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87화 〉 조회수 20만 특별 단편! (187/289)

〈 187화 〉 조회수 20만 특별 단편!

* * *

안녕하십니까?

얼떨결에 결국 20만 조회수를 찍은 인기(?)작가 머그컵D 입니다!

...죄송해요 때리지 말아주세요....

아무튼, 결국 스타 주막이 조회수 20만을 찍게 되었습니다!

1만 조회수를 찍고, 신나하던 날이 엇그제 같은데, 새월 참 빠르네요.

정말 가볍게 시작했던 작품이 이렇게나 길게 연재가 될 줄은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매일 댓글을 달아주시고, 칭찬해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기뻐요!

글을 쓴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게되니 너무나도 기쁩니다.

곧 20만 특집으로 제 새로운 표지를 그려주시는 에밀라 작가님에게도 항상 신세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20만 특집으로, 스타 주막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느낌의 단편을 준비해 봤습니다.

스타 주막을 완결내고, 생각해둔 수많은 후속작 중, 하나를 뽑아 쓴 단편이기에,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

흠....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할까?

그래, 역시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프롤로그가 있어야겠지?

이야기로 밥을 벌어먹는 내가, 그걸 잊으면 안 되지...

내 이름은 박 하.

박이 성이고, 이름이 하 인. 외자 이름이야.

할아버지는 좋은 이름이라고 하지만, 학교를 다닐 때는 매일 박하라는 이름을 가지고 놀려대는 친구들 때문에, 진심으로 개명을 할까 싶었다니까?

아차차, 이야기가 이상하게 새버렸네.

나는 어릴적 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어.

그림책부터 시작해서, 간단한 이야기, 소설, 수필 등.

책이라는 건, 정말로 신비한 물건이야.

수많은 책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있고, 나는 책을 읽음으로써 그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경험을 하지.

나는 책을 읽을 때면,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용맹무쌍한 전사가 될 때도 있어.

엄청난 사명을 가진 용사가 되기도, 그저 한 여인을 사랑하는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이 되곤 하지.

그래서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아주 좋아해.

내가 작가가 되었던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전개였을 지도 몰라.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어릴 적 경험이나 느꼈던 감정을 잊지 못하고, 그걸 바라잖아?

나도 비슷했지.

학교를 졸업하고, 문창과를 들어가서, 군대를 제대하고나선, 계속 글을 썻어.

뭐, 부모님은 내가 글을 쓰는 것을 탐탁치 않아하는 바람에 크게 싸우고는, 혼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벌려면 매일 아르바이트를 나서야했지만.

다섯평은 될까 싶은 작은 방에서, 희미한 노트북의 불빛을 바라보며, 키보드에 손을 올렸어.

글을 쓸때면, 손은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머리는 팽팽하게 돌아갔지.

그렇게 글을 써서 성공했냐고?

성공했다면 술취한 취객의 말상대를 하며 그가 편의점 바닥에 토한 토사물을 치우면서 살지는 않았겠지.

운 나쁘게도, 난 성공하지 못했어.

내 글은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지 못했고, 그저그런 활자로 인터넷 세상을 잠시 떠돌다가, 이내 묻혀버리고 말았거든.

그런 내가 안쓰럽다고? 절망이라는 늪에 허우적거리지 않았냐고?

솔직히,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지.

나 같은 경우도, 내 이름이 크게 박힌 책들이 서점에 전시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고르는 광경을 상상하고는 해.

하지만, 나는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좋은 거야.

돈은 다른 일로 벌면 돼.

이때 당시에도 일하던 편의점에서 본사 직원이 되 볼 생각이 없냐는 말도 있었고.

직업을 가지면 글을 쓸 시간이 줄어들지는 몰라도, 나는 반드시 글을 쓸 테니까.

그렇게 만족한다면 만족스러운 삶을 지내던 나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어.

응?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급전개냐고?

미안해~ 꾸며낸 이야기라면 복선이라던지 있을 지는 몰라도, 이 이야기는 내 삶인걸.

그렇게 나는 싸늘한 고깃덩어리가 되었지.

흠....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

그래, 역시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프롤로그가 있어야겠지?

이야기로 밥 벌어먹는 내가, 그걸 잊으면 안 되지...

내 이름은 박 하.

박이 성이고, 이름이 하 인. 외자 이름이지.

할아버지는 좋은 이름이라고 하지만, 학교에 다닐 때는 매일 박하라는 이름을 가지고 놀려대는 친구들 때문에, 진심으로 개명할까 싶었다니까?

아차차, 이야기가 이상하게 새버렸네.

나는 어릴 적 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지.

그림책부터 시작해서, 간단한 이야기, 소설, 수필 등.

책이라는 건, 정말로 신비한 물건이야.

수많은 책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고, 나는 책을 읽음으로써 그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경험하지.

나는 책을 읽을 때면,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용감무쌍한 전사가 될 때도 있어.

엄청난 사명을 가진 용사가 되기도, 그저 한 여인을 사랑하는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이 되곤 하지.

그래서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아주 좋아해.

내가 작가가 되었던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전개였을 지도 몰라.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어릴 적 경험이나 느꼈던 감정을 잊지 못하고, 그걸 바라잖아?

나도 비슷했지.

학교를 졸업하고, 문창과를 들어가서, 군대를 제대하고 나선, 계속 글을 썼어.

뭐, 부모님은 내가 글을 쓰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바람에 크게 싸우고는, 혼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을 벌려면 매일 아르바이트를 나서야했지만.

다섯 평은 될까 싶은 작은 방에서, 희미한 노트북의 불빛을 바라보며, 키보드에 손을 올렸어.

글을 쓸 때면, 손은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머리는 팽팽하게 돌아갔지.

그렇게 글을 써서 성공했냐고?

성공했다면 술 취한 취객의 말 상대를 하며 그가 편의점 바닥에 토한 토사물을 치우면서 살지는 않았겠지.

운 나쁘게도, 난 성공하지 못했어.

내 글은 많은 사람을 사로잡지 못했고, 그저 그런 활자로 인터넷 세상을 잠시 떠돌다가, 이내 묻혀버리고 말았거든.

그런 내가 안쓰럽다고? 절망이라는 늪에 허우적거리지 않았느냐고?

솔직히,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지.

나 같은 경우도, 내 이름이 크게 박힌 책들이 서점에 전시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고르는 광경을 상상하고는 해.

하지만, 나는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좋은 거야.

돈은 다른 일로 벌면 돼.

이때 당시에도 일하던 편의점에서 본사 직원이 되어 볼 생각이 없냐는 말도 있었고.

직업을 가지면 글을 쓸 시간이 줄어들지는 몰라도, 나는 반드시 글을 쓸 테니까.

그렇게 만족한다면 만족스러운 삶을 지내던 나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어.

응?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급전개냐고?

미안해~ 꾸며낸 이야기라면 복선이라든지 있을지는 몰라도, 이 이야기는 내 삶인걸.

그렇게 나는 싸늘한 고깃덩어리가 되었지.

어?

그러면 어떻게 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냐고?

귀신? 저세상?

글쎄....하지만 말이지.

현실은 역시나 픽션을 뛰어넘는 법인 것 같아.

차에 치이고 나서, 정신이 들었을 땐, 의외로 난 저세상이 실존한다는 사실에 묘한 흥분감을 가지고 있었어.

병원이 아닌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지 않았냐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나 커다란 트럭이 날 덮쳤는데, 살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런데 조금 이상하더라고.

내가 생각한 저세상은, 희뿌연 연기가 가득하고, 나 말고도 사람이 가득 찬 광경에, 창백한 얼굴을 한 저승사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다시금 눈을 뜬 곳은, 아주 높은 벽이 가로막고 있어 어두운 뒷골목이었거든.

그리고, 내 가슴에는 묘한 감각이 느껴졌지.

맞아, 다시 일어나고 보니, 여자가 되어 있었어!

여자라니.

자랑이라고 들릴지는 몰라도, 나는 언제나 내 신체를 관리해 왔어.

글을 쓰려면 역시 체력이 받쳐줘야 하니까!

그렇게 매끄러운 신체에, 갑작스럽게 부드러운 고기가 달려있으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지 않아?

그리고, 은근 컸어.

한쪽 가슴이 한 손에 다 안 들어오더라고.

뭐, 손 또한 여자 손이 되어서 작아진 것 같지만.

갑작스러운 신체의 변화 외에도 나를 당황스럽게 만든 것은, 내 상태였어.

나는 허름하기 짝에 없는 무늬조차 없는 낡은 옷에, 전신은 흙과 먼지투성이.

배는 미칠 듯이 고팠고, 머리는 어지러운.

그야말로 세기말 거지꼴이었거든.

그땐 거울을 보지 못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아마 얼굴 또한 상당히 초췌했을 거야.

그렇게 어? 어? 소리만 내뱉으며 당황을 하던 사이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어떻게 할까요?"

"흠…. 400은 이 조금 과했나? 가슴은 크긴 하지만, 상태가 썩 좋지는 못하군. 그래도 어떻게든 본전을 뽑게 만들어야지."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근원지를 찾아보니, 엎어져 있는 나를 훑어보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덩치가 큰 남성과 화려하게 치장하고 두꺼운 화장을 한 노파 한 명이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더라고.

"에? 400은? 본전? 당....당신들은 또 누구...?"

"......머리가 조금 맛이 간 것 같지만 뭐, 남자들 밤 시중이나 잘하면 되지 않겠나?"

"예, 그럼...."

"우윽...! 자...잠깐만....! 당신들은 누구냐니까...?!"

내 말을 들은 노파는 고개를 휘젓더니, 그녀의 옆에 서 있던 남성은 나를 단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렸어.

그대로 나를 어깨에 짊어지더니, 골목길 사이에 있는 나무 문을 열고, 그대로 들어가더라고.

"그럼 어떻게 할까요?"

"일단 저 추잡스러운 몰골 좀 씻겨내고, 피임약을 먹여, 당장 오늘 밤부터 일할 수 있도록."

`씻겨? 피임? 밤 시중...? 오늘 밤....부터라고??`

처음으로 남성의 어깨에 대롱대롱 매달려 실려가는 처지였지만, 나는 어떻게든 지금까지 주어진 단서를 가지고, 내가 어떻게 될지를 예상하기 시작했어.

일단, 여기는 한국이 아니야.

한국어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언어로 말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머리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어.

마치 자막 없는 애니메이션을 봤지만, 이미 그 뜻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기에 한국의 인권상황을 고려하면 안 돼.

그리고, 두 사람이 나누던 대화를 조합해본 결과.

내가 깨어나기 전, 본디 이 여자는 400은 이라는 이 세계의 돈에 팔려나갔고, 나는 오늘 밤부터 창관에서 일하게 된다. 라는 결과였어.

창관.

말 그대로 자기 몸을 팔아가며 돈을 버는 곳.

심지어 나는 여자인 상황.

끔찍했지.

분명 내가 호기심이 많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여자가 돼서 창녀짓을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거든.

당장 도망치지 않으면, 나는 오늘 밤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되는 상황이었어.

하지만, 아무리 버둥거려봐도, 나를 단단히 잡은 사내의 팔뚝을 벗어날 수는 없었어.

내가 힘이 없기도 했지만, 묵직한 그의 손길에 배려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지.

그렇게 골목길에 있던 나무 문을 지나자, 어두컴컴하고 눅진한 지하 같은 곳이 보였어.

"일단 갈아입히기 전에....고약한 저 몸뚱어리 부터 씻겨내지."

"예."

"으힉...!"

사내는 나를 대충 바닥에 거의 던져놓듯 내려놓았기에, 나는 그 충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대로 엎어지고 말았어.

"익...!"

"버둥거리지 마라."

고통에 신음하던 나에게 다가오던 사내는, 내 몸을 덮고 있는 옷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천들을 나에게서 벗겨내기 시작했어.

치욕감과 자괴감이 동시에 들기 시작했기에, 어떻게든 저항했지만, 결국 얼마 가지 못하고 나는 알몸이 되고 말았어.

"냄새가 지독하군...."

"히야악!! 차...차가어어.....!"

하지만 그런 치욕감에 얼굴을 붉힐 새도 없이, 그는 양동이에 가득 차 있던 차가운 물을 뿌려대며, 깨끗한 천으로 나를 닦기 시작했어.

이젠 무어라 반항할 기력조차 남지 못했기에, 결국 나는 마음속으로 불경을 외워가며, 이 시간이 어서 빠르게 지나가기를 바랐지.

그래도 씻고 나니까, 내 몸에서 냄새가 좀 가시긴 했어.

그런 나에게 상당히 거대한 거적때기를 덮은 사내는, 다시금 나를 어깨에 매달아, 노파를 따라가기 시작했지.

당장 발버둥 쳐 봤자,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한 난, 그의 어깨에 매달려 어떻게든 체력을 온존하려고 노력했어.

난 죽어도 오늘 밤, 남자들에게 몸을 맡기기 싫었고, 그렇기에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야만 했으니까.

어느새 끔찍했던 지하실에서 벗어나고, 화려한 장식들이 치장된 곳으로 옮겨졌어.

작은 방이지만, 수많은 옷들이 그런 방을 꽉꽉 채우더라고.

노파와 사내가 그 방으로 들어서자, 한 서너 명 되어 보이는 여성들이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반기더라고.

하지만 절대로 반가워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았어.

체념? 의지가 사라진? 그런 시선이었거든.

"이 계집에게 맞는 옷을 입혀."

"네, 로민 님."

로민.

노파의 이름은 로민 이라는 이름이었어.

괴팍한 성격과 마귀할멈 같은 외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었지.

그런 노파의 명령에 따르는 여성들이 나를 이끌고, 단장시키기 시작했어.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묶어, 비녀를 꼽고, 마치 속이 다 보일 것만 같은 얇은 비단옷에, 얼굴에는 새햐얀 가루를 묻히고, 새빨간 연지를 찍어 내 입술에 발랐어.

“흐음....봐 줄 만한데? 금방 골목길에서 나뒹굴던 몰골과는 차원이 다르구만! 좋아...오랜만에 좋은 물건을 건졌어.”

새롭게 단장한 내 모습에 만족스러운 듯이 손뼉을 치던 로민이 흡족한 미소를 지었어.

아.

저 탐욕이 번들거리는 눈동자를 보자니, 이대로라면 끔찍한 파멸이 날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어.

금방 지하실의 시설과, 이 작은방, 그리고 옷가지와 여러 가지를 조합해본 결과.

이 세계는 현대만큼 기술력과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그야말로 나 따위는 죽든 말든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지.

이대로라면 나는, 남자들에게 팔려나가,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몸을 굴려 가며, 저 희번뜩한 미소를 짓는 마귀할멈에게 돈을 바치며 살다가, 버려지겠구나.

맞아. 난 이때부터 로민을 마귀할멈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

하는 짓이 딱, 그 모양 그 꼴이었거든.

“하지만 아쉽긴 하군....이정도 외모에 특출난 무언가라도 있다면, 더욱 비싸게 팔릴 터인데....고작 하급 창부로 만들기에는 조금, 아까워.”

한참동안이나 흡족하게 웃던 마귀할멈은 갑자기 아쉽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며 무어라 중얼거린 소리를, 나는 놓치지 않았어.

그 소리를 듣자 예전에 옛 서적을 봤을 때, 창부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던 것이 기억이 나더라고.

창관은 아주 옛날부터 있었지만, 모든 창부가 몸을 팔았던 것은 아니다.

어떤 창부는 뛰어난 춤 솜씨를, 어떤 창부는 악기를 다루는 훌륭한 실력을, 또 다른 창부는 빼어난 지략을.

그런 자들은 단순히 몸을 판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팔았다. 고 말이야.

그리고 그런 창부들은 얼굴마담이 되어, 밤 시중을 들지 않는다. 라는 것까지 떠올렸어.

이 상황을 피할 수 없는 나는, 차라리 그런 뛰어난 창부가 된다면, 남자들의 밤 시중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어.

하지만 난 춤도 못 추고, 악기도 다룰 줄 몰라, 컴퓨터 AI 한테 체스를 질 만큼 머리가 좋지도 않았지.

하지만, 나는 있어.

“.....로민...? 이라고 하셨나요?”

“응? 뭐야, 드디어 순순히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나 보지?”

“저...저는....그...창부가 되는 건가요?”

“그래, 은 400이야, 원망하지 마라. 나는 돈을 받았고, 너를 샀다. 원망을 할 거라면 너를 판 인간들을 원망해. 뭐, 원망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으니, 빠르게 받아들이는 편이 좋을 거다.”

“......”

“그 풍만한 가슴으로 남정네들을 꾀어서 낙적*(돈으로 팔려나가 첩이 되는 것.)이라도 된다면야....뭐, 일단은 노력하도록 해라.”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유일하게 특기라고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것을 팔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행동.

“이야기...”

“응?”

“혹시 이야기 좋아하십니까?”

그것은 단 하나밖에 없었어.

*

“.....그렇게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이걸로 끝.”

난 이야기를 시작했어.

당장 떠올린 이야기가 신데렐라이긴 했지만 뭐, 적어도 이 사람들은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다가....

“....그걸로 끝인 게냐?”

의외로 좋아하더라고.

“네, 그렇게 행복하게 잘 살았다네요.”

“....좋은 이야기로군, 그래...그 여자들이 신데렐라에게 짓밟힐 때는, 상당히 좋은 기분이 들었어.”

신데렐라는, 새엄마와 언니들이 자신을 괴롭히다가, 결국 버림받지만, 이 마귀할멈은 그것보다 더욱 잔혹한 복수를 하는 편이 더 좋아할 것 같아, 조금 각색하기는 했지만, 카타르시스는 이야기의 흥미를 돋우는 아주 좋은 향신료니까.

“이런 이야기를....너는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거겠지?”

“네, 이 이야기는 수많은 이야기 중 단 하나에 불과하답니다.”

그래.

내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읽어왔는데.

이건 아직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지.

하지만, 이 빙산의 일각에도, 마귀할멈은 나를 아주 높게 쳐주더라고.

*

이 창관의 이름은 탐화관.

꽃을 탐하는 곳이라는 이름이야.

꽃은 말 그대로 기녀들이고, 탐하는 이들이야....손님이겠지.

그 이름을 듣고 참 잘 지었네 싶었어.

정말 이곳은, 꽃들을 탐하는 인간들이 매일같이 득실거렸거든.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냐고.

나는 이 창관에서 일하게 됐어.

뭐, 몸을 팔거나 하지는 않게 돼서 정말 다행이긴 해.

그 대신 나는, 이야기를 팔기 시작했지.

수많은 이야기들은, 꽃을 탐하는 자들에게 꿀처럼 느껴질 만큼 흥미롭고, 달콤한 이야기들이었거든.

그렇게 나는 이 탐화관의 오이란*(창관에서 일하는 창부 중, 가장 높은 계급의 창부) 중 하나가 됐어.

내 이야기의 가치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마귀할멈의 결정이었지.

그리고, 나는 내 새로운 이름을 짓게 되었어.

이 탐화관에서 일하는 기녀들은, 전부 꽃의 이름을 가지더라고.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 이름을 지었어.

시우치우*(?:수국)

이게 내 새로운 이름이야.

수국화라니, 너무 흔하디 흔한 꽃 아니냐고?

너는 수국화의 꽃말을 아니?

수국화는 각기 다른 색이 있고, 그만큼 다른 꽃말을 가지고 있지.

그 중, 분홍빛 수국의 꽃말이 있어.

‘소녀의 꿈’

분홍빛으로 물든 국화가 그 색과 어울리는 소녀의 꿈을 나타낸다고 해.

꿈...이라.

어떻게 보면 이야기는, 꿈이라고 할 수 있어.

그래서 나는, 손톱을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분홍빛 수국화가 새겨진 비녀를 꽂아.

그리고, 찾아온 손님들에게, 하룻밤 동안, 내 꿈과 같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거야.

근데, 의외로 인기가 좋은 것 있지?

매일 밤, 같이 이야기를 낭독하다 보니, 목이 쉬어서 아플 정도라니까...

그만큼 돈을 벌기는 하지만, 대부분 마귀할멈의 주머니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속이 쓰리긴 하지만, 뭐 어쩌겠어.....살려면 버텨야 하는걸?

그래.

여기는 탐화관.

수많은 꽃들이 피어나는 이곳에서, 나는 살아가고 있어.

자, 여기까지가 오늘 너에게 보여준 꿈이야.

다음번엔, 어떤 꿈을 보여주게 될까?

*

이렇게 단편이 끝이 났습니다.

어떠셨나요?

만약 재미있으셨다면, 후속작으로 나올지도?

그 밖에도 정말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스타 주막처럼 요리소설을 쓸 수도 있고, 아님 SF? 흡혈귀가 나오는 어반판타지에 도플갱어라던지.

욕심은 많지만 손은 느리기에, 지금 연재하는 두 작품 부터 잘 마무리 짓고 나서 작업을 할 예정이지만요!

제목은 아마.....이야기가 피는 꽃. 같은 오글거리는 제목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상당히 새로운 방식으로 서술하는 방식이기에, 상당히 즐겁게 쓴 기억이 나네요.

내일은 정상적으로 스타 주막이 올라갈 예정입니다!

다시한 번, 스타 주막을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여러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