몽환적이긴 한데. 좀 섬뜩하다. 대체 콘셉트가 뭐임?
-너무 사실적인데? ㅋㅋㅋㅋ 티오니스에 저런 게 있음?
“비밀.”
그때였다.
-혹시 그 그림, 팔 생각 있습니까?
“이걸요?”
-네. 제 마음에 강하게 틀어박힌 느낌이 있습니다. 혹시 생각이 있으시다면 제가 비싼 값에 사들이겠습니다.
실제로 에반젤린이 캔버스에 그리는 그림 중 일부를 사 간 사람은 분명 있었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에반젤린의 독특한 드로잉을 좋아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는 모양이기도 했다.
“음…… 방송 중에는 따로 그런 걸 하지 않아요. 나중에 생각이 있으면 채널에 게시할게요.”
다만 이런 이들 한 명이 나올 때마다 에반젤린의 지갑이 두둑해지기 때문에 기분은 좋지만, 그녀는 지금 방송 중이라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고 적정선에서 쳐냈다.
-그래서 방장. 저 그림은 제목이 뭐임.
-아니 귀신도 아닌데 묘하게 섬찟한 게 보고 있으면 진짜 개 무섭네 ㅋㅋㅋ
-뭔지 설명 좀 ㅋㅋㅋ
“음…… 제목은 차원 분쇄기라고 짓죠.”
-방장이 끌려갈 뻔한 거임?
-아니 그림 제목 한번 살벌하네 ㅋㅋㅋ
“에이 뭐, 새삼스레. 이런 그림 한두 번 그린 줄 알아요?”
-그거 암? 방장 이쪽 업계에서 코즈믹 크리처랑 드래곤 그림의 천재로 불리고 있음.
“엥?”
물론, 그동안 용 그림이나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 기괴한 그림들을 많이 그린 바 있었고, 그중 극히 일부만을 내놓긴 했지만 고작해야 얼마 되지도 않은 그림쟁이의 그림을 그렇게 사들이는 사람이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저는 일개 스트리머인데요.”
-스트리머 이전에 방장 그림은 볼 때마다 세게 박히는 그게 있음.
“아…….”
시청자들의 설명에 에반젤린은 자신의 그림이 유별나게 특별한 감정이 들게 만드는 이유를 깨달았다.
정신계 드래곤.
그녀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면서 그 안에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는 것이다.
학계에선 그녀의 그림에서만 유별나게 드는 그런 묘한 느낌에 갑론을박이 펼쳐졌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는 그림에 자신의 감정을 담았고, 그 감정이 그녀의 특수한 힘에 의해 그림을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감정이 들게 만든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 범위는 단순 눈으로 보는 걸 넘어 전자장비를 통한 것으로도 느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있었다.
물론, 미리 남겨놓은 사진을 보는 것은 효과가 없었지만 말이다.
혹자들은 그림을 그릴 때 온전히 드로잉 기법 말고 다른 것으로 감각을 주는 건 사도라 말하지만, 어차피 그림을 평가하는 이들의 말 같은 건 그녀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실제로 그녀의 그림을 사는 데 성공했던 극히 일부는 그녀의 그림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강한 감정 여파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니 말이다.
차원 분쇄기에서 느껴진 감정은 블랙홀에 대한 코즈믹한 두려움. 그리고, 그녀를 구하러 온 비화를 향한 안도감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드래곤 그림을 보고 그렇게 반응한 거였구나.”
새삼 왜 미친 용 성애자들이 튀어나왔는지 깨달은 그녀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됐고 게임이나 하죠. 오늘 할 게임은 광산 크래프트에요.”
-??
-그 바튜바들인가 뭔가가 하는 그거 말하는 건가?
요란 법석을 띠는 채팅창을 보며 에반젤린이 빙그레 웃었다.
“뭐 직접 만드는 건 아니구요. 사실 건축을 엄청 잘하시는 분과 합방을 하게 되었거든요.”
-???
-그래서 누군데.
건축 잘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그 의아함 속에서 에반젤린이 기대감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일몰]이라는 분인데. 엄청 콘셉트 건축을 잘하신대요. 원하는 건축물이 있냐고 하시길래. 제 본체를 만들어달라고 했었는데. 여러분, 나 광산 크래프트 처음 해보거든요? 영상은 많이 봤는데. 자유도가 엄청나다면서요?”
-일……몰이라면…….
-음…….
“왜 그래요?”
-도망가…… 그X은 또X이야.
-그……X.
-근데 일몰 그X 합방 자신 있나? 이거 잘못하면 채널 폭파 각인데? ㅋㅋㅋ
여론이 좋지 않다. 일몰이라는 스트리머와 대화해본 바로는 제법 괜찮은 여성이었던 것 같은데.
의아해하지만 합방을 약속한 시점에서 그걸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
이에 에반젤린은 의아해하면서도 합방을 개시했다.
일몰이라는 닉네임을 지닌 여성 유저는 제법 좋은 입담으로 에반젤린과 금방 친해졌고 에반젤린도 제법 편안하게 합방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짬에서 흘러나오는 바이브라고 해야 할까.
일몰이 초대한 광산 크래프트 게임 맵에 들어서자 놀라우리만치 정교하면서도 잘 만들어진 테마파크가 보였다.
“오오…….”
-이제부터 하나씩 하나씩 다 보여줄 테니까 길 안 잃게 잘 따라와요. 양이 많아서 잘못하면 길 잃어요.
그녀의 설명에 에반젤린은 직접 보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녀가 만든 테마파크는 제법 놀라우리만치 눈을 즐겁게 했다. 그녀는 칼같이 이곳저곳을 보여주며 투어를 진행했고, 그중에는 에반젤린의 본체였던 드래곤의 모습까지 묘사해낸 거대 조각상을 보고 아이처럼 탄성을 흘렸다.
“세상에! 개 쩔어!”
눈을 반짝거리며 그녀가 발을 동동 굴렀다.
“신기하네요! 어떻게 이렇게 만든 거예요?!”
-십 년 넘게 이 짓만 하면 늘 수밖에 없어요.
“엄청 노가다하셨을 거 같은데.”
“익숙해서요.”
키득거리는 일몰의 대답에 에반젤린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시청자들을 가차 없이 깠다.
“이렇게 잘 만드는 사람인데 왜 도망치라고 한 거야. 여러분들 싸이코에요?”
-네?
“아뇨. 여기 오기 전에 시청자들이 가지 말라고 도망치라고 소리쳐서요.”
-흐음…….
묘한 탄성을 흘리는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아. 걱정 말아요. 저는 직접 보고 판단하는 편이라. 일몰 님 실력이 대단한 건 알겠네요! 다음에 투어하시면 다른 사람도 데려갈게요!”
-아…… 그래 주면 고맙죠! 투어마저 진행하기 전에 잠시 전화 좀 받아도 될까요? 급한 전화라.
일몰의 말에 에반젤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편하게 다녀오세요.”
그녀의 캐릭터가 잠수상태에 들어가자 에반젤린은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탄성을 흘렸다.
“우와…… 신기하다. 이거 블록 하나하나 직접 놓은 거 아니야?”
광산 크래프트가 꽤 유명한 게임이기에 뭐가 그리 대단한가 했더니. 대단한 게 맞았다.
그러던 중 에반젤린의 시야에 기묘한 블록이 보였다.
엄청나게 거슬리는 블록은 주변의 분위기가 너무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네. 이거 하나만 없어도 엄청 깔끔할 거 같은데 왜 이런걸 붙여놓은 거지?”
그녀는 장난스레 좌클릭을 누르며 블록을 건드렸다.
툭!!
그러자 블록이 부숴지며 그 안에 있는 스위치가 드러났다.
“엉?”
의아한 표정으로 스위치를 툭 하고 눌러보는 그녀였다.
호기심은 고양이도 죽인다고 했던가.
그녀는 버튼이 눌리기가 무섭게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나자 눈을 반짝였다.
“아! 다음 투어 장소구나! 먼저 가면 안 되겠지만…… 살짝만 봐도 괜찮겠죠? 나 지금 엄청 기대돼!”
그녀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소리치자 시청자들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앗! 아…….
-거긴가면 안 돼!
-안 돼!
“싫거든요? 내가 다시는 여러분들 말 믿나 봐. 이상하니 뭐니 하는데 봐요. 이상한 게 어딨어. 진짜 끝내주게 예쁜 테마파크잖아.”
그렇게 말하며 아래로 향하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간다.
콧노래를 부르며 주르륵 내려갔을까.
그녀는 지하에 펼쳐진 위쪽 테마파크와 비견되는 거대한 규모의 공간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그 반짝임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
저도 모르게 그녀의 입에서 의문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스트리머 일몰.
여성 스트리머이지만 보기 드물게 남녀 모두에게 또X이같은 X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존재.
-세상에. 이상하리만치 멀쩡하더니. 위에 있는 거 다 아래로 숨겼었구나…….
-조졌다…….
-애 울겠네…….
그녀의 테마파크 투어는 경이적이게도 아름다움과 지독한 X드립으로 가득한 혼돈 그 자체였다.
실제로 수많은 스트리머가 이 사실을 모르고 진입했다가 피를 토하곤 했고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몰도 에반젤린의 특수한 케이스만큼은 미친 짓을 저지를 수 없다고 판단했고, 문제가 될만한 구조물은 죄다 지하에 숨긴 것이다.
그리고 에반젤린은 놀랍게도 그것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아…….”
그녀의 입에서 짧은 단말마 같은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눈 앞에 펼쳐진 거대한 잔재들을 멍하니 바라보았고, 이내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저거…… 뭐야? 내가 그린 용 중에 하나잖아…… 대체 저게 왜 저러고 있는 건데?!”
그녀의 외침과 동시에. 전화를 받고 소식을 전해들 었는지 황급히 돌아온 일몰의 외침이 들려온다.
-에반젤린 씨! 거기 들어가면 안…… 아…….
그녀도 늦었음을 깨달았고 굳어버렸다.
에반젤린은 결국 울먹거리다가 소리쳤다.
“으아앙!! 언니이이이!”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게임을 종료해버린 뒤 방송을 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