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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화 〉 어떤 버섯 왕국의 공주가 허구한 날 당하는 것. (196/289)

〈 196화 〉 어떤 버섯 왕국의 공주가 허구한 날 당하는 것.

* * *

그 뒤로는 빠르게 흘러갔다.

마오 슌, 그녀의 요리는 훌륭했고, 고득점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었다.

심사위원들 또한,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마오는 이번 대회의 우승자가 되었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 마오 슌 입니다!!!!!!!!/

/와아아아아아아!!!!!!/

빠르게 정리되어 깔끔해진 대회장에 우뚝 선 마오 슌을 향한 수많은 환호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흐...흐으으으....!/

정작 그 환호의 세례 주인공인 마오는 당장이라도 다리가 풀릴 것 같이 긴장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우승.

우승이라니.

마오 슌은 아직도 어안이 벙벙했다.

분명 자신은 요리를 좋아하고, 상당히 먹을만한 음식들을 만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나 거대한 대회, 그리고 수많은 참가자들 사이에서 우승하다니....!

기껏 해봐야 노점 시험에서 떨어질 줄 알았건만, 같이 짜인 조의 실력이 좋았고, 그렇게 올라간 48명의 준결승 때도 떨어질 줄만 알았다.

그런데 세상에, 자신이 우승자라니.

마오는 그저,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한번 해볼까? 라는 심정으로 참가했던지라, 더더욱 부담감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우승자는 앞으로./

그리고.

/자네가, 이번 대회의 우승자로군./

/예...예에...그...그렇습니다....!/

황제의 앞에 선다면 심약한 그녀는 더더욱 힘이 들고 만다.

여태까지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황제가 직접 내려와, 우승자에게 친히 축사를, 그리고 상품을 건네주는 것이 전통이었다.

‘실수하면 목이 잘린다...실수하면 목이 잘린다...실수하면 목이 잘린다...실수하면 목이 잘린다...!!’

만약, 황제의 앞에서 쓰러지기라도 했다간, 곧바로 끌려갈 것이 뻔했기에 마오는 안간힘을 다해 어떻게든 버티려고 노력했다.

/하하, 긴장하지 말거라./

/흐힉...! 서...성은이 망쿡..!/

그녀의 이름처럼 마치 새끼고양이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는 마오 슌에게, 황제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두드리자, 마오는 혀를 씹으며 대답하고 말았다.

/크흠...! 이번 대회에서 훌륭한 요리 솜씨를 보인 마오 슌! 자네를 이번 가령제의 우승자로 칭한다!/

///우와아아아아아아!!!///

그런 그녀를 위해, 빠르게 진행하기 시작한 황제의 선언에, 마치 우레와 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녀는 각 대회 우승자가 모인 전당에 이름이 쓰여질 것이며, 우승자의 특권인 식자재 지원과 우승 상금이 제공될 예정이며, 바란다면 궁궐의 숙수로 일하게 될 것이다!/

/서...성은이 만극하옵...니다.../

그렇게, 약 6일간의 대회가 끝나게 되었다.

*

/흐아...../

늦은 밤.

마오 슌은 입 안에 머금은 차를 꼴깍 삼키며, 진한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아침부터 조리법을 다시금 번복하며 구상했고, 그 뒤로는 결승전을 맞이했다.

타이 창.

그녀와 결승에서 맞붙게 된 남자.

그의 요리 실력은 훌륭했고, 지능적이었다.

/....강하 아가씨가 아니었다면, 떨어졌을 거야./

마파두부로 심사위원들의 미각을 자극한다는 방법에, 마오 슌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그는 그런 방법을 사용할 만큼, 간절했을 텐데.

/내가 이겨버려도 좋았던 걸까?/

마오 슌은, 그렇게까지 승리가 간절하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자신의 요리가 고평가받게 되어서 기쁘기는 하지만, 여전히 위가 욱신거릴 만큼 부담되는 일이었다.

차라리 결승전에서 떨어졌다면....경험도 하고, 적절하게 상도 받고 끝났을 텐데, 이겨버리는 바람에 모든 관심이 그녀에게 쏠리고 말았다.

그럴 바에는, 차리리 조리를 할 때, 조금 망쳐버릴걸....

/하지만....그러지는 못해.../

아무리 부담이 되더라도.

승리가 딱히 간절하지 않더라도.

요리는 언제나 진지하게 만들어야만 했다.

그것이 기본이자, 요리사의 숙명이었다.

그렇기에 마오는 오늘 결승 당시에도, 머리는 갈등이 많았지만, 손은 정직하게 움직이고 말았다.

/....아버지는 뭐라고 하실까?/

문득, 고향에 계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

내가 수도로 떠날 때도, 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던 아버지가, 내가 1등을 했다는 사실을 알면, 뭐라고 하실까?

정말 뒤로 넘어가실지도 몰라.

쿡쿡, 하며 웃음을 짓는 마오는, 조금씩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안녕?/

섬뜩.

오싹한 한기가 그녀의 등을 타고 빠르게 내려갔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마오는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한없이 밝고 소녀 같은 목소리가, 어째서 이렇게나 오싹하게 느껴지는 걸까.

아니, 애초에 어떻게 이 방에 들어와서, 인사를 건네는 걸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혀는 딱딱하게 굳어가고, 전신은 삐걱거렸다.

/이봐, 인사를 건넸잖아. 그러면 받아줘야 예의 아냐?/

뚜벅뚜벅.

그렇게 굳어있는 그녀를 향해 걸어오는 발걸음이 들려왔다.

/아~ 아니면, 이번 대회의 수상자이신 마오 슌은, 패배자의 인사 따위는 받아주지 않는걸까아..?/

/패배...자?/

패배자, 라니.

그 소리에 마오는 가까스로 고개를 돌려, 그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당신은...!?/

/그래....드디어 이쪽을 바라보네...?/

창백한 피부.

바닥까지 닿을 것만 같은 푸른 머리칼.

날카로운 송곳니와 이마에는 반쪽만 불쑥, 솟아오른 뿔.

등에는 아른거리는 형태가 마치 날개처럼 이루어져 있었고, 그녀의 눈은 동공이 세로로 찢어져 있었다.

/......타이.....창?/

타이 창.

그는 분명, 평범한 남자였다.

저런 식으로 뿔이 나 있지도 않았고, 애초에 남자였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그가 저런 모습이 되어서, 자신의 방으로 쳐들어온 것일까?

/그래, 나야. 타이 창. 너에게 진, 추잡한 패배자./

그런 마오 슌의 말에, 타이 창은 싱긋 웃으며 그녀에게 점차 다가왔다.

/그런데, 내가 왜 져야 했을까....네 밋밋하기 그지없는 요리! 그딴 게 날 이겼다고? 그럴 리가 없지! 그래! 난 아무런 잘못이 없어, 다 빌어먹을 네년과 강하라는 계집의 잘못이야...!/

그리고, 그 미소는 순식간에 일그러져, 마치 절규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 강하라는 계집의 잘못을 바로 잡을거야.....!/

/아....아아.....!/

툭.

그 것을 마지막으로, 마오의 시아는 암전되고 말았다.

*

“으하....! 드디어 끝났다아....!”

6일간 진행된 대회가 드디어 끝이 났다.

“힘들기는 했지만, 즐겁기는 했지.”

갑작스럽게 진행된 일들이었지만, 결국은 강하는 보람을 느끼고, 즐겁게 대회를 마무리하였다.

요리사의 새싹들을 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키운다는 것은 정말로 즐거웠다.

결국 우승자는 한 명이지만, 수많은 요리사들이 깨달음을 얻고,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설마....내년에도 부르지는 않겠지...?”

이번 대회에 대해, 계속해서 자신을 칭찬하는 리 차오와 리진.

그들이 자꾸만 강하를 꼬드기는 것처럼 느껴져서, 대회가 끝나자마자 강하는 자신의 방에 틀어박히려다가, 궁녀들의 손에 이끌려 목욕을 끝내고는 간신히 몸을 침대에 뉠 수 있었다.

“흐음....일단 다시 한으로 돌아갈 때는 아직 멀었으니....내일은 거리로 나가볼까....”

지난 6일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대회에만 신경을 썼기에, 정신적 피로감이 장난이 아닌 강하는 포근한 베개에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행복한 망상을 늘어놓았다.

좋아!

오늘부터는 이제 푹 쉴 거야!

그렇게 다짐한 강하.

하지만.

“가...강하 아가씨!”

그 다짐은 1분을 채 가질 못했다.

“우..우왁!! 무슨 일이야?”

갑작스럽게 자신의 방문을 벌컥 열고 들이닥친 하진이 숨을 가쁘게 들이켜며 식은땀을 흘렸다.

“크...큰일입니다....! 큰일이 났어요!”

“알겠으니까...조금 침착을 가져....숨 좀 돌리고...”

얼굴이 사색이 된 하진이 자꾸만 말을 헛돌자, 벌떡 일어난 강하는 그의 어깨를 잡고, 진정시켰다.

“그....그것이....마오 슌이....납치 되었습니다!”

“.....뭐?”

강하는 하진의 그 말을 듣자마자,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말았다.

‘아, 이거 귀찮아질 것 같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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