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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9/194)



〈 9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운석을 조사하러 사하라 사막에 파견된 수십 나라의 조사단 전원이 ‘원인불명’의 이유로 사망, 이라고.

사람들이 그 ‘원인불명’을 그저 원인불명으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암지에서 정부의 꼭두각시가 되어 각종 세계의 비밀을 파헤치는 요원의 일을 해왔던 공선자는 다른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조사단이 전멸했던 운석의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어째서 모든 나라의 정부들이 일치단결하여 그때 발생한 사건을 덮으려고 한 것인지, 그는 그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통칭 Z바이러스. 신물질을 운반해온 운석에서 발견된, 축복이라고 할 수 있는 신물질의 이면에 해당하는, 재앙의 덩어리.

그 구조조차 제대로 해명할 수 없는, 그러면서도 지독한 증상과 전염성을 가지고 있는, 자칫 잘못하면 세계가 ‘멸망’할 위험조차 존재한다고 전 세계의 정부가 판단한 바이러스.

그렇다. 공선자라는 소년이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서 퍼트린 좀비, Z바이러스는 이 운석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증상은 흔한 좀비 영화에서 나오는 것과 같았다. 물을 통해서 감염되며 감염될 경우 영화 속의 좀비처럼 타인을 덮치고, 그 살점을 씹어 먹어 삼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Z바이러스는 사람의 타액을 통해서도 감염되었다. 즉,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된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좀비의 혈액을 뒤집어쓰기만 해도 좀비가 되어버렸다. ……이 얼마나 무서운 바이러스인가?

전염성을 지독한데 사망률은 100%. 바이러스의 구조는 지구에 존재하는 여타 바이러스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구조를 지녀, 편의상 바이러스라고 부르지만 진짜로 이게 바이러스가 맞는지조차 구분할 수 없는, 오히려 생체병기가 아닐까 하는 추측까지 나돌던 죽음의 바이러스.

그것이 바로 운석에서 발견된, 훗날 세계를 멸망시키게 되는 Z바이러스에 대하여 공선자가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정보였다.

……이 정보를 모종의 수단으로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공선자는 환호했다. 드디어, 드디어 2년이라는 기다림 끝에 한줄기의 광명을 발견한 것이었다.

자살 외에는 답이 없는 것인가, 하고 모든 것을 포기했던 그들에게 자살이 아닌 다른 해답을 제시해주는 정보가 그들의 손에 들어온 것이었다.

……물론 이 정보가 제시해준 길은 그들이 그렇게 원하던 자유가 아니었다. 세계에 멸망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그들에게 자유를 선사해준단 말인가?

하지만 세계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바이러스의 존재는 그들에게 진작 포기했던 ‘복수’라는 이름의 목표를 다시 한 번 제시해준 것이었다.

그들에게 자살만을 요구하던 세계를, 지옥이나 다름없었던 이 세계를 자신들과 함께 끌고 갈 수 있는 길을 신은 제시해준 것이었다.

이 사실을 깨달은 순간 공선자는 즉시 행동에 들어갔다.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한 끝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세계를, 자신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다수’를 멸절시킨 계획을 완성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바이러스의 확장을 막기 위해서 완전히 폐쇄된, 팔라스 운석이 존재하는 사막으로 이동하는 것.

바이러스를 퍼트리기 위해서는 해당 바이러스를 준비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그를 위해서 바이러스의 소재를 조사하던 권혁은 한 가지 중요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다름 아닌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사하라 사막에 존재하는 운석의 주변에서 해당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감지한, 운석에 조사단을 파견했던 정부들이 합심해서 바이러스에 관해서 연구하고 있다는 정보를 말이다.

그들은 바이러스의 존재를 눈치 채자마자 그 위험성을 실감하고 즉시 전력을 다하여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사단을 섬멸했고, 그대로 운석의 주변을 철저하게 봉쇄해버렸다.

세간에서는 운석의 주변이 완전히 봉쇄된 상태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위험한 바이러스의 소재지로 파악되는 운석을 완전히 봉쇄한 것이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물질들로 이루어진 운석이다. 세계의 정부가 손쉽게 포기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심플하게 Z바이러스라고 명명한 바이러스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위험한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만들어낸다면 방해 없이 저 운석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는 생각에.

거기에 바이러스 자체가 이게 바이러스가 맞는지도 확신을 할 수 없는, 처음 보는 형태의 바이러스였기에 연구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생명공학 분야의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나가기까지 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세계는 합동해서 Z바이러스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연구했다. 그들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Z바이러스를 연구한다는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이 나라 저 나라에서 개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면 관리에 어려움이 생겨 어딘가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되는 순간 상황에 따라 파멸이 따를 수 있다고 생각한 세계에 산재한 각 나라의 정부들은 합의를 보았다.

보다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 연구시설을 1장소만 건설한 뒤, 모든 나라들이 공동으로 해당 바이러스에 대해서 연구하자고 말이다.

어쩌면 바보처럼 느껴질 수 있는 합의였다. 나라를, 자국민을 위해서라면 타국의 권리 따위 짓밟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정부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이득은 뒤로 해두고 서로 합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만큼 각 세계의 나라가 Z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처절하게 느꼈다는 이야기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상황에 따라서는 판데믹(감염폭발)에 의해서 세계가 멸망할 수도 있는 수준의 이야기였다.

그런 만큼 주의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당연했는데, 이에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요원 타임 룰러가 아닌, 테러리스트 타임 룰러로써 활동하기 시작한 공선자는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말했지 않은가? 이들은 Z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처절하게 느끼고 있었다고. 그런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시설의 경비가 허술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바이러스의 존재를 눈치 채고 철저하게 준비한 끝에 한국이라는 정부에게 선전포고를 날리고 탈출한 공선자는 고생하였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눈을 피해서 외국으로 도망치는 것만으로도 사투를 벌였고, 어찌어찌 외국으로 도망쳐 사하라 사막에 존재하는 연구시설에 도착하는 것도 영화 수십 편으로 만들어도 부족함이 없는 모험이었다.

거기에 정작 목적지였던 연구시설에 도착한 뒤로도 고생이 끊이질 않았다. 공선자가 초능력이라는 특수한 능력에 각종 훈련과 개조 끝에 인간에서 벗어난 수준의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면 수십 번 죽어도 모자라 골백번은 더 죽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요원 타임 룰러는, 테러리스트로서 세상에 드러나 그 두려움을 한몸에 받았다.

국재지명수배범이 되는 것을 물론 각종 각 매스컴에도 얼굴이 알려져 세계 각지에 존재하는 나라의 정부에 암지에 존재하는, 흔히 비밀요원이라는 놈들한테까지 쫓겨 다녔다.

하지만 소년은 그와 같은 각종 추격을 뿌리치고 사하라 사막에 도착, 끝에 가서는 연구소의 각종 시큐리티를 뚫고 잠입하여 그들이 그렇게 꽁꽁 숨기고 연구 중이던 Z바이러스를 탈취, 탈출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 날부터 전 세계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타임 룰러를 잡기 위해서 두 눈에 불을 켜고 수색망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야 공선자는 대놓고 세계를 적대한다는 선전포고를 날리고 사라진 이였다. 그런 이가 세계의 멸망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물건을 손에 쥐고 있다니?

농담도 정도껏 해줬으면 좋겠다. 이래서야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지구 상의 누가 발을 뻗고 마음 편히 잘 수 있겠는가?

장난이 아니라 눈을 떠보니 세상이 좀비 천지고 자신도 어느새 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라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거다. 이거.

그러니 전 세계에 각종 수단을 동원해서 공선자가 바이러스를 퍼트리기 전에 그와 바이러스를 확보하려고 하였다.

허나, 그는 암지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에이전트. 그것도 그냥 에이전트가 아니라 초능력을 지닌 에이전트였다.

평범한 에이전트는 불가능한 미션도 남들과 다른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그는 성공시켰다. 한국이 자랑하는 에이전트였던 그가 작성하고 공작을 벌이기 시작하자 세계도 속수무책이었다.

전투력자체는 초능력을 사용하던 다른 요원들보다 낮을지 모라도 잠입실력과, 공작, 마지막으로 암살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존재가 코드명 타임룰러였다.

설령 전투력이 더 뛰어난 초능력자 에이전트가 그와 상대한다고 해도 전투능력은 분명히 자신들의 에이전트 쪽이 높은데 어느새 자신들의 에이전트 쪽의 목이 떨어져 나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거창한 폭발 따위 필요 없다. 날카로운 단검 한 자루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라는 암살자의 기초를 몸소 보여주는 괴물.

그게 바로 코드네임 타임 룰러라 불리던 동양의 공작원이었다. 그런데 한국에 의해서 철저하게 통제되어 있는 줄 알았던 그 공작원이 세뇌를 풀고 탈주하여 세계 자체를 적대했다.

탈주하면 떠오르는 그분, 이x치도 울고 갈 그 위험성에 세계는 그야말로 세계의 명운을 걸고 바이러스를 가지고 도망치는 공선자를 잡으려고 하였다.

오죽하면 그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수십에 가까운 인간들이 죄 없이 목숨을 잃어갔겠는가? 멸망을 기도하는 희대의 악당.

그것이 이 세계에서 공선자에게 붙은 수식어였으며 하는 짓과 목표 역시 딱히 다를 것 없는, 그는 명실상부 최악의 ‘악’이었다.

하지만 공선자, 정확히는 그의 몸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형’의 인격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에게 최우선 사항은 복수.

공선자의 수명은 지극히 짧았다. 말하지 않았는가? 그가 시안을 쓸 때마다 지불하는 대가는 시간이었다.

거기에 자신의 신체의 시간을 조작하는 고유시조작에 포함되는 능력을 사용하면 신체에 어마어마한 부담이 걸린다.

그런데 세뇌를 당하는 동안 공선자는 자신의 신체는 신경도 쓰지 않고 정부의 명령을 받아 그야말로 미친 듯이 능력을 써온 것이었다.

그런데 수명이 길게 남아있을 것 같은가? 도망치는 것도 무리한 이야기였지만 설령 도망쳐 그 누구의 눈에 띄지 않고 살아간다고 해도 그렇게 긴 시간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공선자의 운명이었다.

그렇기에 형의 인격은 자신들을 이 지경으로 만든 이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올랐다. 자신은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의 인격이 어째서 이런 꼴이 되었어야 했느냐는 복수심.

그렇게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형’의 인격은 자신들의 복수를 악이지만 정당한 복수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야 단순한 이야기였으니깐 말이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빼앗은 이는, 타인에게서 자신의 것을 빼앗길 각오를 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이 다수에서 소수라는 관계로 형성했을 뿐이다. 그래, 다수가 다수를 살리기 위해서 소수의 소중한 것은 빼앗았다면……, 소수가 다수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을 이유가 되지 않겠는가?

이때 주고받은 것이 서로의 ‘인생’이라는 더없이 소중한 보물인 뿐이었다. ……다수라는 입장을 통해서 나(우리)의 인생을 빼앗았다면 각오해라.

우리는 빼앗겼다는 정당함을 토대로 너희들의 모든 것을 빼앗아줄 테니까. 뭐,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관계없는 이들?

그게 무슨 상관인가? 국가도 아무런 관계없는 국민을 들먹이며 국민을 위해서 일하라는 명목으로 자신들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가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우리도 역으로 우리들에게서 빼앗은 것으로 잘 먹고 잘 사는 모든 국민에게 복수할 권리가 있지 않은가?

……뭐, 이것은 과장된 이야기고. 그저 방법이 없었을 뿐이다. 관계없는 사람들이 말려들지 않게 복수할 방법 따위 존재하지 않았을 뿐인 이야기.

그렇다면 복수를 포기하라고? 복수를 포기하고 그냥 얌전히 자살하라고? 지랄하고, 자빠졌네! 너 같은 그러겠는가?!

이용당할 대로 이용당하고 다시 다수를 생각하여 나(우리)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건가?! 지랄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애초에 나(우리)가 얌전히 죽어야 너희들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나(우리)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나(우리)의 희생을 발판으로 삼아서 살아가는 이들이었다.

그러니 나(우리)의 희생을 발판으로 삼아 살아가는 만큼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빼었다면 빼앗길 각오를, 희생을 강요했다면, 희생을 강요받은 각오를!

그렇기 때문에 형의 인격은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일을 진행했다. 각지를 떠돌며 세계의 추적을 뿌리치고, 은근슬쩍 가지고 있던 좀비 바이러스를 흘려 테러를 일으켰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눈속임. 자신이 탈취한 수십 개의 샘플을 세계 각지에 돌아다니며 기간이 되면 분포되도록 설치해둔 것 역시 눈속임이었다.

당장 그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공선자 본인이 아닌, 바이러스에 집중하도록 설치에 놓은 허실의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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