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 인기스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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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리아가 말해 주었기에, 이미 알고 있었네, 드래곤에게 인간 세상의 입지를 들이대 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쯤은 미련한 나도 잘 알고 있네.
국왕은 덤덤하게 자신이 왜 류월을 알고 있느냐에 대한 강하의 질문을 대답했다.
커흠..! 그 드래...아니지, 그 용은 애슐란 어를 못하는 듯 보이네만, 내 말을 번역해 줄 수 있겠는가? 부디, 이 애슐란이 마음에 들길 바란다. 고.
국왕은 자신의 말을 강하에게 번역을 부탁하며, 고개를 가볍게 숙여 보였다.
“네가 이 애슐란이 마음에 들기를 바란대.”
“호오....이것 참 예의범절이 충실한 사내구나,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 주거라, 이 몸은 이곳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고.”
강하가 귓속말로 국왕의 말을 전해주자, 류월은 콧김을 한층 크게 내뿜으며 최대한 잘난 척을 하듯 어깨를 활짝 피고는 말했다.
자신은 이곳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오호! 그것참 다행이군, 적어도 그녀의 브레스 한방에 잿더미가 될 일은 없겠군! 하하!
하...하하...
국왕을 따라 웃는 강하였지만, 그녀의 눈은 전혀 웃지 않았다.
그럼, 잘 부탁하네, 주방까지의 안내는.....그래. 파렌...이였나?
ㅇ....예! 애슐란 왕가....아...아니! 스타 주막 주방인 파렌 헤르체 입니다!
자네는 애슐란 왕궁의 조리인 이었지? 안내를 부탁하네.
예! 알겠습니다!
국왕이 파렌에게 말을 걸자, 쏜살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굳은 자세를 취한 체, 씩씩하게 대답을 마쳤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그래, 잘 부탁하네.
이제 이야기가 끝나겠다 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난 강하가 국왕에게 고개를 숙이며 방을 나가려던 찰나.
....잠시...그...힐다..? 그 엘프와 잠시 할 이야기가 있는데, 괜찮겠는가?
예? 저 말임까?
국왕은 엘프인 힐라를 부르며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그렇네, 잠시면 되니. 내 이야기가 끝내면 그쪽으로 보내도록 하겠네.
아 네 뭐....저희는 그럼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살짝 찜찜하기는 했지만, 강하는 별 반대 없이 국왕의 집무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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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입니다!”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기던 파렌을 따라, 한 문을 열고 지나자, 그곳은 그녀가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이 비췄다.
떠들썩한 소음과 열기.
그런데도 손은 전혀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애슐란 왕국의 주방이었다.
그래 너! 바로 다음 식재료를 준비....어! 너...넌 막내! 막내 아니냐!
하..하하, 잘 지내셨어요? 주방장님...
그리고 한창 주방을 돌아다니며 지휘를 하던 남자, 가리우스 기린이 그런 그들을 바라보자, 한눈에 알아본 듯이 파렌에게 소리쳤다.
뭐? 막내가 돌아왔다고?
그 한에서?
뭔데? 뭔 일이야?
가리우스의 소리에 잠시 손을 멈춘 요리인들은 시선을 옮기더니, 순식간에 파렌에게 모여들었다.
임마! 왔으면 왔다고 미리 말을 했어야지!
막내 자식이 빠져가지고, 돌아오지를 않아서 말이야!
아..아아!! 아픔다!! 아악!!
한에서 돌아온 파렌을 바라보던 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격하게 환영을 해 주었다.
환영을 빙자한 구타는 전혀 아니라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그 쪽은?
아..! 이 쪽이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의 셰프...강하 셰프님 이십니다.
......뭐?
아 예....반갑습...니다?
한창 파렌의 머리를 짓누르던 가리우스가 그의 뒤에 서 있는 강하를 발견하고는, 누구냐고 묻자, 파렌이 대답해주었다.
그러자. 금방까지 빙긋 웃음을 짓고 있던 가리우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갔다.
‘뭐지? 나한테 무슨 악감정이라도 있는 건가?’
그렇게 강하의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
여...여....영광입니다!
영광입니다!!!!
가리우스를 비롯한 요리인들이 약간 뒤로 물러나, 강하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예..? 아...암튼 일어나요!
더욱 복잡해지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강하가 외치자, 그재서야 그들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저 분이 그 분인가....
나...나...너무 긴장돼,...!
젠장...오늘 소스 잘 만들었나...? 강하님이 보고 실망하면 어쩌지....?
그리고 웅성대는 소리.
그 정도는 나탈리 호의 주방보다 더욱 뜨거운 열기였다.
저...저기!
ㅇ...예?
그러던 중. 질서정련 하게 서 있던 사람들 중, 손을 번쩍 든 사내가 강하의 앞에 저벅저벅 걸어왔다.
정말 송구스럽지만.....혹시 악수를 한번 청해 봐도 되겠습니까?
그는 부들 부들거리는 손을 그녀에게 내밀며, 악수를 요청했다.
예? 아 예....뭐....
그런 그의 모습에 강하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아 주었다.
와...와와.......
그러자 그는 마치 당장에라도 뛰어오를 것처럼 기뻐하더니 결국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저...저자식...!
치사하게...!
나중에 죽여 버릴 테다...!
그...나도 악수를 청해보고 싶다...
그리고 그런 그를 바라보던 다른 이들은 분노의 눈길로 바라보며 질투의 불꽃을 피워댔다.
‘....이게 바로 연예인의 삶인가...?’
“형, 완전 연예인 같아.”
“....닥쳐.”
자신이 생각했던 상상을 입 밖으로 내뱉는 혁수에게 닥치라고 일갈하는 강하.
조요오옹!!!!....크흠....그...그래서 강하님은 어쩐 일로 찾아오신 것인지..?
점차 시끌시끌 거리는 그들에게 고함으로 입을 다물게 시킨 가리우스가, 헛기침하며 강하에게 물었다.
아...뭐...국왕님께서 이번 만찬을 저에게 부탁하셔서...
예? 가...강하님이 직접 요리를...?
그럼....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건가? 강하 셰프님의 요리를....!
이건...엄청나다!!!
와!!!
그런 강하의 말에, 주방의 공기는 금방은 비교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셰프님이 지...지...직접 만드시는 겁니까?
....그렇긴 한데....
그...그렇담 이렇게 있을 수는 없지요! 먼저 저희 주방 구조에 대해 알면 편하실 테니,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가리우스의 질문에 강하가 대답하자, 역시나 그도 매우 기뻐하며 직접 주방을 안내하겠다며 신이 나게 말했다.
“하 씨....아 모르겠다!”자! 한 사람씩 조리에 관해 질문할 것이 있다면 물어보도록! 이 내가 친절하게 알려 줄 테니!
그...그게 정말이십니까?
저...저! 이 소스가 괜찮은지 한번 봐 주십시오!
저도! 저도!!
머리를 벅벅 긁던 강하가 이내 결심한 듯, 눈을 부릅뜨고 외치자, 그들의 환호 소리가 주방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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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 분량이 너무 짧아서.....일단 부족한 손이지만 어떻게든 노력해본 그림을 바치나이다....
강하가 막 변신이 가능해질때, 좀 어색해 하는 느낌으로 그려보았습니다.
야밤에 스타 주막 주방 털다가 딱 걸린 류월.
자세가 어려워서 진땀 뻇습니다...
그리고 이건 그냥 이뻐서 넣어본 그림.
다음편은 정상 분량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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