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2화 〉 그 시절, 대학생들. (92/289)

〈 92화 〉 그 시절, 대학생들.

* * *

선비.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

선비는 무릇, 언제나 학문을 갈고닦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욕망에 침식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 한의 선비들이 더욱더 올바른 나라를 만들기 위해 치르는 시험, 과거를 치르고, 관직을 얻어, 더욱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끄는 것이다.

과거 시험은 크게 소과와 대과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과에 합격한 선비들은 한의 고등 교육기관인 상균관에 입학하여, 대과 시험을 준비한다.

상균관의 유생들은 언제나 학업에 열중하며, 대과시험을 준비하는 한의 작은 새싹들.

그리고 네 번의 소과 시험을 치르고, 간신히 합격한 하균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하균은 지금.

“하 유생! 서두르게!”

상균관의 수업을 째고 담벼락을 넘고 있었다.

“아니...! 이게 정말로 말이 되는 일이오?!”

하균은 흘러내리는 갓끈을 고쳐매며, 마치 윽박지르듯이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자들에게 소리쳤다.

“소..소리! 소리 좀 죽이시오! 이러다가 들키면 간단한 문책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고 있지 않소!”

“그렇소! 우릴 다 죽일 셈이오?”

“으읍...! 읍읍!!”

그런 하균의 입을 틀어막은 두 유생이 하균의 귀에 대고 조용히 하라며 속삭였다.

“푸하...! 하지만 이것 보시오...! 무릇 상균관의 유생이라 함은, 학문을 닦고, 다른 여흥을 멀리하여, 보다 참된 인간이 되는 것이...”

“허허...어찌 그리 답답하게 사시오? 사람이 숨 좀 돌리고 살아야지!”

“송충이는 솔잎만 먹고 산다지만은....우리는 아니지 않소?”

햐균, 그는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준비된 경연에 참여하기 위해 발을 바삐 옮기고 있었다.

그때, 자신과 안면이 트인 두 유생, 간로와 기신이 그에게 붙어, 수업을 째고 어디론가 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물론 상균관에 입학한 지 약 반년이 지났지만, 단 한 번도 강연을 빼본 적이 없는 하균은 거절했으나, 두 유생은 문답무용으로 그를 담벼락 앞으로 끌고 가더니, 순식간에 담벼락을 넘어버렸다.

그 모습을 황당하게 바라보던 하균은 발을 돌려 돌아가려고 했으나, 그런 담벼락 바로 앞에 있는 자신을 향해, 다른 유생들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불쑥 나오자니, 누가 봐도 수상한 느낌이 드는 행동이었기에, 발을 동동 구르던 하균은 자신도 모르게 두 유생과 마찬가지로 담벼락을 넘어버리고 말았다.

“허어....그래서 그대들은 귀중한 강연 수업을 듣지 않고, 어디를 가려는 것이오?”

더 이상 입이 아프게 떠들어 봤자, 이 두 사람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임을 깨달은 하균은 강연을 째고, 담벼락을 넘어서까지 그들이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디임을 물었다.

“잘 물어보셨소!”

“그야 이 서라벌에서 가장 유명한 곳 아니겠소?”

그들은 이제야 그것을 물어보는 듯한 얼굴로 당당하게 대답했다.

“유명하다면.....설마 최고의 기생들이 모여 있다고 하는 화의정에 가려는 것은.........!”

“....그건 좀 아닌 것 같소...”

“하 유생, 그리 안 봤는데....머릿속에 번뇌가 가득하구먼...”

혹여 이자들이 여색에 빠져, 자신을 기생집으로 데려가나 싶었던 하균이 얼굴을 붉히며 묻자, 그들은 정색하며 그런 하균을 몰아세웠다.

“.....! 농은 그만하고! 어서 어디로 가려 하는지 말해 보시오!”

그런 자신이 치욕스럽던 하균의 머리에서 마치 김이 날 듯한 모습으로 그들에게 다시금 물었다.

“하하! 하 유생은 기억하시오? 약 닷새 전, 조석으로 나왔던 요리를?”

“닷새 전....이라 함은....아! 그 훌륭한 맛의 국수 말하는 것 아니오?”

하균의 얼굴을 보며 껄껄 웃던 긴로가 며칠 전에 먹었던 식사가 무엇인지 물었다.

기억을 차근차근 되돌리던 하균은 번뜩 떠올렸다.

뻘건 국물에 꼬불꼬불한 면.

한 입 하면 면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하게 씹혔으며, 국물의 맛 또한 감칠맛이 넘쳐흐르고, 기분 좋게 매콤한 맛이 혀를 둘러싸니, 마치 그릇까지 긁어먹을 기세로 그 국수를 비웠던 기억을 되새긴 하균이 자신도 모르게 고인 침을 삼키며, 대답했다.

“그렇소, 그리고 그 국수는 [라면]이라고 불린다네.”

“그야말로 엄청난 맛이었지...”

하균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먹은 라면의 맛을 그리는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하균의 말에 동의하는 표시를 보였다.

“허나, 지금 가려고 하는 곳과 그 라면이라는 것이 어떤 관계가 있다는 말이오?”

더욱더, 지금 그들이 가려는 행선지의 정체가 미궁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 하균이 그들에게 재촉하며 물었다.

“허허...이 정도까지 말해 주었건만, 하 유생은 눈치가 빠른 편이 아닌가 보오.”

“라면 이야기를 괜히 꺼냈겠소?”

“그렇다면....혹여..?”

“그렇소, 그 라면을 만들어낸 곳, 스타 주막!”

“우린 그곳으로 갈 것이네.”

“스타...주막?”

드디어 밝혀진 행선지를 들은 하균은 자신도 모르게 솔깃거리는 귀를 기울이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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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스타 주막?”

한참을 걷던 그들이 맞닥뜨린 것은, 한에서는 보기 힘든 2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한 채 앞에 이루어져 있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한데 모여 만든 줄이 길게 이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호오....나도 다른 유생들의 말들을 듣기는 했건만...그야말로 엄청나구만...!”

“이곳에서는 평민도, 양반도 다 같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지?”

이어지는 긴로의 말처럼, 인파들로 이루어진 줄의 사람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평범한 농민처럼 보이는 사내 바로 뒤에, 마치 선녀들이나 입을 듯한 고급진 비단으로 지어진 옷감으로 만든 화려한 복장을 입은 양반집 자제가 서 있는 모습은, 그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처럼 느껴졌다.

“....헌데 이렇게 줄이 길면, 시간이 오래 걸릴 터. 이러다가 우리가 없는 것이 걸리지는 않는가?”

“걱정 말게! 상균관을 나오기 전, 도기*에다가 미리 이름을 적어 두었으니, 이 모습을 들키거나 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상균관을 빠져나간 것은 아무도 모를 테니!”

(도기*:현대의 출석부와 같은 조선 시대 성균관의 출석부, 하루 두 번 이름을 적으면 그날은 출석한 것으로 쳤다고 한다.)

“허나 나는 도기에 이름을 한 번밖에 적지 않았거늘...!”

“그것 또한 문제없네! 이미 우리가 자네의 이름도 적어 두었으니!”

“......그건 또 언제 그랬는가....”

자신의 이름도 적어둔 것을 보아하니, 그들은 이미 하균을 계획적으로 끌어들이려고 미리 짜 놓은 듯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오래, 드디어 그들이 스타 주막을 들어설 시간이 되었다.

땡 하며 경쾌하게 울리는 종소리에 움찔거린 그들 앞에, 누군가가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몇 분이신가요?”

“헉...! 에...에르프?”

길쭉한 귀를 자랑하는 엘프, 힐라를 바라본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헉 소리를 내었다.

다른 나라의 종족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보게 된 것은 처음이었기에, 그런 그녀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하! 우리 주막을 처음 방문하신 모양이군요? 세 분 맞으신가요?”

이미 그런 반응은 익숙해진 지 오래인 힐라는 빙긋 웃으며 자리를 안내했다.

“여기 메뉴판입니다~주문을 결정하셨다면 저희 직원을 불러주세요~”

자리를 잡고 앉은 하균 일행에게 기다란 판때기를 건넨 힐라는 자신을 부르는 또 다른 손님에게 달려 나갔다.

“....이 주막은 참 심상치가 않군....”

멍한 눈빛으로 중얼거리던 기신의 말에 하균은 전적으로 동의했다.

이 스타 주막의 내부는, 자신이 알고 있던 주막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다.

허름한 초가집에 식탁들은 마당에 듬성듬성 있는 다른 주막들과는 다르게, 커다란 내부 건물과 화려한 장식들, 사람들은 온통 우글거렸고, 본적도 없는 식기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엘프녀가 건네준 판때기.

그것을 열어본 하균 일행은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분명 민위어로 적힌 글이기는 하나, 이게 무엇인지 전혀 이해가 가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서로 머리를 싸매며 어떤 음식을 주문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때.

“이보게들, 자네들은 이 스타 주막이 초행인가 보구만.”

“음..? 아, 그렇소.”

바로 옆의 식탁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하균 일행들은 고개를 돌려 돌아보았다.

이미 식사를 끝냈는지, 매우 만족한 표정을 지은 한 사내가 부른 배를 두들기며 말했다.

“그나저나, 처음, 이 주막에 왔으니, 뭘 시켜야 할지 깜깜한 모양이로군.”

“....!”

그러던 중, 자신들의 제일 큰 고민을 눈치챈 사내가 말했다.

“정 모르겠다면, 피자를 한번 시켜보게.”

“피...자?”

“그래, 아마 처음 먹어보는 신비한 맛이겠지만, 충분히 먹을만할 걸세.”

“흠....어찌하면 좋겠소?”

“어차피 이것을 본다고 한들, 전혀 알 도리가 없으니, 일단 저자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나을 것 같구먼.”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오.”

“그럼....알겠소! 그 피자라는 것을 시켜보지.”

사내의 추천을 들은 하균 일행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피자를 주문하기 위해 직원을 불렀다.

“피자라면 어떤 피자를 시키실 것인가요?”

“피...피자에도 또 다른 것들이 있소?”

힐라는 긴 귀를 쫑긋거리며 그들에게 물었지만, 피자에서도 또 여러 가지 있다는 것에 당황해서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저희가 따로 적절한 피자를 골라 만들어 드릴까요?”

“....부탁하지.”

그런 그들을 위해, 자신들이 직접 적절한 피자를 내어준다는 말에, 하균 일행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했다.

그렇게 피자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그들이 주위를 돌아보다가, 한 광경을 목격했다.

“주모! 오늘은 밖에 나왔구먼? 무슨 일이여?”

“오늘따라 홀이 붐벼서 말이지....일손이 모자라면 나라도 도와야 하지 않겠어?”

이 으리으리한 주막의 주모라고 불린 사람을 눈으로 쫓아간 그들은 다시금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밝은 갈색 머리를 땋은 머리카락, 자신의 키의 반절이 될까 말까 한 작은 키, 카랑카랑한 여자아이 특유의 목소리.

주모라고 불린 여자는 아무리 봐도 열셋에서 넷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였기 때문이다.

“저 여자아이가, 이 주막의 주모라고?”

“에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는가?”

“암암, 무언가 착오가 있을걸세.”

그렇게 속닥거리던 세 사람은 강하를 전혀 주모라고 인식하지 않았다.

“.....혹여 해주는 말인데....절대로 주모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게.”

그런 그들을 바라보던 옆자리의 사내가 목소리를 내리깔며 그들에게 경고했다.

“주모라니....정말 저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주모란 말이오?”

“예끼! 이 사람아! 그런 소리는 입 밖으로 꺼내지도 말게!”

주모란 말에 금방 보았던 여자아이를 떠올린 하균이 묻자, 사내는 식겁하며 호통을 쳤다.

“저리 보여도 말일세, 이 주막의 요리를 책임지는 숙수라고 하더군.”

“그런...! 말도 안 되는...”

“그리고, 성격도 까탈스러운데, 그만큼 힘이 장사라네, 내 저번에 어떤 등신이 주모에게 막말을 하다가 그대로 주막 밖으로 던져지는 것을 보았지.....그것도 한 손으로 말이네...!”

“노...농이 지나치군...”

“어허...농이라니!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네! 아무튼...! 주모의 성격을 건들지는 말게,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충고라네.”

“알...알았네.”

허무맹랭한 소리를 하는듯한 사내였지만, 자신들을 바라보는 그 두 눈은 매우 진지했기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다시금 시야를 돌려보니, 이내 주모라고 불리는 소녀는 사라졌고, 그 대신 큼지막한 원형 접시를 들고 오는 힐라가 보였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저희 주막 추천인 마르게리타 피자입니다!”

“이...이게 음식?”

“무...무언가 두껍고 커다란 전처럼 생겼군...”

그런 그들을 반긴 것은, 동그랗고 두터운, 정체를 모를 음식이었다.

“이...이건 어떻게 먹는 것이오?”

“아~이 피자라는 음식은 이렇게....! 한 조각씩 떼어내어서 먹는 것입니다.”

먹는 방법을 모르니 손을 갖다 대기도 힘든 상황이었기에, 피자를 가져다준, 힐라에게 먹는 방법을 묻자, 그녀는 친절하게 피자는 어떻게 먹는 음식인지 천천히 알려주었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먹는 방법을 알려준 힐라는 인사를 건네고는 후다닥 자리를 떠났다.

“이..일단 먹어보자고!”

“그렇담...먼저 이 마르게? 하는 것부터...”

피자에서 풍겨오는 노릇노릇하고 고소한 냄새에 더 이상 참지 못한 그들은 일단 피자를 한 조각씩 손에 들었다.

떼어낼 때부터 허연 것이 마치 거미줄처럼 쭈욱 늘어나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기괴하기만 했다.

“그...그럼!”

누가 먼저 이 피자라는 것을 맛볼지 서로 눈치만 보던 와중에, 하균이 먼저 피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어...어떻소?”

“맛은...괜찮은가?”

“.............”

그런 하균의 모습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키는 두 사람.

허나 하균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입안에 있는 피자를 우물거리며 씹기 시작했다.

이윽고 목 아래로 피자를 넘긴 하균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음..!”

다시 한번 더, 피자를 베어 물었다.

“이..이보게?”

“맛...맛은 어떠한가?”

하균은 자신의 앞에서 다급하게 피자의 맛을 묻는 두 사람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는 듯, 한 입, 두 입, 빠르게 먹어나가기 시작했다.

“이..이잇! 궁금해서 못 참겠군!”“일단 먹고 보자!”

그런 하균의 모습에 참을 수 없어진 두 사람도 마찬가지로 피자를 한 입 배어 물었다.

“.............”

“.............”

그러자, 하균과 마찬가지로 말이 없어진 두 사람.

그리고 그들 또한 빠르게 피자를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모짜렐라 특유의 짭짤하고 고소한 맛, 토마토소스의 새콤달콤한 맛, 피자 도우의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

완벽한 3중 하모니로 이루어진 마르게리타 피자는 그들에게 침묵을 안겨주었다.

자신들에게 피자를 추천한 사내의 말처럼, 생전 처음 느껴보는 맛이지만,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점차 사라지는 피자 조각에 조급함을 느끼던 그들은 더욱 먹는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분명 8조각 남아있던 피자 조각은 5조각, 3조각, 1조각, 그리고 이내 텅텅 비게 되었다.

“이...이건 참....무어라 설명해야 하는가...?”

“포기하게, 이 요리는 이미 우리의 이해를 한참 벗어났네.”

접시가 비고 나서야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그들은 자신들이 느낀 맛을 어떻게든 표현해보려고 노력했으나, 불가능했다.

애초에 이 피자는 한에서는 볼 수 없는 식재료만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맛 자체를 처음 느껴보는 요리였다.

그저 새콤하거나 이 허연 것이 짭짤하다 정도의 말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 피자에 대한 평가는 그저 맛있다. 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후....그나저나 자네, 어떤가?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은가?”

“.....그렇군.”

자극적으로 물든 입을 따뜻한 차로 헹구어내며, 그들은 잠시간의 여유를 가졌다.

“요즘 자네, 너무 성급하게 느껴진다네.”

“.....!”

하균은 그랬다.

노력의 끝에 소과에는 합격을 해서, 상균관에 입학했지만, 하균의 마음에는 언제나 불길이 차오르고 있었다.

자신이 자랐던 마을에서는, 하균이 가장 똑똑했다.

그렇기에 처음으로 우물 밖을 나온 하균이 본 상균관은 충격 그 자체였다.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 반년간 처절하게 깨달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보다 위인 사람은 매우 많았고, 그들조차 대과시험에는 빈번히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던 햐균의 마음에는 더더욱 불길이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가끔은 이렇게 심신의 안정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네.”

“....고맙네...”

“하하! 뭘 그러시나? 우린 벗 아닌가?”

“후후...그렇구만...”

슬며시 미소짓던 하균은 다시금 입에 찻잔을 갖다 대었다.

포근하고, 아주 따뜻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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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게리타 피자는 토마토 소스, 모짜렐라, 바질만으로 맛을낸 정석중의 정석 피자입니다.

상큼한 토마토 소스의 맛과, 향기로운 바질, 모짜렐라 특유의 짭잘한 맛과 식감으로 먹는 피자이지요.

여러분들의 피자 취향은 어떠신가요?

저는 사과를 달콤하게 조려, 모짜렐라와 고르곤졸라를 얹은 애플피자를 가장 좋아합니다!

페퍼로니 피자도 그 특유의 기름과 짭조름한 페퍼로니의 맛을 떠올리면 침이 고이지요....

.....다들 오늘 점심은 피자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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