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94화 〉 개...개비x콘? (194/289)

〈 194화 〉 개...개비x콘?

* * *

/이것은...?/

/....무엇인지?/

강하가 손짓하자, 마치 미리 대기라도 시켜둔 것처럼 궁녀들이 그들에게 다가와, 찻잔을 하나씩 건네기 시작했다.

“다음 요리도 먹어야 하지만, 이대로라면 맛 평가가 쉬이 될 것 같지 않아서 말입니다.

그래서 따로 준비해 둔 것입니다.”

두 사람의 물음에도 강하는 그저 어깨를 으쓱거릴 뿐.

‘뭐지...? 저 찻잔에 든 것은...?’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창의 눈빛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분명 혀가 아릴 정도의 매운맛을 맛본 상태인데, 어찌 저리 태연한 태도를 보이며 다음 음식을 심사한다는 거지?

그런 강하의 대담하고 무표정한 얼굴이, 자꾸만 거슬렸다.

‘아...아니야, 지금 여기까지 와서 당황할 필요는 없다, 해결법은 없어, 저건 그저 허세일 뿐이다! 매운 음식을 먹고 혀가 마비되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니까, 허세를 부리는 것일 뿐이야, 마음을 되잡자...!’

그러나 혼란은 잠시, 창의 눈빛은 다시금 단호하고 확신이 가득 들어찬 눈빛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자신이 만든 마파두부는 확실히 맵다!

마오의 요리를, 그 혀로 섬세하게 맛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자신의 확신.

그렇기에 창은 마음을 되잡았다.

그가 이렇게나 확고한 이유는 당연했다.

대부분, 아니 인간이라면 당연한 이치.

적당히 매운 것도 아닌, 마라의 맛을 잔뜩 때려 박은 마파두부를 맛보았는데, 그 혀로 자극적인 맛이 거의 없는, 마오의 요리를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이라면 당연했고, 어찌할 도리가 없는 방법이었다.

허나.

‘인간’이라면 말이다.

/음..? 이건....우유인가?/

/확실히...이 고소하고 흰 색은, 우유가 맞는 것 같습니다./

궁녀가 건넨 찻잔에는, 따뜻하게 데워진 우유가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혀...혀가 말끔해 졌어...?/

/오오....이...이 무슨...?/

우유를 들이킨 두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혀를 낼름 내보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무슨 바보 같은...!/

창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입을 벌리며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 없다.

자신이 얼마나 맵게 만들었는데.

그런데 고작, 우유 한 잔으로 멀쩡해진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이것 참 이해하기가 힘들군..../

/그...그렇습니다...! 혀가 좋아진 것은 아주 경이로운 일이나, 저 우유 한 잔으로 이렇게까지....?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그리고, 직접 경험한 두 사람조차 이해하기 어렵다는 눈빛으로 강하를 바라보며, 설명을 요구하고 있었다.

“별것 아닙니다. 이 우유에 들어간 성분이, 매운맛을 중화시켜주거든요.”

그렇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

캡사이신은 지용성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용성과 달리 지용성은 기름에만 녹는다.

그렇기에 매운 걸 먹어도 물을 마셔봤자, 그 순간만 괜찮아지고 더욱 매워지는 것.

그러나 유지방이 들어간 우유를 마시면, 유지방이 지용성 성분인 캡사이신을 씻겨줘서 매운맛을 중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리고 제가 따로 준비한 걸 넣어서, 더욱 빠르게 매운맛을 중화시킨 것입니다.”

그리고는 강하는, 품속에 숨겨둔 무언가를 꺼내, 그들의 앞에 내놓아 보았다.

거무스름한 동그란 물체는 마치 환단처럼 생긴 모양새였다.

“제가 직접 만든 이 약은, 혀에 느껴지는 매운맛을 아주 빠르게 중화시켜 줍니다!”

/오오.....! 그런 약이...!/

/신기하군요...!/

두 사람든 강하가 내민 환단을 보며 감탄을 내저었다.

‘뭐, 뻥이지만.’

그렇다.

사실 개뻥이었다.

아무리 강하가 요리를 잘한다고 해도, 현대에서도 개발하지 못한 약을 만들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매운맛을 제거했느냐.

*

“이건...고추 아니더냐? 이걸 갑자기 왜...?”

류월은 강하의 품속에서 나온 고추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궁금한 건, 매운맛도 고칠 수 있냐는 뜻이야.”

매운맛은, 정확히 말하자면 맛이 아니다.

혀는 매운맛을 느끼는 감각이 없고, 그저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까 매운맛은, 어떻게 보면 통각의 일부.

그렇다면 류월또한 그것을 낫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강하는 류월을 불러내었던 것이다.

“음....해본적은 없다만....가능할 것 같군.”

“오....정말? 그럼....자.”

“응? 이걸 왜 나한테 들이미는 것이냐?”

류월의 긍정적인 대답에, 강하는 그녀의 앞에 불쑥하고 고추를 들이밀었다.

“그럼 한 번 해봐.”

“무...뭣? 어...어째서 이 몸이 제 스스로 그런 미련한 짓을 해야 하는 것이냐!”

“하지만, 너도 정확히는 모르잖아, 그러니까....일종의 실험?”

“되었다! 난 이만 돌아가 보마! 흥....!”

류월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획 돌리고는, 다시금 몸을 투명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이대로 그녀가 가버린다면, 마오의 요리 심사는 물 건너 가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든 류월을 설득해야만 했다.

그리고, 강하는 그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장조림.”

“....!!”

느지막하게 중얼거린 강하의 한마디에, 움찔거리는 류월.

“바삭한 튀김, 생선구이, 양념치킨.”

“...!!..!!....!!!”

그리고 이어지는 말이 길어질수록, 류월은 움찔이 아닌, 어깨를 들썩거리고 말았다.

“이번에 도와주면, 네가 먹고 싶은 거 한 상 가득 차려줄게.”

“.......이리 내 보거라!”

‘쉽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손을 불쑥 내미는 류월에게 강하는 고추를 잔뜩 올려주었다.

역시 먹보 도마뱀을 길들이는 데는, 먹을 것이 최고였다.

*

“휴...아직도 얼얼한 것 같군.”

“응? 무슨 일 있으세요? 류월님?”

“어? 아...아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

“아...네...”

*

그렇게 류월의 희생(?) 으로 얻은 결과는.

류월의 힘이라면, 매운맛 또한 고통으로 치환시켜, 치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강하 또한, 류월의 힘을 물려받았기에,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우유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평범한 우유.

두 사람이 그 우유를 마실 때, 강하의 기력으로 두 사람을 치료시킨 것이다.

하지만 그 마력이 쉽게 보일 리가 없었고.

그렇다고 갑자기 멀쩡해지면 이상하게 볼 테니, 대충 넘길 생각으로 작은 구체 하나 만들어서, 환단처럼 속인 것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잘 속아 넘겼다.

/호오...과연...이 상태라면 다음 요리 또한 아주 정밀하게 맛볼 수 있을 것 같군./

/정말로 신비한 약품이군요...! 강하 아가씨, 혹시 저 환단의 제조법을 알 수 있으련지....../

“아...그....가업 비밀이라서....조금 곤란합니다.”

/이런....정말로 안타깝군요....! 대금을 내서라도 좋으니 꼭....!/

“히...힘들 것 같네요....”

‘너...너무 잘 먹혀든 거 아닌가...?’

허나, 그 효과가 정말로 좋은지, 리진은 강하의 손을 꼭 잡으며, 반드시 그 환단을 얻고 마리라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미안, 이거 아무 효과 없어....

“아...아무튼! 다음 요리 심사를 준비하도록 하죠.”

그런 리진이 부담스러웠던 강하는 자연스럽...지는 않고 약간 어색하게 대화를 돌렸다.

마침 마오 슌 또한 요리를 끝냈는지, 자신이 만든 요리를 접시에 담아내고 있었다.

/저...끝났습니다./

“음, 그래, 네가 만든 요리는 뭐야?”

/우...우육면입니다.../

마오 슌은 자신이 만든 요리를 담은 접시를, 아주 조심스럽게 들고 심사위원들의 앞에 섰다.

*

분량이 적어서 죄송합니다...

중간고사 공부 중 짬짬히 써내다 보니, 글도 잘 안써지고, 분량도 적어졌네요...

아...빨리 종강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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