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화. 발매 (2)
솔직히 결과는 뻔했다.
[드래곤 마스터]가 첫날 수익에서 이겼다.
시리즈로 나오는 [드래곤 마스터]기도 하고, 무엇보다 SC라스틱의 자본력으로 이루어진 공장 가동률을 빌에이든 미디어가 따라오지 못했다.
완판이 났기에 나온 결과였고, 그렇기에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기도 했다.
또한 연령 등급이 있기 때문에 [일곱 개의 죄악]은 [드래곤 마스터]의 판매량을 넘지 못했다.
다만, 재미로 보면 어떨까?
[드래곤 마스터 2부]는 애초에 적었던 내용을 여러 번 수정하여 디테일을 더했다면, [일곱 개의 죄악]은 제임스가 공이라는 공을 전부 들여 집필한 작품이었다.
여기서의 차이는 [일곱 개의 죄악]은 제임스가 완벽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점은 곧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잠깐만..... 님들 [일곱 개의 죄악 : 【질투】] 봄?
-아니 잠깐만..... 미치겠네.....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제임스 작가와 가장 어울릴 것만 같은 소설이라고 해서 의심하지는 않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생각은 현실이 되었다.
-미치겠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쓸 수가 있지?
ㄴ아 책을 못 샀어.... 제길 사재기를 금지했는데도 다 팔렸더라. 알람을 꺼버린 내 행동에 후회돼.
ㄴ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사람들이 이러는 거야?
ㄴ보고싶다..... 쩝.
책을 본 사람은 경악을 하였고, 아침 일찍 나갔음에도 새벽부터 나온 사람들이 책을 전부 사간 바람에 사지 못한 사람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우선..... 주인공이 조현병이라고 했는데, 그건 맞아. 상상 속의 또 다른 자신과 대화를 하며 사건을 풀이해 나가는 거야.
ㄴ그 말 들으니까 약간 초능력자 같은 느낌이 나는데?
ㄴ근데 달라. 묘하게..... 달라.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아무튼 무진장 재밌어! Fuxk! Fuxk! Fuxk! Fuxk! 너무 재밌다고! 젠장!
-이거 회고록이지? 자신한테 있었던 일을 글에 적은 거...... 근데 왜 이리 현실적이지? 젠장 너무 현실적이라서 오히려 소름 돋는데?
[드래곤 마스터]는 판타지다 보니 아무리 현실적이어도 이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곱 개의 죄악]은 실제 현실을 배경으로 했고,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과 실제로 존재하는 병을 주제로 만든 작품이라 그 느낌이 다른 소설들과는 달랐다.
현실감이 장난 아니었다.
-읽는 내내 소름이 돋네..... 진짜 이불 덮고 문 잠그고 책 읽었다. 읽자마자 깊은 후유증 때문에 일에 집중을 못 하는 중인데..... 이거 경찰 불러도 되냐?
ㄴ누구 신고하게?
ㄴ나 좀 보호해달라고 하게. 책을 읽자마자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아서 무서워 미치겠음......
-와..... 진짜 무슨 이런 소설이 있냐? 잘 어울린다, 잘 어울린다 해서 얼마나 잘 어울리나 했는데..... 이건 진짜 제임스 작가님만 적을 수 있는 소설인 듯.
-읽자마자 내가 주인공이 될 것만 같더라.....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라 그 생생한 생동감이 100% 느껴지는 현실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았어......
[나인 드래곤]에도 사람들이 하나둘 책에 대한 감상을 댓글로 올리기 시작했다.
말이 되지 않는다고. 터무니없이 재밌다고.
-이거 영화로 무조건 제작해야 할 듯. 지금까지 봤던 추리 소설 중에 원탑임.
-드라마든 영화든 간에 이거 얼른 제작해라! 얼른 보고 싶다!
-주인공은 누가 좋을까? 이번에 [사막의 전갈] 보니까 라울한테도 어울릴 것 같던데.
ㄴ라울은 안 됨. 이런 건 로안이 더 잘할 듯.
ㄴ라울도 잘할 것 같던데? [사막의 전갈] 보니까 머리카락도 전부 밀었더만? 영화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헌신할 줄 아는 배우니까 더욱 잘할 수 있을 거야.
-배우가 누가 되었든 간에 이 책이 회고록인 걸 알아야 해. 책 내용에 과거 회상씬도 있잖아? 아마 한 명의 배우가 전부 연기하는 건 무리일 거야.
-우선 회상하는 사람의 나이를 짐작 먼저 해야 하지 않을까? 보통 이럴 경우는 세월을 거의 다 산 노인들이 많으니까.
ㄴ그것도 그러네? 책을 보니 어린아이들도 많이 나오니까.....
뭐가 되었든 간에 책을 읽은 사람들만 대화를 할 수 있다 보니, 책을 읽지 못한 사람들은 대화에 끼지 못해 손가락만 빨 뿐이었다.
“아아아아아아! 못 샀어!”
“보고싶어보고싶어보고싶어보고싶어보고싶어보고싶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리고 그 책을 사지 못한 캐서린과 이사벨 역시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
다음 날이 밝고 나와 누나는 또다시 단정한 옷을 입었다.
“가는 데 시간이 걸릴 거야.”
“휴우..... 그냥 비행기 타고 갈까?”
“비행기는..... 어차피 몇 시간만 차 타고 가면 되는데 뭐 어때? 거기에 한스 대표가 너를 배려해서 그나마 가까운 곳에서 파티장을 임대했는데, 그냥 참고 가.”
나는 재롱이한테 밥을 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도 어제 하루는 아리아나와 함께 운동도 하며 하루 푹 쉬었다.
“그래. 가자.”
우리는 곧장 집을 나갔다.
집을 나가고 1층으로 내려가니 경비실 안에서 한스 할아버지가 커피를 마시며 우리를 바라봤다.
“어디 가나?”
“네. 잠시 일 때문에 갔다 와야 할 것 같아서요.”
“잘 갔다 오게.”
“수고하세요.”
그냥 소소하게 대화를 나눈 다음 나는 곧장 차를 탔다.
오늘도 운전은 누나가 하기로 했다. 내가 한다고 했는데도 최근 쓰는 글이 막혀 스트레스가 올라오는 걸 막아준다며 누나가 기사를 자처했다.
나야 고마울 따름이지만 그래도 내 생각까지 해주니 더욱 고마웠다.
“아..... SNS 올려야지.”
차가 출발하고 나는 곧장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어제 발매를 시작한 소설에 대한 홍보를 깜빡하고 있었다.
운동을 한 뒤 또 글에 매달려 끙끙거리고 있었다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제임스 권(Dragon one)
어제 [드래곤 마스터 2부 : 블랙 드래곤의 진실]과 [일곱 개의 죄악 : 【질투】]가 출판을 시작했습니다.
몇십만 부가 출판됐는지는 확실하게 모르지만 아무래도 오랜 기간 준비했으니 상당히 많은 분들이 만족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못 읽으신 분들은...... 하하. 파이팅!?
죄송합니다.
오늘 SNS에 게시글을 올리는 이유는 책 출판 응원과 함께 다음 주부터 [리턴 패션 디자이너]가 연재됨을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또한 현재 빌에이든 미디어에는 [블랙 & 월드 2부 : 악의 구슬] 원고가 들어가 있으며, SC라스틱에는 [사막의 제국 2부 : 조종당하는 시련], [괴도 레이븐 1권 : 괴도] 그리고 [괴도 레이븐 2권 : 수상한 의뢰자]가 존재합니다. 하하. 참고로 [괴도 레이븐]은 제 신작입니다.
보고 싶으시면..... 알죠?
그리고 내일 Live 방송은 낮 12시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먹방?도 겸해서요. HAHAHAHA!!!』
SNS에 글을 올리기가 무섭게 댓글이 미친듯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괴도 레이븐]? 이거 무슨 소설인지 아시는 분?
-‘드래곤 투 내꼬야’ 님? ‘사촌 오빠는 드래곤’ 님? 이 소설 뭐예요? 무슨 소설인데 괴도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거예요?
-진짜 작가님..... SNS 활동도 좀 자주 해주세요. ㅠㅠ
-어차피 내일 Live에서 물어보면 되는데..... 웬 먹방?
-음식을 먹으면서 방송한다고? 하긴 점심시간이긴 한데..... 나는 작가님과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은데.....
-[괴도 레이븐]에 대한 정보를 숨기려고 먹방 하시려는 건 아니겠지?
댓글을 쭈욱 내리다가 마지막에 올라온 댓글을 보고 나는 흠흠 하며 핸드폰을 잠시 내려놨다.
[괴도 레이븐]의 컨셉에 맞게 책의 내용은 최대한 숨길까 생각했으니 말이다.
-띠링!
핸드폰을 끄자마자 갑자기 알림이 울렸다.
“뭐지?”
다시 핸드폰을 들어 화면을 바라보니 에밀라한테서 메일 하나가 왔다.
메일과 함께 짧은 메시지가 들어가 있었다.
「작가님! [일곱 개의 죄악] 반응이 올라오고 있어서 제 나름대로 모아봤어요! 작가님은 이런 걸 직접 찾아보시진 않는 것 같아서요! 읽으시고 동기부여를 얻었으면 해요! 파이팅!」
“......쩝.”
작가로서 올라온 책 반응이 궁금하지 않을 리 없지만 그래도 굳이 나서서 확인하지는 않는 편이다.
어차피 내가 확인하지 않아도 주변인들이 나한테 반응을 보여주니 굳이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제임스 작가님의 원고를 받을 때마다 올해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의미로 [일곱 개의 죄악 : 【질투】]은 새해 최고의 작품일 것이라 확신한다. 【로건 에이든(빌에이든미디어 CEO)】]
[온몸에 수만 마리의 개미가 지나간 느낌이 들었다. 읽을 때마다 소름이 온몸을 지배했다. 이건 소설이 아니다, 성경? 지옥의 서? 뭐라고 불러도 좋다. 이 소설에 잠식되지 않게 조심해라. 【데일 비(빌보드 1위 프로듀서)】]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젠장. 나는 제임스 작가를 사랑하게 된 것 같다. 같은 남자임에도 제임스 작가님이 쓰는 소설과 결혼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성 정체성까지도 흔들어 버릴 그런 작품을 읽고나니, 나는 그날 밤부터 제임스 작가님의 goods를 모으기 시작했다. 내 자신이 미친놈 같다. 십만 달러는 쓴 것 같았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조나단(1,000만 구독자 뮤튜버】]
[후우..... 제임스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총을 들고 가고 싶다. 물론 머리에 총을 쏘려는 게 아니다. 어딘가에 납치하여 영화 Old youth처럼 만두만 계속 먹이며 글을 쓰게 하고 싶다. 농담이라고 생각하나? 그럼 [일곱 개의 죄악 : 【질투】]을 읽어봐라. 내 말이 이해가 될 것이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다, 이런 소설을 쓴 제임스 작가가 잘못한 것이다. 【윌즈((주)키네케스의 대부)】]
[제임스 작가는 우리한테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걸까? 왜 항상 1부만 내놓고 장시간동안 기다리게 하는가! 다른 소설은 신경쓰지말고 우선 이거 2부나 내놔! 제발! 【ABA 저널리스트】]
[[일곱 개의 죄악 : 【질투】]은 그 어느 소설들 보다 현실적인 느낌이 들어서 다른 소설들과 비교해봐도 가장 소름이 돋았다. 이와 같은 소설은 [리턴 패션 디자이너]가 생각난다, 그 소설도 현실적이니까. 다만, 이 소설은 더욱 완벽했다.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범죄 행각들을 제임스 작가만의 방법으로 비현실적인 현실을 표현했다. 제임스 매직. 그렇게 말해도 좋을 것이다. 다만, 책에 나오는 범죄 행위를 따라 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교수로서, 책을 품평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번 소설을 통해 조현병이라는 것에 흥미가 생기고 더욱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제임스 작가가 조현병 환자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알렉스 화이트(대학교수)】]
보내온 스크랩 사진들이 상당히 많았기에 다 읽는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이런 뜨거운 반응들에 지겨운 이동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항상 날 응원해주고 내 작품을 사랑해주는 팬들이 나의 원동력이었다.
“제임스, 도착했다.”
파티장에 도착했다는 말에 짙은 감상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