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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5화 〉제 01계-챕터 02: 의도치 않은 인연 (125/194)



〈 125화 〉제 01계-챕터 02: 의도치 않은 인연

“헛소리 집어치우지? 딱히 우리는 네 녀석의 꼬붕이 되려고 파티를 짜려고 하는 게 아니니깐 말이야. 어디까지나 살아남기 위해 일시적으로 힘을 합치는 거다.”

“맞아맞아. 아, 아니. 일시적인 건 제외하고. 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다 함께 힘을 합치고 싶으니까. 여하튼 어디까지나 동료지 부하가 될 생각은 없다는 거야.”

두 사람의 이야기에 도대체 왜 이야기에 이렇게 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 공선자였는데, 세 사람을 대신해서 쿠루미가 요약해서 현재 챌린저들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아마도 50명 중에 현재 파티를 짜지 않은 사람은 우리 다섯 명이 전부. 즉, 파티를 짜게 된다면 우리끼리 짜야 함.”

“쿠루미의 이야기대로야. 너처럼 따로따로 움직이던 챌린저들이 몇 명 더 있을지는 모르지만 글쎄? 적어도 우리가 알기에는 파티나 섹션에 속하지 않은 사람은 우리 다섯 명이 전부라는 거지.”

자신의 나이가 더 많다는 사실을 밝혔음에도 반말로 이야기해오는 쿠루미와 프로아. 허나, 공선자는 고그처럼 딱히 반말을 쓰는 걸 걸고넘어질 생각이 없었다.

아침의 공선자는 그런 걸 따지는 성격이 아닌 것.

그렇기에 두 사람의 반말을 자연스럽게 넘어간 공선자는 그보다 이해할 수 없다는 어조로 말하는 것이었다.

“버, 벌써 5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전부 파티를 잤다는 건가요? 아직 저희들이 이 도시에 도착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게 말이지……. 우리가 설명하겠다고 한 챌린저의 현 상황에 대한 가장 중요한 내용이 바로 그거야. 현재 챌린저들은 대부분이 하나의 ‘섹션’에 가입한 상황이라는 내용.”

공선자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어조로 이야기하자 프로아가 한숨을 내쉬면서 그에 대한 대답을 돌려주었다.

그러면서도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은 공선자의 반응에 그가 어제부터 여관에 없었다고 확신을 갖는 네 사람.

그야 여관에 있었다면 그동안 일어난 일을 모르고 있을 리가 없을 테니 말이다. ……사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여관에는 있었지만 정신적인 피로 때문에 밤까지 기절하다시피 자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자고 있는 사시에 여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큰 차이가 아니었지만 말이다.

“네? 세, 섹션이라면 분명히 파티보다 한 단계 위인 챌린저들의 시스템 조직이었죠?”

“그래, 그 섹션이다. 그 섹션에 50명 중에서 무려 4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가입한 상황이지. 그리고 그렇게 섹션에 가입한 이들은 섹션에 가입하지 못한 이들을 떨거지라고 부르며 적대……는, 아니군.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

이어진 밀리언의 설명에 공선자는 더욱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고작 자신이 자고 있던 몇 시간 만에 챌린저들의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

그런 공선자의 반응에 처음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프로아가 입을 열었다.

고그의 경우에는 프로아와 밀리언이 설명하는 동안에는 닥치고 좀 있으라는 분위기를 내뿜고 있어서 일단 그녀가 설명하는 동안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아 잔뜩 이상을 구기고 있었지만 현재 공선자는 그쪽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상태였다.

“일단 챌린저들은 대부분이 이쪽 여관에 도착한 뒤에 다시 길드 회관으로 돌아갔어. 너도 그렇지?”

“네? 네……, 뭐, 일단은 이쪽 세계에서 살아가려면 이런저런 정보하고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어디에서든지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했고, 그 필요한 돈을 벌려면 정보가 필요했다. 모험가로서 활동하기 위한 정보가.

그러니 당연히 챌린저들은 여관에서 자신들의 방을 배정받은 뒤에 곧바로 길드 회관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것. 돈을 벌기 이전에 이쪽 세계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기도 했고 말이다.

공선자 역시 시간대는 다르지만 정신을 되찾고 에볼루션 시스템을 대충 파악한 뒤에는 곧바로 길드 회관으로 향하지 않았는가?

다른 챌린저들은 공선자와 다르게 아직 해가 떠있을 때 똑같은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

“거기서 챌린저들은 이런저런 정보를 들을 수 있었어. 거기에 덤으로 도움말 시스템을 통해서 에볼루션 시스템이라는, 우리한테 깃든 미지의 힘에 대해서도 대충 파악할 수 있었고.”

“그리고 그 결과 대부분의 챌린저들이 결론을 내렸지. 뭐가 되었던지 먹고 살려면 모험가로서 활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이지.”

“여기에 에볼루션 시스템의 스트림 시스템이 명시함. 플라워 차원은 빠른 시일 내에 멸망함. 그러니 그 멸망을 막기 위해서 강해져야 함. 덤으로 멸망을 막으면 공적치에 따라서 챌린저들은 기억을 회복할 수 있다고 했음.”

“……네? 기억이요?”

일단 프로아와 밀리언의 설명은 이해할 수 있었다. 공선자 역시 시간대만 다르지 똑같은 판단을 내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의 쿠루미의 발언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야 공선자가 진행 중인 메인 스트림, 레벨 10의 달성하라는 스트림에는 챌린저들에 관한 기억에 대한 내용은 없었기 때문. 분명히 그가 받은 메인 스트림에 대한 내용은 대충 이런 식이었을 것이다.

⇒레벨 10을 달성해라!

◉갈래: 메인 스트림

◉내용: 챌린저로서 다시 태어나 당신이 새롭게 살아가게 될 차원인 플라워 차원. 허나, 이 차원은 이미 빠른 시일 내에 멸망이 예정되어 있는 차원입니다. 그런 차원의 멸망을 막든, 아니면 살아남든, 결국에 필요한 것은 힘입니다. 그러니 우선은 강해지십시오. 특히 직업을 얻을 수 있는 레벨 10조차 달성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멸망이 예정된 차원에서 살아남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일 테니 말입니다.

◉달성 조건: 레벨 10 달성.

◉난이도: 노멀

◉보상: 스킬 포인트 5

◉변동률

↳초기 변동률: 0%

↳시간 경과에 따른 변동률: 1년 당 10%의 변동률

이게 현재 공선자가 받은 상태인 메인 스트림의 내용이었다. 어떻게 보아도 기억이니 뭐니 하는 내용은 없는 것. 그렇기에 공선자가 쿠루미의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것.

그런 공선자의 반응에 오히려 다른 네 사람이 공선자가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나둘 입을 여는 것이었다.

“레벨 10을 달성하라는 메인 스트림에 쓰여 있잖아? 세계의 멸망을 막아 공적치로 자신의 기억을 되찾든, 그저 살아남든 결국 필요한 건 힘이라고.”

“그건 다르게 말하자면 직접 세계의 멸망을 막거나, 혹은 멸망은 막는 것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수록 그 대가로 우리들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챌린저들은 대부분이 일단 이 플라워라는 세계의 멸망을 막는 것을 최종 목표로 잡았지.”

정말이지 거창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챌린저들에게 부과된 업. 거기에 프로아와 밀리언의 말대로라면 그들뿐 아니라 공선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챌린저들이 같은 메인 스트림을 받은 모양.

……아니, 아마 공선자를 제외한 모든 챌린저들이 저것과 같은 메인 스트림을 받았을 터였다.

‘그, 그렇구나. 난 그들과 다르게 모든 기억을 보존하고 있으니까 메인 스트림에 굳이 기억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거야.’

처음부터 온전히 기억을 가지고 있는 공선자이기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그와 다르게 기억을 잃은 챌린저들은 자신들의 기억을 메인 스트림의 ‘볼모’로 잡힌 것이나 다름없는 것.

그렇기에 그저 살아남아야 한다는 공선자와 다르게 명확하게 ‘세계의 멸망을 막고 자신들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다!’ 라는 목표를 세울 수 있던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공선자가 플라워 차원에 오기 전 만났던 천사가 이야기한 챌린저들을 자신들의 원하는 대로 유도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일 터.

그 사실에 공선자는 조금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기억을 보존하고 있는 공선자와 다르게 그들은 천사와 마주쳤던 기억을 잊어버렸다.

그렇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천사가 유도하는 대로 움직인다. 공선자 역시 자신의 반신의 도움으로 기억을 보존하지 못했더라면 아무것도 모르고 그들처럼 행동했을 터.

그 사실을 인지한 순간 기분이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평생을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서밖에 움직일 수 없었던 공선자이기에 더더욱.

“그, 그렇군요. 제가 제대로 스트림 창을 확인하지 않았기에 잘 모르고 있었네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사실을 눈앞의 이들에게 말해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며 대충 머릿속에 떠오른 변명을 주워담았다.

단지, 지금의 공선자는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기는 힘든 상황. 그렇기에 아무리 연기를 하려고 해도 얼굴에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 것.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공선자의 표정과 지금 그가 입에 담은 변명은 매우 어울리는 것이었다.

보는 사람들에게 스트림의 내용을 제대로 챙겨보지 못한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나머지 네 사람은 딱히 그에 관한 일로 공선자에게 뭐라고 할 생각은 없었다. 메인 스트림의 제목은 레벨 10을 달성해라! 이지 않은가?

너무나도 직관적인 제목 때문에 굳이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레벨 10을 달성하면 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충분히 있을 법했으니 말이다.

“아주 간덩이가 부었어.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상황에서 그런 사소한 정보도 제대로 수집하지 않다니 말이야.”

“허, 참. 그러는 자기도 우리가 이야기해주기 전까지 모르고 있지 않았었나?”

……아니, 네 명 전원이 그런 건 아니고 약 1명, 그런 공선자를 비웃는 사람이 있었다. 단지, 그 사람도 뒤이어 밀리언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어조로 내뱉은 이야기에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고그라는 사내는 성격이 정말로 더러운 건지, 아니면 공선자가 그냥 마음에 안 드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남자였다.

“자자, 진정하고. 일단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방금 이야기한 것처럼 메인 스트림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들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 플라워라는 이름의 세계의 멸망을 막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어. 아니, 기억은 둘째 치고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막아내야겠지. 문제는…….”

“어떤 식으로 막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는 거다. 아니, 애초에 빠른 시일 내에 멸망을 한다고 했지만 그 빠른 시일이라는 표현을 애매하기 그지없지. 즉,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챌린저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해버렸다. 일단 챌린저들이 공통으로 목표로 해야 할 것을 결정되었다.

생존을 위해서든 기억을 위해서든 세계의 멸망을 막는다. 단지, 이게 너무나도 거창한 목표였기에 도대체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가 않는다는 것.

본래 이런 거창한 목표는 일단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나아가야 하겠지만 지금의 챌린저들에게는 그 차근차근 나아갈만한 작은 목표조차 결정할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챌린저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나선 사람의 이름이 고정세. 당황하고 있는 챌린저들을 한 자리에 모음.”

챌린저들이 개별적으로 행동하며 길드 회관이나 지금 공선자가 있는 여관에서 당황하고 있을 때 고정세가 시간을 결정해서 챌린저들을 이 여관에 모이게 한 것이었다.

일단 전원이 같은 처지인 만큼 다 함께 모여서 해결책을 찾자는 취지. 일단 그 의견에 반대하는 챌린저는 없었다.

무엇보다 챌린저들을 모은 고정세는 이 소나타라는 도시에 도착하기 전까지 챌린저들을 이끌었던 그 마초남이었던 모양.

일단은 여기까지 자신들을 이끈 경험이 있으니 한 번 따라보자고 생각하는 챌린저들이 대다수였던 것 같았다.

아니, 그전에 챌린저들끼리 모여서 의견을 나눈다는 사실 자체로 혼자서는 모르는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내린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겠지.

그 결과 공선자와 같이 애초에 고정세의 의견을 전해 듣지 못한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챌린저들이 정해진 시간에 이 여관의 로비에 모였다는 모양. 하지만 고정세가 챌린저들을 모은 실제 목적을 달랐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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