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세계 멸망을 굳이 막아야 하나요 (5)화 (5/90)

<제5화>

‘이 연봉이면 1년만 일해도…….’

돈 계산으로 머리가 빠르게 굴러가는 차에 이번 역은 강남역이라는 지하철 안내 방송이 울렸다.

이하늘은 FAQ를 가방에 넣고 어제 하이레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했다.

[하이레 대표님 : 안녕하십니까, 이하늘 씨. 하이레입니다. 전화로 알려드렸던 대로 주소 보내드립니다. 내일 낮 12시 반까지 오셔서 연락 주시면 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짤막하고 정중한 문자 끝에 적힌 주소. 하도 확인해서 외울 판이었다.

‘강남구 삼성동이니까 삼성역에 내려서…….’

어림잡아 약속 시간 10분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고개를 주억거리던 이하늘은 갑자기 떠오르는 한 가지 사실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센터가 레바브탑 최상층에 있다 하지 않았나?’

그날 자신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건물은 삼성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옥이었다. 레바브탑이 아니라.

뭐지?

당시엔 정신이 없어서 느끼지 못했지만 분명 모순이었다.

의아함에 눈을 깜박거리다가 그녀는 곧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튼, 나도 이제 제대로 돈 번다!

아르바이트와 계약직을 전전하며 살기를 몇 년. 드디어 번듯한(?) 직장이 생겼다.

사실 이하늘은 아직도 하이레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실감 나지 않았다.

레바브 시스템이 직접 헌터에게 메시지 창을 보내는 게 아니라 인간을 고용해 시키는 거였다니.

이건 마치 그거 같지 않은가.

레바브 : 나 혼자 하기 힘드니까 같이 하자.

물론 그런 이유로 고용하는 건 아닐 거다.

……아니겠지.

심란한 생각을 털어내고 버릇처럼 인터넷에 들어가 기사를 훑어보았다.

[불법 헌터 검거율 97%…… 헌터 보유국 중 최고치를 찍어]

[길드 ‘3절’ 이번에도 레바브탑 최고 기록 돌파……]

[“헌터가 되고 싶어요” 매년 일부러 게이트에 뛰어드는 민간인 증가]

[한국, 올해도 헌터 보유국 중 게이트 내 생존율 1위 달성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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