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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7화 〉 킴치 마시써요! 사랑해요 연예가중계! (107/289)

〈 107화 〉 킴치 마시써요! 사랑해요 연예가중계!

* * *

­보자....이건 농도가 조금 묽어, 조금 더 졸이는 편이 좋아, 그리고 다음은....그래, 브라운 루야? 이건 좀 덜 태웠어, 조금 더 태워.­

그렇게 강하는 주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들이 들고 온 요리들의 문제점을 하나씩 지적해 주었다.

­과연....! 역시 셰프님!­

­셰프님 말대로 하니까 훨씬 좋아졌어!­

강하에게 지적당한 문제점을 바로 고쳐보자, 자신이 만들었던 것보다 월등히 좋아진 요리들을 바라보던 그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휴.....이걸로 끝인가? 아이고 정신없어.”

마지막 한 사람 한 사람까지 전부 조언을 끝낸 강하가 그들이 준비해준 의자에 걸터앉아, 잠시 숨을 돌렸다.

“뭐....그래도 나쁘지는 않네.”

요리를 즐기며, 점점 아는 것이 늘어나는 새싹들을 바라보는 것은, 괜스레 내가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근데....뭘 만들지?”

그리고, 국왕이 강하에게 부탁한 만찬의 메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론 서양의 나라인 애슐란에서 자신이 주막에서 하던 메뉴만 만들어도 나쁜 반응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평범한 양식을 만들기에는 좀 그런데...

“야, 넌 뭐 먹고 싶냐?”

한참 고민에 빠진 강하는 고개를 돌려, 혁수에게 뭘 먹고 싶냐고 물었다.

“음....글쎄...형이 하는 건 죄다 맛있기는 한데....여기까지 오는 동안 한식을 못 먹었단 말이지....솔직히 갓 지은 밥에 김치가 땡김.”

“쌀밥....김치....”

그러고 보니, 한에서 떠나온 지 대충 5일 정도 지났다.

그 사이 나탈리 호에서도 양식만 먹었고, 슬슬 김치가 땡길 때가 됐지.

원래 한국인의 피에는 김치가 흐르니까.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이 애슐란에 살고 있는 진혁 생각도 떠올랐다.

저번에 스타 주막에서 눈물까지 흘려가며 깍두기를 아작거렸지..,?

“좋아! 정했다!”

오늘 만찬의 메뉴를 결정한 강하가 의자에서 벌떡 내려와, 기합을 넣었다.

그리고 강하는 자신이 기를 다루고 나서부터는 류월에게 이어받은 작은 냉장고를 꺼냈다.

­오...! 가...강하 셰프님은 마법도 쓸 줄 아시는 겁니까?­

­어? 아! 어어...그렇..지?­

그리고 그 광경을 바라보던 가리우스가 깜짝 놀라며 강하에게 물었다.

그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서 검은 구체가 솟아나더니, 작은 상자를 내뱉는 것으로 보였을 테니 말이다.

‘아...또 생각 없이 이러네;;;’

나탈리 호에서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을 떠올리던 강하는 다시금 자신의 경솔함에 반성했다.

요리로 관심을 받는 건 괜찮아도, 거기에다가 막 마법을 쓰니, 괴력을 다루니.

점차 내가 인간에게서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다가, 과도한 관심이 쏠릴 것 같아서 불안했다.

뭐, 애초에 변신하면 몸에서 뿔과 날개가 돋아나는데 인간이라고 할 수는 있나?

대충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뒤적거려보았다.

일단 핵심인 김치는 있고.

쌀이랑 간장, 마늘, 설탕, 같은 각종 향신료도 있고.

“.....부추? 이게 왜 여기 있냐?”

냉장고 속, 뜬금없이 등장한 부추에 당황하던 강하.

“아! 기억난다! 그거 내가 부추전 먹고 싶어서 몰래 넣어 둔 건데, 해줘.”

그러자 무언가 생각난 듯 손을 탁 치며 자신이 넣어뒀다고 말하는 혁수.

“.....뭐 아무튼 부추도 쓰면 되겠네.”

­저...셰프님, 오늘 셰프님이 만드실 요리는...어떤 요리인가요?­

처음 보는 재료들을 마구잡이로 탁자에 올리는 강하를 신기하게 바라보던 가리우스가 강하에게 물었다.

­아, 이거? 음....아마 너희들이 처음 보는 요리일 거다. 기대해.­

그런 가리우스를 바라보며 씩 웃어 보이는 강하.

‘처...처음 보는 요리?’

자신이 모르는, 미지의 요리.

가리우스의 심장은 자신도 모르게 요동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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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는 한식으로 결정했다.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부추&김치전, 그리고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소 갈비찜.

먼저 김치찌개를 준비한다.

돼지고기는 이 주방에 있는 고기를 골라서 쓰기로 했다.

냄비에 한입 크기로 자른 돼지고기 삼겹살을 넣고, 물을 부어준다.

이때 돼지고기를 먼저 기름에 볶으면 고소한 맛이 살아나지만, 물에다가 끓여주면, 돼지고기의 지방이 물에 녹아 풀어지기 때문에 찌개류는 굳이 볶는 것보다는 물에다가 바로 끓여 주는 편이 맛있다.

이렇게 해놓고 끓이다 보면, 고기가 익어가면서 기름이 둥둥 뜨게 되는데.

이때는 이 기름을 제거하면 안 된다.

스톡 같은 경우, 스톡은 깔끔한 맛이 나야 하기 때문에 스키밍을 해주며 기름을 걷어내지만, 우리가 만들 것은 김치찌개이기 때문에, 고기의 기름이 풍부하게 녹아 들어야 한다.

그렇게 고기가 익어가고 팔팔 끓기 시작하면, 미리 잘라두었던 김치와 고운 고춧가루, 굵은 고춧가루를 넣고, 다진 마늘도 넣어준다.

간장의 향도 조금 나라고 약간만 진간장을 넣어준다.

그렇게 끓이다가 마지막에 쏭쏭 썬 파를 얹으면, 돼지고기 김치찌개는 끝!

다음은 소갈비찜.

먼저 냄비에 물을 담아, 끓여준 뒤, 마찬가지로 이 주방에서 가져온 소의 갈빗살을 넣어서 데쳐준다.

이때 중요한 점은, 다른 고기처럼 겉 부분만 색이 바뀌었다고 꺼내면 안 된다.

소갈비, 꼬리곰탕처럼 뼈가 있는 고기 부위는, 뼈 안에도 굳은 핏물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7분 이상은 끓여준다.

어느 정도 핏물이 빠지면 꺼내서 찬물에 고기를 씻어준다.

고기가 준비가 됐다면 양념장 차례.

진간장에 설탕, 맛술....은 없으니까 청주, 다진 마늘과 대파, 그리고 생강, 참기름 약간과 물을 부어 양념장을 만들어 둔다.

이제 냄비에 소갈비를 넣고, 갈비가 잠기도록 양념장을 부어준다.

이제 갈비가 익을 동안, 넣을 채소와 전을 부칠 준비를 해준다.

갈비에 들어갈 무, 당근, 양파, 대파를 큼직하게 썰어준다.

그리고 무와 당근은 작은 칼을 이용해 모서리를 깎아내어 둥글게 만들어 줘야 한다.

모서리가 날카로운 무와 당근이 갈비찜에 들어가면, 모서리가 열 때문에 닳으면서 국물을 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소갈비가 익어서 뼈가 들어낼 정도가 되면, 먼저 잘 안 익는 무와 당근을 넣어준다.

끓여주다가 물이 부족하다 싶으면 보충을 해가면서 해야, 고기 아래쪽이 타지 않는다.

얼추 무와 당근이 물렁물렁해지면, 양파를 넣고, 대파는 맨 마지막에 넣어주면 소갈비찜은 끝이 난다.

다음은 부추와 김치전.

부추는 한 5cm 정도, 당근도 비슷한 크기로 채 썰어준다.

마침 작은 크기의 새우도 있으니, 새우도 깔끔하게 씻어서 내장을 제거해 준 뒤, 준비해둔다.

이젠 넓은 볼에 부추와 당근, 송송 썬 고추, 새우를 넣고, 밀가루와 물을 넣어가며 반죽을 만들어 준다.

다른 볼에는 썰어놓은 김치와 고추, 고춧가루, 잘게 썬 대파를 넣어주고 마찬가지로 반죽을 만들어 준다.

이때 반죽에 식용유를 조금 넣어주면 반죽이 더욱 바싹하게 구워진다.

넓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불을 켜주는데.

“음....”

역시 이곳도 마찬가지로 불 조절이 힘든 구조였다.

“류월. 이리 좀...”

“음? 무슨 일이냐?”

류월을 부르려던 강하는 어느새 자신의 곁에 바짝 붙어서 바라보는 류월을 발견했다.

“여기, 네가 우리 주막에 한 것처럼, 비슷하게 만들 수 있어?”

“그거야 간단하구나.”

스타 주막의 렌지처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자, 류월은 까짓거 별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손가락을 딱, 부딪치더니, 렌지를 둥글게 감싸는 글자가 나타났다.

“여기에 네 기를 부여하면 될 것이다.”

“좋아! 감사.”

“흥! 고마우면 제일 첫 번째로 만든 것을 이 몸에게 바쳐라!”

“.....그래 그래.”

류월 덕분에 순조롭게 불 조절을 하며, 반죽을 올려 주었다.

넓게 펴준 뒤, 약한 불에 잘 익히다가, 전이 팬 바닥에 눌어붙지 않고 잘 떼지면, 가볍게 손목을 휘둘러서...

“웃챠!”

손목 스냅을 이용해서 부추전을 뒤집어 주었다.

­­오오....!­­

“....조금 부끄럽네...”

그러자 애슐란 주방인들의 감탄사가 이어지자, 강준은 괜히 부끄러워졌다.

아무튼 부추전을 적당히 부쳐내고, 김치전도 마저 부쳐내면...!

“한의 한식 요리 3종 세트 완성!”

그리고 미리 냄비에 지어두었던 밥도 고슬고슬 잘 익은 것 같았다.

“한국의 힘....아니 한의 요리를 맛보여줘야지...!”

강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만찬에 나갈 예쁜 접시에 자신이 만든 요리를 하나하나 담아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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