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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42/194)



〈 42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그 사실을 한 번 스트림을 클리어하는 것으로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고 공선자는 판단하고 있는 것.

거기에 말했다시피 어차피 에볼루션 시스템에 대해서는 파악해두려고 했다. 그렇기에 적어도 이번 서브 스트림이 종료되기 전에 이것을 클리어해두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초조함을 갖게 된 것이었다.

공선자가 아닌 그의 반신이었다면 실패하면 그건 그거대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여유를 가지고 있을지도 몰랐다.

허나, 공선자는 실패하면 혹시 라면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

……어쩔 수 없었다. 공선자는 그의 반신과 다르게 언제나 대범하게 있을 수 있는 타입이 아니었으니깐 말이다.

그렇기에 그는 초조함을 느끼면서도 일단은 에볼루션 시스템의 파악을 다시금 진행하는 것이었다.

서브 스트림을 클리어한다. 그를 통해서 어떤 반응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지금 진행 중인 메인 스트림에 대해서도 파악해둬야 했다.

만약 스트림이라는 것 자체가 함정이라면 공선자를 비롯해서 이 장소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전부 상당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 천사(악마)가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면 그럴 확률이 극히 적어. 그 녀석은 나를……, 아니, 나뿐만이 아니라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를 어떤 식인지는 몰라도 이용하려고 했으니까.’

그러니 다짜고짜 죽이려고 들지는 않을 터. 아니, 애초에 스트림이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천사가 언급했던, 챌린저들을 ‘유도’한다는 것과 크게 관련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당장 이용해야 하는 만큼 그들에게 위험을 가져다주지는 않을지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메인 스트림에서 소나타라는 이름의 도시로 향하게 만든 만큼 어쩌면 모종의 준비가 되어있을지도 몰랐다.

그야 저 도시가 아마 소나타일 터인데 신분확인 같은 것으로 도시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면 애초에 스트림 자체를 수행할 수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일단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도시에 입장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는 갖춰져 있을지 몰랐다.

‘아니, 속단하기는 일러. ……하지만 스트림이라는 게 무엇인지 라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당장 이탈하는 건 지양해야 하나. 으윽……, 속이 울렁거려. 정말로 이게 옳은 판단일까?’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과거 겪어본 적 없었던 압박감에 당장에라도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되는 공선자.

하지만 어떻게든 참아내며 우선은 에볼루션 시스템 쪽으로 정신을 집중시키는 것이었다. 일단 스킬창의 개요는 대충 파악했다.

그렇다면 다음은 프랜들리 창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순서. 대충 훑어보니까 이쪽도 항목이 꽤 여러 가지가 있었다.

‘친구, 파티, 레기온? 여기에 국적도 있는 모양이고……. 보아 하니까 대충 내 인간관계와 관련된 무엇인가 같은데…….’

다시금 이야기하지만 자세한 파악은 나중에, 지금은 시간이 없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곧바로 커뮤니케이션 창으로 넘어가는 공선자.

‘……채, 채팅창, 비슷한 건가? 여기도 친구나 파티 등으로 항목이 나누어져 있는 걸 보면 그 관계의 사람들하고만 의사를 나눌 수 있다……, 우왓?! 이, 이건……. 키보드?’

커뮤니케이션 창에 관해서 몇 가지 확인해보려던 공선자는 갑자기 자신의 눈앞에 홀로그램으로 이루어진 키보드가 나타난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슬쩍 그렇게 나타난 키보드를 만져보고 이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요컨대 채팅창 같은 게 아니라 진짜로 채팅창이라는 것이었다.

‘키보드가 만져지는 느낌은 없어. 하지만 확실하게 내가 키보드를 건드는 순간에 채팅창에 글이 기록돼. 키보드를 치면서도 키보드가 눌리는 느낌이 없는 게 당장은 쓰기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못 쓸 것도 없었다. 단, 목소리가 아닌 글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에서 꽤 제한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에 당장 자신이 친 채팅을 보낼 수 있는 수단 역시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이었고 말이다.

‘아이템 창……, 인벤토리인가. 이건 말 그대로 인벤토리라는 느낌으로……. 어? 뭐가 들어있네? 초기 물품, 그런 건가?’

마지막으로 자신이 연 창 중에서 인벤토리 창을 살펴보는 그. 솔직히 말해서 그는 아이템 창을 열면서도 진짜로 아이템 창이 등장할 줄은 몰랐다.

정식 명칭은 인벤토리 창인 것 같았는데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뭐든지 넣을 수 있는 개인용 창고.

정말로 실제로 존재한다면 가장 확실하게 이 에볼루션 시스템이라는 녀석이 물리법칙을 무시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스템 창.

그렇기에 공선자는 아무리 그래도 아이템 창까지는……, 이라는 느낌이었다. 현재까지 그가 확인한 시스템 창들은 존재 자체는 확인했지만 이것들이 현실에 어떤 식으로 간섭하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했다.

그나마 스테이터스 창과 자신의 신체능력이 강화된 것 정도는 확인했지만 다른 시스템 창들은 그저 이런 게 있네, 라고 확인하는 수준이라는 것.

그것이 현실에 어떠한 식으로 적용되지는, 아니, 실제로 적용이 될지조차 확인하지 않아서 아직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소리.

쉽게 말해서 지금까지는 그나마 증강현실, 뭐, 그런 느낌이 가깝다는 이야기. 눈앞에 이상한 홀로그램 창이 떠오르는 것은 공선자의 상식으로는 불가능했다.

그래도 그가 아는 시대에서 문명이 좀 더 발전하면 있을 수 있는 일, 이라는 느낌이 있었던 것.

하지만 아이템 창은 아니었다. 아이템 창은 명확하게 두 눈을 통해서 물리법칙을 위반한다, 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창인 것.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빈털터리도 이런 빈털터리가 없잖아. ……뭐, 넣을만한 거 없으려나?’

무엇인가를 넣고, 빼는 것만으로 손에 들려 있던, 물리적인 형태의 물질이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에볼루션 시스템이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이능적인 무엇인가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간단했다. 당장 공선자의 눈앞에 떠오른 창, 인벤토리 창 내부에는 한 가지 물품이 들어있었으니 말이다.

보아하니 게임 시작할 때 주거나 하는 초기 물품……, 비슷한 것으로 보였다. 정체불명의 검은색 박스가 하나, 그리고 대충 일주일 정도 끼니는 때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물과 식량이 들어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인벤토리가 실제인지, 그리고 정말로 에볼루션 시스템이 물리법칙을 가볍게 씹어 먹는 무엇인가인지를 확인하려면 저것을 꺼내보면 될 터.

인벤토리 창을 확인하는 순간 대충 사용법을 감을 잡았다. 하려고 한다면 어렵지 않게 꺼낼 수 있다는 소리.

하지만 공선자는 섣불리 해당 물건을 꺼낼 수 없었다. 그야 주변에 아직까지 사람들이 있는데 갑자기 공선자의 손에서 건빵과 물이 나타난다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올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식량의 종류를 확인해보니 일주일 치 식량이 죄다 건빵이라는 사실이 안습하기 그지없는 느낌이기도 해도 굳이 꺼내서 확인해보고 싶지도 않았고 말이다.

그러니 차라리 손바닥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물건을 인벤토리 창에 넣어보는 것으로 인벤토리의 실존 여부를 확인해보려는 것.

‘돌 정도면 되겠지. 작아서 손에 쥐고 있으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또 길가에 대충 굴러다니고 있으니까.’

때문에 공선자는 슬쩍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길바닥에 떨어져 있던 작은 돌멩이를 집어드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녀석 뭐하는 거야?’ 라는 시선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공선자는 은근슬쩍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사각을 파악하고 또 인식이 자신에게서 벗어난 틈을 노렸기에 큰 주목 없이 돌멩이를 주어 드는 것에 성공했다.

그리고서는 즉시 손을 주먹 쥐어 돌멩이의 모습을 가리고서는 그대로 돌멩이를 인벤토리 창에 넣었다가 꺼내보는 것이었다.

‘……지, 진짜로 사라졌어. 그리고 다시 나타났고. 물리법칙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잖아? 이게 가능한가?’

아니, 실제로 발생한 일이었다. 현실을 부정하기에는 애초에 공선자 자신이 죽었다가 살아났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에서 뭔 일이 발생하던지 이상할 게 뭐가 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 공선자는 일반은 인벤토리 창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이 능력 하나만으로도 나를 포함한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취급을 받겠지.’

에볼루션 시스템의 다른 시스템들도 상당하지만 당장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면서도 뛰어난 능력을 지닌 것은 단연코 인벤토리 창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에이전트로서 암살도 밥 먹듯이 했었던 공선자는 이 인벤토리 창을 응용할 수 있는 방식을 무궁무진하게 떠올릴 수 있었으니까.

당장 밀매 쪽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암살을 위한 무기를 숨기기에도 적합하다. 그리고 그것은 공선자뿐 아니라 얼마 지나지 않아 이쪽 세계의 사람들 역시 깨달을 것이다.

에볼루션 시스템을 지닌 이들은 인벤토리 창만으로도 충분히 여러 가지로 써먹을 수 있는 자들이라고.

‘제한이 아예 없는 건 아닌 모양이지만 말이야.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건 넣을 수 있는 질량에 제한이 걸려 있다는 건가.’

설령 그렇다고 해도 상당한 능력인 것은 틀림없었다. 그렇기에 공선자는 괜히 또다시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이들 전원이 이와 같은 능력을 갖추고 있을 터. ……그렇다면 분명 머지않아. 이 능력을 어떻게든 자신의 손에 넣으려는 자들이 접촉해올 터.

그 접촉이 결코 상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공선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괜히 과거의 자신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고.

‘아니, 지금 그런 걸 걱정해봤자 해결할 방법은 없어. 그러니까 우선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인벤토리 창 역시 대략적인 파악을 끝마쳤다. 그렇다면 더 이상 살펴볼 것은 없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공선자는 문득 자기가 놓치고 있던 하나의 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인벤토리 창이 끝인 줄 알았는데 그러고 보니까 장비 창이 있었어. 뭐랄까……. 워낙 심플한 느낌이어서 열어뒀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네.’

장비 창은 다른 시스템 창의 인터페이스들과 비교했을 때 워낙 뭔가가 없는 느낌이었다. 그렇기에 훑어보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확인해보니…….

‘역시 별거 없네. 내가 아는 장비 창은 부위별로 슬롯 같은 게 존재해서 착용할 수 있는 장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라는 느낌인데 이건 그런 것 없고 장비셋 슬롯이라는 영문을 알 수 없는 것만 존재하고…….’

장비셋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인은 나중으로 미루어두는 공선자. 애초에 입고 있는 옷이 헐렁한 옷 한 벌이 전부인데 장비고 뭐고 없지 않은가?

뭐, 그런 이유로 각설하고 이것으로 일단 공선자는 자신이 열 수 있었던 시스템 창들을 대충 훑어보는 것을 끝마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까지 파악하니까 현재 파악 수준은 63% 정도. ……올라가기는 했지만 올라간 수치는 미미해. 뭔가 내가 확인하지 못한 시스템 창이 존재하는 것 같은데?’

시스템 창을 처음 열었을 때는 못해도 십 단위의 퍼센티지가 올라갔다. 하지만 그렇게 연 시스템 창을 자세하게 파악하는 것으로 올라간 수준의 수치는 미세한 수준.

그것은 즉, 스트림의 진행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자세한 파악보다는 당장 자신이 열 수 있는 ‘시스템 창 그 자체’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소리.

그리고 100%를 기준으로 간신히 절반을 꽤 넘긴 수준이라면 아직 몇 가지, 공선자 열지 못한 시스템 창이 존재한다는 소리로 추측되었다.

‘게임을 통해서 연상할 수 있는 시스템 창은 전부 연 것 같은 느낌인데……. 여기서 더 뭐가 있다는 거지?’

조금만 있으면 공선자를 비롯한 일행들이 도시의 성문으로 보이는 장소에 도착할 터. 즉, 그전에는 할 수 있으면 서브 스트림을 깨고 싶다는 생각에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허나, 초조해하기만 한다고 해서 여태까지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 갑자기 떠오르거나 할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내심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던 공선자. 그때 문득 떠오르는 생각. 인벤토리 창 같은 것도 있으니 혹시 거래 창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아이템을 넣어둘 수 있는 창이 있으니까 서로 간에 아이템을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지 않을까 떠올린 것.

‘거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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