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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5화 〉 엘프들의 새로운 마을. (115/289)

〈 115화 〉 엘프들의 새로운 마을.

* * *

그렇게 왕궁에서 마차를 빌려, 강하 일행은 하멜른 숲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여기까지 쫓아...아니 따라오신 겁니까?­

강하는 자신도 모르게 찌푸린 얼굴을 손으로 감싸, 표정을 숨기며 자신의 앞에 멋대로 앉아있는 자에게 말했다.

­어허...! 2 세기 전에 사라졌던 엘프들의 숨겨진 마을이라니....이런 흥미진진한 일을 이 내가 놓칠 일이 없지 않느냐!­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하는 이 자, 애슐란의 제 3 왕녀이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도는 류월과도 맞먹을 정도인 이 말괄량이 소녀, 애슐란 디 아델리아가 너무나도 당연한 말을 한다며 말했다.

­뭐, 이왕 이렇게 됬으니, 잘 부탁하네, 강하 ‘폰’ 공작님?­

­으큭...! 그것 좀 하지 말아 주시겠습니까?­

폰.

그것이 애슐란에서의 강하의 성 이었다.

일단 귀족이 됬으니 새로운 성을 지어야 하는데, 그래서 정해진 성이 바로 폰이었다.

강하는 이제 자신을 소개할 때 강하 폰 공작이라고 소개해야 했다.

이거 완전 타냐 폰 데그레차프.....

그다지 어울리지도 않는 데다가, 오글거리기까지 해서 강하는 폰이라고 불리는 것에 질색했지만, 그걸 잘 알던 아델리아가 일부러 불러대는 것이었다.

­폰 공작니임~ 다음으로 가실 곳은 영애들과의 다과회 입니다마안?­

­아하하하핳하하!! 그거 참으로 우습구나...아하하하하!!!­

­엌ㅋㅋㅋㅋㅋ그쵸? 안 그래요? ‘폰’ 공작님?­

“..........”

가뜩이나 짜증나는데, 옆에서 덤으로 기름을 부어대는 혁수의 말이 그렇게나 웃긴 지 둘이서 서로 마주 보며 배를 잡고 낄낄거리고 있었다.

“요놈의 주둥이! 주둥이! 딱 대!”

“악! 아악! 자...잠끄만...!­와..왕녀니임! 도와주십...!­”

­하...이렇게 드넓은 초원을 달리자니, 참으로 기분이 좋구나...­

­왕녀님??­

결국 선을 넘어버린 혁수를 강하가 참교육하자, 같이 낄낄대던 왕녀에게 도움을 청한 혁수였지만, 아델리아는 창문 밖을 바라보며 나 몰라라 하고 있었다.

­곧 하멜른 숲에 도착합니다~­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치고 있자니, 마차를 끌던 마부가 큰 소리로 곧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와....숲 한번 더럽게 넓구만....?”

강하도 아델리아의 옆에 붙어,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수많은 나무들이 시아의 끝까지 펼쳐진, 거대한 숲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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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높다....”

강하는 고개를 올려, 시야를 위로 올렸다.

빽빽이 자라난 숲들의 나무는, 맑은 하늘까지 덮어버릴 정도로 거대했다.

“뭔가....신성한 기분이 드네...”

“풀 내음이 좋아요!”

“바람이 시원하다~”

하멜른 숲에 막 들어선 강하 일행들은 그 웅장한 숲의 풍경에 다들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좋다....고향에 돌아온 기분이에요...!”

그리고, 숲을 사랑하는 엘프인 힐라는, 마치 하늘로 높이 날아가 버릴 것 만 같은 표정을 지으며 나무든 풀이든 마구 만지고, 살펴보며 돌아다녔다.

“뭐...아직은 별 건 없는데?”

그렇게 앞장선 힐라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고 있자니, 그녀가 말한 환각 같은 것은 딱히 느껴지지 않은 강하가 중얼거렸다.

“그런가...? 일단 앞으로 쭈욱 나아가고 있기는 한데....류월님이 느끼기에는 어때요?”

“흠...일단 조금 더 들어가 봐야겠구나.”

류월도 아직 판단하기는 이른지, 조금 더 들어가 보자고 제안했다.

“아무튼 오랜만에 숲으로 오니까 기분 좋..악!!....뭐...뭐야?”

그렇게 팔을 머리에 올리며 태평하게 걸어가던 강하는, 무언가에 부딪치며 바닥에 철퍼덕 하고 쓰러졌다.

“이..이건 뭐야...투명 벽..?”

그리고, 자신이 부딪친 ‘무언가’를, 강하는 손으로 더듬었다.

그곳에는, 마치 투명한 벽이, 자신을 막아 세우는 듯 굳건하게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ㅇ...얘들아! 여기...! 여기 이거 안 보여? 투명한 벽이 있어!”

강하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일행들에게 말하며, 그들을 불렀다.

하지만.

“엥? 아무것도 없는데?”

­투명벽이라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들은 강하가 느낀 투명벽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강하가 손을 대고 있는 투명한 벽에 가까이 가지도 않았다.

분명 강하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더니, 갑자기 몸을 돌려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 꼴이었다.

“이거로군...”

그리고, 그들의 행동을 모두 지켜보던 류월은, 강하에게 천천히 다가와 마찬가지로 투명한 벽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너는 나와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느냐?”

“어?.....아! 맞아! 그때도 이런 비슷한 게 있었어!”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강하에게 자신들의 첫 만남을 묻는 류월.

그 질문에 강하는 이내 한 가지를 떠올렸다.

류월을 만나기 전, 그 숲에서 자신과 혁수가 발견한 투명한 막을.

“하..하지만 그때는 혁수도 눈치를 챘는데..?”

허나, 그때는 이렇게 단단한 것도 아니었고, 근처에 있던 혁수도 눈치를 챌 수 있었던 투명막이었지만, 이 벽은 강하와 류월, 두 사람 빼고는 벽이 있다는 것 조차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이 벽에 이것을 눈치도 채지 못하게 인식을 저해시키는 술이 적용된 듯하구나, 그래서 보통 인간들이 숲에 들어와서, 이곳에 도달하면, 자연스레 몸을 돌려 숲을 나가도록 되어 있군....”

“그래서 저 애들은 눈치를 채지 못한 건가?”

그제야 하멜른 숲의 미스터리가 풀리는 느낌이 든 강하였지만.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이 벽을 눈치를 챌 수 있는 거지?”

그 술법이 왜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냐는 질문을 하는 강하.

“....이 술법을 쓴 자는...우리와 비슷한 존재일지도 모르겠구나...”

“....그...그럼 여기 안에 우리와는 다른, 용이라도 있다는 거야?”

용.

드높은 하늘을 날고, 막대한 마력으로 고등의 술식을 간단하게 사용하는 고대의 존재.

흑룡인 류월과, 그녀의 힘을 받아 반룡이 된 강하 또한 용이었기에, 이 술법을 사용한 자와 닮아서, 알아챌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제 어떡하지?”

“뭐,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제 해결할 방법이 있냐고 강하가 묻자, 류월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그냥 지나갈 수 없다면, 부숴버리면 그만.”

“우왁...!”

갑자기 자신의 오른손에 힘을 모으던 류월이, 손날을 세워 벽을 뚫어버렸다.

그러자 쩌저적 하는 금이 가는 소리와 함께, 이내 우리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작은 구멍이 하나 생겨났다.

“오...왁!! 갑자기 길이 생겨났어!?”

“와...뭐야? 분명 강하 아씨하고 류월님, 저 거대한 나무 앞에서 뭘하고 있었나 했더니....갑자기 길이 생겼잖아?”

그러자 그들을 바라보던 이들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투명한 벽이 보이지 않았던 그들은, 그저 강하와 류월이 길이 막힌 곳에서 쪼그려 앉아, 뭐라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길이 생겨서 놀란 것처럼 보였다.

“이...이렇게 막 부셔버려도 괜찮아?”

“괜찮다, 임시방편으로 만든 구멍이라, 우리가 들어가고 나면 다시금 원래대로 돌아갈 터이니.”

“그...그럼 다행이고.”

“그럼, 뭘 숨기고 있어서 이런 도술까지 부리는지 확인이나 해 볼까...?”

“아...! 잠깐만..!”

남이 세운 술식을 마구 부셔버리는 류월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강하가 물었으나, 류월은 걱정 말라는 말과 함께, 뚫어 두었던 구멍으로 먼저 쏙 하고 들어가 버린 류월, 그리고 그를 따라 강하 또한 구멍으로 들어갔다.

“어..? 잠시만! 같이 가!”

­그렇다! 같이 가야 하거늘! 이 나를 두고 어딜 가려는 셈이냐!­

“이..일단 저 두 분을 따라 가 보죠!”

그리고 그 모든 걸 바라보던 일행들 또한, 그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후다닥 달려가 그들을 따라갔다.

“오....뭐지? 뭔가...뭔가가 금방까지와는 다른 느낌이 들어...!”

강하는 투명한 벽을 넘어, 반대편 숲에 들어서자 자신을 감싸는 무언의 감각에 놀라며 중얼거렸다.

“이건....엘프들이 섬기는 엘프들의 신, 아샤께서 엘프들에게 내리는 선물이에요...! 엘프들이 살고 있는 숲에 축복을 내려, 더욱 민첩하게, 더욱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기적을 내려 주시죠....”

그러자, 마찬가지로 건너편으로 넘어온 힐라가, 이 감각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었다.

“이 축복이 존재하는 숲....그렇다면 정말로...!”

­멈춰라.­

팍!

자신의 추리가 확신이 되어가는 것을 느끼던 힐라가 방방 뛰고 있을 때, 그 공기를 꿰뚫는 하나의 화살이 그들이 있는 곳의 바닥에 푹 하고 박혔다.

“화..화살?”

“이....일단 모두 손을 들고, 그들에게 저항하려 하지 마세요...!­왕녀님도 일단 손 들어요!­”

갑작스럽게 날아온 화살에 당황하던 그들을, 힐라가 불러, 무해하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손을 들라고 시켰다.

“와....뭐야..?”

일단 힐라의 말대로, 손을 들고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살펴보던 강하는 잠시 넋을 놓아버렸다.

저 깊은 숲에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수많은 눈동자와, 반짝거리는 화살촉이 그들을 조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누구냐? 어떻게 저 위장막을 깨고 들어 온 거지?­

위장막이 깨진 것을 눈치를 챈 그들이 우리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저...저는 엘프 힐라에요! 제 동포...동포들을 찾으러 왔다고요!­

그리고 일행들의 맨 앞으로 나선 힐라가 자기 귀를 내보이며 그들에게 소리쳤다.

{..........힐라? 잠깐! 모두 활을 내려봐!}

그러자 자신들에게 처음으로 질문한 인물이 힐라를 바라보고는, 저번에 힐라가 말해주던 엘프어를 중얼거리더니, 천천히 자신의 몸을 숨기던 나무 위에서 내려와, 힐라에게 걸어왔다.

{너...너는...리브? 리브 맞지!!! 리브으!!!!}

{아악...! 이 성격, 힐라 맞구나? 지금까지 어디 가 있었던 거야?}

그자가 자기 얼굴을 감싸던 로브를 벗자, 그녀의 얼굴을 알아본 힐다가 순식간에 달려가 그녀의 허리를 붙잡으며 그녀의 이름처럼 보이는 리브라는 말을 계속 중얼거렸다.

{리브....흑....나...정말로 보고 싶었어....}

{....어서 와, 우리들의 새로운 마을에...}

감격에 젖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리브에게 칭얼대는 힐다.

리브는 그런 힐다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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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그려준 강하입니다.

뭔가 보자마자 이거 생각이 나는...ㅋㅋ

그래도 너무 고맙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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