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화 ⊹
“엇?!”
순간 도아가 눈을 찌푸렸다.
샤라랑 샤라랑―
눈앞에서 탁구공만 한 금색 빛 덩어리가 포로록 날아올랐다. 양쪽에 귀여운 날개가 달려 있었다.
빠른 동작을 할 때마다 반짝반짝한 모션을 표현할 때 나는 효과음이 들려왔다.
아이템
요정 알이 부화했습니다!
요정의 이름을 지어 주세요!
도아는 고민하다가 ‘로라’라고 이름을 지었다. 조용한 댄버스 부인이 있으니 다음 요정은 활기 넘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었다.
조금 구식인가 싶지만, 그 점마저 요정에게는 잘 어울리는 거 같았다.
아이템
집요정이 둘이 되었습니다. 요정장을 설정해 주세요.
‘요정장?’
집요정 상태 창으로 들어가 보니, 새로운 배치용 창이 생겨 있었다.
맨 위에 네모 칸이 있고, 그 아래 네모 칸이 3개 정도 생겨 있었다.
‘아하. 시녀장이나 집사장처럼 요정장이라는 말이구나. 당연히 댄버스 부인이지.’
스킬 레벨도 높을 뿐더러 함께 지낸 세월도 더 길고, 인연 레벨도 높다고요!
아이템
‘댄버스 부인’이 요정장이 됩니다.
‘댄버스 부인’에게 샤트렌이 지급됩니다.
‘댄버스 부인’에게 ‘총괄’ 스킬이 생깁니다.
‘총괄 스킬?’
도아가 스킬을 확인하려는 순간 고막을 찢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아아, 주인님 만나서 반갑습니다아아!>
“?!”
도아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로라가 빙글빙글 회전하며 외쳤다.
<주인님의 귀여운 로라예용~>
“말을…… 해……?”
<네에네에. 로라는 말하는 요정이에요.>
샤라랑~
이번에는 빛 가루를 뿌리며 날개를 파닥거렸다.
<하지만 주인님밖에 못 들어요, 주인님만 로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
도아는 빠르게 로라의 상태 창을 열어보았다.
아이템
로라
▸ 레벨 : 1
▸ 스킬 : 접대, 공예, 건물 청소 및 복원
▸ 인연 레벨 : 4
“엥? 인연 레벨이 왜 이렇게 높아?”
<주인님이 절 매일 들여다봐 주시고 품어 주시고 얼른 자라라고 해 주신 거 다~ 들었어요! 주인님, 사랑해요!>
“헐.”
갑자기 본의 아니게 태교를 한 기분이다.
‘접대, 공예, 건물 청소 및 복원……. 말을 할 수 있는 건 접대 스킬 때문인가?’
도아가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말이 통하니까 편한 점도 있네. 잘 부탁해, 로라.”
<네! 제 말을 듣는 건 주인님뿐이라서, 계속 혼잣말하는 것처럼 보이시겠지만용~>
“…….”
도아가 잠시 얘가 욕을 하는 건지 아닌 건지 고민하는데, 로라가 다시 말했다.
<그래두 로라는 주인님을 사랑해용.>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에 도아가 고개를 돌렸다.
문을 두드리고 목소리가 없으면, 두드린 건 사람이 아니라 요정이다.
“댄버스 부인 들어와요.”
달칵
문이 열리고 댄버스 부인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하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꺄아악!>
“으, 시끄러. 댄버스 부인, 이쪽은 신참이라고 해야 하나? 새로운 집요정인 로라예요.”
도아가 로라를 가리키며 하는 말에 댄버스 부인이 싱긋 웃고 인사하는 시늉을 해 보였다.
그리고 손을 들더니,
까닥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한다.
‘댄버스 부인이 저러는 건 처음 봐. 뭔가 박력이 있는데…….’
<우엥엥.>
이상한 울음 소리를 내며 로라가 댄버스 부인 쪽으로 샤라랑 날아갔다.
도아는 댄버스 부인의 허리춤에 열쇠 꾸러미―샤트렌이 새롭게 달린 걸 보았다.
댄버스 부인이 로라를 손가락으로 툭 쳤다. 잠시 후 로라가 공손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제가 너무 까불었지요. 소녀는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어어응…….”
도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댄버스 부인이 스르륵 사라졌고, 로라도 따라서 사라졌다.
모습을 안 보이게 하는 건 요정이라면 다 할 줄 아는 기본 스킬인가 보다.
‘기 빨려.’
잠깐인데도 이렇게 기가 빨릴 수 있나.
도아는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다.
‘댄버스 부인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도아는 아까 미처 다 보지 못했던 집요정 스킬 창을 살폈다.
댄버스 부인에게 새롭게 생긴 스킬이 반짝였다.
아이템
댄버스 부인
▸ 총괄 : 휘하에 있는 집요정에게 명령을 내리고 부릴 수 있습니다. 경험치가 연결돼서 다른 집요정의 빠른 성장을 돕습니다.
▸ 요정장은 주인 대리로 저택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아하, 이런 스킬이구나. 신기하네.’
그래서 아까 로라가 댄버스 부인에게 꼼짝 못 했구나.
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정말로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대리로 저택 관리해 주는 것도 좋다. 그런데 오두막이 어차피 작았다 커졌다 하고 고정된 장소에 있는 게 아닌데……. 뭔지 궁금하니까 나중에 맡겨봐야지.’
도아는 히히 웃었다.
어쨌든 요정이 하나 더 늘어서 좋았다. 댄버스 부인 혼자서 집안일을 하는 게 신경 쓰였는데, 한 명이라도 더 늘었으니 다행이지.
로라의 스킬도 간단했다.
‘건물 청소 및 복원은 알겠고, 공예는 보니까 액세서리 같은 거 만드는 거네.’
마지막으로 접대에는 그냥 ‘손님을 접대합니다.’라고만 되어 있었다.
‘하긴, 접대면 접대지 뭐.’
그녀는 스킬 창을 닫았다. 어쨌든 이제 또 경험치를 쌓아 줘야지 그다음이 가능할 듯하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도아는 세계수 가지를 정리했다. 가방 안에 넣자 그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제 엄지손톱만큼 작아진 던전 코어는 어디에 쓸까 싶었지만, 그래도 일단은 챙겨뒀다.
허리를 쭉 펴고 도아가 방을 한번 둘러보았다.
슬슬 떠날 때다.
❖ ❖ ❖
“산에서 내려오니까 따뜻해!”
“산 위가 보통 더 춥지요.”
“B급은 상식을 머리에 넣게나.”
도아가 ‘허 참’ 하고 로베른의 말에 대꾸했다.
“알지만 감탄한 거거든요?”
쿠낙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맞장구를 쳐 드린 겁니다.”
“짐에게는 진심으로 들렸다만.”
“폐하의 귓구멍에 문제가 생긴 거겠지.”
“짐은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니 귓구멍 문제와는 관계가 없지.”
“풉!”
순간 도아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마음의 눈!’
아, 세상에.
도아는 킥킥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폐하에게는 마음의 눈이 있구나. 심안이 열렸구나. 멋지네에~”
뭔가 콘셉트에 어울리는 설정인 거 같기도 하고.
도아는 히죽거리며 지도를 펴 보았다.
“그럼 비에나리에에서 프롱드까지 가려면……. 나르카를 가로질러야 하네.”
나르카의 국토는 상당히 넓어서 기수를 타고 이동해도 서너 달은 그냥 걸릴 듯싶었다.
‘아칸 경, 진짜 멀리까지 심부름 왔던 거네.’
“그럼 도착하면 유월쯤 되겠는걸? 마침 시간도 딱 맞네. 두 사람도 기수 구할 거죠?”
“짐은 사양하지.”
“저도 괜찮습니다.”
“어어? 정말로? 왜요?”
“기수에 타는 건 익숙하지 않고, 걷는 게 더 빠릅니다.”
도아는 갸우뚱했지만, 그렇다고 기수를 타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거 아닌가?
“알겠어요.”
도아는 먼저 산―다르크로 향했다. 이것저것 주문한 물건의 배송지를 ‘산―다르크’로 해 뒀기 때문이다.
레―디아르와 산―다르크가 일행을 크게 환영해 주었다.
“하루만 묵고 가는 겁니까?”
레하가 무척 아쉬워하며 하는 말에 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프롱드에 갈 일이 생겼거든요.”
“아쉽군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요.”
“그러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마법사 링에서 답장이 왔습니다. 링 리더가 만나주겠다고 하더군요. 여기 초청장이 있습니다.”
그가 동전을 하나 꺼내 도아에게 주었다.
“이게 초청장이에요?”
“네, 초청장 없이는 마법사 섬에 상륙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찾을 수가 없다더군요.”
“고마워요, 레하.”
“별말씀을. 저야말로 도아 님의 도움을 받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도아는 주문해 놓았던 각종 장비와 함께 그리핀용 안장과 고글을 챙겼다.
베리는 이제 바구니 안에 들어가지 않고 함께 안장에 탈 수 있을 만큼 튼튼해졌다.
레하는 식량도 조달해 주었다.
쿠낙도 주문했던 검을 받았고, 로베른도 용의 이빨로 만든 검을 받았다.
“어차피 나르카를 지나가니 ‘고르아’를 들르고 싶군.”
“고르아?”
“새 옷을 주문해 뒀거든. 고르아는 주문을 옷에 짜 넣는 걸로 유명하지.”
“좋아, 들르자.”
어차피 가로지르는 거 헐레벌떡 이동할 필요는 없었다.
느긋한 마음으로 나르카를 가로지르기로 결심했다.
‘그러고 보면 처음 여기 왔을 때도 나르카에 떨어졌지. 거기서 쿠낙을 만났고.’
쿠낙을 돌아보니 그가 싱긋 미소 지었다.
도아도 마주 미소 지었다.
그녀는 해왕이 위에 올라탔다.
“그럼 가 볼까요?”
일행은 경쾌한 말발굽 소리에 맞춰 가도를 따라 이동했다.
가는 곳마다 시선을 받기는 했지만, 도아도 조금씩 거기에 익숙해졌다.
레―소소의 안타까움이 듬뿍 담긴 편지가 국경을 넘기 전 받은 마지막 편지였다.
나르카에 들어서니 탁 트인 평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전에 왔을 때는 숲속만 지난 거 같은데요.”
“나르카의 북동쪽은 대부분 숲이지요.”
“그렇군요.”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평야가 많고, 평야가 많은 만큼 아름다운 광경들이 많았다.
“와아―!”
끊임없이 이어지는 호밀밭 사이를 걷고 있으면 꼭 꿈속의 풍경을 걷는 듯했다.
바람에 호밀들이 흔들렸다.
목재로 단단히 지어진 고즈넉한 농가들이 드문드문 색색의 지붕을 하고 있었다.
농사꾼의 아이들은 기수를 타고 지나가는 모험가가 신기한지 종종 따라오며 이것저것 질문을 해댔다.
게다가 베리를 무척 신기해하며 “고양이! 고양이!” 하고 소리치기도 했다.
비에나리에에서 나르카로 넘어오니 확실히 툴레 수가 적은 게 실감 났다.
“나르카에는 정말로 툴레 수가 적네.”
도아의 말에 로베른이 답했다.
“만나는 툴레의 대부분도 노예일걸세.”
“노예?”
“그래. 저 꼬마처럼 말이지.”
베리가 그 말에 발끈했다.
“뎌 노애 아녀요!(저 노예 아니에요!)”
로베른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맞아, 지금은 아니지.”
“나르카에는 노예제도가 있구나.”
“노예제도가 완전히 폐지된 곳은 그랑뿐이라네.”
“정말?”
도아가 놀라 묻자 로베른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현대 사회에서도 사실 노예제도가 근절되지는 못했으니까.’
당연한 사실인데도 묘하게 충격적이었다.
“그랑이 대단하구나.”
“하진 님께서 싫어하셨다고 합니다.”
“아아아아.”
역시 현대인.
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베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따유의 도시(자유의 도시)니까여!”
“맞네, 자유의 도시.”
도아가 맞장구를 쳤다. 쿠낙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랑 출신들은 자신의 출신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럴 만해.”
도아가 그렇게 대답하는데 뭔가가 반짝 하고 시야를 찔렀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니 저 멀리 도시의 첨탑이 반짝인 거였다.
“아, 도시다!”
“나르카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미르카’입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도아가 몸을 앞으로 숙이자 덩달아 해왕이의 속도도 올라갔다.
그리핀의 모습은 장거리를 걷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해왕이는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모처럼 속도를 올리자 신이 난 듯 해왕이의 속도가 점점 더 올라갔다.
“B급은 ‘애’로구만.”
로베른이 멀어지는 도아의 뒷모습을 보며 그도 속력을 올렸다.
쿠낙도 빠르게 도아의 뒤를 따랐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 도시 근처에 도착한 도아는 천천히 멈춰 섰다.
“어어―?”
도시 앞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아직 낮인데도 커다란 성문이 단단히 닫혀 있는 게 보였다.
“더시를 다닫나 봐여.(도시를 닫았나 봐요.)”
“그러게. 무슨 일이 있나?”
속력을 줄여 천천히 다가가 도아가 근처 사람에게 물었다.
“저기, 성문이 닫힌 건가요?”
짐보따리를 메고 있던 사람은 도아를 돌아보고 깜짝 놀랐다.
“에구머니나!”
“아, 죄송해요. 놀라셨나요?”
“세상에, 늑대 기수라니……. 모험가시오?”
“네, 모험가예요.”
도아의 말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어젯밤부터 성문을 닫았다고 하는군요. 모험가라면 그래도 이야기가 통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가 슬쩍 도아의 눈치를 보았다.
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늑대에서 내렸다. 차례로 이어서 도착한 쿠낙과 로베른도 상황을 파악했다.
“성문을 닫았나? 미르카가?”
“큰일이 있는 거 같군요.”
로베른은 눈을 찌푸리더니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갔다.
조금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데도, 사람들이 알아서 그를 비켜주는 게 보였다.
도아는 그 뒤를 바싹 따라붙었다.
성문 앞까지 방해 없이 도착한 로베른이 성문 앞에 선 경비병을 보고 물었다.
“여기 관리자가 누구지?”
“예? 그, 그게―.”
당황한 듯 경비병이 주변을 살폈다. 성문을 지키고 있던 다른 경비병들도 빤히 이쪽을 보았다.
그때 성문에 달린 작은 쪽문이 열리고 경비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튀어나왔다.
“제가 관리잡니다.”
“무슨 일로 문을 닫은 건지 고해 보게.”
“그, 그게 저희도 위에서 성문을 봉쇄하라는 말만 들은 거라서……. 자세한 건 영주님 측근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가? 그럼 가서 짐이 왔다고 말하게.”
경비대장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 죄송합니다만, 제가 아직 귀족분들을 잘 몰라서……. 누구라고 말씀드리면 될까요?”
‘우와, 완전 엉뚱한 오해를 하고 있어!’
도아는 두근두근하며 로베른을 바라보았다.
하긴 저런 옷차림이면 귀족이라고 생각할 법했다.
“로베른이라고 전하게.”
“예, 알겠습니다!”
경비대장이 호다닥 안으로 들어갔다. 도아가 슬그머니 그의 옆에 서서 말했다.
“폐하의 명성도 나르카까지는 안 미친 모양이네.”
“나르카는 짐의 명성이 퍼지는 걸 두려워하거든.”
“응?”
놀란 도아가 그를 바라보자, 로베른이 싱긋 웃었다.
“짐에 대한 정보를 막고 있다네.”
“…….”
잠시 고민하던 도아가 입가에 손을 대고 속삭였다.
“혹시 폐하, 진짜로 왕족이거나 그런 거야? 나르카의 왕족이라든가…….”
“B급은 엉뚱한 생각을 잘하는군. 그게 아니라 나르카의 왕이 겁쟁이에, 머릿속이 꽉 막힌 머저리일 뿐이라네. 짐의 명성이 자기 왕위에 위협이 된다는 저질적인 생각이나 하는 자지.”
‘통렬하군.’
잠시 후 경비대장이 도로 나와서 공손한 어조로 말했다.
“안으로 들어오시랍니다.”
로베른이 당당히 안으로 들어가고 도아와 쿠낙이 그 뒤를 따르려는데 경비대장이 막아섰다.
“로베른 님만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도아가 저도 모르게 로베른을 바라보았다. 그가 고개를 까닥했다.
“짐은 괜찮으니 쉬고 있게나.”
“조심해.”
도아의 말에 그가 픽 웃었다.
“불경하긴.”
로베른이 안으로 들어가고 쪽문이 도로 닫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