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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 여행사 : S급 먹방대모험 패키지-12화 (45/100)

⊹ 12화 ⊹

그때 머리 위에서 작은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도아가 놀라 천장을 바라보자 쿠낙이 말했다.

“다락 위를 쥐가 지나가는 겁니다.”

“아, 어. 그렇군요.”

쿠낙이 미소 지었다.

“도아 양은 이런 집에서 자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보이는군요.”

“앞으로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겠어요. 그보다 어땠어요?”

“뭐가 말입니까?”

“던전이요.”

도아가 포도주를 홀짝이며 묻는 말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넘친 던전이 근처에 있었습니다. 깨끗이 처리했으니 문제는 없을 겁니다.”

“랄바도 있었어요?”

“네.”

말하고 그가 미소 지었다.

“지방도 챙겨왔으니, 드리죠.”

“와!”

도아는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냐며 즐거워했다.

그녀의 녹색 눈이 반짝거리는 걸 쿠낙도 즐겁게 바라보았다.

도아는 방을 둘러보았다.

사실 촌장의 방은 도아가 가진 오두막보다 크기만 좀 더 컸지, 시설은 형편없었다.

유리 창문 같은 것도 당연히 없기에, 도아는 나무 창틀을 열어서 뒤뜰에 묶여 있는 해왕에게 손을 흔들었다.

“오늘은 못 들여보내 줘서 미안해.”

해왕은 점잖게 몸을 말고 바닥에 누워 있었는데, 도아에게 “꺼억.” 하고 트림을 해 보였다.

“해왕아!”

도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보니, 촌장이 신경 써서 해왕에게도 먹을 걸 잔뜩 내놓은 듯싶었다.

“그래도 잘 먹어서 잘됐네. 내일 보자.”

도아가 손을 흔들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도아는 포도주를 홀짝이며 물었다.

“던전은 어때요? 한 번도 실제 던전은 가 본 적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론상으로 아주 잘 아는데 말이죠.”

쿠낙이 피식 웃었다.

“이론이요?”

“네, 뭐 던전은 4가지 종류가 있다, 라든가―”

도아가 손가락을 네 개 펴 보였다.

그녀가 두 번째 잔을 채우며 이어 말했다.

“유적형, 동굴형, 자연형, 미궁형.”

“똑똑하군요.”

비아냥 같은 칭찬을 부드럽게 들리게 하는 재주가 있다.

도아는 피식 웃고 말을 마저 이었다.

“그리고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수많은 보물들 말이에요. 제가 지금 가장 노리고 있는 게 뭔지 아세요?”

“글쎄요.”

“돌설탕이에요.”

“그럼 적어도 C급 이상의 던전을 노리셔야겠군요.”

“그렇죠.”

도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놀랍게도 렌시아에는 사탕수수도 사탕무도 없었다.

원래 없는 건지, 아니면 대붕괴 때 사라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없다.

설탕은 순수한 결정형태로 던전 안에서 발견된다.

마치 육각형 수정 기둥처럼 자라난 설탕 기둥을 곡괭이로 깬 후, 돌설탕이라는 이름으로 팔았다.

“요리에 설탕을 뺄 수는 없잖아요. 게다가 설탕으로 만들 수 있는 수많은 디저트들도요.”

쿠낙은 “그런가요.” 하고 중얼거렸고 도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단 거 싫어하세요?”

“아뇨, 싫어한다고 할 것도 없습니다. 먹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디저트를요?”

“네.”

“디저트를요?”

“네.”

“디저트를요?”

“네, 그렇습니다. 도아 양.”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어쩌다 보니까요.”

“아, 내가 설탕을 얻어서 디저트를 만들면 쿠낙에게 먼저 맛보여 줄게요. 저 진짜 끝내 주게 만들거든요. 엘리바스 특제 커스터드 푸딩이나, 아니면 커피젤리와 휘핑크림…….”

도아가 세 번째 잔을 따랐다.

“도아 양, 지금. 너무 빠르게 마시는 거 아닐까요.”

“마시는 속도는 제가 결정해요.”

도아가 말했다.

쿠낙은 잠시 발갛게 달아오른 도아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도아 양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시죠.”

“……음, 한 번 더 진지하게 말리면 그만 마실까 했는데요.”

도아가 중얼거려 쿠낙이 웃었다.

그때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함께 횃불을 들고 움직이는지 오두막 벽틈으로 빛들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잡아!!”

“저쪽으로 갔다!”

도아가 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마 지금 ‘독 안에 든 쥐다.’ 하고 우리를 털려는 작전일까요?”

“설마 그렇게까지 멍청하지는 않겠죠.”

쿠낙이 창가로 다가가려는 도아를 저지하고 자신이 대신 다가가 창문을 닫았다.

쿠낙이 말했다.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 같네요.”

“그래도 무슨 일인지 궁금한걸요.”

도아가 씩 웃었다.

“이런 작은 마을의 이벤트를 놓칠 수는 없죠. 그리고 진짜 문제가 생긴 거라면 도와줄 수도 있잖아요?”

도아가 그러며 문을 열고 나서서 쿠낙이 그 뒤를 따르며 물었다.

“도아 양, 설마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모든 일에 코를 들이밀 생각은 아니시겠죠.”

“아, 쿠낙 샌델. 내가 코를 들이민 덕에 살아난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 않아요?”

쿠낙은 그 말에 눈을 한 번 굴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할 말이 없군요.”

“그럼 됐어요.”

도아는 씩 웃고 밖으로 나갔다.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마을 광장에 모여 있었다.

정말로 쇠스랑을 든 사람도 보였다.

“와. 마녀사냥 분위기를 실시간 라이브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도아는 감탄하며 옆에 있는 사람을 쿡 찔렀다.

“무슨 일이에요?”

“뭐? 아! 아주르 나자크님. 그게, 마을 회관에 도둑이 든 모양이에요.”

인상을 쓰며 돌아봤던 남자는 도아를 확인하자마자 반색하며 말했다.

“도둑이요? 이 마을에요?”

“네, 목책을 몰래 넘어온 모양인데…….”

“꺄아아아옹!!”

그때 높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꺄옹?”

도아가 들려오는 소리에 갸웃하며 발꿈치를 들어 올렸다.

“잡았다!”

“제길, 고양이잖아!”

“그럴 줄 알았어!”

“하아악!”

목덜미를 붙잡힌 더러운 털뭉치가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발버둥을 쳤다.

“아얏! 이게!”

자경단원이 털뭉치를 호되게 후려쳤다.

“제길, 할퀴었어.”

“괜찮아? 회관에 약초 물이 남아 있을 거야. 그걸로 씻어. 이렇게 더러운 고양이족이라니, 오염이 심할 거야.”

“그래야겠네.”

도아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그 아이는 어떻게 할 건가요?”

모두의 시선이 이쪽을 향했다.

도아는 싱긋 웃어 보였다.

“아주르 나자크님.”

“죄송합니다. 소란스러우셨지요?”

촌장이 허둥지둥 다가왔다.

“회관에서 저놈이 약초를 훔치다가 들켜서요. 부상자들에게 해코지를 하려던 게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거예요?”

“꽁꽁 묶어서 기둥에 일주일쯤 걸어두면 정신을 차리겠지요.”

도아는 축 늘어진 털뭉치를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지저분하고 작아 보였다.

라크샤샤가 떠올랐다.

흰털의 우아한 라크샤샤.

“제가 데리고 갈게요.”

도아의 말에 모두가 눈을 끔벅였다.

“여기서도 그냥 풀어주는 것보다는 제가 멀리 데리고 가는 게 마음 편하지 않겠어요? 없어지거나 잃어버린 것도 없으실 거고. 만약 있다고 해도, 포션 값만큼은 아니겠죠.”

그 말에 촌장이 오히려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이 녀석을 드리는 거야 별일 아니지만, 괜찮으시겠습니까? 고양이족은 하나같이 골칫덩어리에 도둑들입니다. 모험가님께 큰 폐를 끼칠지도 모릅니다.”

“괜찮아요.”

도아가 뒤에 서 있는 쿠낙을 가리켰다.

“이 분이 계시니까.”

쿠낙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는 걸 도아는 무시했다.

촌장은 그 말에 “하긴요.”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럼 내일 아침까지는 저희가 맡고 있겠습니다. 저의 집에 들이고 싶지는 않거든요.”

“알겠어요.”

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뒷정리를 할 테니, 들어가십시오.”

촌장의 말에 도아는 “마을 일인데 끼어들어서 죄송해요.” 하고 인사 후 물러났다.

촌장의 집으로 돌아와 쿠낙이 말했다.

“저 고양이족은 정말로 골칫덩어리가 될 텐데요. 마을 사람들 말대로 대부분 도둑에다가…….”

“제가 아는 고양이족은 아니에요.”

도아가 고개를 저었다.

“적어도 그 고양이족을 위해서, 새끼 한 마리 정도는 구해 주고 싶네요.”

도아의 말에 쿠낙은 한숨을 삼키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술 취한 채로 한 결정이 아니기를 빌지요.”

“아니에요.”

도아가 그러며 침대 위에 몸을 던졌다.

취하지는 않았지만, 잠이 온다.

“잘 자요, 쿠낙.”

“주무세요, 도아 양.”

쿠낙이 불을 끈 후 방을 나갔다.

포도주 때문인지 도아는 금방 잠이 들었다.

❖ ❖ ❖

다음날 식량과 함께 밧줄이 묶인 고양이를 건네받은 도아는 마을을 나섰다.

밧줄에 묶여서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고양이는 도아를 보고 눈을 깜박였다.

‘털이……회색……인가? 뭐지? 갈색?’

군데군데 뭉쳐 있는 데다가 원래 색이 무엇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귓속도 무척이나 지저분해 보였다. 저 털 속에 분명히 벼룩이나 진드기가 살고 있을 터였다.

‘으음……. 일단 씻겨야겠는데.’

도아는 한숨을 삼키고 말했다.

“안녕, 나는 김도아라고 해. 네 이름이 뭐니?”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서 도아가 다시 물었다.

“혹시 공용어가 서툰가? 툴레어는 할 줄 알아?”

도아가 툴레어로 물었다.

“안녕, 네 이름이 뭐니?”

한참 후에야 대답이 작게 돌아왔다.

“베리.”

목소리를 들으니 남자아이 같았다.

“그렇구나. 앞으로 당분간 잘 부탁할게.”

도아가 웃으며 말하자 베리는 빤히 도아를 바라보았다.

도아가 물었다.

“나 얼굴에 뭔가 묻었어?”

“딘따……?”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나 했다.

“뭐가?”

“딘따(진짜) 아듀르 나자쿠님?”

공용어였는데 발음이 엉망이었다. 그런데 그 엉망인 게 귀엽다.

도아는 웃음을 참고 말했다.

“가짜도 있어? 봐봐.”

도아가 몸을 숙였다.

베리의 털에서 쉰내가 푹푹 풍겼다.

베리는 빤히 도아의 눈을 바라보고는 이어 물었다.

“……꾸럼 이제 나자쿠님이 내 뜌인?”

“아니, 주인은 아냐. 하지만 당분간은 동행할 거야. 그리고 동행을 위해서 넌 먼저 씻어야 할 거 같다.”

“시져!!”

베리가 빽 소리를 질렀다.

도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냐, 넌 씻어야 해.”

도아의 말에 베리는 온몸의 털을 부풀렸다.

꼬리가 펑 하고 먼지떨이만큼 커졌다.

도아가 그런 그를 부러 무시하며 쿠낙에게 말했다.

“다음 마을까지는 얼마나 걸려요?”

“식량을 충분히 보충했으니, 앞으로 나흘 정도 걸리는 큰 마을로 이동할 겁니다. 일단 이 숲을 빠져나가죠.”

“좋아요.”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쿠낙이 베리를 바라보자 베리는 귀를 바싹 붙이며 하악 하고 이를 드러냈다.

“…….”

그의 검은색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나 쿠낙은 곧 그의 다리 길이보다 더 작은 새끼고양이와 이러고 있는 게 우습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베리를 무시하며 말했다.

“이제 출발하죠.”

“그래요.”

도아는 베리가 도망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고양이에게 묶인 밧줄을 끊어 주었다.

라크샤샤는 그래도 키가 130cm 정도는 됐는데, 베리는 한 100cm 정도 될까?

‘진짜 작고……더럽지만 귀엽다.’

도아는 쬐끄만 베리를 내려다보았다.

‘얘를 내 앞에 태워야 하나……. 태워야겠지. 너무 더럽지만…….’

고민하는데 쿠낙이 마을에서부터 가져온 커다란 바구니를 꺼냈다.

“이걸 안장에 묶고 안에다가 넣죠.”

“그거 좋네요!”

그걸 왜 가져오나 했는데! 대단해요! 하고 한바탕 칭찬하며 도아는 환하게 웃었다.

안장 옆에 사이드카처럼 달린 바구니가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는지 베리는 머리로 뚜껑을 밀고 올라와 주변을 구경했다.

베리는 생각보다 도아를 잘 따랐다.

‘뭐지? 아주르 나자크가 무슨 마법의 주문인가?’

도아는 신기하게 생각했다.

베리가 재잘재잘 떠들며 물었다.

“쭈르 나자쿠님은 어이로 가떼여?(어디로 가세요)?”

“음, 모험가 길드가 일단 목표야.”

도아가 그러며 쿠낙을 바라보자 그가 설명했다.

“모험가 길드는 ‘그랑’에 위치합니다. 여기서부터 기수로는 2주 정도 걸리는데 여유롭게 이동하면 3주에서 한 달 정도 걸리지요.”

“구랑까지 가여?”

베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응.”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베리가 말했다.

“쩌두! 쩌두, 구랑 갈래여! 구랑 가고 시퍼여!”

물론이지, 하고 대답하려다가 도아가 조건을 붙였다.

“깨끗하게 씻으면.”

도아의 말에 베리는 망설이더니 굳은 결심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씻어여.”

저녁 무렵에 깊은 계곡을 지나게 된 일행은 거기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그리고 물론, 도아는 커다란 나무통과 비누를 꺼냈다.

“혼자 씻을 수 있겠어?”

도아가 짐짓 엄격한 표정으로 묻자 베리가 말했다.

“이떠요.”

“씻어본 적은 있고?”

“……이떠요.”

“정말?”

“봐떠요…….”

베리가 작게 중얼거렸다. 도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내가 씻는 걸―”

“제가 씻는 걸 도와주겠습니다.”

쿠낙이 말했다.

“정말요? 제가 씻겨도 돼요. 제가 데려온 아이인데, 쿠낙이 괜히…….”

“제가 하죠.”

쿠낙이 그렇게 말하고는 넝마를 입은 베리의 목덜미를 끌고 사라졌다.

“캬아아옹!!”

계곡에서 단말마가 들리고, 다음에는 야옹거리는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도아는 그사이에 재빠르게 식사를 준비했다.

‘어디 보자.’

감자가 있고, 토마토가 있다. 치즈도 있었고, 거기에 베이컨도 약간 있었다.

‘랄바 지방도 써먹어야지.’

사실 랄바 지방을 완전히 녹인 다음에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오늘은 생략하기로 했다.

도아는 감자를 얇게 썰어서 물에 담갔다.

토마토를 깨끗이 씻은 다음에 으깨서 각종 허브와 섞고…….

베이컨을 웍에다가 볶아서 기름을 충분히 낸 후에 바삭해진 베이컨은 따로 건져냈다.

그리고 웍에다가 그대로 토마토를 으깬 것도 가볍게 볶았다.

마지막으로 냄비에 랄바 지방을 충분히 바르고서 감자를 올리고, 으깬 토마토를 바르고 바삭해진 베이컨을 뿌리고 치즈를 올린다.

그 위에 다시 감자를 올리고 토마토를 바르고 베이컨을 뿌린 후 치즈를 올리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리고 냄비 뚜껑을 덮고서 그대로 모닥불 위에 올렸다.

모닥불 옆에는 막대기가 깊이 꽂혀 있었다.

그 막대기에는 높이 조절이 가능한 네모난 철망이 달려 있었다.

옆에서 보면 기역 자 모양인데 그 철망을 모닥불 위에 두고 냄비를 올리면 완성이다.

세계수의 축복받은 냄비는 그슬리지도 않고, 색이 바래지도 않는다.

그 와중에도 목욕은 끝나지 않은 듯 보였다.

‘하긴, 전부 털이니까 오래 걸리겠지. 설마 원래는 흰색 털을 가졌습니다. 그런 건 아니겠지?’

때마침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수건으로 몸을 감싼 베리가 나타났다.

도아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베리, 전부 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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