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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1화 〉 그 아름다운 꽃은, 술도 좋아해.(물론 남자도.) (141/289)

〈 141화 〉 그 아름다운 꽃은, 술도 좋아해.(물론 남자도.)

* * *

“으아....”

화의정의 으뜸, 모든 남성이 우러러보는 아름다운 한 송이, 매화는 찌뿌드드한 어깨를 쭈욱 피며 피로를 자아냈다.

금방까지 자신을 호명한 양반들의 술 노름에 장단을 맞춰주느라, 매우 피곤했다.

“하....지치네.”

어느새 화의정에서 일하기 시작한 기간도 어언 4년.

남성들이 자신을 우러러보는 것은 좋았지만, 정작 쓸만한 남정네는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자신을 찾는 남자들은 죄다 기름진 비곗덩어리를 배에 끼고 다니는, 추한 양반들 뿐.

“역시 혁수 씨밖에 없다니까~”

마치 산처럼 듬직한 덩치.

바다처럼 넓은 어깨.

강인한 인상과 온통 근육질투성이.

그야말로 매화가 꿈꾸는 일등 먹...아니 신랑감인 것이다.

“...쓰읍…. 침 고이네....”

그저 상상만 했는데도 흘러나오는 침을 닦는 매화.

“좋아...오늘 가볼까...!”

요즘 자신을 호명하는 자들이 많아, 한동안 스타 주막에 방문하지 못한 매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갈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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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게 다 술이야?”

“그러게....”

같은 시각, 어느새 하루의 장사를 마치고, 어둑어둑해진 시간.

강하와 혁수는 자신들의 눈앞에 보이는 여러 가지 유리병들을 바라보며 감탄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 내용물은 바로, 술.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하면.

저번에 스타 주막을 방문한 진혁과 소소한 잡담을 이어가고 있었을 무렵, 자연스레 술 이야기가 나왔다.

이 세계로 전이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진혁이였지만, 이미 그는 이 세계에 온 지 몇 년은 지났고, 애초에 애슐란에서 성인은 16세 이상을 치던 나라였기에, 그동안 미성년자라는 발목을 잡던 족쇄가 풀려나, 여러 가지 술을 맛보고 즐긴 것이었다.

그렇다고 맨날 술이나 퍼먹지는 않았지만, 그에게 술은 상당히 신비롭고 즐거운 경험이었고, 강하와 혁수 역시 술이라면 꽤 좋아하던 터라, 그 대화는 순식간에 불이 붙어버렸다.

그러던 찰나, 진혁이 애슐란에 있는 술들을 들고 오겠다고 말했고, 막 여러 가지 술이 가득 담긴 상자를 건네주고 떠난 것이었다.

“와....이건 진*(증류주의 한 종류.)이고...이건 럼주...보드카도 있어? 참나....리큐르*(칵테일에 사용되는 시럽의 한 종류.)에 메이플 시럽...? 애슐란에서 메이플 시럽은 칵테일 만들 때만 쓰나?”

“야...그게 다 뭐냐? 난 하나도 모르겠다.”

그런 술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혁수.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강하는 그게 뭔지도 모른다는 얼굴로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강하는 요리에 관해서는 전문가였지만, 술은 상당히 잘 모르는 편이었다.

대충 소주, 맥주, 보드카, 가끔 위스키 정도 마시는 정도였다.

하지만 혁수는 대학생 시절, 바에서 바텐더로 일할 정도로 술에 대해서는 진심인 녀석이었다.

왜 그렇게까지 하나고 묻자, 인기 있을 것 같아서, 라고 말한 점에서 조금 깨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 정도면 바를 하나 열어도 되겠는데?”

“바..?”

그렇게 앞에 놓인 술병을 바라보며 잡담을 이어가고 있을 무렵.

“실례합니다~”

“응..? 아아...매화구나.”

“아...매화씨...안녕,,,하세요?”

주막의 입구에서 종소리가 울린다 싶더니,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는 매화를 그들이 반겼다.

“혁~수~씨이~!”

“응컥!”

그리고, 혁수를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돌진해서 그의 품을 껴안는 매화.

저번의 데이트 이후로, 점차 가까워진 그들의 관계는, 어느새 매화가 미친 듯이 들이밀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그건 상당히 좋은 방법이었다.

“오랜만이에요!! 저 안 보고 싶었어요?”

“그..그야 보고 싶었습니다...”“어머나~여전히 멋있으셔~”

“.....염장질 하냐?”

“이...일단 좀 떨어지시죠...”

“힝...알았어요~....그나저나, 무엇을 하고 계신 건가요?”

한참을 혁수를 부둥켜안던 매화는 그들이 바라보던 술병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애슐란에서 온 술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서 말이지...”

“예? 어떻게 해야 하긴요? 당연히 마셔야죠!”

“그렇지! 역시 매화 씨야, 술은 마셔야지!”

“어휴 술고래들......그건 그렇지만!”

그리고 이 모든 병이 술이라는 것을 들은 매화는 어느새 인간형 모습이 아닌, 구미호의 모습이 되어 튀어나온 여우 귀를 세차게 흔들며 대답했다.

매화 역시도 술 하면 껌뻑 죽어주는 성격이었기에, 혁수와 짝짜꿍이 잘 맞았다.

“그럼 혁수야, 칵테일 한 잔만 만들어 줘봐.”

“음? 내가?”

“그럼 누가 만드냐? 여기서 그런 거 만들 사람은 너밖에 없어~”

“음...그럴까? 매화씨도 한...”

“네네네네네네!!!”

“.........잔 하신다고 하니...그럼 가볍게 만들어 볼까?”

“그럼 나도 가볍게 곁들여 먹을 것 좀 가지고 올게.”

“그런데...술을...만든다니요? 그냥 여기 담긴 것을 마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

혁수가 팔뚝을 걷어 올리며 말하자, 그 우람한 팔뚝에 시선에 팔리면서도 그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매화가 물었다.

“칵테일은 그러니까....여기 이 술이 재료고, 이 재료들로 요리를 만들 듯이, 새로운 술을 만드는 겁니다.”

“와....! 신기하네요! 저도 궁금해요!”

“하하, 지켜보시죠, 형, 혹시나 하는 건데, 셰이커*(넓은 통에 술을 넣어 흔들면서 섞어주는 것, 예, 여러분이 바텐더 하시면 생각나는 그거 맞습니다.)는 없지?”

“있을 리가 있냐.”

“바 스푼은...?”

“없다, 그런 건 나중에 요르문 영감님께 부탁해야 해.”

“아...그 드워프 할아버지? 그렇다고 지금 만들 수는 없잖아....흐음....그럼 그걸로 만들까?”

본격적으로 칵테일을 만들 도구가 없자, 약간 시무룩해진 혁수가, 무언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리큐르가 담긴 병들을 뒤적거렸다.

“보자...오, 피치 시냅스도 있고, 좋아....형! 과일 중에 오랜지랑 체리, 있어?”

“어? 잠시만....어어! 저번에 하인즈씨에게 말해서, 여러 과일도 좀 신청했거든, 있을 거야.”

“오케~ 그것 좀 주스로 좀 만들어 줘, 겸사겸사 얼음도 좀 꺼내주고.”

“알았다~”

그중 무언가를 발견한 혁수가 주방에 들어가 있는 강하에게 큰 소리로 과일들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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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만들어 볼까?”

강하가 준비해준 재료들을 하나씩 확인하며 손을 비비던 혁수가 얼음을 유리잔에 담았다.

“보드카를 1과 1/2온즈....라고 하지만 지거*(액체의 용량을 재기 위한 도구.)가 없으니까 대충 감으로 넣고, 피치 스냅스 1/2온즈...여기에 형이 준비해 준 오렌지 쥬스 2온즈, 크랜베리 대신 체리 2온즈....이제 마무리로 대충 레몬하고 체리로 장식하면....끝!”

“오....”

“우와....!”

혁수가 여러 가지 재료들을 잔에 붓기 시작하자, 이내 유리잔에는 알록달록한 색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며 아름다운 색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자, [섹스 온 더 비치], 형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걸?”

“몰라.”

“섹스...온..더..비치? 그게 무슨 뜻인가요?”

“아...그....그냥 이 술의 이름이에요...네...일단, 드시죠.”

“감사히 마실게.”

“아...아무튼 잘 마실게요....!”

매화는 온통 처음 듣는 이름투성이자 혁수에게 무슨 뜻이냐 물었지만, 별 말없이 그 요상한 이름의 술이 담긴 잔을 밀자, 얼떨결에 손으로 들어 올렸다.

‘와....이게 술...맞아? 진짜 이쁜데....일단 마셔볼까...’

천천히 칵테일을 관찰하던 매화는 이내, 거침없이 술을 들이켜기 시작했다.

그리고.

“.....!?!!...푸하..! 이...이게 술...이라고요?”

“어때요? 신기하죠?”

술이란 무엇인가.

상당히 높은 도수의 술들은 씁쓸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그런 술.

그게 매화가 술에 대한 인식이었다.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 술의 맛보다는 취하는 기분이 좋아 자주 마셨지만, 이런 술은 처음이었다.

‘달아...엄청나게 달아....그냥 단게 아니라, 새콤하고...달콤하고...혀에 착 달라붙는....그러니까....’

“어...엄청 맛있잖아요?!?”

그렇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마셔보지 못한, 술.

첫입부터 느껴지는 상큼한 과육의 맛, 그리고 이어지는 달콤한 감칠맛, 허나, 이 역시 자신이 술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주장하듯, 목과 배는 화끈거리는....그야말로 최고의 술이었다.

“그렇죠? 이래서 제가 칵테일을 좋아한답니다?”

“크으....죽이네!....너 진지하게 주막에서 술 팔 생각 없냐?”

“진짜로...? 으음....글세, 아무리 그래도 나 혼자 하기에는 벅찬데...”

“일손인가....그렇다고 해도, 향이와 파렌은 주방에, 힐라는 제빵 겸 매니저고, 류월, 벼루는 홀 담당, 백설은...음...따로 부탁할 일이 있어서, 일손이 모자라기는 한데...”

“그럼 제가 할래요.”

“그래! 네가 하면 되겠....음?”

“....네?”

진지하게 스타 주막 내의 바를 열까 싶지만, 일손 부족에 서로 고민하던 찰나,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잠시 반응이 늦은 그들이 고개를 돌려보았다.

“이런 술을 만드는 일이라니....이건 해야 해요, 아니, 할래요!”

이미 술잔을 깔끔하게 비운 매화가 혁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하지만, 매화 너는 지금 하는 일이 있지 않아?”

“마..맞아요! 그건 괜찮아요?”

“음...때려치우죠 뭐.”

“에엑...”

어차피 요즘 들어 화의정에서 일하는 것에 회의감이 들기도 하는 찰나, 차라리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겸사겸사 배우면서 혁수 씨도 좀 맛보고…. 일거양득 아니야?’

.....정말로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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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화의정은 엄청난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무려, 화의정의 제일가는 기녀, 매화가 그만두고 말았던 것.

화의정의 사람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압도적인 재력과 명예가 뒤따르는 화의정의 최고 기녀.

어째서 그런 좋은 자리를 자기 스스로 던져버리고 말았던 것인가.

그 이유는 별거 없었다.

맛있는 술과 그녀가 바라는 남성이 이곳에는 없었기 때문.

그렇게 스타 주막의 직원이 한 명 더 늘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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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언제나 지각이 습관인 몹쓸 작가, 머그컵D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이번의 노벨피아에서 시작한 이벤트, 작가티콘이벤트...아시나요?

무려....이번 기회에 스타 주막의 표지를 그려주시는 에밀라 님과 함께 혐업하여, 스타 주막 또한 이모티콘을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직 콘티단계이긴 하지만, 짧은 시일안에 여러분들을 반길것을 약속 드립니다!

그러니까.....나오게 된다면 많이 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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