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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화 〉60화 – 스카이스크래퍼 (2) (60/72)



〈 60화 〉60화 – 스카이스크래퍼 (2)

벌거벗은 상체에 야차 모양 탈을쓴 거인을 바라보는 신재혁의 얼굴에 희망이 감돌았다. 스카이스크래퍼는 자경단 활동을 한다 들었다. 그렇다면 그가 몸소 이곳에 행차한 이유는 뻔했다. 괴한에게 공격받는 무고한 시민을 구하러 온 게 틀림없었다….

'다행이다-아?'

믿음은 곧바로 배신당했다. 신재혁은 핏기 빠진 안면으로 긴급히 몸을 숙여야 했는데, 거인이 휘두른 대검의 공격 범위에 자기까지 포함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씹-! 나는 왜?!”

신재혁은 자기가 뇌창으로 반격하던 모습을 날아오던 스카이스크래퍼가 봤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억울함을 금치 못하며 신재혁이 제 사정을 설명하려 했다. 자기는 무고한 시민이며, 영문도 모른 채 이 미친놈에게 습격당했다고.

그러나  회화는 영어 실력으로 말하기에 지나치게 복잡했다. 단일 공용어만 존재하는에덴의 주민이었던 신재혁은 외국어라는 것에 대한 흥미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하여 학창 시절 영어 시간이면 불면증으로 부족한 수면 시간을 수업시간에 보충하는바, 그의 영어 실력은 아주 바닥을 기고 있었다.

‘젠장, 이 와중에 폰을 꺼내 번역기를 돌릴 수도 없고.’

한편 스카이스크래퍼는 한국어를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투구 쓴 괴한의 억울한 표정을 읽을 수도 없었다. 투구로 얼굴만 가렸다는 사실은 수상함만 더했다. 마치 은행을 털 때 복면 쓰는 강도 같지 않은가.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는 얄팍한 수작….

그렇기에 그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일단 살기를 풀풀 풍기는 갑옷 녀석을 때려눕히고, 투구 녀석도 제압한다. 간단한 이야기였다.

행동은 결심과 함께 이루어졌다. 평범한 사람의허리보다 두꺼운 허벅지에 힘줄이 불거졌고, 2미터가 넘는 거구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땅을 박차고 달렸다. 밀리 초 단위로 세야 하는 삽시간 만에 최고속도에 도달한 몸뚱이가  위험해 보이는 놈, 곽태우에게 돌진했다.

“-!!!”

 한번 뜨고 감을 사이에 지척까지 도달한 거인의 존재란 아무리 곽태우라하여도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곽태우가 질겁하며 아공간에서 무기를 스위칭했다. 오른손엔 주무기인 롱소드, 왼손엔 용울림.

상대의 검이 제 대가리를 쪼개기 직전에 곽태우가 단검날을 튕겼고, 상대는 그대로 굳었다. 곽태우는 그사이 무시무시한 거인에게서 거리를 벌리고는, 상대가 얼어붙은 사이 우선 신재혁부터 마무리하기로-

“UURRRRRRRRR!!!!!!!!!!!”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스카이스크래퍼는 S급 강체술사. 그 정도 경지에 이른 강체술사란 평범한 사람에겐 어쩔  없는 생리현상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법이었다.

스카이스크래퍼의 움직임은 용의 포효에 잠시 마비되는가 싶더니,  초도 지나지 않아 경직이 풀리며 다시 고속으로 접근해왔다. 그리고 다시 마비되었고, 다시 육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였다.

마비와 경직이 반복될 때마다 스카이스크래퍼는 보였다 보이지 않았다를 반복하며 귀신처럼 곽태우에게 접근했다. 제삼자의 눈에 그것은 마치 우스꽝스러운 스톱 모션 같았다. 그러나 곽태우에겐 그것이 우스꽝스럽긴커녕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제기랄, 저런 혹을달고 암흑기사와 싸울 순 없는데..!’

일대일로 상대하기 벅찬 놈이 두 명씩이나.  모두를 동시에 상대하기는 불가능했다. 둘 중  명은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스카이스크래퍼가 광인처럼 집착적으로 덤벼드는바, 곽태우에게 선택지를 고를 자유는 없었다.

‘그래도 승산이 없지는 않다-!’

다행인 점은 신재혁이 스카이스크래퍼와 협공할 생각 없이 계속 도망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일 대 일이라면 곽태우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란 점이었다.

곽태우는 신재혁에게 향했던 일말의 집중을 모두 끌어모아스카이스크래퍼에게 쏟아부었다. 신체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해 주는 파워 슈트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스카이스크래퍼는 거의 잔상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흐아아압-!!”

곽태우가 마력을 출력량의 한계치까지 끌어올렸다. 압박감에 온몸의 털이 쭈뼛 곤두서며 전신이 찌릿찌릿했다. 참으로 오랜만의 감각이었다. 생사의 간극 위에서 줄타기하는 기분. 멸망 직전의 세계에서는 매초마다 생생히 느꼈던 그 감각..!

곽태우가 집중에 집중을 거듭하자 세계가 색채를 잃으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날아가는 돌파편도, 달빛을 가리는 구름도, 이 틈에 도망치고 있는 신재혁도 평등하게 속도를 늦추었다. 평범하게는 눈에 잡히지 않았던 스카이스크래퍼의 움직임도 이제는 아주 빠른 총알 정도 수준으로 보였다.

그리고 총알이라면 달인이 충분히 반응할  있는 속도다.

한없이 느려진 회색빛 세계에서 곽태우가 검을 움직였다. 정면으로 받아낼 생각은 없다. 세계에서 가장 근력이 강한 초인의 공격은 받아낸 일격조차 치명타다.

따라서, 흘려낸다.

총알을 보고 대응할 수는 없다. 곽태우가 날아드는 대검의 위치를 예측했다. 총알만큼 빠른 대검이 있을 정확한 위치와, 정확한 시간에 손목을 아래로 꺾는다. 검이 검을 얽으며 힘의 방향을 비튼다….

콰아아아아앙-!!!

세계가 다시 색을 찾았고, 두 사람의 희비가 교차했다. 데스웜의 척추뼈로 만든 대검은 땅 깊숙이 박힌 상태였다. 투구 속의 얼굴이 웃었고, 야차탈 아래의 얼굴이 굳었다.

‘막아?’

처음이었다. 자신의 공격이 이렇게도 쉽게 무위로 돌아간 것은. 스카이스크래퍼는 자경단 활동을 하면서 고위 각성자와의 대인 전투 경험도 풍부했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같은 S급도 아니고, 간신히 A급에 걸칠만한 수준의 상대에게 공격을 실패한 것인가?

놀라움에 스카이스크래퍼가 잠시 얼어붙은 틈을  곽태우는 이미 롱소드를 휘두르고 있었다. 사선으로 깊숙이 내리그은 검격이 스카이스크래퍼의 맨가슴을 베고 지나갔다.

‘좋았-?’

이번엔 곽태우가 당황할 차례였다. 깔끔한 직격타에 상대가 전투 불능의 상처를 입었으리라 기대했는데, 스카이스크래퍼의 가슴엔 퍼런 멍 자국밖에 없었다. 최고등급의 강체술사는 그 근육과 골밀도마저 평범한 각성자를 아득히 상회한다.

‘날카로운 날붙이로 벴는데 살이 갈라지긴커녕 둔기로 맞은 듯한 자국뿐이라고? 무슨 미친 몸뚱아리….’
‘내게 상처를 입혀..!’

반면 스카이스크래퍼는 자신이 상처를 입었단 사실만으로 경악했다. 그의 몸은 그 자체로 천부의 갑옷이나 다름없었고, 구태여 다른 방어구나 옷을 입어봤자걸리적거린다는 이유로 상체는 벌거벗은 채 싸우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태껏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데 성공한 이는 없었다. 산탄총 든 은행 강도도, 폭주하던 A급 파이로키네시스 각성자도.

고작 멍에 불과했지만 상대의 공격이 육체에 흠집을 남겼다는 사실은 스카이스크래퍼에게 긴장감을 주었고, 긴장감은 눈을 가린 분노를 걷어냈다. 되찾은 이성이 침착함을 이끌자 스카이스크래퍼는 한층 냉정한 눈으로 상황을 분석할 수 있었다.

‘…까다롭군. 움직임을 방해하는 이 거슬리는 느낌, 아티팩트인가?’

상대는 먼저 들어올 생각이 없는지 거리만 벌린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남아있는 한놈은 어딨는지 확인하기 위해 스카이스크래퍼가 고개를 살짝 돌렸다.

‘도망치는군. 방향은 센트럴 파크인가? 다행히 그쪽이면  시간에 시민들은 아무도 없겠군….’

신재혁이 시야가 닿지 않는 곳까지 도주하고 있었지만 스카이스크래퍼는 침착했다. 이 정도면 순식간에 따라잡을  있는 거리였고, 도망치는 녀석은 눈앞의 상대보단  위협적이었다. 당장은 목전의 강자에게 집중하기로 한 스카이스크래퍼가 야차탈을 고쳐 썼다.

“이제부턴 전력으로 가겠다.”


***


두 명이 싸우는 틈을 타 신재혁은 부지런히 도망치고 있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초저주파에 자꾸 몸이 경직되어 멀리 도망치지는 못했지만, 거리가 멀어졌기 때문인지 자신이 그 소리에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경직이 풀리는 시간은 점차 짧아졌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기분 나쁜 소리에 움찔할 정도의 거슬림만 느껴질 뿐이었다.

‘이제 어떡하지? 센트럴 파크까지 도망치고 나면.’

당장은 저 혼란에서 벗어났지만, 곧 누군가가 쫓아올 것이다. 저 싸움의 승자가. 그리고 승자가 패자보다 강할 것임은 자명한 이치였다.

앞문에 호랑이, 뒷문에 늑대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막막함을 느꼈다. 어느 쪽이 와도 골치가 아팠다. 스카이스크래퍼는 명실상부 인류 최강자  하나였고, 자경단으로 활동하는 그가 자기를 잡으면 가짜 신분이 들통나는 건 시간문제였다.

곽태우가 와도 문제였다. 뇌창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신재혁은 근접전에서 무기술로 곽태우를 제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곽태우가 스카이스크래퍼를 일대일로 이긴다면 육체적 스펙 차이로 꺾었을 리는 없으니, 그만큼 곽태우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의미일 터다.

따라서 답은 하나뿐이었다.

‘싸움이 끝나기 전에 최대한 멀리 도망쳐서 숨는다! 부디 두 사람의 전투가 오래 지속되길  수밖에..!’

신재혁이 다리에 마나와 신성력을 집중하며 전력으로 달렸다.


***

헐벗은 거인과 SF 갑옷의 기사가 마주보고 섰다.  초인 사이에서 숨 막힐듯한 긴장감이 흘렀다.

둘은 숨도 쉬지 않고 상대방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누구도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곽태우는 먼저 들어가봤자 상대가 야생동물 같은 반사신경으로 피하리라는 것을 알았고, 스카이스크래퍼는 조금  상대가 보여준 기량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백척간두의 교착상태에서 먼저 움직인 것은 스카이스크래퍼였다. 상대는 전혀 들어올 기색이 없었고, 시간을 지나치게 끌었다간 도망치고 있는 녀석을 놓칠까 봐 신경 쓰였기에.

“AAAAAAHHHHHH-!!!!!”

스카이스크래퍼가 우렁찬 사자후를 내질렀다. 폭음에 가까운 목소리에 단검이 일으키는 진동음이 상쇄되며 일시적으로 스카이스크래퍼의 몸이 자유로워졌다. 아주 짧은 틈이었지만, 그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강체술사의 반사신경으로 기회를 놓치기엔 너무 길었다.

스카이스크래퍼가 진각을 밟았다. 왼발을 딛자 지축이 울렸으며, 오른발을 박자 땅거죽이 뒤집혔다. 바닥은 재질이 콘크리트가 아니라 젤리라도 되는 듯이 비현실적으로 간단하게 쩍쩍 갈라졌다. 갈라진 금 사이로 돌조각과 흙먼지가 파바박 튀었다.

먼지구름이 시야를 가렸다. 곽태우는 초능력스러운 방법으로 상대를 인식하려 기감의 탐지 범위를 확대했다. 상대가 포착되었다. 그것은 인간이라 부르기엔 너무나 거대한 힘의 덩어리였다. 마치 폭풍이 몰아치는 것만 같았다. 자연재해가 육체 하나에 갇혀있는 꼴….

그리고 폭풍의 중심에서 거인이 움직였다.

거인이 대검을 휘두르니 대기가 찢어지며 비명을 질렀다. 재차 회색빛으로 물든 세계에서 곽태우가 이를 악물었다. 과부화한 파워 슈트가 과열되며 화상을 입을 지경이었지만 고통을 억눌렀다.

‘S급 하나 넘어서지 못해서야, 뭐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말이냐..!’

쏟아지는 폭포 물을 트는 것처럼, 양손검 검면이 뼈검에 맞닿으며 궤도를 비틀었다. 물 흐르듯 유연하게, 그러나 확실한 힘을 담아. 대검의 진행 방향이 곽태우가 바라는 곳으로 유도되며 몸을 빗겨 지나갔다.

“Wrrrraaaaaahhhhhhh-!!!”

일 획의 휘두름으론 상대를 쓰러뜨릴 수 없다는 것이 판명된바, 스카이스크래퍼는 숫제 태풍이라도 된 마냥 거칠게 몰아쳤다. 곽태우는 한순간도 상대의 검에서 제 검을 떼지 않은 채 한 번의 실수도 없이 검로를 뒤틀었다.

반드시 상대를 두 조각으로 쪼개고 말겠다는 듯이 살벌하게 날아가던 대검이 자꾸 헛되이 허공을 가르고 바닥을 때렸다. 한 사람의 일방적인 공격을다른 사람이 모조리 파훼한다… 그것은 마치 합이 아주 잘 맞는  사람의 연극을 보는 듯했다.

곽태우는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빼어난 차은경과의 대련 경험이 풍부했기에시간의 격류를 거스르며 약해진 몸으로도 S급을 어느 정도 맞상대할 수 있었다. 더욱이 상대가 특이 능력 없는 강체술사라는 점 덕분에 상대하기 한결 편했다.

자신감을 얻은 곽태우가 한층 여유로워진 몸놀림으로 스카이스크래퍼의 공격을 무위로 돌릴 무렵이었다.

“큭!”

폭풍 속의 갈대처럼 유연한 몸놀림으로 공격을 받아넘기던 곽태우가 순간 이질감을 눈치채곤 당혹성을 흘렸다.

무채색 세계가 다시 색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색과 함께 물체들이 본래 속도를 되찾아갔다. 점점 빠르게.

‘싸움 내내 유지하기엔 역시 무리인가..!’

세계가 아득히 느려지는 현상. 최소 한 종류 무투술의 극의에 이른 달인만이 도달할 수 있다는 경지다. 곽태우 같은 평범한 범재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경지. 곽태우가 간신히  세계에 발을걸칠 수 있던 것은 다양한 아티팩트의 효능으로 인한 일시적인 도핑 현상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도핑이 끝나가는 지금, 곽태우는 공격을 받아넘기기가 점차 힘겨워졌다. 본래는 털끝조차 건드리지 않던 대검이 점점 팔을 스치고, 다리를 스치며 잔상처를 만들었다. 그리고 스카이스크래퍼가 전력으로 휘두른 검은 기압과 바람 때문에 실제 검신보다 조금 더 큰 피격범위를 가지는바, 미세한 진공 칼날이 갑주 속으로 파고들며 상처를 입혔다.

피해가 누적될수록 곽태우의 움직임은 굼떠졌고, 그것은 가뜩이나 대응하기 힘든 검격을 더 대응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결국 한순간, 곽태우가 미세한 힘의 분배에 실패했다.

‘이런-’

태산조차 가를 일격 앞에서는  번의 실수조차 치명적이었다.

흘린다고 흘렸음에도 남아있는 힘의 충격이 너무 강력했다. 질주하는 덤프트럭에 치인 듯한 충격이 곽태우의 롱소드를 튕겨내고 자세를 무너뜨렸다. 자세가 무너진 품속으로 다음 검격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이건 곽태우가 아무리 용을 써도 결코 막을 수 없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마침내 복부에 뼈칼이 당도하자 갑옷이 움푹 찌그러지며 곽태우의 몸이 볼링핀처럼 튕겨졌다. 맹렬하게 일직선으로 쏘아진 육체는 가로수 몇 그루를 부수고도 멈추지 않더니, 두터운 담벼락을 만나서야 겨우 크레이터를 만들며 정지했다.

“쿨러헉! 크, 크윽….”

다행히 목숨만은 건졌지만 곽태우의 상태는 처참했다. 잔뜩 찌그러진 갑옷에서는 스파크가 튀었고, 입에선 척 봐도 심상치 않은 양의 토혈을 뱉었다. 직격타를 얻어맞은 복부는 내출혈에 시퍼렇다 못해 괴사한 것처럼 거무죽죽하게 변해 있었다.

타격 직전에 깔끔한 정타라는 것을 직감한 스카이스크래퍼가 힘을 살짝 빼서 겨우  정도로 끝난 것이었지, 진심으로 때렸다면 진작에 상하체가 분리되 즉사했을 것이다.

“이 정도면 움직이지 못하겠지.”

겨우 강적을 쓰러뜨리는  성공한 스카이스크래퍼가 중얼거렸다.

상대가 A급이라는  고려했을  저 정도 상처면 당장 죽지는 않을 것이다. 어째서 한밤중의 도심에서 죽고 죽이려는 추격전을 벌였는지는 나중에 포션을 먹인 후 심문해도 늦지 않을 터. 우선 놓친 놈을 잡는 것이 먼저였다.

도주자는 이미 시야에서 벗어나 도로 저편으로 사라진 이후였다. 그러나 스카이스크래퍼는 침착했다. 범죄자를 추격하는 일쯤이야 차고 넘치게 겪어 봤다.

“그 정도 속도로 도망쳤다면 지금쯤 센트럴 파크에 도착했겠군.”

뉴욕의 지리에 누구보다도 빠삭한 스카이스크래퍼는 도망자의 위치를 짐작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신체 능력이라면 충분히 놈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기필코 붙잡아서 뉴욕의 평화를 깬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도망자를 붙잡기 위해 거인이 땅을 박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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