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화 〉 200화 특별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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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20만 된 지 얼마 됬다고 또 200회 특집을 준비한 머그컵D 입니다...
아앗....! 뒤로가기 버튼 누르지 마세요!
스타주막의 오늘 치 분량도 올라갑니다!
이 편은 그냥, 제 특별 연재분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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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랜티[Vigilante].
자경단, 이라고도 하는 이 개체는, 심각한 범죄, 폭동, 테러 등 치안을 위협하는 사태가 일어났을 때, 경찰 같은 공권력을 가진 존재들이 아닌, 시민들이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꾸리는, 무허가 활동. 이라고 내가 봤던 사전에는 적혀있었다.
무허가.
말 그대로 불법을 잡는 불법.
조금 웃기지 않나?
애초에 국가의 공권력은, 그날 이후로부터 박살 나고 말았는데 말이다.
괴수.
몬스터, 괴물, 괴인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렸지만, 현재는 그냥 괴수. 라고 부른다.
그 괴수는 7년 전. 지구에서 나타났다.
그들은 땅에서 솟아날 때도 있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일도 있었으며, 어떨 때는 그냥 생겨났다.
정체불명.
그야말로 미지에 싸인 이 생명체들은 포악하고, 매우 공격적이었다.
맨 처음 괴수가 나타났던 미국의 한 지역은, 사상자만 이백오십육 명.
갑작스럽게 나타난 괴수에게 저항조차 하지 못한 체, 수많은 목숨이 마치 초파리처럼 덧없이 추락했다.
경찰의 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여, 군부대까지 총출동하여, 총 9시간 31분경 동안 수많은 납탄을 때려 박자, 그 괴수는 활동을 멈추고, 죽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초유의 사태.
수많은 희생자가 생겼다.
하지만 슬퍼할 겨를은 없었다.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영국, 프랑스, 일본, 인도네시아 등등.
세계 각지에서 그 괴수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나마 대처가 빨랐던 미국은 몇백의 사상자로 그쳤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는 한 도시가 완전히 괴멸되는 것 이상의 피해를 겪고 말았다.
그렇게 인간들은 절망에 사로잡혀, 다음 괴수가 자신이 사는 지역에 나타나지 말기를 바랄 뿐.
그때, 그녀들이 나타났다.
마치 만화에서처럼, 사람들을 돕고 알 수 없는 힘을 가진 그 존재들은, 수많은 포탄과 납탄에도 꿈쩍없던 괴수들을 순식간에 처리하는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전에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각지의 연구원들은 그런 그녀들을 조사한 결과, 마법 소녀의 발현 조건을 알아내었다.
1. 그 정체 모를 힘은, 15~29세 사이의 여성들 사이에서만 발현되었다.
2. 그녀들은 모두, 괴수가 있었던 곳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다.
괴수와 마법 소녀.
특이한 연관성을 가진 것을 눈치챈 과학자들은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여 찾아내었다.
바로, 괴수들의 시체에서 찾은 세포를, 15세~29세의 여성에게 주입하면, 극히 희박한 확률로 새로운 신인류인 마법 소녀가 된다는 것을.
각국의 정부는 그 나이대에 맞는 소녀들을 징집, 발현된 마법 소녀를 국가의 소유로 만들 법률을 개정하려 했지만, 마법 소녀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녀들은 민영화 단체에 소속되기 시작했으며, 수많은 마법 소녀 기업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은 마법 소녀가 활개 치는 세상이 되었다.
*
"후욱....후욱...."
숨이 가쁘다.
탄소 경화 슈트가 강도를 견디지 못하고 내 뼈 대신 부러진 것 같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더니, 끈적하고 새빨간 피가 끈덕지게 손바닥에 달라붙었다.
"하....시발...."
[크륵.....! 크라아아아!!!]
방심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담벼락까지 날려진 모양이었다.
저 촉수, 느리게 보이면서도 은근히 재빨랐다.
"넌 일본 가서 야동 찍으면 돈은 많이 벌겠다 야."
[하....아아아...아아...!]
"썅...쉴 시간은 줘야....! 지!"
수많은 촉수가 꿈틀대는 모양새를 보던 내가 비꼬듯이 중얼거리자, 그중 3개의 촉수가 내가 있던 담벼락으로 날아들었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킨 내가 옆으로 구르자, 담벼락은 담벼락(이었던 것.)이 되어버렸다.
"후....마력 개량 기폭탄은 몇 발이 있지...? 총 세 발....인가..."
나는 허리춤에 달아놓은 탄띠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총 세 발.
급작스러운 습격이라 보충할 시간도 없었기에, 자원은 빈약했다.
다행이라는 점은 이곳이 인기척 없는 골목길이라는 점이고, 그 빌어먹을 마법 소녀들이 오기 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는 점....이려나?
"좋아....나한테 한 방 먹인 점, 세배로 되갚아주마."
총 세 개의 기폭탄을 건틀릿 상단부에 끼워 넣었다.
전신의 마력을 이동시켜, 건틀릿에 마력을 보충해준다.
[마력 보충 중....67%.....71%....]
한 발 한 발에 일일이 마력을 충전해줘야 했지만, 별수 없었다.
나는 그 잘난 마법 소녀처럼 마력식 전개를 쉴 새 없이 쏟아낼 수는 없었으니까.
[끼에에에에엑!!!!!]
"귀청 터지겠다 이 새끼야!!"
나를 놓친 촉수들이 다시금 나에게 덤벼들었다.
위쪽 대각선에서 하나, 정면으로 하나, 왼 다리 사이로 하나.
빠른 속도로 전개해오는 촉수들을 피하기 위해, 그리고 저 얼빵한 괴수의 얼굴....얼굴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저 면상을 박살 내기 위해 피하는 것 대신, 앞으로 달려들었다.
딱 정면에서 오는 촉수만을 사선으로 획 돌아 피하자, 다가오는 나를 잡기 위해 급하게 되돌아오던 촉수가 서로 . 얽히고설키며 묶여버렸다.
[충전 완료. 3/3]
"오버 부스트!!!"
[오버 부스트. 승인, 탄환에 남은 마력의 충전.....54%.....79%...]
[키에에엑!!]
"어딜 도망 가....아!!!!!"
자신의 촉수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급하게 뒤쪽으로 빠지려는 괴수의 몸을 향해 갈고리가 부착된 화약탄을 쏘아냈다.
[키...!키킥...!]
"탄소 소재 와이어다. 어때? 역으로 자신이 묶이는 기분은?"
그러자 괴수는 내가 쏘아 보낸 와이어에 전신이 묶여버렸고,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나는 무력하게 버둥거리는 괴수에게 다가가, 오른손의 건틀릿을 그 괴수의 몸체에 가져다 대었다.
[오버 부스트. 완료. 사출 승인 대기 중.]
"사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괴수의 육편이 터지고 흩어지는 소리가 났다.
"욱...우웍...! 입에 들어간 건 아니겠지...?"
그 덕에 피 칠갑이 된 나는 연신 헛구역질하며 팔로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닦아내었다.
그래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게 있지.
".....이것도 꽝인가..."
아직 멀쩡한 면상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머리통을 집어 든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는, 대충 던져버렸다.
"에이씨...괜히 몸만 고생했네...이럴거면 마법 소녀한테 맡길....앗! 그러고 보니 마법 소녀는?"
팔짱을 끼며 신세 한탄을 하던 나는, 무언가를 눈치채며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괴수가 나타난 지 5분이 지났다.
실적에 환장하는 마법 소녀들이라면, 곧 현장에 도착할 터.
아니나 다를까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광대한 마력에, 나는 쳇 하며 혀를 찼다.
"자....그럼 돌아가자."
마법 소녀에게 들키기 전에, 나는 몸을 속여, 빠르게 현장을 벗어났다.
왜?
괴수를 처치한 거면, 좋은 일 아니냐고?
아니, 법이 바뀌어서 그런지, 이제는 마법 소녀가 아닌 인간은 마력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됨과 동시에, 괴수를 사냥하는 것이 불법으로 정해져 버렸다.
애초에 마력을 가진 사람 중에 마법 소녀가 아닌 사람이 드물기는 하지만, 사고를 치거나 마력이 너무 빈약해서 마법 소녀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없는 사람들 또한, 존재했다.
나는, 마법 소녀가 아니다.
마법 소녀라고 부르기에도 부끄러울 만큼, 나는 마력이 적었고, 고작해야 신체 강화와 기초적인 마력 운용 뿐.
애초에 나는 원래, 이런 마력 자체를 가질 수가 없는 몸이었다.
기억하나?
마법 소녀가 탄생하는 조건 두 가지 중 첫 번째.
1. 그 정체 모를 힘은, 15~29세 사이의 여성들 사이에서만 발현된다.
그리고 그중 극소수의 여성만이 마법 소녀가 된다.
그래.
나는 애초에 마력을 가질 수 없는, 남자였다.
억지로 몸을 개조시킨 부작용인지, 마력이 엄청 쥐꼬리만 하다는 것이 문제였긴 했지만.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마법 소녀들을 피해, 괴수를 사냥한다.
이 이야기는 그저, 한 비질랜티 마법 소녀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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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 마법 소녀가 되기 위해 여자가 된 주인공.
하지만 그 부작용 때문에 마력이 부족하여, 마법 소녀가 될 수 없자.
스스로 비질랜티(자경단)이 되어 괴수를 사냥한다!
라는 소재가 생각나 써본 단편입니다.
이것 또한 저번에 올린 단편처럼 후속작 중 하나 입니다.
오늘치 스타 주막 연재분도 꼭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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