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왕제, 향종.
“그럼. 오늘 아침 조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엄숙하면서도 장황한 궁내.
말을 마친신하는 다시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옷 매무새를 다듬었다.
최근에 열리게 된 문호의 문 덕분에, 신하들, 특히 외교부 담당의 신하들은 최근 들어 제일 큰 기쁨인 손자들의 얼굴도 못 본 체, 궁 내에 틀어박혀 주구장창 원서와 서소문을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가 불만을 말할 수 있겠는가.
“고생하였소. 공들의 노고는 이 내가 잘 알고있으니, 조금만 더 힘내주기를 바라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왕제페하.”
이 한의 제 23대손 위대한 왕제페하 향종. 은 웃으며 신하들의 고생을 치하했지만, 신하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저 축 쳐저가는 입꼬리를 억지로올리고, 미소만 지어 보일 뿐 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다른 강국과의 협정을 맺는 것은 분명 국가의 위상을 올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문호를 개방한 것이 좀 느리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닌 한과 바로 위에 붙어있는 형제의 나라, 향릉에서 곧 사신이 한을 방문차 온다고도 하니, 이것 가지고 정신이 빠져있을 수는 없다.
그렇게 신하들은 제각기 자신들의 몸을 불살라, 업무를 지탱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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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제페하. 현 대감께서 알현을 요청하옵니다.”
“음? 현 대감이라니...갑자기 무슨 일인고...일단 알았다.”
수라상을 들기 전, 왕제의 침실에 현 대감이 찾아왔다.
현 대감이라면, 갑자기 이런 이른 시간에 찾아올 일이 없을 텐데...
왕제. 향종은 의미심장하며 자신과의 알현을 허가했다.
“전하, 이렇게 느닷없이 찾아온 무례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알겠네, 무슨 일이 있길래 과인을 찾아왔는가?”
“전하,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현 대감은 사뭇 진지한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말해보게.”
“....류월.”
흠칫.
현 대감이 망설이며 입에서 나온 말은, 왕제의 얼굴의 평온을 무너뜨리기에는 충분했다.
“뭐...뭐라? 지금 뭐라고 했는가?”
“흑룡, 류월이 나타났습니다.”
“흑룡이라니.....그 흑룡은 분명....아니, 대감은 대체 그것을어찌하여 아는 것인가?”
“감리의 관찰사, 하백 영감의 상소가 어제 늦은 밤, 도달했사옵니다.
그의 기품과 행세를 보아하면, 이런 일을 가지고 함부로 손을 놀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였고, 틀림없다고 하옵니다.“
관찰사하백.
순간, 향종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지나쳤다.
분명 그는 청렴결백하고, 항상 명을 우선시하는 원칙적인 자. 라는 인식이 향릉에 박혀있었다
그런 자가 자칫하면 능멸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이런 것에 거짓을 고할 리가 없었다.
“맙소사....정녕 그게 사실이더냐...?”
“예, 지금 흑룡은 하백 영감의 댁에 있다고 하옵니다. 현재, 왕제 전하의 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옵니다.”
“....당장, 지금 당장 연락을 취해라, 이 곳, 궁으로 흑룡을 모셔 오거라.”
“...예!”
그렇게 말한 현 대감은, 왕제의 침소를 나왔다.
“....류월...”
한의 수호신이자, 지금은 추방된, 선조 님의 친우...
왕제는 잠시 앉아있는 상태 그대로 굳어있더니,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 자신의 침소, 바로 뒤에 있는 장롱을 열었다.
“이제야, 이것을 건네 드릴 수 있겠군.”
그 장롱에서 꺼낸 것은, 다름 아닌 검게 물든 도색에, 눈물 같은 푸르른 색을 지닌 꽃이
장식된 작은 비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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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이제 나쁘지 않구나, 그 정도면 많이 나아진 듯하다.”
하백의 댁에서 머문 지 2주일.
강준은 이제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자신의 몸에 흐르는 기를 조종할 수 있게 되 다.
평범한 인간이 다루는 도술과, 용이 다루는 도술은 방법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오직 류월만이 강준을 가르칠 수가 있었다.
일반적인 도사인 경우, 자신이 이루어내기 위한 도술을 수식화 하여,발동시킨다.
예를 들어, 불꽃을 일으키고 싶다면, 부적에 불을 의미하는 도술전용 고어를 적어, 어떻게 움직일것 인가, 화력은 얼마만큼 인가, 언제까지 지속되는 것 인가 등, 자세한 술식을 새겨넣은 뒤, 그 부적에 기를 불어넣어, 도술을 발동시킨다.
하지만 용은 달랐다.
용은 기 자체를 이해하며, 몸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수식화가 아닌, 자신의 머릿속에서 직접 부적에 도술을 새기는 것처럼 생각하여발동시킨다.
그렇기에 거추장스러운 부적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그만큼 생기는 비효율적인 행동도 훨씬 줄어든다.
하지만 이 방법은 방대한 기,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신체가 필요했기 때문에, 용이 아닌 종족은 시도조차도 힘든 행동 이었다.
그리고, 지금 강준은.
“흐음....! 하!!”
정신을 집중시킨다.
자신의 기를 모아서 뭉쳐, 하나의 구체로 만든다, 그리고 그 구체를 유지한다.
언뜻 보기에는 정말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구체 하나하나를 유지하려면 어마어마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마치 한 손으로는 세모를, 나머지 한 손으로는 네모를 그리는 듯, 자신의 기의 컨트롤과 구체의 컨트롤.
서로 같으면서도 다르게 유지해야 하는 이 구체를 하나만 유지한다고 해도 엄청난 노력과 힘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구체를 지금, 강준은.
5개나만들어 자신의 주변에 띄어놓고 있었다.
“후...좋아....이제는...”
강준이 눈을 뜨며, 어떻게든 구체의 안정화를 끝냈다.
그렇다면 이제 안정만 하면 되느냐?
아니다.
이왕 도술을 쓸 것, 무언가발동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1번, 사출.”
강준이 팔을 뻗으며, 정해진 과녁, 연무장에서 빌려온 짚신 허수아비를 노리면서 말했다.
그러자 자신의 제일 가까이에 있는 구체 하나가, 파지직 스파크를 내며,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구체는, 어느새 강준이 노렸던 허수아비의 중심에 적중해, 그대로 꿰뚫어 버렸다.
“2, 3번 포박.”
다시금 강준이 중얼거리자, 근처에 있던 다른 구체 2개가 쭈욱 늘어나더니, 마치 사슬의 형태를 취한 것처럼 변했다.
그리고는 금방 자신이 꿰뚫었던 허수아비에게 날아가, 단단하게 묶어버렸다.
“4번 다리, 5번 오른팔.”
마지막 구체인 4, 5번의 구체에게 강준이 명령하자, 4번 구체는 다리에, 5번 구체는 강준의 오른팔에 스며들었다.
그러자, 스며들었던 다리에는 보랏빛 빛이 터져 나오며,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것만 같은 힘을 보였다.
그리고 오른팔에 스며들었던 구체는, 점차 형태를 갖추어 가더니, 손을 감싸는 전기의 검으로 변화했다.
강준이 발을 박차고 뛰어나가자, 마치 순간 이동을 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포박된 허수아비의 곁으로 이동했다.
“흡..!”
그렇게 가까이 도착한 허수아비를, 강준이 검으로 변화된 오른손으로 내리치자, 마치 두부를 잘리듯이 잘리며, 절단면에는 전기의 고온 덕분인지 불똥이 튀며 불이 붙기 시작했다.
“어떠냐? 할 만하겠느냐?”
“후우...아직 집중이 더 필요할 것 같기는 한데....일단 겁나 멋있다!!”
강준이 자신의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말했다.
일단 류월이 설명한 방법의 가장 큰 해결법은 바로 상상력이었다.
기의 흐름을 느끼며, 어떻게 다듬을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들 것인지는 강준 스스로 상상해야 했다.
‘게임 속 마법사가 된다면, 이런 건 꼭 해보고 싶었지....’
근처에 마법의 구체를 생성하여, 다재다능하게 쓰는 마법. 이게 얼마나 멋있냐....!
강준은 자신이 금방 처리한 허수아비를 바라보며 싱글싱글 웃었다.
하지만.
“다 좋은데...이 뿔이 너무 성가신데...?”
작은 혹처럼 붙어있던 강준의 머리에 자라난 뿔은, 어느새 사슴의 뿔처럼, 길고 곧게 자라 있었다.
“아직은 미숙해서 그런 것이다. 기를 사용하거나 하면, 금세 풀리는 듯하니, 잘 알도록 해라.”
“거참 더럽게 신경 쓰이네.”
강준은 성가신 자신의 뿔을 잡고, 다시금 집중하였다.
그러자 강준의 머리에 있던 뿔들이 가루처럼 부스러내리더니,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이것은 말 그대로 속임수.
실제로는 강준의 머리 위에 존재하지만, 도술을 이용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그 뿔이 아예 없었던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이 싫어서이기도 하지만, 뿔이 있으면, 너무 불편한 점이 많았다.
사실 실제로 존재하고는 있지만, 뭐 어떤가? 자신만 괜찮으면 되지.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그러니 어서 저녁을 먹으러 가자꾸나! 오늘의 저녁은 무엇이냐?”
“흠....생선구이나 할까?”
“오오...! 그것도 좋구나! 이 몸은 대찬성이다!”
그렇게 수련을끝낸 강준은 류월과 잡담을 하며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던 찰나.
“헉...헉...! 혹..혹시...강하 아씨와 류월님 아니십니까?”
마치 한참 동안 뛰어다닌 듯, 숨을 거칠게 모시는 하백의 하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왔다.
“그렇기는 한데...무슨 일로?”
“하백 영감님이이야기할것이 있다고 하여, 급히 하백 님의 집무실로 두 분을 부르셨나이다.”
“그..일이라면....궁에서?”
저번에 하백이 이 일을 왕제가 알 수 있도록 궁으로 보냈다고 하던데, 그 일인가?
“저는 그런 것 까지는 잘...”
“알겠습니다. 일단 가 보죠.”
그렇게 강준과 류월은 하백이 있는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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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는 조금 진도가 느립니다.
Q&A도 해야 하고, 조금 쉬어가고 싶기도 한지라...
저번에 말했던 Q&A시간 입니다!
Q.(Odawari님)흠...! 강준..아니 강하는언제쯤 자신이 여자라는 걸 납득 할까요?
A.현재까지 진행된 이야기라면, 강준은 자신이 여자가 된 것을 점차 알아가기는 하지만 주변 일들이 바쁘게 돌아가 아직까지는 그 주제에 대해서 시아를 돌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점차 회차가 늘어나면 풀리게 될 이야기 같네요!
Q.(KHL_317님)이 글은 작가님의 실제 체험기 인가요?
A.항상 머릿속에 생각하고, 진행방식을 생각하고는 합니다만, 작가는 이세계 보다 스마트폰과 여러분이 있는 이 지구가 훨씬 좋답니다!
단순한 작가의 비루한 상상이야기라고 생각해 주시기를...
Q.(라면세트님)평소에도 요리를 자주 하시나용?
A.일단 제 취미가 요리이기도 하고, 제가 다니는 대학의 학과도 호텔 조리과라서 자연적으로 요리는 자주 하고는 합니다만.....솔직히 귀찮으면 간장계란밥 만들어서 대충 비벼 먹습니다!
Q.(류아조이님)용이랑 드래곤이 따로 존재하나요?
A.이 점은 곧 나올 애슐란 에피소드에 차차 풀 예정입니다.
일단, 네! 따로 존재합니다.
이렇게 당장 나온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드렸는데요.
어찌 궁금증이 잘 해결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질문은 언제나 댓글에 달아주신다면, 다음 화나 다다음 화에 대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이 화가 올라가고 나면, 어느새 제 소설의 조회 수가 만 명이 됩니다!
아직, 한참 미숙하고, 초보적인 제 작품을 이렇게까지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과.
코인을 후원해주신코스님과 비공개로 설정하셔서 닉네임을 언급하기 그런 독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번 화 연재 후, 딱 이틀만 몸을 추스르며. 한 턴 몸을 회복 시켜, 더욱 질 좋은 글을 써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