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2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72/194)



〈 72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필사적으로 움직이겠지. 당장 자신들이 왜 기억을 잃은 지도 모른 채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로 뜬금없이 세계가 멸망한다는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조해하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였다. 도대체 자신들이 뭘 해야 할지도 모른 채로 그저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에 메인 스트림이라는, 그들이 뭘 해야 할지 알려주는 지표가 존재했다. 당연히 챌린저들은 전원이 메인 스트림이 하라는 대로 움직일 것이다.

예정된 멸망이라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것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세계가 멸망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인지는 챌린저들마다 다 다를 테지만 말이다.

‘설령 세계를 구해야 한다거나 꼭 살아남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이들이 아니라고 해도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이런 상황이라면 우선은 메인 스트림이 시키는 대로 움직일 확률이 높아.’

아니, 챌린저들은 전원이 생존 욕망이 어마 무시한 이들이었다. 그런 만큼 다른 건 몰라도 죽기 싫어서라도 메인 스트림이 시키는 대로 하는 이들이 많을 것.

‘과연, 이게 천사가 이야기했던 챌린저들을 유도한다는 설명의 진의인가. 살아남고 싶으면 메인 스트림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 세계를 구하라는 거군.’

……정말이지, 누군가의 장기말이 된 기분을 버릴 수가 없어서 기분이 더러워지는 것이었다.

‘아니, 지금 중요한 건 다른 챌린저들이 나처럼 메인 스트림을 확인했으면 뭐가 되었던지 메인 스트림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을 것이라는 거야.’

즉,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공선자가 잠에든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는가에 따라서 공선자는 다른 챌린저들보다 움직이는 게 뒤처졌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딱히 다른 챌린저들과 경쟁을 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다른 이들보다 뒤처진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이들보다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이들보다 불리하다는 것은 훗날 자신의 생존에 안 좋게 작용할 확률이 높았다. 그러니 뭐가 되었던지 되도록 다른 이들보다 뒤처지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역시 빠르게 움직이는 게 좋을 터. 물론 몇십 분 정도 늦게 움직인다고 큰일이라도 날까 하지만은…….

‘움직일 수 있다면 움직이는 게 낫겠지. 거기에 스킬 시스템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실전에서 경험하며 더 확실하게 알아갈 수도 있겠고 말이야.’

일단 공선자는 스킬 시스템을 파악한 뒤에 방 밖으로 나가 현재의 정황을 파악한 뒤에 여유가 있다면 이쪽 세계에 대한 정보를 조사할 생각이었다.

여유가 없다면 일단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생각이었다. 먹고 살 방법을 찾는 것. 그리고 먹고 살 방법이 마련되면 메인 스트림이 시키는 대로 레벨을 올려본다.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을 마련하려면 역시 이쪽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는 편이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야.’

뭐가 되었든지 간에 행동을 해야 했다. 그렇기에 공선자는 곧바로 스킬 시스템에 대한 파악에 들어갔다.

그리고 몇십 분의 시간에 걸쳐서 스킬 시스템에 대해서 파악하는 것이었다. 스킬이란 무엇이며, 또 무슨 종류가 있고, 어떻게 습득해야 하는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등, 까놓고 말해서 스테이터스 시스템보다 훨씬 복잡한 설명이 거기에 적혀 있던 것이었다.

‘……고유명사가 너무 많아. 다행히도 해당 고유명사에 대한 설명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오히려 그렇기에 설명의 양이 너무 방대해.’

못 읽을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해를 도외시하고 읽기만 해도 몇십 분은 소모될 수준의 양인 것.

‘……이걸 전부 확인해야 하는 건가. 해야겠지. 다른 시스템은 몰라도 스테이터스 시스템과 스킬 시스템. 이 두 가지는 확실하게 에볼루션 시스템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일 터.’

인벤토리나 그 외의 시스템들도 충분히 에볼루션 시스템에서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인벤토리는 이쪽 세계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식의 세계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충분히 에볼루션 시스템을 지닌 챌린저들의 가치를 수직 상승시켜주는 능력이었다.

그야 유통 쪽으로도 밀수와 같은 위험한 일에 이용할 수 있고, 암살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무기를 들키지 않고 수납하는 것도 가능했다.

당장 인벤토리만 해도 그러니 다른 시스템들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충분히 대단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

허나, 그중에서도 스테이터스와 스킬 시스템은 남달랐다. 게임에서 이 두 가지를 빼고는 논할 수 없는 것처럼 아마도 에볼루션 시스템 역시 다르지 않을 터.

그야 이 두 가지야말로 챌린저를 성장시켜주는 가장 기본적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아무리 많아도 스킬 시스템은 상세하게 파악해둘 필요성이 있어. 전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설명 자체는 일단 전부 머릿속에 넣어둬야 할까.’

설령 당장은 이해할 수 없는 설명들이라고 해도 머릿속에 넣어둔다면 훗날 해당 지식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전제 지식을 얻게 되는 순간 곧바로 이해할 수 있을 터.

그러니 그때를 위해서라도 이해할 수 없는 지식이라고 해도 외워두는 것이 정답이었다. 그를 위해서 공선자는 집중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일단은 스킬이란 것 자체의 개념에 대한 설명부터. 스킬이란 불가사의한 존재에게 내려받은 모조권능을 에볼루션 시스템이 칭하는 총칭이다. 스킬이라고 불러도, 모조권능이라 불러도 틀리지 않으며, 그 효과는 권능인 에볼루션 시스템에 복속되어 해당 모조권능에 알맞은 이능을 행사하게 만들어 준다. ……모조권능?’

말하지 않았는가? 공선자로서 이해하기 힘든 고유명사들이 넘쳐난다고. 그 시작이 바로 저 모조권능이라는 것이었다.

공선자는 모조권능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허나, 적어도 스킬이 모조권능이라는 것의 일종이며, 또한 모조권능과 똑같이 취급해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이 도움말 시스템의 설명문을 통해서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모조권능이란 단어가 본래는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굳이 파헤치자면 가짜 권능이라는 것 같은데 애초에 권능이 뭔지도 모르는데 가짜인 권능이 뭔지는 또 어떻게 아는가?

그러니 지금은 그냥 스킬의 또 다른 이름이 모조권능이라는 사실만 상기해두고 그는 다음 설명문을 살펴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일단 모조권능은 4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스킬의 종류라는 것은 사용 방식 및 유지 방식에 따라서 에볼루션 시스템이 스킬을 분류하는 기준 중 한 가지?’

그렇다면 이건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이것 외의 기준으로도 스킬을 분류한다는 것인가? 그렇게 판단한 공선자는 일단은 한 번 스킬 시스템을 쭉 훑어보는 것이었다.

‘종류 외에도 성질과 분류가 따로 존재하는 건가. 참 복잡하기 그지없네. 굳이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분류를 해둬야 할 이유를 알 수가 없군.’

공선자로서는 모르는 모종의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 그렇게 이해한 공선자는 일단 가장 위쪽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종류에 대한 설명부터 계속해서 확인해 나가는 것이었다.

‘일단 스킬은 총 4가지 종류가 존재한다는 거지. 각각 인피니티 패시브, 액션 패시브, 인피니티 액티브, 액션 액티브가 그것인가.’

일단 공통된 단어인 패시브와 액티브라는 것은 게임에서 나오는 그것일 것이다. 익혀두면 계속해서 효과가 지속되는 것은 패시브라고 하고, 그때그때 사용해줘야 하는 것을 액티브라고 하는 그것 말이다.

그리고 각각 패시브와 액티브의 앞에 붙은 영어들을 직역하자면 무한과 행동 정도일까? 이를 통해서 공선자는 대충 이 4가지의 스킬의 종류가 어떤 식으로 분류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역시 도움말 시스템의 설명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법. 그렇기에 해당 스킬 종류들의 설명을 확인한 공선자는 자신이 예측했던 것과 조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인피니티 패시브는 에볼루션 시스템이 발동하는 동안에는 늘 그 효과가 적용되는 스킬, 액션 패시브는 사용자가 스킬의 원리를 이해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계열의 스킬. 인피니티 액티브는 온, 오프 형식의 스킬로 발동 시 발동을 해제하기 전까지 오라를 스킬의 기준치만큼 소비하며 효과를 지속시키는 스킬. 액션 액티브는 스킬의 기준치에 해당하는 오라를 소비하여 발동시켜 지극히 짧은 시간 동안 효과를 발휘한 뒤 저절로 해제되는 단발성 스킬. 단, 액션 액티브 중에서도 버프에 속하는 스킬들은 비교적 오랫동안 효과가 지속된다.’

……이것이 4종류의 스킬에 대한 각각의 설명들이었다. 그리고 공선자로서는 역시나 이해하기 힘든 설명들이기도 하였고 말이다.

‘……인피니티 패시브는 이해할 수 있어. 요컨대 내가 알고 있던 패시브라는 단어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지. 에볼루션 시스템이 발동하는 동안만 유지된다……, 라는 부분이 신경 쓰이기는 해.’

이것은 어조만 보면 마치 에볼루션 시스템이 ‘발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공선자가 느끼기로는 에볼루션 시스템은 항시 전개되고 있었다. 그러니 에볼루션 시스템이 발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 어떤 상황인지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그야 항시 전개되고 있으니 전개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는 것. 그렇기에 일단 공선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주의를 해두기로만 하는 것.

‘그다음인 액션 패시브. ……이건 그냥 설명 자체가 이해가 되질 않는데. 사용자가 스킬의 원리를 이해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계열의 스킬? 스킬이라는 건 습득하기만 하면 그냥 마음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

아니, 보아하니 습득하기만 해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있고, 그것과 반대로 습득했다고 해도 해당 스킬의 사용 방법을 스스로 익혀서 사용해야 하는 스킬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스킬의 원리를 이해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사용해야 하는 스킬을 액션 패시브라 칭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구분 지어 놓는 것인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가 되었던지 공선자가 알고 있는 패시브는 무조건적으로 지속되는 것에 가까운 개념이었다.

그런데 스스로 원리를 이해하든, 이해를 하지 않던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아닌, 한순간만 지속되는 것이라면 액티브가 아닌가?

아니, 결국 자신이 사용할 때만 효과가 지속된다면 인피니티 액티브와 뭐가 다른 것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었던 것.

‘일단 예를 들어서 각성 스킬의 각성 응용 스킬들이 주로 여기에 속한다고 하는데……. 역시 이해하기가 힘들군.’

때문에 공선자는 이 부분이 역시 일단은 넘어갔다. 당장 이해하기 힘든 것을 이해하려고 해봤자 시간만 낭비일 뿐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깨닫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것은 직접 액션 패시브와 그 외의 스킬들을 사용하여 실감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요소가. 지금의 공선자는 그렇게 판단한 것.

때문에 다음 스킬을 살펴보았다.

‘인피니티 액티브는 말 그대로 스위치를 켰다가 껐다가 하는 것처럼 오라의 공급에 따라서 유지되었다가 유지되지 않았다가 하는 건가. 내가 보기에는 이쪽이 더 액션 패시브라는 이름이 어울릴 것 같은데…….’

아니, 공선자가 이해하지 못할 뿐 사용자가 이능의 사용원리를 이해한다, 라는 것에 그로서는 알지 못하는 의미가 있다면 지금 그의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었다.

‘……액션 액티브. 이건 내가 생각하던 액티브라는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네. 버프 스킬 같은 것도 이쪽 계열에 속하는 건가.’

이것들이 각각 스킬을 나누는 종류에 대한 설명들이었다. 일단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대충은 이해할 수 있었다.

거기에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은 단순히 파고든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부분들도 아니었다.

직접 경험하거나 다른 사전 지식들이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인 것. 그렇기에 공선자는 일단은 스킬의 종류에 대한 이해는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였다.

‘그 외에도 액티브 계열의 스킬들은 모두 요구되는 기준치 이상의 오라를 소비하는 것으로 위력을 강화하거나 지속시간을 소량 증가시키는 등과 같이 효과를 증폭시키는 게 가능하다. 같은 개념에 적용되는 스킬의 경우 중복되는 개념 중 성능이 높은 쪽만 우선적으로 적용된다고 하는데…….’

전자는 지금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후자는 역시 직접 경험해봐야지만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아직 스킬을 배운 적도 없는데 같은 개념에 적용된다고 이야기해도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

‘그다음으로 봐야 하는 부분은 성질. 스킬에 의해서 발생한 이능의 결과물의 형태에 따라서 이능을 구분하는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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