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4. 불사의 존재2021.07.16. 시골촌놈인 줄 알았는데 천재작가였다-44화 </li> 시골촌놈인 줄 알았는데 천재작가였다-43화 시골촌놈인 줄 알았는데 천재작가… (44/216)

45화 실력

-pang-i.... 귀욥다.....

-저 통통한 뱃살 봐봐..... 살짝 건드려도 터질 것 같아.

-귀엽기는 한데..... 앞으로 5개월 안에 중성화할 나이가 되겠네..... 에구 불쌍해라.

-땅콩 사라지면 충격이 이만저만 아닐 텐데. 우리집 고양이도 한동안 충격 받아서 시름시름 앓았어.

-그보다 전부 pang-i 이야기만 하네.... 드래곤 원 작가의 새로운 신작이 나왔는데.

ㄴ정확히는 신작이라고 말하기 어렵지. 웹소설이니까.

ㄴ한 권 분량도 아직인 것 같고, 지금 들어갔다 와봤는데 아직 몇 화 뿐이더라고.

-지금 확인하러 가야지.

SNS에 올라온 게시글을 보고 사람들은 하나둘 [리던 패션 디자이너]를 보러 갔다.

처음에는 그 수가 많지 않았다.

-하필 왜 웹소설이지?

ㄴ그러게.... 이거 읽는 방법 모르는데.

-웹소설은 뭔가.....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안 나지 않아?

ㄴ맞아. 아무리 디지털이 보편화 되었다고 해도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책을 읽으면 뭐랄까....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안나.

ㄴ책의 시작은 촉감과 후각에서 시작된다는 말도 있으니까. 책을 넘기는 촉감과 오래된 책 냄새 때문에 기억이 더 생생하게 남는다고 들었음.

ㄴ오래된 책 특유의 냄새는 잊기 힘들지. 그 냄새 때문에 내용이 기억이 날 때도 있어.

사람들이 웹소설을 찾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익숙하지 않아서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 안에는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다.

누군가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아침햇살을 받으며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

누군가는 책을 넘기는 촉감을 느껴야만 머릿속에 더 잘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책의 향기를 맡으며 읽는 걸 좋아한다.

어린시절부터 인터넷이 아닌 종이로 글을 읽었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으아아! 이거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 가입해야 하는 거야?

ㄴ그냥 다이벨이라고 치면 들어가져. 링크 걸어둘 테니까 그냥 들어가서 읽으면 돼.

두 번째는 접근성이었다.

웹소설 시장의 독서 방식이 너무 다양했다.

디지털 북처럼 책을 한 권 구매해서 읽는 방식, 한 화당 결제해서 보는 방식, 월 결제로 사이트에 있는 책을 전부 볼 수 있는 방식 등 인터넷 소설을 보는 방식이 너무 많은데, 그 방법들을 미국인들은 혼란스러워 했고, 대다수가 굳이 배우려 들지도 않는 편이었다.

-그래도 무료로 볼 수 있어서 좋긴 하네.

ㄴ그건 맞아.

물론 부정적인 의견만 있는 건 아니었다.

비록 일부긴 하지만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걸 다 포함하더라도

-젠장! 방금 [리턴 패션 디자이너]보고 왔다! 보지 마라! 절대 보지 마라!

ㄴ왜 재미없어?

ㄴ보지 말라면 보지 마. 드래곤 원 작가 특유의 특징이 가장 잘 도드라진 소설이니까.

-아직 안 본 사람들은 보지 마. 그냥 안 보는 게 좋은 소설이야..... 젠장! 기분 Fuxk 같게 만드네!

-아 씹...... 작가 미쳤네..... 이거 보면 오늘 밤잠 못 잔다.

-뭔데? 왜 댓글이 다 이런데? [나인 드래곤]에서도 이 글 웬만하면 보지 말라고 하던데, 대체 무슨 일인데?

ㄴ응. 충고 들어...... 진짜 여운에서 못 빠져나온다.

-왜 이 글을 보지 말라는지 자세히 설명해준다. 드래곤 원 작가 소설을 읽어본 사람들이니 다들 알 텐데, 이 작가가 쓴 글은 여운에서 쉽게 나오지 못한다. 근데 [리턴 패션 디자이너]는 그 여운이 최대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ㄴ아...... 그래서 보지 말라는 거구나.

ㄴ이 소설 댓글 보니까 6화를 한 번에 올리고 멈췄다고 하던데..... 그때는 더 심했다고 하더라.

ㄴ왜?

ㄴ궁금하면 봐봐. 진짜 8화까지 올려져 있었는데도 미치겠는데, 6화까지만 읽었다고 생각하면.... 으으 온몸에 소름이 돋네.

근래 들어 가장 핫한 작가다보니 어떻게 해서든 글을 읽어보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읽은 자들은 하나같이 절망 어린 문구의 댓글을 올렸다.

-작가 새끼 죽이고 싶다.

-아..... 다른 때였으면 진짜 대단한 글이다라고 생각할 텐데.... 아니, 한 권 분량이었다면 그렇게 생각했을 거야. 이게 웹소설의 쪼이는 맛인가....

-너무 적다고! 젠장! 한 권 분량 됐을 때 봤어야 했어!

감질맛나게 끊기는 내용.

한 권 분량으로 나오는 종이책에서 느끼지 못할 웹소설의 참맛을 그들이 알게 되었다.

*****

어차피 댓글은 거의 확인하지 않는 제임스는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저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팡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내일이 LA 가는 날이네. LA라..... 예전에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LA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자체를 꽤나 갔었다.

멕시코인, 한국인 등 다양한 인종이 자리를 잡고 살다보니 일자리가 많은 편이었고, 그만큼 차별이 많지 않았다.

‘아침부터 가야하니까 지금부터라도 짐을 싸야겠지?’

나는 팡이를 쓰다듬으며 아무래도 긴 일정이 될 것 같은데 혼자 가기엔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팡이를 데려가면 좋은데 그건 무리고... 캐서린을 짐꾼으로 데려갈까?”

캐서린도 에드워드 선생님을 알고 있었다. 아니,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에드워드 선생님을 모른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저번처럼만 해주면 참 좋긴 하겠는데.... 전화해봐야겠다.’

내가 올린 웹소설에 자극을 받았는지 캐서린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월리에게 들은 바로는 캐서린이 방에서 나올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설마하고 캐서린이 올린 글을 확인해보니 하루 사이에 연참을 3편이나 때린 게 보였다.

‘오늘 글을 적어야 하나......’

지금부터 쓴다면 한 편 분량 정도가 나올 수도 있었다.

원래 계획도 오늘까지 글을 쓸 생각이었다.

“연재주기도 아직 불확실하고 급하게 쓰다가 산으로 갈 수도 있으니 오늘은 쓰지 말자.”

새벽부터 글을 써서인지 오늘은 충분히 휴식을 취한 다음 LA로 떠나고 싶었다.

‘고모부 집에나 가볼까?’

팡이를 품 속에 안고 고모부 집에 가려고 하는데.

“어디 가니?”

“고모부 집에 좀 갔다 오게요.”

그 말에 엄마는 한심하다는 얼굴로 중얼거리셨다.

“이제 돈도 많이 버는 애가 시간도 많으면서 여자를 만날 생각이 없는지 원.... 에휴. 나때는 저 때 아이를 낳았는데 쟤는 어째.....”

“어, 얼른 나갔다 올게요!”

“팡이는 데려가지 말고, 올 때 아이스크림이나 사와라.”

“넵!”

엄마의 잔소리에 나는 서둘러 밖으로 나가 고모부 집으로 향했다.

-똑똑!

-우다다다다!

고모부 집을 두들기자, 안쪽에서 무언가 육중한 것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피자 왔어요?”

세상 환한 미소로 문을 여는 이사벨을 보자 나는 썩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나도 좀 그런 얼굴로 반겨주지 그러냐.”

“......”

그 순간 이사벨의 표정도 순식간에 썩어들어갔다.

*****

고모부 집에 들어가고 얼마 되지 않아 피자가 도착했다.

원래 이사벨 혼자 먹으려던 피자였는지 크기가 작았지만, 같이 먹어도 된다는 이사벨의 말에 한 조각 집은 참이었다.

“LA로 간다고?”

“응. 그보다 여기 피자 맛있네? 새로 생긴 곳이야?”

“어. 이번에 새로 생겼다고 해서 주문해 봤어. 참고로 이 피자 이름이 뭔지 알아?”

“뭔데?”

“김치 피자다?”

“푸웁!”

이사벨의 말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피자를 바라봤다.

“요즘 MTS(몬스터 소년단)하고 유명 OTT에서도 한류 드라마가 인기라서 이런 식당이 생기고 있더라고.”

“.....문화의 힘이구나?”

“맞아. 문화의 힘.”

김치피자라고는 하는데 피자에서 김치 맛이 전혀 나지 않았다.

의아한 표정으로 피자를 자세히 살펴보니 마치 양배추 샐러드처럼 물에 한 번 빤 김치가 잘게 다져진 채로 토핑되어 있었다.

솔직히 김치 피자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피자는 아니었다.

“문화의 힘이라는 말이 체감이 확 되진 않았었는데..... 이런 시골까지도 이런 음식이 팔리는 구나. 아니, 몬테나에는 원래 한국인들이 많으니까 당연히 생겨야 하는 건가?”

“참고로 학교에 가면 MTS 팬클럽인 헌터(Hunter)에 가입한 애들도 많아. 애들끼리 댄스 동아리도 만들어서 K-POP COVER영상도 올리기도 하고.”

“으음.....”

“근데 오빠는 왜 왔어?”

김치피자라는 충격에 빠져 깜빡하고 있던 게 생각났다.

“나 내일 LA 간다.”

“LA? 아. 빌에이든 미디어로 가는 거야?”

“양장본 사인해야지. 그래서 말인데 이사벨..... 너 내일 LA 같이 갈래?”

“진짜 가고 싶은데..... 나 며칠 뒤에 개학이잖아.....”

“......아. 맞다 너 방학 중이었지?”

“응. 아깝다아아..... 그럼 캐서린 언니 데려가.”

“개는 지금 글 쓰느라 바빠서 못 간다고 하네.”

“아. 글이라고 하니까 생각난 건데 오빠..... 웹소설 그거 연재 주기가 어떻게 돼?”

“[리턴 패션 디자이너] 말하는 거야?”

“응.”

“참고로 이틀간 휴재다.”

“아, 아니 왜?”

“오늘은 새벽부터 글 써서 올려서 그런지 피곤해서 더이상 머리가 안돌아가. 그리고 짐도 싸야하고 할 게 많다.”

“.....히잉.”

이사벨은 피자를 입에 문 상태로 울상이 되었다.

“그, 그럼 벤자민은 이제 어떻게 되는데? 공항에 가면? 루시는 대체 어떤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 거야?”

“작가한테 직접 스포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어딨냐?”

“그래두.....”

이사벨이 왜 그러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끊겼으니 다음 화를 알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겠지.

“그래서 글은 볼 만해?”

“.....이번 글은 재미없어.”

“으, 응?”

예상과는 다른 답변에 당황스러웠다.

“재미있을 리가 없잖아? 벤자민을 계속 좌절시키고, 과거로 돌아왔는데도 절망 때문에 서두르는 내용뿐인데! 오빠는 주인공만 굴리는 변태같애! 사람들은 재미보다도 벤자민이 언제 행복해질까 궁금해서 보는 것뿐이라고!”

“그걸 보통 재밌다고 보지 않냐?”

“......악마가 강제로 보게 하는 느낌이야.”

이사벨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 모습에 난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글은 휴재야. 에드워드 선생님과 만나서 대화도 하고, SC라스틱에 가서 [드래곤 마스터]와 [사막의 제국]에 대한 계약 및 연재도 확인해야 해서..... 솔직히 [리턴 패션 디자이너]를 장기휴재 해야 할 수도 있어. 아니 연중해야 할 수도 있겠는데?”

그 말에 이사벨은 눈을 희번뜩 뒤집어 까며 말했다.

“여, 연중? 그, 그러면 정말 절교야! 절교라고! 독자들한테 오빠 집 말할 거야! 진짜야! 진짜라고!”

“이사벨..... 그러고도 정녕 무사할 듯 싶더냐? 오늘 고모부한테 다시 말 좀 해야겠다.”

“히이익!”

사춘기라서 그런가..... 눈 한 번 돌아가면 애가 정신을 못 차리네.

내 가장 오래된 팬이라서 몰래 투고한 것도 눈감아 줬더니만, 어린 노무 시키가 이젠 협박까지 하고 말이야.

“한 달.”

“으, 응? 뭐가 한 달이야?”

“용돈 금지지 뭐.”

[드래곤 마스터]를 멋대로 투고해서 아직까지도 용돈이 금지되어 있을 텐데 불쌍한 것.

나는 측은한 얼굴로 이사벨을 보며 말했다.

“짐 싸는 거 도와주면 말 안 할게.”

“......히잉.”

“어떻게 할래?”

“도와줄게.....”

하루이틀 갔다오는 게 아니다보니 쌀 짐이 상당했다.

제임스는 피자를 먹으며 챙겨야 할 짐을 이사벨에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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