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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5화 〉제 01계-챕터 02: 의도치 않은 인연 (115/194)



〈 115화 〉제 01계-챕터 02: 의도치 않은 인연

‘쉬지 않고 쌈닭을 사냥했음에도 몇 시간 만에 간신히 레벨을 1올릴 수 있었던 걸 보면 상당히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지만 말이지.’

그것도 고렙에서 레벨을 1올리는 것도 아니었다. 초기 레벨인 1에서 2로 레벨을 올리는 것에도 몇 시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야 했던 것.

이것을 생각하면 레벨을 올리는 과정을 공선자가 상정했던 것보다 더욱더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고밖에 막연하게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레벨1에서 2로 올리는 것에도 이렇게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면 과연 레벨을 2에서 3으로 올릴 때는?

그 뒤 다시금 3에서 4, 4에서 5, 끝에 가서 레벨 1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여정을 걸쳐야 할지 솔직히 공선자로서는 상상이 가질 않았다.

결국 직접 그 길로 뛰어드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것. 때문에 공선자는 더 이상 확인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 다시금 쌈닭을 사냥하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과연 아무런 대가도 없이 강해질 수 없다는 건가. 좋아. 강해지기 위해서 그만큼의 고생을 요구한다면 기꺼이 고생을 해주마.’

그 뒤 공선자는 일단 다시금 자신이 설치한 올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나무를 뛰어넘으며 왔던 길로 돌아가는 것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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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21마리. 동시에 레벨도 3으로 올랐나. 일단 무난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네. ……하지만 이 이상은 무리인가. 휴우…….’

공선자가 자신이 레벨 업 한 것을 확인하고 몇 시간 뒤, 레벨 업을 한 직후에도 게으름 피지 않고 열심히 쌈닭의 사냥은 이어가던 공선자는 거의 날이 밝을 때가 되었을 때 다시금 자신의 레벨을 하나 더 올릴 수 있었다.

이것으로 공선자의 레벨은 3. 덤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0차 직업이 챌린저라는 이름의 직업 레벨도 3으로 상승한 상황.

요컨대 공선자는 또다시 3포인트의 스텟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그것을 스테이터스 창을 통해서 확인한 공선자는 일단 호흡을 고르기 위한 한숨을 내쉰 뒤에 눈앞에 죽어 나자빠져 있는 쌈닭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잠깐 고민을 하더니 쌈닭의 시체에 손을 얹고 사체를 인벤토리에 넣는 것을 시도해보는 그.

하지만 어째서인지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공선자의 손이 닿은 쌈닭의 시체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쯧, 역시 슬슬 인벤토리가 가득 찰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예상대로인가. 이 사체는 그냥 상점 시스템을 통해서 팔아치우는 수밖에 없겠어.’

인벤토리는 초기 10세제곱미터로 레벨 1당 1세제곱미터씩 늘어나 지금에 와서는 레벨 3에 걸맞게 13세제곱미터에 해당했다.

즉, 정확하게 초기 넓이는 11세제곱미터라는 소리. 인벤토리 공간 내부는 무중력이기에 무게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부피의 영향은 받는 것.

때문에 무려 20마리에 해당하는 쌈닭의 시체가 인벤토리 내부에 고의 모셔져 있는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인벤토리 내부에 쌈닭의 시체를 넣을만한 공간은 없는 것이었다.

‘채집형 자유의뢰를 해결하기 위한 나뭇가지들을 빼면 넣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주변 사람들의 의심을 사고 싶지 않으면 나뭇가지는 어느 정도 가지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야 나뭇가지를 채집한다는 명목으로 쌈닭의 서식지에 온 것인데 정작 나뭇가지는 가져오지 않고 쌈닭의 시체만 잔뜩 끌고 온다면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겠는가?

그런 이유로 일단 어느 정도는 나뭇가지를 가져갈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일단 공선자는 눈앞의 쌈닭의 시체를 가져가서 파는 것을 포기하기로 하는 것.

대신에 토벌 증표에 해당하는 쌈닭의 부리를 들고 있던 단검으로 잘라 인벤토리에 보관하는 것이었다. 그 직후, 눈앞의 시체를 상점 시스템을 통해서 매각하는 공선자.

쌈닭의 시체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인벤토리가 가득 찬 것이지 고작 손바닥 반 정도의 크기인 부리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부피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슬슬 단검 날이 무뎌지기 시작했나. 아무리 최대한 일격에 끝내려고 했다고는 하지만 아끼지 않고 사용했으니깐 말이지.’

부리를 단검을 이용해 뜯어낸 뒤 공선자는 단검을 팍팍 사용한 영향인지 단검의 날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일단 단검에 묻는 피부터 닦아내는 것이었다.

그 뒤 도시로 돌아가면 숫돌이라도 구해서 단검의 날을 갉기로 결정한 후 칼집에 보관하는 그.

그렇게 뒤처리를 끝낸 뒤 부리를 인벤토리에 보관한 공선자는 다음으로 다시금 자신이 쌈닭을 사냥한 장소에서 떠나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움직여 다시금 안전이 확보되었다는 확신이 든 뒤에야 그 자리에 멈춰선 뒤에 자신의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보는 공선자.

‘자잘한 상처가 치료되고 몸 상태가 나아지는 걸로 레벨이 올랐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직접 확인하니 확실하군. 레벨이 2에서 3으로 올랐나.’

방금 전에도 확인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레벨과 스텟 포인트만 확인한 공선자는 그 외의 사항들을 확인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서는 이내 레벨 업과 함께 오라의 최대치 역시 다시금 상승했다는 것 외에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두 가지 수치를 확인한 공선자는 상당한 피로가 담긴 한숨을 내쉰 뒤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레벨 업을 한 건 좋지만 체력 수치가 20% 이하로 떨어졌어. 여기에 피로도도 70%에 가깝게 상승해 있는 상태도. 슬슬 신체가 한계라는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객관적인 수치로 보니 확실하군. 일단은 도시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해야겠어.’

여기에 단순히 공선자가 지쳤다는 것뿐만 아니라 인벤토리가 가득 찬 상태라는 것도 문제였다.

이 상황에서 쌈닭을 사냥해봤자 회수할 수 있는 것은 부리뿐. 부리를 회수하면 1만 원이지만 시체까지 회수하면 부리까지 합쳐서 총 3만 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부리만 회수하면 2만 원이나 버리게 되는 상황. 레벨 업뿐만 아니라 당장 이쪽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화폐가 필요한 상황인 공선자로서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돈을 모아야 하는 것이었다.

‘상정 시스템에 매각하는 것도 생각해보지 못한 건 아니지만 상점 시스템은 매각 시의 물건의 가치를 절반이나 낮게 책정한다.’

그렇다면 최대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100%의 가치는 아니라고 해도 어느 정도 제값을 치러주는 사람한테 직접 매매하는 쪽이 나을 것이라는 게 공선자의 판단이었다.

‘당장 상점 시스템에 팔아보려고 했지만 2마리 합쳐서 5T 정도였으니 말이지. 길드에 팔면 6만 원인데 상점에 팔면 5만 원인가.’

단, 여기서 상점 시스템이 매각 시 50%를 낮게 책정해주는 것을 생각하면 본래라면 10만 원 상당의 가격일 터였다.

그것을 6만 원에 사는 것을 보면 길드도 상당히 후려치기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길드가 아무리 후려친다고 해도 상점 시스템에 적용되는 50% 반감보다는 비싸게 사주니 역시 당장은 길드 쪽에 매각하는 것이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것.

‘그러니 일단 쌈닭의 사체를 팔기 위해서 도시로 돌아갈 필요도 있고 말이지. ……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골치네. 무기도 없던 녀석이 갑자기 쌈닭의 20마리나 잡았다고 해도 수상하게 보일 텐데.’

심지어 인벤토리에서 쌈닭을 꺼내는 모습을 목격당하면 더욱 일이 골치 아파질 수도 있었다.

그러니 일단은 기회가 될 때마다 인벤토리 내부에서 한 마리씩 쌈닭을 꺼내서 파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는 한데, 그래서야 가지고 있는 쌈닭의 사체를 전부 파는 것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빨리 인벤토리를 비운 다음에 다시 서식지로 돌아와서 쌈닭을 사냥해야 하는 나에게 있어서 인벤토리 내부를 비우는데 시간이 걸리는 건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야.’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공선자의 뇌리에 좋은 수단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일단은 도시에 돌아간 뒤에 방법을 생각하는 쪽으로 결론을 미루어두는 공선자.

당장 그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일단은 도시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묵고 있는 여관에서 식사를 하고, 육체의 피로를 풀어야 했다.

‘할 수 있으면 단검을 갈 숫돌하고, 입고 있는 옷과 경갑을 세탁할까. ……아니, 그전에 다른 옷부터 구해야 하나?’

먼지와 피로 더럽혀진 옷을 세탁하기 위해서는 세탁하는 동안 입고 있을 옷이 필요했다. 그러니 경갑과 옷을 세탁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입고 있을 옷을 먼저 구해야 하는 것.

‘결국 뭐가 되었던지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가. 하아…….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쌈닭의 시체를 팔면 약 60만 원 수준. 여기에 나뭇가지랑 부리 하나를 팔면 62만 원은 벌 수 있나?’

하루에 무려 62만 원을 벌었다. 이 상태로 한 달 동안 죽어라 일을 하면 1800만 원 돈을 벌 수 있을 것.

이것이 1년이 되면 연봉 1억을 우습게 넘는 것이었다. 현대라면 충분히 중상층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

이렇게 이야기하면 모험가라는 직업이 돈을 엄청나게 버는 것 같았지만 이건 공선자처럼 인벤토리가 존재할 때나 가능한 이야기.

인벤토리가 존재하는 공선자조차 그 인벤토리가 가득 차서 더 이상은 쌈닭의 사체를 쌓아두지 못하지 않은가?

공선자가 그런데 다른 모험가들은 오죽할까? 1년 내내 미친 듯이 쌈닭을 사냥해도 3000만 원을 벌 수 있다면 많이 번 것일 터.

‘거기에 쌈닭의 서식지라고 해도 쌈닭이 수만 마리가 있는 것도 아닐 테니깐 말이지. 잘 해봐라 수백, 수천 마리 정도겠지. 즉, 언젠가는 사냥감이 고갈될 수도 있다.’

그러니 쌈닭만을 사냥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짓을 바보짓이었다. 일단 당장은 쌈닭의 서식지만큼 적당한 사냥터가 없기에 여기서 죽치고 쌈닭을 x치고 있는 것이었지만 공선자는 레벨이 올라 자신이 어느 정도 강해졌다는 판단이 들면 더 강한 몬스터를 잡으러 움직일 생각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역시 그놈의 돈이 문제였다. 하루에 62만 원. 많이 벌었다. 허나, 말했다시피 쌈닭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으니 인벤토리를 가진 매일매일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

여기에 더불어 공선자가 매일매일 쌈닭을 사냥하러 올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니, 하려고 하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로 애로사항이 꽃필 수밖에 없다는 소리.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당장 인벤토리 내부의 쌈닭을 죄다 처리하는 것도 문제였고, 공선자 자신의 피로도 역시 문제였다.

‘거기에 무엇보다 나 혼자만 챌린저인 게 아니야. 나와 같은 챌린저들이 수십 명 더 존재한다.’

당장 밤이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챌린저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이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쌈닭의 서식지에서 공선자는 다른 챌린저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 마주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챌린저들도 한둘씩 먹고 살기 위해서, 또 챌린저로서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모험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역시나 공선자처럼 이 근방에서 가장 만만한 몬스터 중 하나인 쌈닭부터 사냥을 시작할 터였다.

그것은 즉, 공선자와 다른 챌린저들이 같은 사냥감을 두고 경쟁을 하게 된다는 소리. 그 사실을 생각하면 역시나 앞으로는 오늘 번 것처럼 돈을 벌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쌈닭의 시체를 파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초기 자금인 62만 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지 나중이 편해진다는 건데…….’

이 62만 원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앞으로의 생활이 매우 고단해지거나 공선자의 성장 자체에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러니 공선자는 자신이 벌게 될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내 고개를 흔드는 것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었다.

‘아니, 이것도 당장은 고민해봤자 답이 안 나와. 일단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의식주를 준비하고 그 뒤에 남은 돈은 할 수 있는 한 아껴 쓰는 것 외에는 떠올릴 수 있는 사항이 없어. 필요한 물건을 생길 때를 대비해서 최대한 돈을 아끼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

쉽게 말해서 일단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의식주에 돈을 쓴 뒤 남은 돈은 어떻게 사용할지는 보류하기로 했다는 이야기.

그렇게 고민을 일단락지은 공선자는 문득 고개를 드는 것이었다. 그가 고개를 들어 바라본 하늘은 슬슬 해가 뜨기 시작한 덕에 점점 검은색에서 푸른 하늘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상황.

탁! 탁! 탁! 탁!!

그에 공선자는 근처 나무들 중에서 가장 높은 나무를 하나 골라 그 나무의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는 것이었다. 별 이유는 없었다. 해가 뜨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지만 정확하게 해가 완전히 뜨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 수 없어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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