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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9화 〉 신문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1) (149/289)

〈 149화 〉 신문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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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어찌하면 좋을고...”

한의 중심이자 왕제가 머무는 궁궐.

그곳에는 정말 수많은 기관이 존재한다.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 법률을 제정하는 기관, 군사 기관 등.

한 나라가 굴러가기 위해 오늘도 관료들은 열심히 분골쇄신하며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깊은 한숨을 쉬며 고뇌하고 있는 한 관료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채광.

그의 업무는 왕과 양반, 그리고 백성들이 오늘 한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기별*( 날짜 기록, 정기적인 정보전달, 날씨부터 다양한 기사들을 기록할 것 등등 조선시대 신문.)을 작성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그는 말 그대로 현대의 기자처럼, 여러 가지 정보를 조합하여 기별을 작성하는데, 이것이 문제였다.

“요즘 들어 크게 뛸만한 주제가 없구나....”

언제나 그렇지만, 별 큰 사건 없이 나라가 잘 굴러가는 평화로운 날이 지속된다면 그 누가 싫어하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기별에 담자니 그건 또 문제가 많았다.

한때 종이는 제작법과 재료비가 많이 들어, 상당히 비싼 물품 중 하나였기에, 기별을 대량생산하지 못하였다.

허나, 현재는 도술의 발전과 여러 나라의 교류로 인해, 회화*(캔버스, 종이 등의 표면에 그린 그림들을 말한다.)용으로 제작되는 질 좋은 종이 정도는 아닌, 신문 정도의 종이라면 생각보다 값싸게 생산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한때 기별은 왕족이나 양반들만 받아 읽을 수 있었으나, 현재는 백성들도 값을 내고 신문을 받아 읽는 경우가 매우 늘어났다.

그런데 매일 같은 내용만 기별에 실린다면, 양반은 물론이고 백성들도 기별에 관심이 점점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채광을 비롯한 기별을 담당하는 이들은 언제나 새로운 정보를 찾아 직접 취재하는 등, 다양한 정보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애슐란 관련 정보는 이미 누군가가 실어 보낸 지 오래, 어허 참....나도 어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야 할 터인데...”

그렇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요즘의 한은 평화로운 날들이 지속되고 있어, 별다른 일조차 찾기 힘들었다.

기껏해야 오늘 날씨와 과거시험 일정을 알리는 것 정도.

무언가 색다른 것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때.

“이보게, 무슨 일 있는가? 뭘 그렇게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있는 겐가?”

“아...자네인가?”

그런 채광을 살짝 걱정이라도 되는 듯이, 그의 동기가 말을 걸어왔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기별을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채광이 정보를 찾아오는 역할이었다면, 그는 그런 정보를 토대로 기별을 완성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자네도 아시다시피, 요즘 기별에 색다른 무언가가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기별을 읽는 백성들의 관심이 점점 멀어질까 고민이 되는구만.”

정보라는 것은 중요했다.

백성들이 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 듣는 것은 더더욱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 백성들이 점차 기별에 관심을 끄고, 나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나라가 휘청거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기는 하더군, 요즘엔 다 똑같은 이야기만 써 내려가고 있으니 말일세.”

“그러게나 말이네.”

그도 이미 그렇게 느끼고 있었는지 고개를 끄덕거리며 채광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일단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네, 무엇이든 급하게 해결한다고 해봐야 좋은 일은 없을 터이니, 곧 있으면 오시*(오전11시~오후1시)아닌가? 스타 주막에서 점심이라도 먹으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떻겠나?”

“그렇군, 스타 주막에서 점심을....점심....스타...주막...?”

채광의 동기가 가볍게 언급한 그 무언가에서 번뜩임을 찾아낸 채광.

“그렇군! 그것이 있었구나! 고맙네! 자네 덕분에 새로운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아..? 아, 그런가? 허허...그것 참 다행이군.”

“그럼 난 곧바로 나가봐야겠네, 나중에 밥 한 끼 사겠네, 그럼 이만.”

“어? 이...이보게?”

그 번뜩임을 놓치지 않은 채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챙기더니 후다닥 밖으로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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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우리 주막을 취재하고 싶다....이 말이야?”

오늘도 바쁜 시간이 지난 브레이크 타임.

강하는 자신의 앞에서 종이와 붓을 들고 있는 사내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습니다.”

‘이 소녀가 ’강하‘ 인가....’

강하.

아직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여 앳된 얼굴에 갈색 머리를 땋은 소녀.

언뜻 보면 그저 평범한 소녀처럼 보이는 아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궁궐의 높은 벼슬을 지닌 관료들조차 함부로 건들지 못하는 존재이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왕제 저하와의 친분도 있으며, 그녀의 요리 솜씨는 궁궐의 숙수들이 전력을 다해도 따라 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갖췄다.

그리고 그녀는 한과 연을 맺은 애슐란의 사절단이 방문했을 당시, 모든 만찬을 그녀의 지휘 아래 이루어졌으며, 아주 큰 극찬을 받았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몇 개월 전에는 애슐란을 방문하는 사절단으로 애슐란을 방문하였으며, 그곳에서도 여러 일을 일으켜, 그 나라의 반 귀족의 칭호를 달고 있었다.

강하는 현재, 한의 수도, 서라벌에서 가장 거대하고 인기 있는 주막인 스타 주막을 운영하고 있으며, 양반이나 평민들 가리지 않고 수많은 손님이 매일같이 방문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출생이나 정체를 알아보려고 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모조리 실패하였으며, 아직 그녀의 정체는 미궁에 빠져있었다.

채광 그 역시도 스타 주막의 음식에 빠져, 최소 이틀에 한 번은 스타 주막을 들르고 있는 신세였다.

이런 스타 주막의 정보를 실어 기별을 낸다면, 독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판단한 채광이었기에, 강하에게 취재를 부탁하러 온 것이었다.

그런 그녀는 외모는 어려 보일지는 몰라도 무언가가, 그녀에게 느껴지는 기백이라고 해야 할지.....그런 것들이 새어 나오는 것 같아서 채광은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고개를 숙였다.

마치 상당한 세월을 살아온 것 같은 인물같이 느껴지는 것은 착각이겠지.

“으음....취재인가.....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지 모르겠네....”

“오늘 하루는 그저, 평범하게 장사를 하시고 계신다면, 제가 그것을 관찰하면서 여러 가지를 작성해 보이겠습니다.”

“흠, 그 정도면 충분하겠네, 좋아, 그럼 오늘 오후 장사를 취재하는 것을 허락할게.”

“...! 감사합니다!”

상당한 각오를 하고 부탁을 한 채광이었기에, 쉽게 허락을 내려준 강하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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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주방이야.”

“오....상당히 거대하군요, 게다가 처음 보는 도구들 또한 상당합니다.”

강하를 따라 주방에 방문한 채광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감탄사를 표했다.

이번 일을 대비해, 궁궐의 주방을 둘러보기도 했던 채광이었지만, 그곳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수많은 도구가 줄지어 나열되어 있었다.

“그럼 잠시...”

“음? 그게 뭐야?”

채광이 주머니에서 투명한 수정구를 꺼내며 들어 보이자, 그것에 관심을 가진 강하가 물었다.

“아, 이번에 기술부에서 새로 만들어 낸 도술 도구입니다, 이 부적을 뒤에 붙여, 이 튀어나온 부분을 누르면....비쳐보이는 화면이 저장되는 방식입니다.”

“오...카메라인가? 도술이 있으니까 기술 발전도 빠르구나~”

“카....카메라?”

“아...아니야, 별건 아니고, 그럼 그 저장된 화면을 프린...아니 인쇄하는 것도 가능해?”

“아쉽게도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수정에 비추어지는 것을 보고 직접 목판을 새기는 것으로 기별에 그림을 넣고는 합니다.”

“아깝네...”

대충 카메라와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인쇄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아마 이 세계는 단순한 과학의 발전보다는 마법이나 도술로 발전해나가는 세계 같았다.

“어라? 셰프님? 그 남성분은 누구신가요?”

“셰프님? 그 분은 누구...?”

“그 기별을 만드는 곳에서 나온 사람인데, 우리 주막을 취재하고 싶다고 해서 말이지, 아, 이쪽은 우리 주막의 요리사인 향이와 파렌이야.”

“안녕하신지요, 채 광이라고 합니다.”

“소녀는 향, 이라고 합니다.”

“파렌입니다, 그럼 저희 주막이 기별에 실리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오.....우리가 유명인이 되는 걸까요? 셰프님, 뭔가 두근거리지 않나요?”

파렌도 매일 아침, 주막으로 배달 오는 기별을 읽고는 하기에, 자신이 읽는 곳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니, 긴장되어 보이는 듯 보였다.

“자자, 이야기도 좋지만, 곧 장사 시작이니까, 준비 시작하자~”

“네~”

“아, 넵!”

“그...그럼 저는 옆에서 관찰하면서 기록을 하겠습니다.”

그런 파렌에게 작은 박수로 주목시킨 강하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향이와 파렌 또한 순식간에 그 움직임에 맞추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광경에 슬며시 감탄한 채광은 최대한 그들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멀찍이 떨어진 구석에서 연신 수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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