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1화 〉문을 여시오~.feat 공무원 (31/289)



〈 31화 〉문을 여시오~.feat 공무원

강준.

현대의 미슐랭 스타 쉐프 였으며, 사고로 인해 여자아이의 몸으로 이 한 이라는 나라에 떨어졌다.

그 뒤로도, 마을의 제일가는 부자인 청라와거래를 트기도 하고, 에슐란 이라는 나라의 상인과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마을은 악귀가 침범하기는 했지만, 류월의 대처가 빨라서 부상자는 있더라도 사망자는 나지 않았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부서진 외벽이나 집들을 수리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류월의 힘을 빌려 마을에 쳐들어온 악귀도 물리친 강준은 지금.


“하아아....시버어얼...”

그저 청라의 사랑방 마루에 걸터앉아, 무념무상하게 곰방대를 뻐끔거리며 영혼 없는 얼굴로 있었다.

지금까지의 일을 보면, 파란만장하기는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아주 좋은 일투성이었다.

그러나.


“기...기침하셨습니까...흑룡..님...”

마을을 구하며, 악귀를 물리친 모습을 보았던 사람들은, 강준을 흑룡이라 여기며, 매우 극진히 모시고 있었다.


“아 거참...그런거 하지 말라니까...”

“어..어찌 미천한 종놈이 감히 흑룡님께 예의를 지키지 않을 수...”

“스톱!”

“스..스토옵?”

“아..아니 그만!그만! 알았으니까, 얼른다른 일 보러 가봐요.”

“그..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불편하신 것이 있으시다면, 옆에 놓아드린 종을 울려 주십시오.”

“.......하아...”


아침부터 곤혹을 맞은 강준은 다시금 담배를 물었다.

자신이 그런 모습을 보이고 나서부터, 주위의 사람들이 죄다 나를 보며 숭배를 하거나, 벌벌 떨거나, 아무튼 매우 귀찮다.

나는 그런 취급을 받으면서 우하하하 웃는 스타일이 아니란 말이다.

애초에 진또배기 흑룡은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는데, 왜 내가?

“아...아닌가...”

강준은 문뜩 생각이 난 듯이, 자신의 이마를 문질거렸다.

이제는 마치 새끼 용같이 뿔이 점점 자라나고 있었다.


“하...나도 이제 용이라니...이게 뭔...”

강준은 자신의 앞머리를 내리며, 뿔을 감추고선, 착잡한 마음을 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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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복잡할 때는 요리가 답이지!”

강준은 청라의 주방으로 발을 들였다.

“이거...이거야! 드디어 빵을 만들 수 있어!”


강준은 저번 하인즈와의 거래를 통해 얻은 물건.

화덕을 보며 강준은 아까의착잡한 기분 따위는  던져버리고, 환호성을  질렀다.

크기도 크기지만, 이번 악귀 사태 덕분에 집에 갈 수도 없어, 청라의 주방에 들어서 있는것이었다.

“화덕이 있다면....당연히 빵을 만들어야지!”


강준은 소매를 걷으며, 빵을 만들기 위한 재료들을 모았다.

이번에 만들 것은 우유가 들어간 보들보들한 식빵이었다.

먼저 밀가루를 도마에 부어, 가운데 홈을 내어준다.

그 뒤 우유와 수제로 만든 버터, 소금과 설탕을 넣고.

“흠...잘 발효가 됐네!”

자신이 만들어 놓았던 것을 담아놓은 작은 병을 꺼내어 뚜껑을 열어보았다.

그것은 바로 이스트. 라고 불리는 천연 효모였다.

효모는 빵과 술을 빚을 때 사용하는 이로운 균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재료였다.

효모가 반죽에들어가면, 세포호흡을 하면서 부산물로 이산화탄소를 내뱉는데, 그 이산화탄소가 빵을 부풀게 하여, 더욱 빵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천연 효모는 만들기가 아주 간단한데.

 소독한 병이나 항아리에 과일 껍질과 설탕 약간, 그리고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4~5일 정도 방치한다.

하루에 한  씩 뚜껑을 열어서 잘 저어주고, 거품이보글보글하고, 물색이 탁해지면 끝!

이제  수제로 만든 효모를 반죽에 넣어 잘 버무린다.

이제 가루가 없어지고,  뭉쳐지도록 반죽을  뒤, 한번 발효가 되도록 천을 덮고 놔둔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힘들지가 않았다.

기계도 없이 맨손으로만 반죽했는데,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지치지도 않은 몸.

정말 용이 되었나 보다...

뭐, 이거 하나는 편하긴 하네.

그렇게 잠시 반죽을 발효시키는 동안.


“.....안녕?”

“히..히익!”

주방 구석에 숨어서, 나를 지켜보던 아이, 벼루에게인사를 걸었다.


“죄,,,죄송합니다아....흐,,흑룡님이요리를 하시는 모습을 봐서....흐..흐흑...”

그런 벼루는 강준이 말을 걸자마자, 마치 고양이 앞의 쥐가  마냥, 바들바들 떨면서 눈물을 흘렸다.

“어?..야! 울지 마! 뚝!”

“크흡...헙...”

강준이 울지 말라고 하자, 억지로 터져 나오는 눈물을 막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내가 그렇게 무섭나...?


“자아...진정하고?  흑룡이 아니야. 그냥 특별한 도술을 쓰는 어? 도술사! 그래. 도술사야! 그러니 그렇게 겁먹지 말고,평소처럼 말해.”

벼루의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굳이 무섭게 하고 싶지가 않았던 강준은 벼루를 어르고 얼레서, 어떻게든 자신을 무섭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진짜로..?”

“그래그래. 그러니까 울지 마. 뚝!”

“흡....하지만....다른 아주머니들이 다들 흑룡이라고 하니까아...”

“그런 건 상관하지 말고....아! 내가 지금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있거든? 먹고 싶어?”

“...응...”

“그래그래. 내가 맛있게 만들어줄게?”

“여..옆에서 구경해도..되?”

그러자 벼루가 빨개진 눈 밑 가를 쓱쓱 닦고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그럼 그럼! 여기 옆에서 보고 있어.”

“고..고마워..! 헤헤..”


어느새 눈물을 흘리는 대신, 벼루는 강준을 향해 방끗 웃어 보였다.

아무튼 그렇게 벼루를 달래다 보니, 1차 발효는 끝이 난 것 같다.

처음에 놔둔 반죽보다 배는 부푼 반죽을 주물러서, 안에 들어찬 가스를 빼내어 주고, 반죽을 등분을 내어준 뒤, 2차 발효를 위해 다시금 천에 덮어두었다.


그렇게 다시금 부푼 반죽을, 버터를 발라놓은 빵틀(화덕을 가져올 때, 덤으로 들고왔다.)에 넣고, 달걀노른자를 발라준 뒤, 활활 타오르는 화덕에 넣어, 잘 구워내면...

“짜잔! 우유 식빵이요!”

“우와아....엄청 맛있는 냄새...”

“자. 먼저 입 먹어봐.”

“어?...그...그럼...”


강준은  만든 우유 식빵을 조금 떼내어 벼루에게 건넸다.

막 만들어진 우유식빵은 매우찰기있었다.

“으..음....냠.....엄청 맛있다아~~”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 고소한 향과 맛, 버터의 풍미와 어우러지는 우유식빵은 벼루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음...확실하게 여기 와서 처음 만든 것 치고는....그럭저럭이네...다음번에는 효모의 양을 조절해볼까? 아님 화력? 그래. 현대와는 다르게 여기는 땔감이니 정확한 온도조절이....”


그렇게 자신이 만든 우유 식빵의 맛을 평가하며 중얼거리던 그때.


“도령...아니 강하야? 여기 있니?”

주방의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인 향이가 들어왔다.

“응? 향이?.....언니..?여긴 무슨 일이야?”

아이코, 무심결에 그냥 향이라고 부를 뻔했네.

“햐...향이 언니, 안녕하세요..”

“아~그 청라 어르신이 강하를 찾아서, 찾으러 왔지.....그건 그렇고, 나만 쏙 빼고 이런  만들다니....언니는 실망인걸?”

“아..아니~ 아직 더 남아있어! 이거 먹어!”

“고마워 강하야~이 언.니가 맛있게 먹을게~”


벼루가 곁에 있다고 한껏 언니 언니 소리를 하는 향이....에휴,...내팔자야....

그나저나 청라 어르신이 날 찾는다고? 무슨 일이지?

강준은 자신이 들고 있던 식빵을 한입에 꿀꺽하고는, 손을 탁탁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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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그러니까....흑룡님...?”

“.........그냥 강하라고 부르시면 편합니다.”

“커흠..흠....그래. 아무리 나라고 해도, 그런 모습을 정면에서 봤으니, 조심을 안 할 수가 없지 않겠는가.”


강준은 자신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곤란해하던 청라에게 그냥 예전처럼 부르라고 말했다.


“내 자네가 비범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건만...설마 용이였을 줄은 꿈에도...”

“아닙니다.”

“응?”

“저는 인간입니다.”


청라의 말에 자신은 인간이라고 확실하게  박는 강준 이었다.

“그렇다면...그때 그 일은 무엇인고...”

“그저, 운 좋게 흑룡의 여의주를 손에 넣었기 때문에, 그 힘을 쓴 것뿐이지, 그저 평범한 인간이 맞습니다.”


강준은 그런 청라의 말에, 이게 다 여의주 때문이지, 자신은 평범한 인간이라고 말했다.

사실 아니기는 하지만, 지금 강준의 머릿속은 복잡하기 그지없어, 그저 인간이라고 우기고 싶었다.


‘분명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겠지...’

“그건 그렇고.....내 정말 너에게는 빚만 만드는구나,  집과 하인들을 구해주어서 정말 고맙다.”

“이..이런! 머리를 드시지요! 저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런 강준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를 건네는 청라.

평소의 거상 특유의 거만한 태도 없이, 그저 순수한 감사를 건네는 청라에게 강준은 손사래를 쳤다.

“이번 기회에 나는 확실하게 정했다.”

“무엇을..말입니까?”

“내가 너의 후견인이 되어주마!”

그런 강준을 보고, 청라는 굳은 결심을 내보이며 말했다.


“후견인...이라 하시면?”

“네가 하는 것에 대한 모든 금전적 지원을 약속하지.”

“허억...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아니. 이건  상인의 감이다. 너의 곁에 있으면, 항상 두둑하게 돈을 채울 있을 것 같구나, 그러니 편히 받아라. 이것도 그저 거래일 뿐이니. 허허...”

“거래...거래라...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감사합니다.”

“그래! 앞으로도 좋은 일이 있기를...”


그렇게 서로서로 웃으며 다시금 청라와 강준의 사이가 돈독해지고 있을 때.

“이보거라!!!!”

“응? 이게 무슨 소리인가?”


갑자기 밖에서 들려오는 우렁찬 소리에, 두 사람의 시선이 방문으로 향했다.


“감히 신화의 용, 흑룡. 류월을 모방한 사기꾼은 당장 나와서 오라를 받아라!!!”

잉? 이건 또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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