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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화 〉 이때, 최강자가 나섰다. (112/289)

〈 112화 〉 이때, 최강자가 나섰다.

* * *

­그러니까.....이 모든 일을 사주한 범인이 바로....에몬 베르크 남작이라고? 구라까고 있는 건 아니지?­

­아 예..!!!! 정말입니다!! 그러니까 제발 그만....!!­

류월의 환술에 질릴 때로 질려버린 사론은 자신에게 손을 펼쳐오는 류월을 보며 기겁하고는 외쳤다.

­그런가....에몬....역시 그랬군, 그는 글란의 국경과 맞닿아있는 변경백. 변방에서만 자라는 카라한 꽃을 사용한 이유도 그 덕분이겠지....­

­에몬....에몬 베르크....아! 그 새끼 아까전의 무도회장에서 나한테 말 건 놈아냐?­

강하는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었기에, 곰곰이 생각하다가, 무도회장에서 자신에게 말을 건 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국가 기밀이었지만, 그는 현재 간첩의심을 사, 왕국 직속 첩보단이 그의 정보를 수색하고 있었다. 그걸 먼저 눈치를 챘는지, 어떻게든 이런 사건을 벌여, 눈을 돌리려고 한 모양이군....­

“그냥 씹새끼인 줄 알았는데 그레이트 씹새끼였네?”

자신에게 말을 건 그 노망난 영감탱이의 악질적인 행보에 강하는 경멸섞인 감탄을 내뱉었다.

­그래서...이제 어쩌죠...?­

­그러게...이제 어떡하면...우왘!!!! 깜짝이야! 너 언제 왔냐?­

­엄....저 두 분께서 저 녀석을 신나게 두들겨 패고 있을 때쯤?­

그렇게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누군가가 슬쩍, 강하의 옆에 다가와 자연스레 말을 걸자, 강하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래서....아이 참....일이 귀찮아질 것 같네요....­

(주인, 너무 게으름뱅이야! 나를 본받으라고!)

­얌마, 너는 맨날 칼집에 박혀있으면서 뭘 본받으라는 거야?­

이 애슐란에서 단 3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소드 마스터, 진혁이었다.

­흠....이렇게 된 이상....그 방법밖에 없는 것 같군.­

­예? 뭔데요?­

팔짱을 낀 체, 계속 생각에 잠겨있던 아델리아가 말했다.

­정면 돌파다!­

­....예?­

이건 또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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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이 자식은 왜 소식이 없는 거야...?­

같은 시각, 애슐란의 무도회장에서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체,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 이 모든 일의 흑막, 에몬 베르크 남작이었다.

지금 이때쯤 되면, 자신이 시킨 일을 끝냈다고 사론에게 보고가 왔어야 하지만, 통신마석은 아직 묵묵부답이었다.

‘계획에 차질이 생겼나...? 그렇다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이곳을 빠져나와 글란에 몸을 의탁해야 하는 것이...!’

무언가 불길한 기분이 든 에몬은 미련 없이 지금 계획을 폐기하고, 바로 차선택을 골랐다.

‘내가 애슐란에서 쌓은 부와 명성이 아깝기는 하지만....목숨보다는 싸지....일단 저택으로 돌아가서...’

그렇게 무도회장을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려던 찰나.

­주모오옥!!!!!!­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무도회장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큰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

­뭐야? 무슨 일인가?­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모두가 무도회장의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왕녀님?­

­아니 아델리아 쟤는 저기서 뭘 하는 거야?­

­아델리아..?­

그 소란의 주인공은 바로, 이 애슐란의 제 3 왕녀, 애슐란 디 아델리아였다.

­와..왕녀님...? 아무리 그래도 너무 직구로 들이미는 게 아닌가...요?­

­그런가...? 그렇다면...­

그런 왕녀의 옆에서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강하.

­모두들 잘 들으시오.....이 무도회장에 귀족들을 암살하려는 자가 있다아!!!!!!!­

“이런 미친....!!”

하지만 아델리아는 상상 이상으로 빠꾸가 없는, 노빠꾸 상여자였다.

­무...뭐? 그게 무슨...?­

­꺄...꺄아악!!!­

­병사! 병사는 어디 있나! 어...어서 이 몸을 지켜라!!!­

그리고 이어지는 혼란의 도가니.

언제나 고귀한 귀족들은, 자신들의 목숨이 노려진다는 말에 모두들 기겁하며 혼비백산을 이루며 혼란을 일으켰다.

­....조요오옹!!!!!­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던 이 나라의 국왕, 에슐란 디 바이제르가 근엄하게 그들의 행동을 멈추었다.

바이제르는 그저, 조용히 하라는 한 마디를 날렸을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무도회장의 분위기는 침착하게 식어 들어갔다.

­.......아델리아여, 금방의 일은 그저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일이다. 근거는 있겠지?­

이윽고, 찍소리 없이 조용해지자, 바이제르는 자신의 딸, 아델리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예, 아바마마. 여기, 이 자를 보십시오, 진혁?­

­예.­

그런 바이제르에게, 마침 잘 물어보았다는 얼굴로, 진혁에게 고개를 흔들자, 진혁은 자신이 지금까지 질질 끌고 오던 사내를 무도회장의 중심으로 냅다 던졌다.

­우리 애슐란의 손님이자 애슐란의 귀인, 강하가 잠시 주방에 들렀을 때 발견한 자입니다.­

­.....그 말에 거짓은 없는가?­

­예, 물론, 강하?­

­ㅇ....예! 무도회장의 분위기에 적응을 하지 못하여, 잠시 머리를 식히고자 주방을 찾아가자, 이 자가 몰래 숨어들어 있었습니다.­

바이제르의 물음에, 아델리아가 마찬가지로 강하에게 손짓하자, 강하는 무릎을 꿇으며 자신이 겪었던 일을 그대로 대답했다.

­......단순한 침입자일지도 모르지 않는가, 어떻게 암살자라고 단언 할 수 있지?­

­그...이 자가 무도회장으로 나갈 샴폐인에, 독을 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식..아니 이 자가 샴폐인에 타고 있던 것이 바로, 이 것입니다.­

강하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델리아는 품속을 뒤적거려, 작은 병 하나를 꺼냈다.

­그건...?­

­이건, 애슐란 변방에서만 자라는 독초, 카리한 꽃을 갈아서 만든 독입니다.­

­카리한.....! 그...그건...한 모금만 마셔도 손을 쓸 새도 없이 목숨을 앗아간다는...맹독이잖아...!­

아델리아가 꺼낸 병의 내용물을 단번에 알아챈 프리안은, 평소엔 거의 열리지도 않는 입을 열며, 그 독에 대한 정보를 대답했다.

­도..독!­

­정말로 위험했군...!­

­어째서 독을...!­

프리안의 말을 듣던 귀족들은 독이라는 말에 다시금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부정할 수 없는 암살행위군.....­

­그리고, 저는 이 일을 시킨 자를 알고 있습니다.­

­뭐라? 그게 누구지?­

­.......뭐 하는가? 대답하지 않고?­

­히...히익!!­

이 모든 일을 시킨 자를 알고 있다는 아델리아의 말에, 바이제르가 누구냐고 묻자, 아델리아는 사론을 싸늘하게 노려보며 말했다.

­그....저에게 이 일을 시킨 자는....에몬...에몬 베르크...남작..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기백에 결국 사론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에몬! 에몬 바르크를 찾아라!­

­분명히 이 무도회장에 있었을 터, 병사들은 무엇을 하느냐! 어서 그자를 잡아 들여라!­

그리고, 범인의 이름이 나오자, 사람들의 행동은 빠르게 에몬을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꺄아아아악!!!!!!!­

한 여성의 목이 찢어질 것만 같은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저리 꺼져...! 이 년이 죽는 꼴을 보고 싶나?­

­저 개자식...!­

에몬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틈을 타, 인질을 잡은 것이었다.

어디서 꺼내왔을지 모를, 시퍼런 광을 내는 단검이, 인질로 잡힌 영애의 목 근처까지 와 있었다.

­사...살려줘..요....!­

­시...시팔...! 다가오지 말라고! 이 년이 뒤지는 걸 보고 싶어?­

­꺄아악!!!­

­저..저 자를 어떻게 좀 해봐!!­

이미 눈이 뒤집힐 정도로 흥분한 에몬은, 팔 한쪽으로 인질로 잡힌 영애의 목을 휘감고, 나머지 단검이 들린 손을 공중에 마구 휘젓자, 그들 근처에 있던 귀족들이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을 쳤다.

­나...나를 지켜라! 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에몬이 소리를 지르자, 인파들 사이에 숨어있던 자들이 로브를 뒤집어쓰고는, 그의 근처로 다가와 그를 둘러싸고는, 검을 하나씩 꺼냈다.

­에몬 베르크 남작....지금 반란이라도 일으키려는 것이냐!­

­다..닥쳐! 그런 거 알바 아냐!­

그런 에몬에게 바이제르가 역정을 냈지만, 에몬은 욕지거리를 내뱉을 뿐이었다.

­이런...! 인질이 잡혀있는 한, 쉽게 저 자를 제압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출입구를 모두 폐쇄해라! 그 어떤 자도 벗어날 수 없게 만들어!­

­­­예!!­­­

이윽고 소란을 눈치챈 병사들이 달려왔지만, 인질로 잡힌 영애 덕분에 쉽사리 에몬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이대로라면...놓칠 수가 있다...! 어쩌면 좋지...?­

­젠장....사람이 이렇게 많아서야 드래고노바를 꺼낼 수도 없어....!­

(주인...)

그렇게 어찌할 줄 몰라, 대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순간.

“참으로 음습하고 한심한 사내로구나.”

­뭐...뭐야! 네년은! 다가오지 마라!­

한 사람이 터벅터벅, 에몬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류..류월!”

“류월 님!”

“내 이 우습고 한심한 촌극을 도저히 봐줄 수가 없구나, 네 천박한 속내에 매스꺼움을 느낄 정도이니.”

한의 수호신이자, 먹이사슬의 최상위 존재 흑룡.

“내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편히 있지도 못하겠구나.”

류월이 에몬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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