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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3화 〉 바베큐는 남자의 로망!!(1) (163/289)

〈 163화 〉 바베큐는 남자의 로망!!(1)

* * *

“..............”

“..............”

“..........왜 그러느냐?”

“아니....얼굴이 무서워서 말이지....”

덜컹거리는 마차 안에서, 강하는 그렇게 말했다.

청룡의 습격(이라고는 하지만 주막을 박살을 낸 건 거의 류월이 날뛴 탓이지만.)이 있고 나서 며칠 후.

우리는 마차를 타고, 화련으로 가고 있다.

화련으로 부터의 초대와 청룡의 방문이 너무 딱 떨어진다는 것에 대한 위화감이 있긴 했으나, 황제의 부탁(이라 읽고, 명령이라고 부른다.)을 거절했다가는 더더욱 귀찮아질 것만 같았고, 류월 역시 청룡을 박살 내고 싶다며 강력하게 의견을 내었기 때문에, 결국 화련에서 보내준 마차를 타고, 직원 전원이 함께 향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굳이 전부 따라오지 않고, 나와 류월만 가도 상관은 없었다.

향이와 파렌의 실력은 내가 없더라도 충분히 주막 영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고, 직원들도 늘어났기 때문인데, 향이는 내가 간다면 어디든 같이 따라가려고 하고, 파렌은 새로운 나라의 요리에 흥미가 가득했다.

그리고 다른 직원들 또한, 화련에 가고 싶어 했기에, 마차 두 세대가 줄지어서 출발하게 되었다.

“표정 좀 풀어라, 보는 내가 식겁하겠네.”

“끄응....”

허나, 같이 타게 된 류월의 표정이 한에서 출발할 때부터 아주 심각했기에,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강하였다.

“힘을 조금 풀도록 하렴, 성급하게 굴었다가는 다 잡은 물고기도 놓친단다?”

“그...그런가?”

그러자, 류월의 옆에 앉은 백설이 류월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하자, 얼굴이 조금 누그러진 강하였다.

‘청룡이 그렇게까지 싫을까.....’

청룡이 얼굴을 보이고 나서부터, 류월은 지금까지 쭉 기분이 저조한 상태였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지는, 강하로써는 알 방법이 없기는 하지만, 상당히 심각한 일이 있었던 것은 유추할 수는 있었다.

“하.....그나저나 또 마차인가....”

류월의 얼굴을 바라보던 강하는 푹 한숨을 쉬면서 마차의 천장을 향해 고개를 올렸다.

지금 그녀의 몸은, 마차 정도야 상관없기는 했지만, 뒤쪽 사람은 괜찮을지 모르겠다.

애슐란때 잠깐 탔던 마차 정도가 아닌, 말 그대로 산길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기에, 상당히 덜컹거렸다.

‘이런 몸이 되기 전까지는, 멀미가 심해서 향이의 도움을 받았었지...’

“...? 왜 그러세요 도령님?”

막 한에 왔을 때, 향이의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난 강하가 바로 옆에 앉은 향이를 바라보았다.

“...아냐, 그냥 그때 도움이 많이 돼서 고맙다고 생각한 것뿐이야.”

“.....! 고..고고...고맙다뇨! 제가 하고 싶었을 뿐인데!!! 혹시 괴....괜찮으시면 오늘도 제 무무무...무릎에 머리를...!”

“아, 괜찮아. 멀미도 안 나고, 지금은 멀쩡하니까, 너한테 미안하잖아.”

“....괜찮은데....”

그때 상당히 편하기는 했으나, 요즘 향이에게 느껴지는 끈적한 시선이 신경 쓰였던 강하는 향이의 제안을 딱 잘라서 거절했다.

‘....진짜 이러다가 순식간에 먹혀버릴 것만 같단 말이지...’

요즘 들어 향이도 잘 먹고 잘 자서 그런지, 발육도 상당히 잘 자라고, 요즘 들어 스킨쉽도 자주 나에게 하곤 했다.

‘정신차려...그건 범죄라고...! 32...아니 이젠 33살 아저씨가 친척 늦둥이 동생뻘 돼 보이는 여자애한테 그런 생각을 하다니...’

다시금 마음을 굳게 먹는 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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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곳에서 야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살짝, 배가 나와 튼실한 체형을 가진 남성이, 강하에게 말했다.

그의 이름은 하 진.

일단 다른 나라로 초대를 받은 것이니, 통역사가 필요해져서, 동행을 하게 된 남자였다.

애슐란때야, 나도 능숙하고, 혁수도 능숙하게 애슐란 어를 했기 때문에, 그다지 필요하진 않았지만. 중국어.....아니 화련어는 아직 미숙한 수준이었다.

물론 바이제르 국왕에게 받은 팬던트를 사용하면, 어떤 나라의 언어든 모두 사용 가능하지만, 그런 희귀품을 대놓고 썼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수도 있으니,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기로 마음먹은 강하였기에, 이렇게 통역사가 붙은 것이다.

화련과 한은, 땅과 땅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그 거리가 상당했기 때문에, 오늘은 노숙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으아아아.....”

“죽...죽을뻔 했다....!”

“끄아아...엉덩이가아...”

“우욱.....!”

그렇게 마차가 멈추자, 뒤따라오던 마차들도 일제히 멈추더니, 이내 마차의 문이 벌컥 열리며 순식간에 뛰쳐나온 직원들.

“....힐라, 괜찮아?"

“아니, 죽겠어요.”

“뭐....그렇지.”

정비도 안 된 산길을 몇 시간이고 타고 가다 보면, 속이 안 좋아지기 마련.

“아니 주모.....마차라는 건....원래 이렇게까지 힘들어...?”

“마차 안 타봤어? 의외네.”

검은색 머리로 물들여, 누가 봐도 아리따운 인간 여성으로 모습을 감춘 매화도 우중충한 얼굴은 감추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밖으로 나갈 일이 있으면, 인간 남성들이 들어서 옮겨줬단 말이야.....마차는 정말 최악....!”

“완전 아가씨네, 그나저나 구미호도 멀미가 나는구나?”

“멀미가 문제가 아냐! 엉덩이가 아파! 부서지는 줄 알았다고!”

매화는 연신 자신의 엉덩이를 매만지며 소리쳤다.

“저...저번의 애슐란에서 탔던 마차는.....정말 굉장했는데....아니 분명 한에서 항구까지 가는 길도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맞지? 내가 마차를 싫어하는 이유를 드디어 깨달았구나?”

“네!...정말로....!”

파렌또한 이 정도의 충격은 처음이었는지, 연신 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괜찮아요...?”

“아...응? 어! 무...물론 괜찮지! 하하!! 벼루 넌 힐라, 괜찮아?"

“저야 뭐....이미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그렇구나....”

‘좋아하는 애 앞에서 멋있는 척 하는 건, 남자의 이치구나....’

그러자 벼루가 다가와 파렌에게 안부를 묻자, 파렌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한 척, 난리를 피웠다.

“자...그럼, 슬슬 밥이라도 먹을까?”

“밥!”

“배고파....”

“밥이라....그런데 여기서 요리가 가능할까요?”

“걱정하지 마라.....! 나는 지금,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렇다.

강하는 사실, 노숙을 기대하고 있었다.

노숙이라면, 늦은 밤, 자연의 품에 들어가, 야영하는 것.....

그거야 말로 캠핑 아닌가!

캠프 파이어, 자연 속의 풍경 같은 것을 내심 동경하던 강하는, 이 여행이 결정되고 나서부터 곧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막 이 세계에 떨어졌을 때도, 3일이나 산을 돌아다녔지만, 그때는 캠핑보다는 말 그대로 생존이 중심이었으니까, 이렇게 맘 편히 있지도 못했다.

“혁수, 멀쩡하냐?”

“나야 뭐....괜찮지.”

“그럼 바로....바베큐 준비 할까?”

“바베큐! 크하!! 기다리고 있었다고!”

“그럼 이것 좀 조립하고 있어라.”

“에? 내가 만들어 둔 거잖아, 형이 직접 해.”

“난 요리 준비해야 하거든? 잔말 말고 조립하기나 해!”

“예이 예....”

강하는 두리번거리다가 찾은 혁수에게, 구체안에 보관해 둔 것들을 쏟아내 주었다.

그것은 바로, 캠핑 그릴.

며칠 전부터 혁수를 닦달해,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물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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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시는 거지?”

통역가인 하진은 노숙의 준비를 하던 도중, 자신과 함께 화련으로 이동하는 귀인들의 행동을 이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통역가인 만큼,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자주 화련과 한을 오갔던 그였기에, 능숙하게 잠잘 곳을 만들고, 불을 피우고 있던 와중이었다.

자기야 익숙해져서 괜찮지만, 귀인들이 과연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찰나였지만, 그들은 무언가 뚝딱뚝딱 만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무쇠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통에 검은 숯을 왕창 넣더니, 불을 피웠다.

어느새 불길이 치솟기 시작하자, 빨간 치마를 입은 소녀, 강하가 무언가를 그 통 위에 올리기 시작했다.

‘저 분은....도대체 무엇을...?’

“저...하진 님, 저 분들은 지금 무엇을...?”

“그...글쎄다. 나도 잘 모르겠구나.”

어느새 마차의 마부와 호위병들 또한 하진의 옆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하.

그녀의 정체는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전하께서 매우 아끼시는 인물이다.

첩으로 들인다는 아낌이 아닌, 오로지 그녀의 기술을 크게 보고 계시는 것이다.

스타 주막이라는 곳이 생기고, 그 주막이 궁궐에서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소녀가 세운 주막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궁궐의 사람들은 호기심이 생겨, 몰래몰래 주막을 들르고는 했다.

하진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고, 순수하게 스타 주막의 요리에 감탄하고 말았다.

그런 그녀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짐 정리를 하고, 말을 휴식시키던 이들은 어느새 집중하여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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