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화 〉58화 - 습격자
“아이러니한 일이군.”
머리 터진 몸뚱이를 내려보며 곽태우가 중얼거렸다. 의심도 없이 포스트잇을 읽다니. 역시 아직은 경험 부족이란 것일까.
미래엔 입밖에 함부로 상태창이라 내뱉는 것이 금기였다. 마인과 협력해 인간의 상식을 배운 악마는 교활하게도 시야가 가려진 틈을 노려 기습을 가하곤 했으니. 대부분의 경우 방심은 죽음과 직결된다. 지금처럼.
한때 신재혁의 머리가 있었던 상처 부위에서 혈액이 콸콸 쏟아졌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아티팩트와 성물을 잔뜩 모아왔는데 전혀 필요가 없었다. 고작 클레이모어 한 방이라니. 인류 멸망의 위기에서 희망의 등불이었던 S급 헌터들을 참살하고 전 세계를 두려움에 몰아넣은 마인의 최후라기엔 허무하다 못해 비참하기까지 했다.
이 기법이 유명해진 계기가 암흑기사가 S급 뇌전술사인제우스를 암살한 것임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제아무리 암흑기사라 한들 한껏 처음 당하는 전술에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겠지.
‘하… 마침내, 녀석을.'
인류에가장 위협적인 마인 중 하나를처리했다는 안도감, 차은경의 복수를 완수했다는 허탈한 후련함이 복잡하게 얼굴에 뒤섞였다. 하지만 쉴 새 없는 격전에 익숙한 인류 최후의 생존자답게 곽태우는 금세 평정심을 찾았다.
‘곧 폭발음 신고에 경찰이 몰려올 거다…. 그전에 시체를 처리하고 빠져나가야-’
시체에 눈을 돌린 곽태우의 얼굴이 굳었다.
‘-?!’
시체가 재생하고 있었다. 바닥에 흩어진 피가 다시 머리 주위로 뭉쳤고, 살과 근육이 두개골 위에 엮이며 진피를 이루었다. 그리고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 안구는 벌써 반 이상 재생을 완료한 채였다.
“어떻게-?”
반사적으로 터져 나온 목소리는 흡사 비명과도 같았다. 이번만큼은 곽태우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 예상외의 사태였다. 머리가 터졌는데 재생? 이런 게 가능하다는 정보는 들은 적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다. 여태 암흑기사의 머리를 터뜨려 본 사람이 없었을 테니…. 설령 있더라도 곧장 살해당했을 것이다.
당황한 와중에도 곽태우는 행동을 개시했다.
‘이대로 가면 완전히 재생이 끝난다! 그 전에 막아야 해!’
곽태우가 왼손에 낀 은반지를 쓰다듬었다. 사용자의 마나를 인식한 아티팩트가 아공간을 열고 사용자가 바라는 물건을 꺼냈다.
딸랑-
곽태우가 허공에서 튀어나온 탈리스만을 쥐고 흔들었다. 청명한 종소리가 울리며 탈리스만이 은은한 황금빛으로 빛났다. 직후 곽태우가 심히 당황했다. 암흑기사의 재생이 멈추지를 않았다.
‘뭐! 마기를 억누르는 성물이 효과가 없어? 아직 타락하기 전인가? 그렇다면 다른 아티팩트를-!’
그때 신재혁은 반쯤 흐린 의식으로 생각했다. 뭐지? 시야가 흐리다. 습격인가? 위기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생에도 머리가 날아간 적이종종 있었기에 지금이 딱 그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판단은 빨랐다. 무기를 쥐어야 한다.
“으아아아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강제로 움직였다. 곽태우도 반쯤 시체나 다름없는 좀비가 벌떡 일어서서 돌진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 갑작스러운 행동을 반격이라 이해한 곽태우가 몸을 훌쩍 뒤로 물렸다. 그러나 신재혁의 행동은 반격이 아니었다.
무기를 보관한 짐 상자를 덮치듯이 달려든 신재혁은 상자를 찢어발기고 양손에 창과 투구를 쥐었다. 창으로 상대를 견제하는 틈을 타 빠르게 투구를 썼다. 재생 중인 머리를 보호하려는 의도였다. 시간을 벌고자 신재혁이 외쳤다.
“누-구냐-! 왜 나를 습격했지이-?!”
너덜너덜한 입술사이로 발음이 샜다. 다행히 뇌는 어느 정도 수복을 완료했는지 생각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문 위의 포스트잇은? 명백히 저놈의 짓. 나를 노렸나? 포스트잇에 쓰인 문자는 한글이었고, 그 단어도 공교롭게 ‘상태창’이었다. 이 호텔에 머무는 한국인이자 각성자가 몇이나 될까. 그 말인즉슨? 놈은 자신을 핀포인트로 노린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 가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어째서 자신에게 암살자가?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에게서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신재혁이 의문과 경계를 담아 상대방을 노려봤다.
‘습격 직전에도, 지금도 품속의 파마의 단검이 반응하지 않는다. 상대는 악마나 마인이 아니야. 그럼 누구지?’
신재혁이 습격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시각 정보가 눈으로 들어오는가 싶더니, 뿌옇게 흩어졌다.
‘뭐야? 보고 있는데 보이지 않는 느낌…. 아주 집중하지 않으면 위화감도 느껴지지 않고.’
기이한 감각에 신재혁이 눈을 찌푸렸다. 자세히 보려할수록 상대의 이목구비가 흐릿하게 뭉게지며 의식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분명 눈은 재생을 완료했는데.
신재혁은 그 현상이 곽태우가 낀 ‘인식 저해의 반지’ 때문임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더 고민하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 유용한 능력이 있었으니.
신재혁이 눈에 마나를 집중했다. 통찰안이 상대의 상태창을 표시해줬다.
「===
《이름》 곽태우
《레벨》 457
《위업》
<필리아>
<벌레 학살자>
<성배기사>
<여섯 번째 하늘을 기억하는 자>
===」
‘곽태우? 젓가락 살인마 곽태우! 그가 왜 뉴욕에? 그리고 왜 나를?’
예상치 못한 정체에 신재혁이 당황했고, 그 영향으로 창끝이 흔들렸다. 곽태우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은반지를 쓰다듬었고, 즉시 원하는 물건이 새로 튀어나왔다. 코등이가 용 머리 모양 장식인 기묘한 단검.
곽태우가 곧바로 ‘용울음’의 날을손톱으로 튕겼다. 검날이 웅웅 떨리는가 싶더니, 방 안의 공기를 진동시켰다. 진동과 함께 웅웅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
“크윽!”
그 소리는 마치 맹수의 울음소리 같았다. 포효만으로 적을 경직시키고 전의를 상실케 만드는 용의 울음소리. 고막을 파고드는 초저주파에 신재혁의 몸이 얼어붙었다. 설령 달인이라도 어쩔 수 없는 신체 반응이었다.
“-걸렸구나!”
아티팩트는 상대에게 유효함을 확인한 곽태우가 기쁘게 달려들었다. 상대가 얼마나 더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니 일단 전투력 상승부터 방지해야 한다. 곽태우가 손을 뻗으며 은반지에 마나를 흘려보냈다. 갑옷이며 메이스가 든 상자가 주인만 열 수 있는 아공간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젠장! 내 장비가..!’
순식간에 소지품을 빼앗긴 신재혁이 입술을 깨물었다. 몹시 불리했다. 지원이 올때까지 버티거나 맞서 싸우자니 몸을 마비시키는 저 단검 때문에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을 수밖에 없다. 일단 튀어야 한다. 굳은 몸을 풀어주기 위해 신재혁이 전신 근육을 이완하려 애썼다.
‘큰일 나는 줄 알았군…. 어떻게 모처럼 잡은 기회인데, 놓칠 수야 없지.’
한편 곽태우는 자신만만했다. 창과 투구를 제외하면 상대의 장비도 모조리 압수했겠다, 용울음을 이용한 경직도 통하겠다, 이젠 경찰이 몰려오기 전까지 놈을 죽이거나 정 안 되면 납치해서 튀면 된다…. 곽태우가 느긋하게 거리를 좁혔다.
여기서 곽태우는 판단 실수를 저질렀다. 신재혁은 투구를 쓰고 있었고, 덕분에 귀가 온전히 용울음에 노출되지 않았다. 더욱이 신성력이 몸의 회복을 도왔다. 경직은 곽태우의 예상보다 빠르게 풀렸다.
‘시발 움직여라, 움직여라… 됐다!’
상대가 여유부리는 사이 몸의 자유를 되찾았음을 느낀 신재혁이 망설임 없이 바닥을 박찼다. 예기치 못한 움직임에 곽태우의 반응도 늦었다. 용의 울음소리보다 한발 빨리 앞서나간 신재혁이 곧바로 창문에 몸을 던졌다.
쨍그랑-! 쾅!
“크윽!”
20층 높이에서 맨몸으로 떨어지니 신체를 강화했음에도 충격에 무릎이 얼얼했다. 고통을 참으며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가운데, 신재혁이 건물 위쪽을 올려봤다. 방심하면 안 된다. 통찰안으로 훔쳐본 곽태우의 레벨은 457이였다. 웬만한 A급 헌터에 비견되는 수치….
과연 상대도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다. 곽태우는 절호의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아직은 타락하지 않은 듯했지만, 신재혁은 미래에 대참사를 일으키는 놈이다. 놈이 약한 지금 싹을 뽑아야 한다.
‘아직 저지르지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을 물어도 되는가’에 대한 도덕적 딜레마는 곽태우에게 무의미했다. 자신은 여태껏 그 이유로 수없이 많은 인간을 살해했다. 이번 사냥감은 그중에서도 특히 악질인 놈이다.
‘성배’를 사용하면서 곽태우는 다짐했었다. 종말을 막기 위해서라면 인류의 절반이라도 죽일 수 있다.
“그래, 계속 도망쳐 봐라! 지구 끝까지 따라가서 죽여주마-!”
***
‘제기랄, 이게 뭔 일이야? 어떡하지?’
신재혁은 텅빈 뉴욕의 밤거리를 달리며 고민했다. 상대는 마인이 아니다. 따라서 신성 주문을 써도 큰 효과를 보기 힘들 터. 사용할 수 있는 주문은 제한된 상태였다. 방어기술이야 그렇다 쳐도, 공격기술은 고작해야 뇌창 정도.
게다가 자신이 위조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했다는 사실이 망설임을 더했다. 투구를 쓰고 있어서 CCTV로도 금방 정체를 파악하진 못하겠지만 함부로 신성 주문을 남발했다간 수사관들이 ‘혼자서 여러 개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전대미문의 각성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신재혁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일단 적당히 상대해주면서 도망칠 수밖에 없나..!’
신성 주문은 최후의 수단으로 미루기로 결정한 신재혁이 도망쳤다. 상대의 레벨은 400대, 자신은 800대로 거의 두 배의 차이였으니 그 정도 핸디캡을 두어도 상대가 가능할 터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만은 없었다. 상대는 괴상한아티팩트를 가지고 있었다. 신재혁이 달리는 와중에 뒤를 흘끗 돌아봤다.
‘시발! 왜 이리 빨라!’
곽태우가 광폭하게 쫓아오고 있었다. 언제 착용했는지, 몸에 SF소설에나 나올 법한 갑옷을 두르고 있었다. 마나로드에서 은은한 푸른빛을 풍기는 파워 슈트가 추격자의 각력을 강화했다. 마나에 신성력까지 중복한 신체 강화로 달리는 신재혁에 비해 달리기 속도가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다.
‘저것도 아티팩트인가? 갑부도 하나 사기 힘들다는 아티팩트를 저놈은 어떻게 저리 많이..!’
도망자가 소리 없이 경악하는 가운데 추격자는 상대를 멈춰 세우려 했다. 단검날을 튕겼다. 웅웅거리는 진동음은 상대를 잠시 경직시키는가 싶더니, 일 초도 되지 않아 상대는 몸의 자유를 되찾았다. 용울음으로 상대를 완전히 경직시키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이 상태에서 계속 써봤자 신재혁은 적응해버릴 터. 용울음에 익숙해지면 더 이상 경직에 걸리지 않을 거다. 용울음은 아껴뒀다 결정적인 순간에 사용해야 해.’
곽태우가 아공간에 단검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우선 신재혁을 놓치지 않는 데 집중했다.
‘제기랄, 따라가기도 벅차군. 타락 전에도 난 놈은 난 놈이었다는 말인가..!’
아까의 일을 통해 재생계 각성자인 줄 알았더니, 달리기가 빨라도 너무 빨랐다. A급 각성자에 파워드 슈트를 입고 있는 자기가 만큼이나. 상대는 S급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설마 그럴 리가….
‘일단 지금 상황에 집중하자. 그런 생각은 놈을 따라잡은 후에 해도 늦지 않아!’
불길한 생각을 떨치며 거리를 좁힐 방법을 궁리했다. 총을 쏠까? 아공간 크기 제한 때문에 들고 온 총은 아쉽게도 저격총 뿐이다. 신재혁의 재생력을 떠올렸을 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이 거리에 상대의 민첩함이라면 피할 가능성도 있었고, 장전하는 사이 거리가 더 벌어지겠지.
리턴에 비해 리스크가 너무 크다. 도박을 걸기 망설여졌다. 경계심이 가득한 상대는 도망갈 생각으로 만반이었다. 한 번의 실수로 완전히 놓쳐버릴 수도 있었다. 그것은 곽태우가 떠올릴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한 번 습격을 당한 이상,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진 신재혁을 다시 찾으려면 몇 년이 걸릴지도 몰랐다.
그렇다고 이대로 꽁무니만 쫓을 생각이냐? 곽태우가 판단했다.
아공간에서 창을 꺼냈다. 헌터라면 누구나 살 수 있는 평범한 보급용 창이다. 하지만 고등급 각성자의 손에서 그것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하압-!”
시속 백오십 킬로로 달리는 기세대로 SF 갑옷 두른 초인이 창을 투창했다.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를 듣고 신재혁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꺾었다. 섬뜩한 쇳날이 투구를 스쳐 지나갔다.
콰아아앙-!!!
숫제 다이너마이트 터지는 폭음이 들렸다. 투구 때문에 좁은 시야로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절반 처박힌 창대가 보였다. 아찔했다. 머리에 한 대 맞으면 투구째로 뇌가 곤죽이 될 것이고, 재생하는 사이 따라 잡힌다….
신재혁이 즉시 마음을 고쳐먹었다. 씨발. 그냥 신성 주문을 써야겠다.
“나의 손에!”
신성력의 제어력이 월등히 올라 아리아 축약이 한층 용이해진바, 두 어절만으로도 뇌창을 소환할 수 있었다. 신재혁의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으로 번쩍거리는 번개가 쏘아졌다. 막 새로운 창을 꺼낸 곽태우를 향해.
‘번개! 저 공격은!’
곽태우가 상대의 반격을 눈치챘다. 이는 알고 있는 패턴이었다. 암흑기사가 즐겨 쓰던 기술이었으니. 특유의 불길한 적흑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형태는 유사했다. 곽태우는 대응책을 준비해왔다. 급히 반지를 조작했고, 피뢰의 창을 들었다.
날아오던 번개가 기이하게 휘어지더니, 자석 만난 쇳덩어리처럼 피뢰창 내부로 끌려 흡수되었다.
‘아무런 피해 없이-?!’
신재혁이 경악했다. 악마에게나 강력한 신성 주문 중에서 뇌창은 악마 아닌 이를 상대하기 가장 적합한 주문이다. 그리고 신재혁은 방금 그것이 무효로 돌아감을 보았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연겨푸 여섯 발의 번개를 더 발사해 봤지만 모조리 무효로 돌아갔다. 번개를 모두 지워버리며 갑옷기사가 맹렬한 기세로 달려왔다.
‘진짜 곤란한데..!’
추격자를 가벼운 마음으로 떨쳐내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기세를 보아하니 끝장을 볼 생각 같았다.
‘어째서 내 목숨을 노리는지는 모르지만, 싸워야 한다!’
데스웜으로 인해 파괴되고 갈라진 도로를 달리며 신재혁이 생각을 거듭했다. 여기서 싸우자니 단검의 능력이 거슬렸다. 간격을 내줬다간 경직당한다. 그리고 한번 경직 당한 상대를 A급 각성자가 놓치기 기대하는 것은어부가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그냥 풀어주는 것만큼이나 가망이 없는 일이다.
자유롭게 거리를 벌릴 수 있는 넓은 공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 도심 어디에? 불현듯 비행기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정보상 메피스토가 열 번은 반복한 뉴욕 관광명소이야기.
‘-센트럴 파크! 메피스토 녀석, 이렇게 도움이 되는군!’
지겹도록 들었던 설명을 떠올렸다.
센트럴 파크. 싸우기도 넓고, 밤이라 사람도 없을 것이다. 목적지를 정한 신재혁이 이를 악물고 땅을 박찼다. 그 뒤를 곽태우가 쫓았다.
자정이 넘은 한밤중의 도시에서 죽고 죽이는 술래잡기가 벌어졌다.
***
그리고 뉴욕의 밤을 깨우는 두 사람의 술래잡기를 누군가가 주목하고 있었다.
해발 사백 미터, 마천루 꼭대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