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세계 멸망을 굳이 막아야 하나요 (11)화 (11/90)

<제11화>

불쑥 튀어나온 레바브 창이 버릇없이 말을 싹둑 잘랐다.

‘이게 뭔 소리?’

군데군데 오타가 있는 걸 보니 레바브가 보낸 것 같았다.

여태껏 말이 없었던 이유가 이걸 입력하느라 그런 걸까?

‘그보다 게임도 아니고 튜토리얼이라니. 대체 뭐야, 이게.’

눈치껏 퀘스트처럼 보이는 것을 수행하면 진정한 시스템 운영자가 된다는 건 알겠다.

그런데 이래도 되는 건가요? 되나요, 이게?

〖운영자야. 혹시 성신을 모르니?〗

영문 모를 상황 속에서 또 슬그머니 들리는 인자한 목소리가 있다. 이번엔 확실히 이어폰에서 흘러나왔다.

“성신이요?”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은 단어. 단순히 퀘스트 목록에 있었기 때문에 익숙한 게 아니었다.

〖저런, 모르는구나. 레바브도 참. 왜 직접 설명하지 않고.〗

인자한 목소리가 잠시 침묵했다.

〖지금 상황이 급하니 긴 설명은 못 하겠군. 간단하게 알아두렴. 우리는 성신이란다. 높은 곳에서 너희를 내려다보는 고귀한 존재지.〗

이하늘은 할 말을 잃었다.

본인 스스로를 고귀한 존재라고 소개한 게 황당했으므로.

〖성신(星辰)이라 해도 좋고 성신(聖神)이라 해도 좋다. 우린 단순한 별이요, 때론 감히 신이니.〗

그녀가 황당해하든 말든 인자한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인자함을 뛰어넘어 경건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 인간을 고를 때가 있단다. 언약을 맺고 그것을 계기로 힘을 빌려주지. 어때, 우리가 어느 존재인지 조금은 알겠니?〗

비로소 이하늘은 아, 했다.

얼핏, 진짜 아주 조금,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듯했다.

헌터 중에서도 특히나 뛰어난 헌터가 있는데 그게 신적 존재인지 뭔지에게 힘을 받아서라고.

너무나 소설 같은 이야기라 기억 저편에다 묻어놨는데 사실이었다니.

‘그럼 나 지금 신적 존재와 대화 중인 건가?’

〔딩ㅇ덩뎅!〕

―성신의 개념을 알아라(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