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8화 〉68화 – 회고 (1) (68/72)



〈 68화 〉68화 – 회고 (1)

곽태우는 백수다.

혈육이라도 있었다면 비루한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자기를 보살펴 줄 사람 하나 없는 고아원에서 애미애비 없이 자란 곽태우는 만 20세가 되자마자 즉시 냉정한 사회로 던져졌다.

고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한 저학력자를 채용할 일자리는 많지 않았다. 사실, 거의 없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간신히 벌이를 연명하다 큰 실수를 저질러 해고되기를 반복하는 삶. 대부분의 시간에 그는 백수였다. 정부 지원금에 기대 하루하루 밥을 축내는, 꿈도 없이 단지 죽을 날만 기다리는 병신.

그러나 백수에게도 종말은 동등하게 찾아오는 법이다.


편의점에서 맥주를  돌아가는 어떤 여름날, 곽태우는 이상한 현상을 목격했다. 웬 검은 구체가 허공에서 불쑥 튀어나오더니, 그 속에서 초록색 괴물들이 바퀴벌레 떼처럼 쏟아지던 것이다.

“뭐야. 꿈인가? 젠장, 꿈인 줄 알았으면 잔고 걱정 없이 편의점에서 먹고 싶은 거 전부 사 먹었을 텐데….”

곽태우는 머리가 나빴다. 그만큼 위기 대처 능력도뒤떨어졌다. 곽태우는 자기에게 다가오는 초록색 괴생명체를 멀거뚱히 쳐다보며다리를 움직이기보다 정신줄을 놓고 현실에서 도피했다.

고학력자도 파리처럼 죽어 나가는 재앙 속에서 그런 저능아가 살아남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실제로 그랬을 것이다.

만약 근처에 경찰서가 없었더라면.

“하하, 당연히 꿈이겠지…. 꿈이 아니고서야 이런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날 리가….”

이 세계에 최초로 게이트가 열린 날, 지옥의 침공이 시작된 날, 곽태우가 살 수 있었던 것은 단지 행운에 지나지 않았다. 우연히 근처 경찰서에는 아주 용기 있는 경찰이 있었고, 우연히 그녀는 그때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우연히 그녀도 마침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역시 퇴근 후의 맥주가 가장 맛있는 법이… 어? -위험해!”

아주 우연히, 그녀는 한 남성을 덮치려는 괴생명체를 발견했고, 덕분에 곽태우는 죽지 않을  있었다.

탕! 탕! 탕!

“으악! 악! 피! 더러워!잠깐, 꿈이 아니야..?”
“-괜찮으세요? 다친  없으시죠!”

총성과 함께 구원자가 나타났다.

구원자의 이름은 차은경이었다.


***

곽태우는 은원을 아는 사람이었다. 차은경에게 목숨을 구해진 곽태우는 자기 목숨을 그녀를 돕기 위해 사용하자 결심했다.

첫 게이트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곽태우는 차은경 뒤를 쫄래쫄래 쫓아다니며 몬스터와 싸우고 사람들을구출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차은경이 대부분의 몬스터를 처리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경찰이라곤 믿지 못할 엄청난 신체 능력으로.

어찌 그리  싸우냐는 곽태우의 질문에 그녀는 곽태우를 구한 직후에 ‘각성’했다고 설명했다. 차은경은 공중에 웬 시스템 창이 보이니, 칼을 잘 휘두르게 되는 스킬을 받았느니 허황된 소리를 해댔는데 허공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오는 비현실적인 사건을 본 곽태우도 그 말을 쉬이 믿을  없었다.

며칠 후, 곽태우도 임프와 싸우다 각성을 하고 시스템 창을  수 있게 되자 그제야 차은경이 무슨 소리를 했는지 이해했다.


***

“각성자가 됐으니, 이제 차은경처럼 싸울 수 있어!”

각성자가 된 곽태우는 차은경을 따라 경찰이 되었다.

곽태우의 스펙으론 절대 공무원 되기가 불가능했지만, 게이트 사태 직후 경찰의 심각한 인력난이 불가능한 취업을 가능케 했다. 몬스터와 싸우느라 경찰의 수가 급감했고, 3D 업종 딱지가 붙어 지원자 수가 극히 줄었기 때문에 경찰은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었다. 그리고 도움의 손길이 고양이가 아니라 각성자의 손이라면 더욱 좋았고.

곽태우는 차은경과 함께 현장 투입 인력으로 편성되었다. 공교롭게도 곽태우의 각성 스킬도 차은경과 종류가 같은, 칼질에 보정이 들어가는 능력이었기에 같은 조로 배치될 있었다.

두 사람은 도시의 치안을 유지하는 업무를 맡았다. 예컨대 시내로 숨어든 몬스터를 처리한다던가, 각성한 범죄자를 유치장에 집어넣는다던가.  과정에서 곽태우와 차은경은 레벨을 올리고 전투 능력을 길렀다.


이후 경찰 조직에 웬 특수 능력 처리반, 줄여서 특능반이란 부서가 창설됐을 때, 두 사람은 그 신설 조직으로 인사 이동했다.

차은경은 게이트가 열린 날 군대의 뒤늦은 대응으로 수많은 시민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며 무고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선 스스로의 힘을 길러 직접 행동함이 옳겠다는 신념을 품었다. 각성자나 몬스터와 관련된 사건 사고를 전문적으로 맡는 특능반이라면 레벨 업 속도를 높일  있으리란 판단에 그녀는 정부의 지원 여부도 불확실한 신설 부서에 자원했다. 곽태우는 그런 그녀를 따라특능반에 들어갔고.

특능반에서 두 사람은 주로 게이트를 탈출한 몬스터 사살, 각성자 범죄자 제압, 게이트 아웃브레이크 발생 시 시민 대피와 몬스터 처치 등의 업무를 맡았으며 유사시엔 직접 게이트를 클리어하기도 했다.

업무 중 대부분은 치안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 스킬이나 아티팩트를 이용해 흉악 범죄를 저지르는 각성자들을 체포하는 일이었는데,  과정에서 곽태우는 각종 범죄자에 대한 정보에 접근할  있었다. 강력한 스킬이나 아티팩트를 지닌 흉악범일수록 그 신상은 곽태우의 기억 속에 특히나 오래 새겨졌다….

***

“차은경. 여기, 물.”
“어, 응. 땡큐.”

민가에 발생한 C급 게이트를 가뿐히 클리어한  차은경과 곽태우는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차은경은 왠지 골똘한 표정으로 냉수를 들이켰다. 전투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건가 걱정하며 곽태우가 물었다.

“왜 그래? 아까부터 집중을 못 하고. 혹시 저번에 실패한 사건을 아직도 신경 쓰는 거야?”

곽태우는 그녀가 한 달 전쯤 흑사파의 수상한 비밀을 캐려다 허탕을 친 후 매우 찝찝해하던 모습을 기억했다. 곽태우가 그녀를 안심시키고자 말했다.

“인천항까지 조사해봤는데 아무것도 없었잖아? 별거 아니겠지. 신경 꺼.”
“흠…. 아니, 그것도 그렇지만 요즘 내가 아는 동생이 영 기운이 없어 보여서. 원래도 기운 없는 히키코모리긴 했지만, 평소보다 우울증이 더 심하던데. 산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 꼬맹이처럼 현타가  듯한 분위기라 해야 되나..?”
“아는 동생?”
“아, 너는 모를 거야. 약간 정보원 비스무리한 녀석인데. 저번에 흑사파 사건 때도 도움을 요청했는데 거절하더라고. 뭔가 목소리에 기운이 없어서 더 부탁하지도 못했어. 녀석이 도와줬다면 분명 흑사파의 비밀을 캐낼 수 있었을 텐데….”

차은경이 아쉬운  입맛을 쩝쩝 다셨다.

“에휴, 그래. 고민해 봤자 뭐하냐? 이미 미완으로 종결된 사건인데.”

그녀가 상념을 떨쳐내듯 고개를 털더니, 화제를 전환했다.

“그나저나 너 레벨업했지? 보스전 중간부터 갑자기 몸놀림이 팔팔해지던데.”
“그 난전 속에서 그걸 알아챈 거야? 눈썰미가 대단한데.”
“이제 레벨이 220이겠지? 이제 어엿한 C급 헌터네. 축하해!”
“뭘…. 너는 이미 A급을 바라보는 B급이면서. 너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

그리 말하면서 곽태우는 순순히 상대를 칭찬할 수 없었다. 그 축하의말 밑에는 부러움이, 부러움 밑에는 질투가 깔려 있었다.

두 사람의 스킬은 무기술의 숙련도가 올라가는, 분명 같은 종류의 능력임에도  사람의 성장엔 적지 않은 격차가 있었다. 스킬의 기본적인 성능 차이인지,  사람의 마음가짐의 차이인지, 아니면  다인지, 격차의 원인은 알 수 없었다.

곽태우는 그녀를 따라가기 위해 휴식시간까지 모조리 수련에 할애하며 솜씨를 늘리려 했지만 성장속도차는 명백했다. 곽태우는그 사실에 조바심을 느꼈다. 그녀가 멀어진다.

곽태우는 심경이 복잡했다. 은인의 성장은 기쁘다. 그녀라면 강해진 능력으로 더 많은 인명을 구하고 세계를 다시 살기 좋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곽태우는 차은경을 따라다니며 끈끈한 유대를 쌓았다. 성별을, 나이를 초월한 우정. 살면서 이리 마음이  통하는 인물은 처음이었기에 둘은 금세 절친이자 최고의 헌터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 곽태우는 이 관계가 영원히 유지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녀가 강해질수록, 자신과 격차가 벌어질수록 더이상 자신은 그녀와 함께 싸울 수 없다. 그녀는 더욱 강력한 동료들과 함께 더욱 강력한 적에 맞서 싸울것이며, 자기는 그 사이에 낄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도태되리라는 불길한 예감이 곽태우를 괴롭혔다.

‘그녀의 곁에서 싸우고 싶다. 하지만 나는 너무 약해. 오늘만 해도 고작 C급 게이트에서 그녀에게 네 번이나 위기에서 구해졌고…. 앞으론 수면을  시간으로 줄이고 훈련량을 늘려야겠어.’

곽태우의 맘도 모르고 차은경은 호탕하게 곽태우의 등을 팡팡 두들겼다.

“그래, 날 따라잡으려면 한참 멀었지! 더 열심히 정진하라고!”

그리 소소한 잡담을 나누며 경찰서로 복귀하던 도중이었다. 무전기가 파지직거리며 거친 잡음을 토해냈다. 경찰차 속에서 차은경이 투덜댔다.

“에이 씨, 지금 막 일 끝냈는데.  초과업무야? 빨리 경찰 인원 좀 어떻게든 늘리라니까….”
“설마…. 상부도 양심이 있으면 우리한테 또 일을 몰아주진 않겠지.”
”특능반은 대통령이 지지율 신경 쓰느라 보여주기식으로 급하게 만들어서 지원도 쥐꼬리 밖에 안 하면서, 위험한 업무는 죄다 몰아주잖아.”
“방금 C급 게이트도 다른 반에서 처리 못한 걸 우리가 대신 처리해 준 거잖아. 감사 인사는 못할 망정 설마 또 일을 주겠어?”

불행히 곽태우의 예상은 틀렸다. 무전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중앙 본부의 직통 명령.

-기, 긴급 상황이다! 이 무전을 듣는 모든 전투 가능 인원은 전부 지금 당장 인천으로 출동하도록! 지금 당장! 인천에 게이트 열세 개가 동시에 터졌다!

***


인천의 한 고층빌딩 꼭대기, 파괴된 도심을 훤히 내려다보는 옥상에서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온몸에 피를 철철 흘리는 채로 거꾸로 매달린 사내.

“아버지, 아버지-!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나이까-!”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린 것처럼 피뢰침에 꿰인 사내가 절규했다. 한창 소리 높여 신을 찾다 목청이 다 쉬어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게 되자 사내는 폐를 까뒤집을 듯이 격하게 피기침을 토했다. 그리고 미친듯이, 그러나 서글프게 웃기 시작했다.

“하, 하하, 하하하…. 어째서 당신께서…. 현자의 예언서를 읽고도 애써 부정했건만….”

아직도 제가 본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허탈한 말투였다. 신은 여느 때처럼 자신을 찾는 종의 부르짖음에 침묵했다. 총명한 생명력을 발하던 눈에서 점차 빛이 사라졌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올린 기도가 하늘에 닿지 않는다면,  위의 기도는 누가 들어준단 말입니까?”

피웅덩이 한가운데서 성기사가 절망감에 중얼거렸다.

“…결국 인간에게, 이 세계에 희망은 없다는 말입니까?”

단어가 한 마디  마디 배출될 때마다 몸에서 은은히 새어 나오던 황금빛이 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끄트머리만 번뜩이며 명멸하던  기운은 점차 뿌리까지 검게 물들더니, 아주 불온한 적흑 빛을 띠며 사이하게 빛났다.

“정말로 그리하다면, 주여-”


그가 마지막 문장을 담았을 때, 성기사는 더이상 그곳에 없었다.

“…제 뜻대로 마시고, 모두 당신 뜻대로 하소서….”

그곳에 있는 것은, 단지 마음이 꺾인 타락자뿐.

***


“씨이이바아아알!!! 이놈의 임프는  끝이 없어! 군대는  하고 있는 거야-!”

폭우가 쏟아지는 날 범람하는 강물처럼 밀려오는 임프 떼를 베어내며 곽태우가 발악하듯 외쳤다. 이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마찬가지로 필사적으로 칼을 휘두르다 뒤에서 날아온 총탄 세례에 말할 여유가 생긴 차은경이 답했다.

“설마 보스한테 다 먹힌 거 아냐?  보면 간간이 미사일이 터지고 있긴 한데, 그마저 보스가 전부 회복한 것처럼 보여..!”

그 말에 곽태우가  멀리 보이는 고층 건물을 바라봤다. 정확히는, 그 백 층짜리 건물을 배에서 튀어나온 기괴한 입으로 먹어치우고 있는 보스를.

“저 벨리알이란 괴물은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거야! 여태껏 등장했던 S급 보스보다 수백 배는 강해 보이는데..!”

모든 물체를 먹어치워 제힘으로 삼을  있는 저 끔찍한 보스몹은 전투기 수십 대와 A급 헌터 열한 명을 꼬라박고도 생채기조차 내지 못했다. 인류의 어떤 분투도 고작해야 시간 벌기로만 끝나는 가운데, 전투는 밤낮없이 사흘간 계속되고 있었다.

무전을 들은 즉시 인천의 게이트 아웃브레이크 현장으로 출동한 곽태우와 차은경은 사흘간 잘 쉬지도 못한 채 열세 개의 게이트에서 쏟아지는 임프를 상대하고 있었고.

“이제 게이트 몇 개 남았댔지-?”
“아까 방송으로 듣자하니 아홉 개 남았다던데!”
“그럼 시발, 사흘간 열세 개에서 네  줄었으니 앞으로 이 짓거리를… 보름 넘게 해야 한다는 거야?”
“보름이 아니라 일주일이겠지! 이런 상황에서도 계산을 틀리냐, 빡대가리야!”

옆에서 싸우던 다른 경찰이 곽태우의별명을 부르며 놀렸다. 그런 시시한 농담 따먹기로 애써 기운을 차리며 힘겨이 싸움을 이어가던 와중이었다. 헌터들은 문득 창공에서 웬 바람 가르는 소리를 들었다. 엔진음, 그리고 소닉붐.

“야, 야 저 소리!”
“전투기다! 공중 지원이 왔다!”

도심 위 하늘을 날아다니던 수십 대의 전투기들이 도심에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민간이 말려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이미 지상은 거진 악마에게 뒤덮인바, 그런 걱정할 여유도, 필요도 없었다.

불과 화염이 신의 심판처럼 지상을 때리며 악마의 군세를 불태웠다. 몇몇 전투기는 게이트 속으로 화력을 집중했다. 그 가상한 노력은 성과가 있었다. 약 이십  간격으로  개의 게이트가 추가적으로 닫혔다.

“이제 여섯 개만 더!”

엄청난 성과에 헌터들이 환호했다. 이제 남은 여섯 개의 게이트만 닫으면 몬스터 공급은 끊긴다. 분산된 병력을 집중해 화력을 보스에 쏟아부으며 보스까지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희망이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성과는 벨리알을 자극했다. 한창 식사에 열중하던 벨리알은 즐거운 식사시간을 방해받지 않고자 자기 무기를 꺼냈다. 육천구의 시체를 제물로 바쳐 현세로 가져올  있었던 채찍.

육백 육십 육 갈래로 갈라진 불타는 채찍이 허공을 찢었다. 그 경로에 있던 전투기 열 대가 일제히 터져나갔다. 벨리알이 손목을  회  휘두르자,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체는 더이상 없었다.

콰과과과광-!!

“어?”
“…….”

헌터들이 말을 잇지 못했다. 허공에서 전투기의 잔해가 마구 떨어져 내렸다. 추락하는 파편을 지켜보던 누군가 정적을 깨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자,잠깐! 저기 누가 비행기에서 뛰어내렸어!”

추락하는 비행기를 살피던 곽태우가 소리쳤다.

“생존자!구하러 가야-?!”

차은경이 뛰쳐나가려는 곽태우를 다급히 막아 세웠다.

“안 돼! 거리가 너무 멀어! 게다가 지금 네가 이탈하면 진형이 붕괴해서 임프가 건물 내로 침입할 거야! 그럼 민간인들이 위험해!”
“젠장, 그럼 이대로 손 놓고 볼 수밖에 없다는 거-?”

쿠르르르르릉-!!

때아닌 천둥소리가둘의 논쟁을 끊었다.

“이 날씨에 천둥..?”

직후, 헌터들은 자기들이 손 놓고 보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콰르릉! 콰쾅!

천둥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하늘에 비정상적인 속도로 먹구름이 모여들었다. 먹구름은 웬 빛줄기를 중심으로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었다.

“폭풍의 시….”

헌터들은 저 기술을 알았고, 빛줄기 끝에 누가 있을지도 알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바라보며 누가 중얼거렸다.

“김재민…!”

 말이 끝남과 동시에 빛이 번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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