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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4화 〉 바베큐는 남자의 로망!!(2) (164/289)

〈 164화 〉 바베큐는 남자의 로망!!(2)

* * *

그릴.

바비큐를 한다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도구.

먼저, 미리 준비한 숯을 그릴 안에 털어놓고, 불을 붙인다.

그릴은 불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숯을 잘 나눠서, 강불 존, 약불 존, 보온 존으로 세 군데를 나누면 더욱 요리하기 쉬워진다.

한곳에 숯을 몰아넣은 곳이 강불, 그 숯을 조금 떼 옮기면 약불, 숯이 아예 없는 곳이 보온.

이런 식으로 아주 간단하게 나눌 수 있다.

숯에 불을 붙여, 하얗게 일어날 때까지 잘 달구어 내면, 바비큐 준비는 끝!

“고기는 언제 굽는 것이냐!?!”

“.....조금 기다려....”

분명, 아까 전까지 심술궂은 얼굴만 짓던 녀석이, 고기 앞에서는 아주 순한 양처럼 변하는 게 조금 웃겼다.

“일단, 캠핑하면 카레지!”

고기도 물론 좋지만, 밥이랑 같이 먹는 카레 또한, 캠핑에 와서는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요리였다.

“아, 카레를 만드신다면, 제가 도울게요.”

“앗, 저도 돕겠습니다.”

카레를 만든다는 말에, 향이와 파렌이 달려와 뭘 도와주면 되겠냐는 듯이 바라보았지만, 필요 없었다.

“후후후...이미 주막에서 다 준비해 두었지!”

캠핑에서 직접 채소를 썰고, 다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상당히 번거로우니까, 이미 주막에서 오늘 요리에 사용될 재료들을 미리 손질을 다 해놓은 상태로 구체에 담아온 강하였다.

상당히 넓은 그릴에 냄비를 올리고, 버터를 두른 뒤, 보통의 카레처럼 만들어 준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카레를 보온 존으로 옮긴 뒤, 드디어 고기를 구울 차례.

“오늘의 고기는.....꼬치구이다!”

“꼬치구이?!?!? 그것참 맛나겠구나!!!”

바비큐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다.

당장 생각나는 램찹(양갈비)이나 브리스킷(소 가슴살), 스페어 립(돼지의 등뼈 부분)등등, 다양한 바비큐용 고기 요리는 많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각종 고기와 채소들을 끼운 꼬치구이를, 직접 숯불에 달궈진 그릴에 돌려가면서 익히는....

다 익은 꼬치구이를 손으로 들고, 뜯어먹는 그 기분을....

“....쓰읍...침 고이네.....그럼, 구워볼까?”

강하가 구체에 손을 휘적휘적 넣더니, 산더미 같은 꼬치들이 같이 딸려 나왔다.

“자...이제 굽는다!”

“““우와아아아.....!”””

강하가 그릴에 다양한 꼬치들을 올리자, 치이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지글지글 구워지기 시작하는 꼬치들.

숯불에 직화로 구워서 그런지, 향긋하고 고소한 냄새가 주위로 퍼져나갔다.

‘이거지...이게 캠핑의 맛이거든...!’

자연의 품속에서 느끼는 정취....

그리고 그 안에서 먹는 다양하고 맛난 음식들...!

‘이거 하나는 좋네, 음!’

화련으로 초대받은 일 이후부터, 가장 신나는 일이 바로 지금이었다.

꼬치에는 아주 다양한 고기들이 구워지고 있었다.

닭고기나 돼지고기, 소고기 등.

고기들은 미리 한입 크기로 잘라놓은 후, 간단한 소금과 후추 간 만 해놓고 그대로 숙성시켜 두었다.

다양한 향신료들을 사용해도 좋지만, 바비큐를 할 때는 이 정도만 해도 충분했다.

어느 정도 고기들이 구워지면, 드디어 바비큐 소스를 바를 차례!

강하는 자신이 직접 수제로 만든 바비큐 소스를 꺼내, 꼬치들 위에 바르기 시작했다.

이 소스의 재료는 파프리카 가루, 고춧가루, 후추, 마늘, 양파, 설탕을 잘 섞고, 케첩, 머스타드, 우스터 소스(전부 수제)를 넣어, 너무 진득하지 않게 물을 적당량 부어준, 새콤달콤한 바비큐 소스였다.

소스를 고기 위에 바르자, 타닥타닥하는 소리를 내며, 고기와 함께 타기 시작하는 소스.

이 소스가 있기에 강하는 일부러 고기의 간을 약하게 해둔 것이다.

“맛있겠다....”

“으햐.....아씨, 언제쯤 다 익나요?”

“기다리기가 정말로 괴롭구나...”

“어우.....냄새가 환상이네요!”

어느새 맛 좋게 익어가는 꼬치구이를 바라보는 이들은, 침을 꼴깍 삼키며, 참기 힘든 기다림을 견딜 뿐.

그 뒤에는 아주 거대한 포상이 올지니.

“자! 먹자! 고기는 내가 계속 팍팍 구워줄 테니, 실컷 먹어!”

“““잘 먹겠습니다!!!”””

드디어 강하의 허락이 떨어지자, 직원들은 순식간에 달려들어, 하나둘 꼬치를 집기 시작했다.

“우와...! 부드러워....!”

“육즙이 가득해...!”

“불향이 장난 아닌데...?”

지금까지 숯에서 구워낸 고기는, 향기로운 향을 뿜어내며, 그들의 코를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닭꼬치의 살도 야들야들하고, 같이 구워낸 파도 고소하고 바삭바삭해요!”

“돼지고기도 누린 향 하나 없이 고소한 맛이 나....!”

“토마토? 토마토를 구워낸 거구나! 토마토를 구으니까 더 맛있다아....”

“아그냠냠냠!! 음뇸뇸!!!”

“어머나~ 너무 맛있구나~”

수많은 꼬치구이에, 류월은 말 한마디 없이 우걱우걱 꼬치구이를 먹기 시작했다.

“.....오오....”

“맛있겠습니다...”

“먹어보고 싶군....”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하진 일행은 그저 손가락만 빨면서 군침을 흘렸다.

자신들도 먹어보고 싶지만, 염치없이 저기에 끼어들기에는 망설여졌기에, 그저 먼 곳에서 지켜보기만 할 뿐.

그때.

“아....저기? 같이 좀 드시겠어요?”

그런 그들의 시선이 느껴지던 강하는 고개를 돌려, 그들에게 같이 먹자는 식사 제의를 건넸다.

“괘...괜찮으십니까?”

“뭐, 캠핑이라면, 이왕이니까 모두가 즐겁게 먹으면 좋지 않나요?”

“..............”

“시..싫으시면 괜찮은....”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그런 강하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그들은 마치 번개처럼 후다닥 달려와 스타 주막 직원들과 함께 꼬치구이를 즐기기 시작했다.

“우와.....이게 뭐야...?”

“어...엄청 맛있습니다!”

“이런 음식....처음 먹어봅니다....!!”

언제나 이렇게 먼 거리를 다니며 야영을 할 때는, 보존식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때우던 그들이었기에, 평소보다도 몇 배나 더 맛있게 느껴지는 강하의 요리에, 모두들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꼬치구이를 맛봤다.

옥수수에 버터를 구운 옥수수버터구이도, 떡에 베이컨을 돌돌 말아낸 배이컨말이 구이도, 화끈하게 구워낸 양파구이도.

하나같이 너무나도 맛있어서, 그들은 맛의 표현보다는 하나라도 더 많이 맛보기 위해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였다.

“어라, 밥도 지금쯤이면 뜸이 다 된 것 같으니까, 카레도 먹자!”

“카레~! 맛있겠다~!”

“카...카레? 그것은 무엇인지...?”

“아, 카레도 드셔 보시겠어요?”

“ㄴ....넵! 부디...!”

어느새 미리 올려둔 밥도 잘 지어진 것 같아, 따로 준비한 접시에 밥과 카레를 얹어, 그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이...이런 맛이?”

“너...너무나도 다양한 맛이 나서....이해하기는 힘들지만....너무 맛있습니다!”

“세상에....”

“그렇죠?”

“(끄덕끄덕)”

그냥 카레도 맛있지만, 캠핑와서 끓인 카레에는, 그 특유의 매력이 잔뜩 들어있어서, 평소보다 훨씬 맛있는 맛이 났다.

“야, 혁수야! 이렇게 신이 나는데, 술이 빠지면 섭섭하지 않냐?”

“그렇지...?”

이렇게 맛있는 고기와 밥이 있는데, 술이 빠지면 뭔가 섭섭한 기분이 드는 강하는, 열심히 꼬치구이를 덥석덥석 집어 먹고 있는 혁수에게 말했다.

“자, 한번 맛난 술 좀 말아 주라!”

“조오치! 매화씨도 같이 부탁 좀 드릴게요!”

“네에~”

그런 혁수를 위해, 혁수가 자주 사용하는 술과 칵테일 도구를 챙겨온 강하가 그것들을 건네자, 혁수와 매화가 빠르지만 섬세하게, 술들을 섞어내기 시작했다.

“자! 특별영업인 저희 혁수 바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와아아!!”

캠핑의 흥에 취해서 그런 걸까, 혁수와 매화가 셰이커 통을 이리저리 던져가며 묘기를 보이자, 캠핑의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게 되었다.

“오오....매화 너 실력 많이 늘었구나?”

“에헤헤....혁수씨가 많이 도와줬거든~”

“가...강하 님....도대체 이 술의 정체는...?”

“맛있죠? 팍팍 드세요!”

혁수와 매화가 차례대로 만들어내는 칵테일의 맛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하진.

“우와....! 맛있어요....!”

“시원하고, 달콤하네요!”

“헤헤...그치?”

아쉽게도 벼루와 향이는 마시지 못했지만, 그런 그녀들을 위해 매화가 탄산수를 이용해 그녀들도 마실 수 있는 논 알콜 칵테일을 만들어 주었다.

“기분이다! 이렇게 신나는 묘기를 보여줬는데, 내가 빠지면 섭섭하지!”

“야...야야...! 잠시만...! 벌써 취한거야?”

한창 술이 오가는 사이, 얼굴이 벌게진 힐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주섬주섬 자신의 짐을 뒤져, 활과 화살을 꺼내왔다.

“활보다는 조총이 익숙하지마안....활도 잘 쏘는걸!”

“우왓!!! 야! 조심해!”

그러더니 이내, 활에 화살을 메긴 힐라가, 상당히 거리가 있는 나무를 향해, 화살을 쏘아냈다.

푹. 푹푹.

“오오....!!!”

“헿! 어때? 이게 바로 엘프의 대단하암...!”

그러더니, 동시에 쏘아진 화살 3갈래가, 정확히 한 나무의 중심으로 박혀 들어갔다.

그 묘기를 본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지자, 힐다는 요란하게 인사를 하며 다시금 술잔을 들었다.

“대단한...묘기드...딸꾹!....그렇다면....이...이...몸도...무언가를 보여줘야...!”

“야야야야야!! 넌 진짜고 가만히 있어!”

그 묘기를 보던 류월은, 자신의 몸도 가두지 못할 정도로 가득 취했으면서도, 자기 손에 검은 기력을 모으려고 한 것을 눈치챈 강하가, 그것만큼은 안될 것임을 깨닫고, 순식간에 그녀의 곁으로 달려가 막았다.

“백설님은 어디로 간거야...?”

보통, 류월이 이렇게까지 광분할 때면, 언제나 백설이 막아주었는데, 그녀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저기 저기. 이거 한잔...아니 그냥 한 바가지로 만들어 주지 않으련?”

“...네?”

“...맞다....저 양반 완전 술고래였지...?”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강하는, 혁수의 앞에서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백설을 찾을 수 있었다.

드워프에게 좋은 술을 받아, 자신의 용석을 넘겼다는 일화를 떠올린 강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자, 너는 그냥 고기나 먹어라.”

“오와...고기로구나...! 좋다...! 마시써...!”

결국 대충 꼬치를 쥐어주니, 순식간에 조용해진 류월이었다.

얼마나 고기를 좋아하는거야...

“저...강하님? 금방 그것은?”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아하하..! 자! 뭣들 하시나요? 실컷 먹고 즐기셔야죠!”

“...! 네!!!!”

순간 번쩍거린 검은 번개에 놀란 그들이 강하를 찾았으나, 강하는 대충 둘러대었다.

그렇게 신나는 캠핑의 밤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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