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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76/194)



〈 76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오히려 알게 되는 것으로 더욱 영문을 알 수 없는 정보들도 있기는 했다. 허나, 적어도 당장은 스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게 된 것은 분명한 사실.

‘그럼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각 스킬 별로 습득하는 방식들인가. 일단 모든 스킬들은 공통적으로 상점 시스템을 통해서 스킬 포인트, 통칭 SP를 소모하는 것으로 익히는 게 가능하다.’

물론 익히기 위해서는 각 스킬을 습득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 조건만 충족하면 SP를 지불하여 상점 창에서 얼마든지 스킬을 습득할 수가 있는 것.

‘단, 직업 코어 스킬의 경우에는 직업을 습득하면 저절로 습득하게 된다는 건가. 거기에 각성 스킬은 처음 챌린저가 되었을 때 가지고 있는 각성 스킬의 경우에도 저절로 습득할 수 있고.’

허나, SP를 소모하지 않고 습득할 수 있는 스킬은 직업 코어 스킬과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각성 스킬, 이 2개뿐이었다.

나머지 스킬들은 전부 상점 창에서 SP를 지불하는 것으로밖에 습득할 수 없는 것. 말했다시피 기술 같은 것을 연마한다고 해서 습득하거나 하지는 않는 모양.

할 수 있는 한 개인의 재능을 최대한 배제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습득 방식이었다.

‘병과의 제한, 직업의 제한, 레벨의 제한, 스킬의 제한 등등. 스킬을 습득하기 위한 제한이 이것저것 있는 모양이지만 이것만 충족하면 얼마든지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는 건가.’

체질이니 재능이니 하는 것 때문에 다른 사람은 배울 수 있었지만 나만은 배울 수 없는 계열의 스킬은 없다는 이야기. 정말이지 기회만큼은 공평하게 쥐어지는 모양.

‘각 스킬에는 등급이 존재한다. 등급이란 각 스킬이 낼 수 있는 성능의 한계치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즉, 등급이 높을수록 스킬을 보다 강력한 출력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단순하게 말해서 등급이 높은 스킬일수록 강력하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 등급이라는 것은 또다시 2가지 종류가 존재한다는 모양.

숙련 등급과 한계 등급이 그것이었다. 숙련 등급은 말 그대로 스킬이 어디까지 숙련된 것인지 알려주는 등급으로 이 등급이 높아질수록 스킬의 위력이 강화된다는 이야기.

숙련도가 100%에 도달할 때마다 한 단계씩 상승한다는 모양이었다. 즉, 스킬의 레벨 같은 개념인 것.

그에 비하여 한계 등급은 이 숙련 등급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한계를 알려주는 등급이라는 느낌이었다. 총 4단계가 존재하며 해당 단계가 낮을수록 스킬이 도달할 수 있는 숙련 등급에 제한이 걸린다는 소리.

요약하자면 숙련 등급이 스킬의 레벨이었고, 이 숙련 등급은 챌린저의 레벨, 그리고 스킬의 한계 등급에 따라서 높일 수 있는 숙련 등급에 제한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레벨에 따라서 숙련 등급 세밀한 제한이 정해지고 여기에 한계 등급에 따라서 큰 틀의 제한이 걸리는 방식인가.’

레벨에 따른 제한은 아직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었지만 각각 스킬의 한계 등급인 커몬, 업미들, 노블, 엠페러 라는 등급에 따라 스킬은 CX랭크, BX랭크, AX랭크, SX랭크까지 각각의 숙련 등급이 제한되는 모양이었다.

추가로 숙련 등급은 C-에서 시작해 SX랭크까지 존재하는데 C-, C, C+, CX랭크 순으로 상승하여 CX랭크에서 B-로 상승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레벨에 따라서 C-에서 C랭크로 상승하거나 B-에서 B랭크로 상승하는 등의 제한이 걸린다는 거지.’

대충 스킬 등급이라는 것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에 한계 등급을 상승시키기 위한 방법 역시 알려주고 있었고 말이다.

‘상위호환스킬을 습득하거나 아니면 같은 스킬이지만 한계 등급이 더 높은 스킬을 습득하거나 하면 된다는 건가.’

상위호환스킬이란 기존 스킬을 습득 조건으로 두고 있으면서 동시에 해당 스킬의 개념마저 포함하고 있는 스킬들을 의미했다.

설명문에서는 희귀도가 높은 스킬들이 그 예라고 하는데 아직 희귀도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을 확인해보지 않는 공선자로서는 알기 힘든 설명이었다.

‘한계 등급만 높은 같은 스킬을 익히는 건 알겠지만 말이야. 요컨대 원래 가지고 있던 스킬을 강화하는 개념인 거겠네.’

후자는 이해하기 매우 쉬웠다. 별것 없이 그냥 스킬 포인트를 지불해서 한계 등급에 도달한 스킬의 한계 등급만을 강화시키는 것에 가까웠으니 말이다.

‘그러니 전자를 이해하기 위해서 희귀도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면……. 희귀도는 해당 스킬이 얼마나 포괄적인 개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나타내주는 척도입니다……인가. 등급과 다르게 출력의 한계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희귀도가 높다고 해서 해당 스킬이 ‘강력하다’는 보장을 주지는 않는다는 이야기.

등급은 높으면 높을수록 강했다. 허나, 희귀도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 물론 그렇다고 해서 희귀도가 높다고 아무런 장점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요컨대 등급은 우물의 깊이. 희귀도는 우물의 넓이라는 건가. 우물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 많은 물을 꺼낼 수 있고, 우물이 넓으면 넓을수록 더 많은 물을 저장해둘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등급이 높으면 해당 스킬의 힘의 한계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고, 희귀도가 높으면 해당 스킬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더 넓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희귀도가 높지만 등급이 낮은 스킬은 희귀도가 낮아도 등급이 높은 스킬에게 밀릴 수도 있었다.

반대로 희귀도가 높지만 등급이 낮은 스킬은 희귀도가 낮아도 등급만은 높은 스킬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도 있는 것.

‘진짜로 더럽게 복잡하네. 희귀도 역시 총 4가지 단계로 분류. 노멀, 레어, 유니크, 에픽인가. 보통은 노멀은 SP만 지불하면 익힐 수 있는 스킬들이며 레어의 경우에는 노멀 스킬들 여러 개를 습득 조건으로 갖고, 그 위인 유니크는 레어 스킬을, 에픽은 유니크 스킬을 습득 조건으로 갖게 된다는 건가.’

여기에 더불어 희귀도는 스킬의 강함 그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해도 해당 스킬이 강해지는 ‘속도’에는 영향을 미치는 모양.

요컨대 희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성장했을 때 같은 양의 힘으로 더 많은 개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대신 같은 위치까지 성장하기 위해 소모되는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는 이야기였다.

‘노멀을 기준으로 레어가 노멀의 5배. 유니크는 노멀의 25배, 에픽은 노멀의 125배인가. 물론 이것도 스킬마다 요구되는 숙련도가 다르기 때문에 대략적인 척도일 테지만…….’

딱 봐도 희귀도에 따라서 요구되는 숙련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희귀도가 높아도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 높은 희귀도의 스킬은 흔히 이야기하는 대기만성에 속하는 스킬들이라는 것이었다.

‘아까 전에 등급을 상승시키는 방법에서 희귀도가 높은 스킬을 습득하면 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대충 알겠어. 하지만 희귀도가 높다고 한계 등급이 무조건 높은 건 아닌가.’

말했다시피 희귀도는 어디까지나 우물의 넓이에 해당했다. 우물의 넓이가 곧 상위호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

거기에 말했다시피 희귀도가 높으면 요구되는 숙련 등급이 높아지기도 하는 것. 그러니 희귀도가 높은 스킬을 익혀 한계 등급을 돌파하려고 할 때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성이 존재해 보였다.

‘상위호환에 해당하는 스킬을 익힌다고 원래 있던 스킬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기에 약해지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원래 있던 스킬의 성장이 막힌 채로 새롭게 익힌 상위호환 스킬의 숙련 등급을 처음부터 다시금 성장시켜야 했다.

여기서 말했던 문제가 발생한다. 새롭게 익힌 상위호환 스킬은 숙련도를 올리기 힘들다고 하는 문제가.

즉, 성장이 정체되고 마는 것이었다. 그러니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약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강해지는 것에 제한이 걸렸다.

‘그런 의미에서 한계 등급에 의해서 숙련 등급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스킬의 한계 등급을 상위 등급의 같은 스킬을 익히는 것으로 강화시키는 방식은 곧바로 다시금 해당 스킬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기는 한데…….’

이 역시 아예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희귀도는 우물의 넓이, 한계 등급은 우물의 깊이.

이런 상황에서 우물의 깊이만 너무 깊이 파게 된다면 나중에 가서 우물의 넓이를 넓히는 것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는 것.

요컨대 스킬의 한계 등급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가는 훗날 할 수 있는 일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뭐, 그 부분은 다른 사람들과 협력을 하는 방식으로 메꿀 수도 있지만…….’

언제나 사람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해진 것도 아니지 않은가? 물론 그런 식으로 이야기해서야 한계 등급을 강화하는 것은 손해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터.

그야 이왕 성장시킬 것이라면 상위호환에 해당하는 스킬들을 성장시켜주는 편이 좋지 않은가?

대기만성이라는 것은 같은 수준까지 성장시키는 게 힘들지만 같은 수준까지 성장시키면 상위호환 쪽이 더 좋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니 상위호환이라는 이야기겠지. 허나, 세상일이 어디 그렇게 마음대로 되겠는가?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서 살아가기만 해도 본인의 실력 부족을 느낄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쪽 세계는 당장 멸망이 예정된 세계인 것. 정확히 언제 멸망이 찾아올지 알 수가 없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멸망을 막아야 하는 것만큼은 사실.

그처럼 급하기 그지없는 상황에서 느긋하게 상위호환 스킬을 성장시키며 느긋하게 강해질 여유 따위 있을 것 같은가?

‘결국은 자기 재량이라는 거로군. 나중의 강함을 위해서 당장의 강함을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당장의 강함을 위해서 나중의 강함을 좀 더 늦게 추구하던지.’

습득할 수 있는 스킬 포인트에는 한계가 없는 모양이었다. 직업을 익히고 그 직업의 레벨을 올릴 때마다 직업의 차수에 따라서 스킬 포인트를 지급한다.

그리고 챌린저들은 얼마든지 직업을 선택하여 성장시킬 수 있었다. 그러니 스킬 포인트 자체에는 한계가 없었다.

그러나 스킬 포인트를 수급하기 위한 시간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직업을 얻는 것만으로 직업이 성장하여 스킬 포인트를 주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스킬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서 해당 직업을 성장시킬 필요성이 있는 것. 그러니 스킬 포인트에 한계가 없다고 스킬 포인트를 함부로 낭비하는 것은 멍청한 이야기.

그런 만큼 결국 챌린저들은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나중의 강함, 정확히는 다재다능하게 강함을 노리고 스킬 포인트를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다재다능하지 않더라고 해도 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루트를 노리고 스킬 포인트를 투자할 것인지 말이다. 그리고 공성자의 경우…….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건 위험할 것 같은데……. 확실히 상위호환 스킬을 하위호환 스킬보다 높은 숙련도로 성장시키면 더 이상 하위호환 스킬을 사용할 이유가 없어져. 그런 만큼 그때까지 하위호환 스킬에 투자했던 SP가 의미가 없어지기는 하지. 허나…….’

나중을 위해서 당장의 강함을 포기했다가 그것이 원인으로 본래라면 대처할 수 있는 일에 대처하지 못해서 죽어버리면 그것만큼 허무한 이야기도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공선자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장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의 여력이 있을 정도의 여력을 만들어놓는다.

그런 뒤 남는 여유로 상위호환 스킬에 투자하는 것. 이것이 가장 생존확률을 높이며 나중을 위한 투자도 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

‘거기에 애초에 스킬의 한계 등급 외에도 레벨에 의한 숙련 등급 제한도 존재하는 모양이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레벨 때문에 한계 등급을 강화하는 것을 못할 경우도 생각해야지.’

그럴 때는 상위호환 스킬을 익히는 것도 문제는 없을 터였다. 그런 식으로 결론을 내린 공선자가 짧은 한숨과 함께 스킬 시스템에 대한 설명 창에서 눈을 돌리는 것이었다.

‘……이것으로 일단 스킬 시스템에 대해서는 거의 완전히 파악했다고 할 수 있겠어. 남은 건 SP, 스킬 포인트의 습득 방법 정도인데, 직업 레벨을 상승시킬 때마다 직업의 차수에 따라서 스킬 포인트를 습득할 수 있다, 인가. 1차가 5, 2차가 10, 3차가 25에 4차 50. 차수에 따라서 지급하는 스킬 포인트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걸.’

그리고 이 스킬 포인트들은 무조건 해당 스킬 포인트를 지급한 직업의 직업 스킬을 익히는 것에 사용할 수 있다, 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얻는 스킬 포인트는 제한만 충족한다면 어떤 스킬을 익히는 것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것. 그런 의미에서 오로지 스킬 포인트를 습득하기 위해서 필요하지 않는 직업을 익혀서 성장시키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을 터.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킬들을 확인해본 뒤에 본격적으로 움직여볼까.’

현재 공선자가 에볼루션 시스템에 대해서 파악한 수준은 완벽하다고 할 수 없었다. 당장 스테이터스와 스킬 시스템. 그리고 로그 시스템과 스트림 시스템 정도만 파악했으니 말이다.

그 외의 시스템들, 커뮤니케이션이나 프랜들리, 상정과 인벤토리 등등, 파악하지 않은 시스템들이 남아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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