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03화
사람이 부끄러운 것을 제일 들키기 싫어하는 존재가 누구일까.
생면부지의 남? 철천지원수?
아니. 가장 부끄러운 것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다.
“으아아아아악! 끼아아아악!”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구르는 에반젤린을 보며 비화가 황당하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저기…… 얘 왜 이래?”
-ㅋㅋㅋㅋㅋㅋㅋ
-이불킥 각 ㅋㅋㅋ
-쪽팔리쥬?
“헛소리하지 마! 누가 우리 에린이를 부끄럽게 만들어! 괜찮아 에린아. 행위예술이라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야. 무, 물론 내 취향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다른 걸 했으면 싶다만.”
“그만……그만해줘. 제발…….”
-ㅋㅋㅋ
-거의 말려 죽이네 ㅋㅋ
-확인사살 킬 각 확실하네ㅋㅋㅋㅋㅋ
-저렇게 잔인한 거 보면 자매가 맞다!
에반젤린은 결국 바닷가에 축 늘어진 미역 줄기마냥 추욱 늘어졌다.
한참을 기다려도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은 탓에 비화는 한숨을 내쉬며 에반젤린을 대신하여 방송을 진행해주었다.
“자…… 음……. 좋아. 우선 어떤 게임인지 설명해줄게. 아. 존대해야 하나?”
-그냥 하던 대로 ㄱㄱ
-그게 더 어울림.
-으데 여신님에게 존대를 받으려 들어! 에잉 쯧쯔.
“아…… 뭐 그래. 원하면 편하게 말할게. 우선 게임 자체는 간단해.”
그녀가 손짓으로 허공을 그어 내리자 작은 문이 하나 생겨났다.
동시에 추욱 늘어져 있던 에반젤린의 시선이 흘끗 향한다.
문 너머엔 밀리터리 덕후들이 보면 경악하며 환호성을 질러댈 만큼의 방대한 무기들이 벽면에 걸려있는 게 보인다.
“FPS…….”
“간단해. 최대 4인까지 해서 목적지에 진입. 돌파, 혹은 잠입을 통해 미션을 완수하는 거지. 준비된 미션에 상황만 300가지가 넘어.”
-???? 300개요?
-뭔데 그렇게 많음?
“금방 끝나면 질리잖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ㅋㅋㅋ 무슨 10년 치 게임 분량을 한 번에 보여 주려 하나 ㅋㅋㅋ
“참고로. 현실에 있을법한 상황들을 넣어둔 거야. 짧은 것도 있지만 긴 것도 있지. 난이도 조절도 가능한데……본래라면 하위 미션을 통해 아이템을 파밍 하는 식으로 난이도를 올려야 하지만…….”
“광고라면서. 그냥 최종난이도로 달리게?”
“그래. 원하는 대로 골라.”
그 말에 에반젤린은 벽면에 걸린 수많은 총기들을 바라본다. 물론, 그녀가 아는 총이라고 해봐야 FPS에서 간간이 볼 수 있는 총기류가 대부분이었다.
“이거 막 개조도 되는 거야?”
“저기. 네 입맛대로 골라. 다만 너무 많이 달면 네 행동이 느려지거나 하는 페널티가 있거나 적에게 유리한 것들이 있으니 필요한 것만 골라.”
그렇게 말하자 에반젤린은 가장 근처에 있던 돌격소총 하나를 집어 들었고 그 외에 작은 권총 하나와 방탄조끼를 몸에 채웠다.
손을 가져다 대면 자연스레 착용 방법이 설명으로 떴기에 문제는 없었다.
-와…… 택티컬 뽕 차오른다.
-미친 나도 하고 싶어!!!
-4인이라매!! 4인이라매!!! 두 명은?! 두 명은!!!
“자자 우선 한두 번만 해보고 시청자 참여를 하든지 해볼게요.”
적당한 복장과 방탄조끼 그 외에 총기, 나이프 수류탄까지 모두 챙긴 에반젤린은 시청자들과 머리를 굴렸다.
“여기선 도트사이트로? 아니면 고배율?”
-홀로그램이 진리지;;
-아니 고배율을 끼면 조준은 어떻게 할 건데 ㅋㅋㅋ
“이거 생각보다 복잡하네……. 처음 하는 사람은 엄청 헤매겠다.”
-응 애초에 그렇게 장비 지원 안 해줘~
“저기 언니 처음 시작하면 주는 총…… 아니 뭘 들고 있는 거야?”
당황한 에반젤린은 비화가 들고 있는 무기를 보며 벙찐 얼굴을 했다.
그녀는 등에는 거대한 저격 총을, 그리고 양손에는…….
키이이이잉!!!
“끝내주지? 대화라는 이름도 붙여줬어.”
미니건이 쥐어져 있었다.
“특수부대라며. 다 때려 부수려고 작정했어?”
“응. 요즘 후배가 참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해서. 스트레스 좀 풀어야 할 거 같아서.”
“…….”
넬타리드에게 애도를 표한 에반젤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 편한 대로 해. 그런데 이거 hp 개념은 있어?”
“조금은 있지. 다만 지금 난이도는 방탄복을 제외하고 한두 방에 죽는 수준이니까 적당히 사려.”
밀덕 뽕에 잔뜩 취한 시청자들의 요청에 커스텀까지 마친 에반젤린은 적당히 과녁에 총을 몇 번 쏴보았다.
실제 총기를 만져볼 일은 거의 없지만 가상현실에서 FPS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기본적인 조작법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이윽고 준비를 마치기가 무섭게 헬기가 준비된 곳으로 향한다.
“헬기 타고 가는 거야?”
“아니 우린 저거 탈 거야.”
비화는 그 옆에 있는 강하용 수송기를 가리켰다.
“설마…….”
“스카이다이빙 해야지?”
“그건 재밌겠다.”
어린 소녀들이 나눌 대화치고는 굉장히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수송기에 오르기가 무섭게 NPC로 보이는 장교가 그녀들을 맞이했다.
-어서 오게. 준비가 되었다면 곧바로 브리핑을 시작하지.
“그래.”
-목적지는 베카도 섬에 있는 연구시설이다. 본래 극비에 실험을 하는 곳이지만 그곳에 테러리스트가 잠입하면서 생체병기까지 돌아다니는 최악의 상황이 되었다. 우선적인 목표는 연구시설에 있는 박사 레이킴을 찾아 보호하고 데리고 나오는 것이다.
NPC는 추가로 전문적인 느낌을 풍기며 이런저런 브리핑을 해댔지만 사실 밀리터리에 큰 관심이 없는 에반젤린은 듣는 둥 마는 둥 대충대충 떠넘겼다.
-슬슬 작전지역이다. 강하준비를 하도록.
그 말을 끝으로 NPC는 마치 인형처럼 침묵했다.
“저 NPC는 자율의사가 없어?”
“어지간해선 없어. 자율의사가 들어가면 복잡해지니까. 자. 슬슬 가자.”
“아니 대체 이런 건 언제 만든 거래?”
“이쪽도 사정이 있으니까 불평하지 마.”
그 말을 끝으로 비화가 먼저 그대로 뛰어내려 버리자 에반젤린은 멍하니 아래를 내려다본다.
-와…… 실제로 해보면 쫄리겠네…….
-이거 꼭 강하용 수송기 타야 하는 거임?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못 하겠네.
“나도 모르죠. 보아하니 진입 방식에 선택이 가능한 거 같은데. 언니가 스릴을 좋아하나 보죠. 뭐.”
솔직히 에반젤린이나 비화에게 이게 스릴이라 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말이다.
“자 그럼 뛰어내릴게요.”
-와 노빠꾸 ㅋㅋㅋ
-아니 드래곤이 하늘을 나는데 강하가 쫄리겠냐고 ㅋㅋㅋ
-미친 ㅋㅋㅋ 야수의 심장이야 뭐야 ㅋㅋ
보기만 해도 아찔한 창공에서 뛰어내린 에반젤린은 빠르게 비화가 있는 곳까지 낙하했고 그녀를 따라 낙하산을 타고 인적이 드문 지형에 도달했다.
“그런데 여기 맵도 모르는데 어떻게 진입해? 문은 어디 있고?”
그 질문에 비화는 파우치에서 작은 패드 같은 것을 꺼내 들었다.
“밀리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뭘 좋아 할지 몰라서 말이야.”
그녀는 패드를 벽면에 붙였고 에반젤린에게 말한다.
“무전 잘 듣고. 열리자마자 보이는 대로 다 쏴버려.”
그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그녀였다.
다만 비화는 거리낌 없이 손에 든 격발장치를 당긴다.
“브리칭!!”
치이이이이이익!! 콰아아앙!!!
동시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벽면에 엄청난 빛이 터져 나오더니 그대로 폭발하며 벽면을 날려버렸다.
철컥! 키이이이잉!!!
동시에 깜짝 놀란 에반젤린은 비화를 따라 총구를 안쪽으로 겨누었고 인간인지 괴물인지 모르게 변화되어버린 존재들을 향해 그대로 방아쇠를 당겨 총알을 박아넣었다.
드드드드드드득!!!
타다다다다당!!!
“탄 아껴! 이거 탄 무한 아니니까!”
순식간에 보이는 괴물들을 쓸어버린 비화는 잔해더미 속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런 비화를 따라가며 에반젤린이 물었다.
“저기 이거 벽 날리는 거 말이야.”
“응?”
“저기 말고도 돼?”
“사실상 된다 싶으면 다 된다고 보면 돼.”
즉. 다른 FPS와 달리 이 미친 디테일을 지닌 게임은 원하는 대로 접근하고 원하는 대로 진입하며, 원하는 대로 전장을 바꿔버릴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래도 화학물질 연쇄반응 일으키거나 그러진 마. 전장 전체가 불바다가 되면 미션도 실패할 테니.”
어쩐지. 제법 재미있어 보인다고 생각되는 에린이였다.
-미친 자유도 제정신이냐 ㅋㅋㅋㅋ
-보통 특수부대형 FPS도 이 정도까진 아닌데?
-와씨 ㅋㅋㅋ 밀덕들 뽕 차오르는 소리 들린닼ㅋ
이윽고 안쪽에서 굉음을 듣고 몰려나온 테러리스트들의 탄환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비화와 에반젤린은 반사적으로 주변 지형에 몸을 엄폐했다.
“엄마야…….”
“많이도 쏴대네.”
벌집으로 만들어버릴 기세로 미친 듯이 쏟아지는 탄환 세례 속에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엄폐하고 있던 두 사람은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저거 어떻게 뚫어?”
“어떻게 뚫긴. 이거 던져.”
비화가 수류탄이 잔뜩 달린 벨트를 던져준다.
보통 수류탄을 이렇게 무더기로 던질 수 있었던가.
“에라 모르겠다.”
이에 에반젤린은 핀을 한꺼번에 당겨 뽑아버린 뒤 팔만 내밀어 그것을 적들이 있는 방향으로 내던진다.
-으악!! 수류탄!!
-피해!!
이윽고 상대측의 비명성이 섞인 외침이 터져 나왔고 총성도 한순간 멎었다.
그리고. 그 틈을 잊지 않은 비화는 그대로 미니건을 들어 올린 뒤 배시시 웃는다.
“대화하자 이것들아!”
드르르르르륵!!!
가히 천재지변에 가까운 탄환 세례가 적들을 향해 쏟아지자 에반젤린은 망설임 없이 몸을 낮춘 뒤 빠르게 적들을 향해 파고들었다.
다만 그녀의 손엔 총기가 들려있지 않았다.
대신 일반 나이프보다 조금 큰 쿠크리형 나이프 하나만 쥐어져 있다.
당연히 미련한 짓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에반젤린의 행동 보정이 고스란히 들어온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비록 오러 블레이드를 뽑아내진 못할지라도. 기존의 검술 실력은 흔히 영화에서나 볼법한 경이적인 움직임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탄을 피해내거나 방탄복 부분으로 막아내며 파고들어 육탄적으로 그들을 모조리 썰어낸다.
그들의 몸을 잡아 방패 삼기도 하고 상대의 나이프를 빼앗아 킬을 올리기도 했다.
그 와중에 에반젤린의 뒤를 점한 것들은 모조리 비화의 미니건에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으아악!”
“이…… 이런 미친!”
“괴물!”
탄환의 궤적을 예측하고 피해 내버리며 마치 곡예를 하듯 적들 사이를 종횡무진 베어 넘겨버리는 에반젤린이었다.
당연히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저게 도대체 사람의 피지컬로 가능한가 싶은 모습이었기에 열광했지만, 에반젤린의 표정은 미묘했다.
“생각보다 엄청 느려진 기분이야.”
실제로 그녀의 방탄복엔 피탄의 흔적이 여럿 보였다.
“일반인에 비하면 굉장히 튼튼하고 날렵하지만 네 기준으로 치면 좀 그렇지. 밸런스라는 게 있는데.”
“그런가?”
“특수부대 설정이 하이퍼 솔저라 그나마 이런 게 되는 거야. 어때? 재미는 있어?”
“흐음…… 나쁘진 않은 거 같아.”
NPC로부터 무전이 들려온다. 향후 브리핑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에반젤린은 듣지 않았다. 조금 전부터 비화의 행동에서 묘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시청자들의 열광을 이용하는듯한 느낌.
실제로 에반젤린의 피지컬도 상당했지만, 비화는 가히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이게 겉보기엔 쉬워 보이는데…….
-둘이 호흡 잘 맞네 진짜 ㅋㅋ
-왜 님들만 해! 우리도 하게 해줘!
FPS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아우성이 점점 짙어진다.
그럴수록 에반젤린은 묘한 기시감을 느껴야 했다.
비화가 게임을 만드는 건 그녀의 권능인 조율을 더 원활하게 순환시킬 수단인 것도 있지만 에반젤린이 느끼기에 이건 단순히 흥미나 권능 때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죄송한데 잠시만 마이크 끌게요.”
-???
-??
당황하는 시청자들을 뒤로한 채 에반젤린은 시쳇더미에서 탄을 수급하고 있는 비화에게 물었다.
“언니. 무슨 생각이야?”
“응? 무슨 생각이냐니?”
“이거 말이야. 단순히 권능이나 재미를 위해서 만든 거 아니지?”
“맞아.”
담담하게 대답하는 그녀였다.
“뭐 때문에?”
“에린이 너, 그림을 그려서 전시회 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강화되었는지 알아?”
“그거야…….”
“막대한 정신 에너지가 모여들었어. 그것도 전혀 부작용이 없는 에너지가 선순환했지. 네 덕에 지구는 엄청나게 좋은 영향을 받은 거야.”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인가.
이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재차 물었다.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무슨 상관이기는. 말했잖아.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가 생겨나고 순환한다고. 네가 가지고 있는 붉은 보석. 블랙 슬라임의 보석.”
“어?”
“그거, 힘이 고갈되어있는 것처럼 속이 텅 빈 느낌을 받아서 말이야. 한번 좋은 에너지로 채워보면 어떨까 해서.”
즉. 에반젤린과 비화가 이 게임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공감과 몰입을 끌어냄으로써 방대한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수급하고. 그걸 에반젤린이 가지고 있는 검둥이의 사체(?) 아니 검둥이의 유품에 밀어 넣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언니. 검둥이는 죽었잖아…….”
“그래. 죽었지. 그런데 에린아. 검둥이가 죽으면서 네게 남긴 그 유품이 뭘 의미하는지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일반적으론 불가능해? 그 정도의 힘이면 언니도 가능할 거 아니야?”
“정확하게 말해서 이런 방식을 찾은 건 네 전시회가 만든 순환에너지가 보석에 스며드는 걸 보고 판단한 거야. 검둥이의 유품. 그 보석은 네가 사람들의 어떤 감정을 짙게 끌어냈을 때. 그게 곁에 있을 때. 소량이지만 조금씩 흡수했어.”
일반적인 마나, 사령 마나, 신성력. 신력 그 어떤 것도 거부했으면서 오로지 에반젤린이 직접 유도하여 만들어낸 에너지가 근처에서 발생했을 때 흡수한다.
“너. 프랑스 전시회에 참석했던 그 날. 그 유품 가져갔지?”
“응.”
“그래서 만들어낸 거야. 이 가상공간은 시청자들과 네 거리를 극도로 가깝게 유도해놨어. 그러니까 네가 여기서 사람들의 관심이나 몰입을 끌어내서 정신 에너지를 증폭시키면 그 대부분의 힘이 유품에 스며들 수 있다는 거지.”
확실하진 않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했다.
“그럼…… 뭘 하면 되는 거지?”
“평소처럼 해. 내가 도와줄 테니.”
자신은 검둥이가 죽은 이후로 울기만 하고 유품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건만. 비화는 자기 일이 아님에도 그것을 계속 신경 써왔던 모양이었다.
“고마워.”
그 마음 씀씀이에 절로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자 그럼 마저 해볼까? 첫 미션이라 난이도는 제법 쉬울 거야.”
비화의 말에 에반젤린은 폴리곤 덩어리가 되어 흩어진 적들을 스윽 훑고는 쿠크리 단검을 납도했다.
그리고는 돌격소총을 손에 쥐고 음소거 해둔 마이크를 다시 활성화했다.
“자! 여러분 다시 쭉쭉 가볼게요! 미션의 텀이 막 길진 않으니까. 한판 끝날 때마다 시청자분 두 분씩 랜덤으로 추첨해서 같이 할게요.”
이 행동이 검둥이의 유품의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면 에반젤린으로써도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