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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62/194)



〈 62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그러니 지금은 레벨이라는 개념을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좋았다. 마침 도움말 창을 통해서 레벨의 항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떠올랐기에 공선자는 주저하지 않고 그 내용을 읽어가는 것이었다.

‘기준 이상의 전력을 지닌 단일, 혹은 다수의 개체와의 생사투……, 즉, 목숨을 걸고 싸우라는 건가? 하여간 이 생사투에서 상대를 살해 할 경우 상승하며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경험치는 레벨이 9 오를 수준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건가. 예상대로 역시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을 살업. 그것도 기준 이상의 전력이라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수준이 맞는 적을 살해할 경우에만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같네.’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공선자는 단순히 살업을 행하는 것만으로 경험치를 얻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경험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레벨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도움말 창에는 오로지 생사투가 성립되는 존재를 살해했을 경우에만 경험치를 습득할 수 있다고밖에 설명이 나와 있지 않았다.

생사투에 기준에 대한 각종 설명, 그리고 그 외에 파티나 레기온이라는, 보아하니 챌린저끼리 단체를 조직할 경우의 기준 역시 도움말 창을 통해서 설명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전부가 살업이 생사투에 부합한 지에 대한 기준, 그리고 살업을 통해서 얻은 경험치의 분배 기준과 같은, 오로지 ‘살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치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요컨대 살업 외에는 경험치를 습득할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마치 에볼루션 시스템 자체가 살업을 촉구하는 것 같은 느낌…….

‘아니, 잠깐 기다려 봐. 여기 맨 아래에 스킬을 통해서 경험치를 습득할 수단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있어.’

……이 들 것 같았지만 그것은 공선자의 섣부른 추측이었던 모양. 레벨에 대한 마지막 설명 부분을 살펴보니 경험치를 습득할 수단이 오로지 살업뿐인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습득 방법이자 가장 ‘효율’이 좋은 습득방법이 살업, 요컨대 게임에서처럼 기준치 이상의 전력을 지닌 생명체를 사냥하는 방법이었을 뿐 에볼루션 시스템은 그 외에도 다른 선택지 역시 준비해두었던 것.

단지, 그 방식의 효율을 당장 습득하기 전까지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에볼루션 시스템에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살업에 의한 습득과 다르게 해당 요소를 추가하는 스킬을 익힐 필요가 존재했다.

공선자가 추측하기로 스킬은 단순히 익히고 싶다고 익힐 수 있는 요소가 아닌 것으로 보였다. 다시 말해서 그만한 ‘대가’가 요구될 것이라 추측된다는 이야기.

즉, 사냥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레벨을 올리고자 한다면 그만큼 쓸데없이 더 많은 모종의 자원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였다.

‘……자신이 준비해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갈 것이라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건지, 아니면 그 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선택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건가.’

뭐, 지금의 공선자에게는 어느 쪽이든 좋았다. 지금의 그에게 있어서 최대한의 정의는 보다 자신이 효율적으로 살아남는 것에 존재했다.

그렇기에 강해지기 위해서 살업을 행하는 것에 별 거부감이 없었다. 해야 할 일이라면 그저 아무런 감정 없이 기계적으로 행하면 되는 일었으니까.

그보다는 지금 그에게 신경 쓰이는 것은 레벨에 대한 설명 중 이해하기 힘든 설명이 아직까지도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일단 경험치를 얻는 방식에 대해서는 대충 이해를 하였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기준에 따라 분배하지만 요약을 하자면 결국 자신을 기준으로 하여 기준치 이상의 전력을 지닌 상대를 죽였을 때 해당 상대를 살해했을 때의 ‘기여도’에 따라서 경험치를 분배한다는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직접적으로 죽였을 때 간접적으로 죽였을 때, 직접 나서지 않았지만 죽이는 것에 간접적인 도움을 주었을 때, 자신에게 복속된 소환수와 같은 것을 이용해 죽였을 때 등등.

각종 기준에 대한 설명이 있었지만 결국 그 전부를 요약하면 앞서 말한 내용이 되는 것. 그렇기에 공선자는 더 이상 경험치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곳에 나와 있는 설명이 사실인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지만, 그뿐인 이야기. 이 설명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허나, 그 외의 설명에서 공선자도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존재했다. 다름 아닌 레벨이라는 개념 그 자체를 설명해주는 도움말에 대한 이해였다.

레벨을 기준으로 챌린저의 그릇이 경지별로 거대해진다고 한다. 요컨대 레벨이 오른다는 것은 챌린저의 심상을 변질시켜 각인시킨 권능, 에볼루션 시스템에 의해서 경지의 그릇이 강제로 확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도움말 창에는 떠올라 있었다.

즉, 이게 아마도 레벨이 오르면 에볼루션 시스템의 소유자, 챌린저가 강해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일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각 레벨별로 영문을 알 수 없는 기준들이 배열되어 있었고 말이다. 레벨 1부터 9까지는 일반인이니, 그 후 49까지는 입문이고 50부터는 초인이니 하는 기준들 말이다.

공선자로서는 이게 도저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거기에 그 전에 나왔던 경지의 그릇이 거대해진다니 하는 설명 역시 이해하기 힘들기는 매한가지였고 말이다.

그렇기에 일단 공선자는 이 개념에 대한 이해를 포기했다. 당장 이해를 하려고 해도 사전 지식이 부족한 것.

그런 상황에서 괜히 이것저것 추측하다가는 잘못된 추측을 사실로 믿어버릴 가능성이 존재했다.

때문에 공선자는 우선 이 도움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한 사전정보를 얻기 전까지는 섣부른 이해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냥 간단하게 레벨인 만큼 올려두면 강해진다는 의미겠지, 라고 결론을 내리기로 한 것.

무엇보다 레벨이 상승하면 스텟 포인트를 습득하여 스텟을 올릴 수 있는 것이었다. 레벨 상승에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스텟 포인트를 지급해준다는 것만으로도 레벨이 상승하면 강해진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

그렇게 공선자는 일단 레벨에 대한 이해를 끝마쳤다. 그렇다면 그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직업……인가. 적어도 말 그대로 직업을 의미하는 단어는 아니겠지. 직업에 비유되는 무엇인가. 게임을 생각하자면 아마도 전투에 임할 때의 포지션, 혹은 전투 방식에 따른 카테고리 이름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데.’

직업이란 본래의 의미라면 개인이 먹고살기 위해서 돈을 버는 수단에 해당할 것이었다. 허나, 게임에서는 주로 다른 의미로써 사용된다.

전투 방식의 분류. 그렇게 분류되는 카테고리의 이름들을 직업이라고 의미하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게임인 만큼 먹고 살기 위해서 종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의 역할에 종사한다는 의미에서만큼 본다면 그렇게까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 선택도 아니었고 말이다.

‘에볼루션 시스템이라는 게 챌린저들이 먹고살 걱정이 없도록 직업을 지원해주는 취직 시스템 같은 게 아니라면 당연히 현실에서의 직업보다는 게임에서의 직업에 가까운 의미를 지니고 있겠지. 무엇보다 직업 옆에 있는 레벨. 즉, 이 에볼루션 시스템은 본인의 레벨 외에도 본인이 가진 직업에 또 다른 레벨이 존재한다는 건가.’

그리고 그런 식으로 레벨이라는 개념이 붙은 만큼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의 직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에볼루션 시스템에서 이야기하는 직업은 좀 더 다른 개념의 무엇인가라고 보는 쪽이 올바른 판단일 터.

그렇기에 공선자는 일단 이 직업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어떤 개념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도움말 창을 통해서 직업 항목의 설명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직업은 그 상위 항목인 병과에 따라서 분류된다고? 병과는 기초 병과가 7개, 엑스트라 병과가 1개. 처음 시작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병과는 기초 병과 7개로, 이 7개 안에 속해 있는 기초 직업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복잡하잖아. 심지어 7개의 병과들은 또다시 여러 개의 세분화된 병과로 나뉜다고? 이거 그냥 병과가 거의 10개 넘게 있는 거잖아?’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각 1개의 병과 별로 기초 직업이 최소 하나, 많게는 서너 개가 넘게 존재하니 당장 고를 수 있는 기초 직업의 숫자도 무지막지한 것이었다.

못해도 최소 20개는 넘어 보이는 게 이게 진짜로 기초 직업의 숫자가 맞나 의심이 될 정도.

거기에 설명을 보아 하니까 이 기초 직업에서 파생되는 세분화 직업들이 등장해 직업의 숫자가 더욱 늘어난다고 하는 것을 보니 그야말로 나중에 가서는 직업의 숫자를 세는 것을 포기해야 할 수준이 될 것만 같았다.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뭐든지 준비되어 있다는 건가? 아니면 판단력을 보겠다는 건. 후자라면 도저히 이 에볼루션 시스템이라는 걸로 뭘 하고 싶은 건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

아니, 후자가 아니어도 지금 가진 정보로 에볼루션 시스템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무리였다.

그렇기에 공선자는 일단 직업에 대해서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었다. 일단 직업을 분류하는 병과라는 게 존재하는 것은 알았다.

대충 보아하니 전투직과 비전투직으로, 그리고 전투직은 또다시 사용하는 무기나 혹은 무슨 ‘속성’ 같은 것으로 분류되는 모양.

이것을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끝이 없었기에 일단 이런 식으로 복잡하기 그지없는 분류법이 존재한다는 것만 확인하고 넘어갔다.

애초에 공선자는 이 병과라는 녀석이 왜 존재하는 것인지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일단 직업을 선택하려면 선택하고 싶은 병과를 선택한 뒤 그 내부에 포함되는 직업에서 찾아 선택하는 방식인데…….

그렇기에 일단은 자신이 선택하려는 직업이 어느 분야에 속하는 직업인지는 대충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거기에 원하는 직업을 콕 집어서 고를 수 없다면 대충 원하는 분야의 직업을 골라잡기 쉽다는 점도 있었고 말이다.

예를 들자면 무기를 들고 정면에서 싸우는 전사 계열의 직업을 원하면 7개의 병과 중 파이터(무사)라 표시된 병과에서 직업을 찾으면 되는 것.

그 외에도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서 각종 직업이 존재하지만 사용할 무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그저 정면에서 싸우고 싶다! 라고 생각한다면 파이터라는 병과 내부에서 직업을 아무거나 골라서 결정하면 되는 이야기였다.

‘직업이라는 걸 결정하기에 따라서 이후 자신이 살아갈 방식이 결정될 수도 있어. 파이터라는 병과에 속한 직업을 고르면 무기를 들고 살아가야 하고, 마이스터, 제작자라는 병과에 속한 직업을 고르면 평생을 무엇인가를 만들면서밖에 살아갈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지.’

그렇기에 직업을 고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 공선자가 직업의 설명에 대해서 읽고 있었는데, 바로 직후 공선자의 그와 같은 생각이 부정되는 설명문이 보이는 것이었다.

‘처음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레벨은 10……. 즉, 애초에 지금의 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없다는 건가? 거기에 해당 직업의 레벨을 최대로 상승시킬 때까지 직업을 변동시킬 수 없다고 하는데 이건…….’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최대 레벨까지 직업의 레벨을 상승시키면 직업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였다.

거기에 설명을 보아하니 직업을 바꾼다고 그 전에 선택했던 직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 모양.

즉, 직업을 바꾼다기보다는 하나의 직업의 육성을 끝내고 다음으로 육성시킬 직업을 선택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여러 가지 직업을 성장시키며 그렇게 성장시킨 직업으로부터 받는 어드밴티지를 차곡차곡 쌓아올리며 강해진다.

그것이 에볼루션 시스템의 소지자인 챌린저의 성장 방법 중 하나……, 라는 느낌이었다. 이 설명을 읽은 공선자는 자신의 생각을 수정했다.

‘즉, 원하는 직업이 있다면 아무런 페널티 없이 얼마든지 선택해서 성장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인가. 이건 내가 알고 있는 직업이라는 이미지보다는 스킬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성장시킬 수 있는 칭호에 가깝다는 느낌이군.’

아니, 페널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 번 선택한 직업을 바꾸기 위해서는 필히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최대 레벨까지 성장시킬 필요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 직업의 최대 레벨은 종류를 불문하고 10. 허나, 같은 10레벨이라고 해도 직업마다 요구되는 경험치도 같다고는 단정할 수 없는 법.

그런 만큼 아예 직업 선택을 아무 생각 없이 막 해도 된다고는 단정할 수 없었다. 단지, 공선자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자유로운 편이다, 라고 생각하는 쪽이 올바른 판단일 터.

‘무엇보다 직업을 성장시키려면 결국 시간이 요구되는데 지금 챌린저들의 사정을 생각하면 당장 그렇게 시간이 널널한 편이 아니야.’

당장 공선자만 해도 일주일 안에 이 여관에서 퇴출당할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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