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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화 〉 갑작스러운 손님의 방문. (161/289)

〈 161화 〉 갑작스러운 손님의 방문.

* * *

/후.../

리 차오는 다시금 심호흡을 마치며, 마음을 다스렸다.

화련의 외교를 담당하는 리 차오에게는, 다른 신하들에 비해 상당히 익숙한 일이었으나, 한 나라의, 그것도 대국의 주인과 1대1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언제나 긴장감이 돌기 마련이었다.

/황제이시어, 지금 막 리 차오가 한에서 돌아와, 황제님을 뵙길 바라옵니다./

/들어오도록./

/예. 그럼, 실례.../

드르륵 하고 문이 열리자, 리 차오는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어, 황제의 처소로 들어왔다.

/그래, 수고 많네, 상당히 먼 거리를 다녀왔거늘, 잠시 쉬어도 좋지 않은가?/

/제 사명은 제가 보았고, 경험한 것을 황제님께 알리는 것입니다, 제 몸뚱이가 귀중하여 이런 일을 미룬다면, 면목이 없습니다./

황제는 전체적으로 강인한 인상에, 몸에 걸친 용포에는 마치 하늘을 꿰뚫을 것만 같은 용들이 황금빛 자수로 새겨져 있었다.

이 자가 바로, 화련의 주인이자 황제, 광릉제 이다.

/그렇군, 그럼 곧바로 시작하지. 한에서는 어떠했느냐./

/예, 한은 최근, 애슐란이라는 나라와 연을 맺기는 하였으나, 전력 증강의 목표보다는, 그 나라의 문화와 기술을 배우고자 맺은 것으로 보입니다. 허나, 애슐란이라는 나라는, 아직 저희도 모르는 기술이 있을 수도 있으니, 당분간은 한의 동태를 살피며 경계 정도만 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그렇다.

이번에 리 차오가 한을 방문한 계기는, 애슐란과 연을 맺은 한이 과연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 컸다.

비록, 한과 화련의 사이가 형 동생 할 정도로 가깝기는 하나,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무력의 차이는 분명, 화련이 압도하고 있기는 하나, 언제나 혹시 하는 발상을 잊어서는 안 됐다.

/그렇군, 일단 밀정의 수를 조금 늘리도록 하지. 허나 그들에게는 절대로 깊게는 파고들지 말라고 명을 내리겠네, 괜히 깊숙이 파고들었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골치가 아플테니./

/예, 아주 현명한 선택이십니다./

/그 밖의 일은 없는가?/

‘왔다!’

/예....그다지 그렇게 눈에 튀는 것은 없었으나.../

/그런가..?/

/한 가지, 제 시선을 확 끌어당긴 것이 있었습니다./

/호오...그게 무엇이지?/

/바로, 스타 주막. 이라는 것입니다./

/스타...주막? 주막이라 한다면, 분명 술이나 음식을 파는 곳 아닌가?/

광릉제는, 리 차오가 눈독 들였다는 것이, 고작 주막이라는 것에 상당히 아이러니함을 느끼며 물었다.

/예, 허나 스타 주막을 운영하는 여식의 실력이, 매우 뛰어나서 제 혀를 감탄시킨 것이 그 점입니다./

/....자네의 혀를?/

그리고, 돌아온 리 차오의 대답은 그에게 상당한 놀라움을 선사해 주었다.

리 차오, 그는 상당한 미식가로써, 음식에 대한 평가가 박한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의 음식론은 상당히 확고하여, 곧 다가오는 ‘그 날’에도, 리 차오가 상당한 개입을 한 것이다.

/예, 그 요리의 이름은 삼불점, 제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식감과 그만큼 감탄할 정도의 맛을 자아내는....훌륭한 요리였습니다./

/.....그 정도란 말인가?/

/그래서, 제가 감히, 황제께 청을 하나 올리고 싶습니다./

/음? 무엇이지?/

/곧 다가오는 그날...심사를 해 줄 사람으로 그 주막의 주인을 초청하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송구한 듯이 고개를 숙이는 리 차오였으나, 그의 두 눈은 매우 반짝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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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 참, 자네는 정말 대단하군.”

“그만하십시오...”

스타 주막의 늦은 밤.

그 곳에는 침울한 표정을 짓는 강하와, 그런 강하를 보고는 피식 웃고 마는 향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제는 황제가 자네를 초청할 줄이야, 그것도 가령제에 자네를 심사위원으로 말일세.”

가령제.

화련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아주 넓은 화련인 만큼,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문화들을 각 지역 사람들끼리 교류하고 나누기 위한 날로써, 쉽게 말하면 화련 각지의 요리인들이 모여 요리대회를 하는 날인 것이다.

그 대회에는 무려 황제가 직접, 참가자들을 보는 둥, 상당히 거대한 규모의 대회였던 것이다.

물론, 황제의 암살 시도를 하려는 파렴치한 존재들이 있음을 잘 알고 있기에, 황제는 음식을 맛보지는 않고, 멀리서 바라만 볼 뿐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런 거대한 규모의 대회에, 황제가 직접, 친히 강하를 심사위원으로 초청한 것이다.

“거절은....못하겠습니까?”

“거절이라.....가능은 할 것이다.”

“그...그럼..!!”

“황제가 친히 직접 초청했는데, 그것을 거절한 아주 무례하고, 사지를 비틀어도 할 말이 없는 존재가 되기는 하겠지만.”

“.....”

솔직히 그런 걸로 강하의 목숨이 위태롭거나, 하진 않은 것이다.

그녀의 곁에는 위대한 용과 드래곤이 있고, 자신도 반쯤 용이긴 하니까.

하지만, 그랬다가는 상당히, 아아아아주 상당히 귀찮아질 것이 뻔했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라는 소리군요.”

“그렇다고 할 수 있지.”

“.........”

“지금은 자네에게 먼저 소식을 알렸지만, 곧 왕궁의 사람들에게도 이 소식이 퍼질 것이라, 그때 다시금 왕궁에 와야 할 걸세, 오늘도 맛있게 음식을 먹었네. 그럼, 그때 보도록 하지.”

“살펴 가십시오...”

그렇게 자신이 전할 말을 전부 전한 뒤, 향종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막을 나섰다.

“으아아아아아!!!!!!! 귀찮아!!”

그러자, 강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치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으힉? 무...무슨 일이에요?”

“뭐야? 갑자기 비명을 왜 질러?”

갑작스러운 강하의 돌발 행동에, 주막 직원들 모두가 깜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게 되었다.

“......화련에 가게 됬다....그것도 요리대회 심사위원으로...”

“화련...! 우와....! 화련이라면, 우리 한의 바로 위에 있는 어엄청 커다란 나라 아니에요?”

“화련인가....그러고 보니, 500년 전에 서로 치고받고 싸우던 오랑캐 놈들이 갑자기 자기들끼리 모여 나라를 세운다고 했던가...결국 나라를 세운 모양이로군.”

“500년 전이라니....아, 용이시지.”

“그런데 그 일이 그렇게까지 심각한가요?”

“당연하지!!!”

강하는, 솔직히, 소올직히, 최근 들어 자신이 너무 과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자신이 이렇게까지 요리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의 지식과, (조금 모자라지만)류월의 힘이 매우 컸다고 생각했다.

그 밖에도 아주 좋은 인연들이 모이고 모여,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지만, 그것에 비해 너무나도 막대한 명성을 얻어버리고 말았다.

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애슐란에서는 왕가의 암살자를 저지하고, 식문화를 전파한 영웅 취급.

하다하다 이제는 현대로 따지면 청나라 황제가 직접 자신을 호출하고 있는 상황.

그녀의 어깨에는 너무나도 막대한 짐들이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다.

‘나는 그냥....내가 하고 싶은 요리나 하면서, 그럭저럭 먹고 살길 원했을 뿐인데...’

나중에 여유가 되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식재료도 찾아보고, 그런 여유롭고 평화로운 생활을....

“........일단 밥 먹을까?”

“네에~”

한참 동안 좌절하던 강하는, 결국 현실도피를 시전하며 아직 저녁을 먹지 못한 직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단 먹고 생각하자,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잖아.’

“오늘은 그냥, 간단하게 된장찌개 끓였는데, 괜찮지?”

“전 좋아요! 오랜만에 된장찌개네요~”

“양식도 좋지만, 역시 시원한 된장찌개도 좋지~”

“처음에는 조금 그랬지만....지금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죠!”

그렇게 정한 강하는 빠르게 움직여 밥상을 차렸다.

“된장찌개에 차돌박이 좀 넣었어.”

“음...! 역시 고기가 들어가야 맛있지! 좋다!”

“후훗, 류월이는 아직 어리구나?”

“무...뭣? 그렇게 말하는 백설 너도 좋아하지 않느냐!”

“나는 누구랑은 다르게, 채소도 좋아한단다~”

“끄응....!”

“자자, 일단 먹자고!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스타 주막의 늦은 저녁이 시작되었다.

“구수한 된장찌개에 고소한 차돌박이....누가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맛있단 말이지!”

“맞아요~ 된장에 고기라니, 처음엔 조금 의아했지만, 지금 와서는 정말 맛있네요!”

깍둑 썬 포슬포슬한 감자와, 달달한 양파, 부드럽게 씹히는 애호박과 고소한 두부.

이 모든 재료가 된장에 들어가, 부드럽게 어우러져 훌륭한 맛을 냈다.

거기에 추가된 차돌박이는, 감칠맛을 올려주면서 씹는 맛도 살려줘, 아주 뛰어난 맛을 내는 음식이었다.

“으아...노동으로 지친 몸에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구나...”

“맛있다아....”

오늘은 손님이 부쩍 늘어, 모두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상당히 피곤했겠지.

그래도 이렇게 저녁을 먹으면서, 환하게 웃어주고 있었다.

‘....열심히 하자...! 내가 주눅이 들면 어떡해!’

그런 직원들을 바라보며, 정신 바짝 차리기로 마음먹은 강하였다.

“정말 맛있네? 맛 좋다!”

흠칫.

위화감,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위화감이 강하를 감쌌다.

[크아아!!!]

“우왁!!”

“꺄아앗!”

그 위화감이 무엇인지 정체를 알아내려고 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검은 천둥이 번쩍하며 쏘아졌다.

“아이고....오랜만에 보는데, 인사치고는 너무 과격한 거 아니야?”

[닥쳐라! 네년이 어째서 여기 있는 것이냐!!.....청룡..!]

그 천둥 때문에 깜짝 놀란 직원들이 후다닥 자리를 벗어나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먼지 안에서, 슬며시 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제부터 그 곳에 앉아있었던 거지...? 전혀 알아채지 못했어...'

강하는 그녀를 보자마자 생각했다.

‘아, 이건 함부로 나갔다간 죽는다.’

백룡의 상냥한 기운과는 다른, 마치 처음으로 류월을 만났을 때 느꼈던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마치 사냥감의 앞에 선 사냥감이 된 것 같은 감각.

새파란 머리칼을 휘날리며, 고혹적인 목소리를 가진.

“오랜만이야, 흑룡, 아니...이젠 류월인가?”

청룡의 존재를, 강하는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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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초반에 언급됬던 3 명의 용들이 전부 등장했네요!!!

이 작품의 전개도 이젠 후반대로 접어들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화련 어는 표현에서 /ㅇㅇㅇ/ 표현으로 변경된 것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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