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S]스타 주막에 어서오세요!-191화 (191/289)

〈 191화 〉 다크호스의 등장.

* * *

위샹로우쓰(어향육사).

말 그대로 물고기 향이 나는 고기 실. 이라는 뜻이다.

이 요리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여기서 어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명 고기는 돼지고기인데, 어째서 이름에는 물고기 향이 들어가는 것일까?

여기서 말하는 어향은, 정말 물고기 향이 아니라, 소스의 일종이다.

중국의 사천지방은, 바다가 멀어 물고기에 비린 향이 심했는데, 그 비린 향을 잡기 위해 각종 소스를 사용했다.

그것이 어향 소스의 유래라는 설이 가장 유력했다.

“어향육사인가....”

/음,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코끝을 찌르는데?/

/호오....과연, 이름에 실이 들어가서 어리둥절했건만, 고기를 실처럼 얇게 잘라 낸 요리로군!/

창이 내민 접시에 담긴 어향육사를 바라보는 심사위원들은 저마다 호평을 내놓았다.

푸른 야채들도 적당히 숨이 죽어, 아삭해 보였고, 목이버섯과 죽순도 소스를 잘 입혀두었다.

“그럼, 시식해볼까?”

/이건 조금 기대가 되는 요리야./

/맛이 정말로 궁금하군./

요리의 외간을 칭찬하던 심사위원들은 저마다의 앞접시에 조금씩, 덜어내어 맛을 보기 시작했다.

“.....음! 야채도 아삭아삭하고, 고기도 잘 익었어.”

/양념 또한 맛이 절미하군, 새콤달콤한 맛이 혀에 착착 붙어!/

/그리고 매운맛 또한, 뒤늦게 찾아와 더욱 감칠맛 있군!/

/감사합니다./

호평.

요리에 대한 호평은 당연했다.

이 정도 대회에 나올 정도이니 심사위원의 호평은 받을 만한 사람들끼리 올라왔기 때문.

하지만 첫입에 강하의 호평을 들을 정도의 요리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창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야....이 두반장, 상당히 발효된 걸 사용했군.”

/아...예. 그렇습니다./

그랬다.

두반장은 중국의 장류 중 하나.

장류라 해서 한국의 고추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엄연히 다른 장이다.

고추장은 메줏가루를 넣어, 매콤달콤한 맛을 내는 장류라면, 두반장은 콩을 기반으로 고춧가루로 발효시킨 장이어서 단맛은 없고, 맵고 짠맛이 강한 장류다.

그리고 특히, 갓 담근 두반장이 특히 맵고, 발효되며 년도가 올라갈수록, 입자가 고와지고 매운맛이 줄어들며, 감칠맛이 올라간다.

“어향 양념은 새콤달콤한 맛을 중점으로, 두반장은 너무 맵지 않게 오래된 두반장을 넣어, 약간의 악센트....아니 효과만 줬어, 상당히 좋은 실력이야.”

/감사합니다./

강하의 칭찬.

강하가 좋게 말하는 요리는 많았지만, 이렇게까지 참가자를 극찬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대단하군.....고작 한 입, 한 입 맛 보았을 뿐인데, 어떤 두반장을 썼는지, 왜 그것을 사용했는지 전부 맞추다니....!’

그리고 창 또한 강하의 실력에 매우 감탄하고 있었다.

창은 자기 요리가 이번 대결에서 반드시 이길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허나, 이 정도로 자기 요리를 빠삭하게 알고 있다니.

‘이 소녀.....가면 갈수록 완전 괴물이야....’

강하의 실력은 존경과 선망을 넘어서, 창 에게는 두려울 정도로 느껴졌다.

“살짝 아쉬운 점이라면....식초의 향이 너무 강해, 새콤달콤한 맛을 내려는 건 잘 알지만, 이건 단맛보다 신맛이 더 강한 느낌이 드는 요리야, 식초를 조금 줄이거나, 양념을 조금만 더 졸여내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군.”

/과연, 내가 맛보기에도 조금 식초의 맛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느껴져./

/그래도 충분히 훌륭한 요리입니다, 저는 고득점을 주고 싶군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호평한 사이에도, 단점을 찾아내는 강하였지만, 정말 단점이라기보단 약간 아쉬운 점이었다.

그렇게 극찬받은 창은, 결국 깔끔하게 승부를 마치고 올라가게 되었다.

*

“음....과연, 창. 그는 실력이 뛰어나군.”

강하는 다시금 백차를 머금으며 중얼거렸다.

꽤 눈여겨보던 자이기는 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역시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군./

/예, 지금까지의 요리 중, 가장 으뜸인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강하의 의견에 동조하는 리 차오와 리진.

확실히, 창의 요리는 지금까지의 참가자 중, 가장 뛰어났다.

/저 정도의 실력자라면,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애초에, 저번 대회의 결승까지 올라간 인물이더군요, 안타까운 사연 때문에 결국 기권패 했지만...”

/아아....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번 시험의 결승을 제가 심사를 봤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질 않아, 의아해하던 찰나, 소식을 들었습니다. 참....아쉬운 친구로군요./

안타까운 실력자.

그것이 창이었다.

세 심사위원은 자신도 모르게, 그를 이미 결승진출로 확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사연뿐 만이 아니라, 그를 뒷받침할 정도의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그를 우승자로 예상할지도 몰랐다.

그녀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시...실례합니다.....요...요리를 들고 왔는데...요..../

15번.

“아, 조리가 끝이 났나? 그럼 제출해 줘.”

그렇게 서로 간의 이야기하는 사이, 그들의 앞에서 뚜껑이 덮인 그릇을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는 한 여성이 나타났다.

/네...네에.../

/하하, 긴장이 많은 모양이군, 어깨에 힘 좀 풀게, 괜찮으니./

/가...감사합니다....이런 대회가 처음인지라....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수줍게 접시를 그들 앞으로 내밀었다.

/뚜껑? 탕 요리인가?/

/그...그렇습니다....제 고향에서 자주 해 먹는 요리입니다.../

“탕이라, 기대가 되는 걸? 그럼 어디...”

화악.

뚜껑을 열자, 안에 갇혀 있던 열기들이 증기와 함께 뿜어져 나왔다.

그것도 잠시, 곧 증기에 가려진 요리가 모습을 비추었다.

“이건....달걀탕인가?”

맑은 국물에 포인트를 주는 부드럽게 풀어진 달걀과 촉촉하게 익은 새우와 홍합, 그리고 각종 채소.

나쁘지 않은 요리지만, 다른 참가자들에 비하면, 수수하고 무난한 요리.

/달걀탕이군요! 저 또한 어릴 때, 어머니께서 해주신 기억이 납니다! 어릴 땐 그게 참 맛있었는데./

/무난하지만 무언가 특출나 보이는 건 없군./

/으...으.../

“너무 긴장하지 마, 일단 먹어봐야 아는 것일 테니.”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밋밋해 보이는 달걀탕이 부끄러웠던 15번의 여성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워했다.

“자, 한번 먹어 봅시다.”

그런 그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 강하는 금방과 마찬가지로, 자기 접시에 담아, 심사위원들과 함께 달걀탕을 맛보았다.

그리고.

“.....맛있다.”

/...맛있네요./

/맛있...군./

극찬도, 악평도 아닌, 그저 평범한 감상.

하지만 그것은 그 요리의 가치가 굉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강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저 맛있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한 입 먹자마자, 그 요리의 장단점을 빠르게 늘어놓고, 점수를 매겼다.

하지만 강하는 그 대신 한 입 더 맛보는 걸로 답변을 대신했다.

‘과연....탕 자체는 아주 맑아서 그다지 깊은 맛이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여러 채소의 단맛이 잘 녹아들어 있어, 육수를 아주 잘 끓여낸 맛이야. 달걀과 새우, 홍합 또한 수수하지만 그 수수한 맛을 극한으로 끌어올렸어, 이건 아주 뛰어난 불조절의 실력이 없다면, 불가능해....’

‘지금까지 먹어온 것들은 죄다 자극적이어서, 그다지 큰 자극을 주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건만...하하, 전혀 다르다. 이 무슨 맛이란 말인가, 깊이가 다르군, 국물의 맛이 그 무엇보다도 부드러우면서도 자극적인....이야말로 외유내강이로군!’

‘호! 채소는 부드럽고, 달걀의 고소한 맛은 뛰어나! 육수는 뭐지? 단순한 해물만이 아니라 동물의 뼈도 우려냈나? 그렇다면 소의 뼈로군! 돼지나 닭으로는 이 정도의 구수한 맛을 내기 힘들 테니.’

그들은 저마다의 마음속으로, 그녀의 요리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강하 그녀가 직접 가르쳤던 향이와 비등한 실력을 갖춘 정도였다.

/아....저기......그...괜찮나요....?/

하지만 죄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침묵을 지켰기에, 무언가 잘못된 건가 싶었던 15번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점점 얼굴이 어두워졌다.

“괜찮냐고....? 아니, 훌륭해! 아주 맛있어!”

/그렇다, 이렇게 수수해 보이는 요리가, 이런 맛을 낼 줄은 몰랐군, 미안하네, 정말로 훌륭한 요리일세!/

/이 정도라면 당장 우리 궁궐에서 일해도 손색이 없는 정도야!/

극찬.

창과는 사뭇 다른, 그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저 3명의 극찬이라니...?/

/강하 심사위원마저, 저렇게나 칭찬할 줄이야.../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달걀탕 같은데..../

/어...얼마나 맛있을까...?/

그리고 그 광경을 바라보던 참가자와 관객들은 저마다 침을 꼴깍 삼키고 말았다.

강하, 그녀가 칭찬한 요리가, 얼마나 맛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해 보이는 저 요리가, 그들은 너무나도 먹고 싶어져서 어쩔 줄 몰랐다.

“자네의 이름은 뭐지?”

/저...저는...마오....마오 슌. 이라 합니..다.../

마오 슌.

수수하고 순수한 시골 소녀.

이 대회의 다크호스가 나타난 순간이었다.

*

어향육사 입니다.

간장, 설탕, 식초가 들어가, 새콤달콤, 그리고 짭짤한 맛이 일품이죠!

달걀탕 입니다.

사진은 수수한 달걀탕이지만, 이번 화의 달걀탕은 여러가지 재료들이 더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속 빈 아침에 따뜻한 달걀탕은....정말로 맛있죠!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