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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8화 〉 IF외전: 그들의 첫 현대 탐험기!(1) (268/289)

〈 268화 〉 IF외전: 그들의 첫 현대 탐험기!(1)

* * *

그 시각.

“오…오오….!”

“....(꿀꺽…!)”

향이 일행이 제 몸 구르며 열심히 주방일을 하고 있을 무렵.

그렇다면, 나머지 일행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예나…선정이 딸이에요.­

쿠구구궁!

모두들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앞에 설치된 TV로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인간의 문화.

그것은 문화라고 해 봐야 책이나 연극 같은 것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에 비하면, 이 현대의 문화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질이 좋고, 또 엄청나게 넘쳐나고 있었다.

“호오….이 것들이 정령 다 연기란 말이냐…? 그…인간들 마을 저잣거리에서 자주 하던…그런?”

“잘은 모르겠지만….흥미진진하네요!”

“후훗. 정말 색다르고 즐겁네~ 여기 온 보람이 넘쳐나는 것 같아~”

그렇기에 그들은 충분히 만족하며 한창 흥미진진하게 드라마를 시청하던 그 순간.

꼬르르륵.

“...음. 그나저나, 아침도 먹질 않고, 이 요상한 판떼기만 쳐다보고 있었구나.”

“그러게요. 조금 출출하긴 하네요?”

[주인! 나 밥! 밥 먹을래!]

“나도 배가 고프기는 한데….”

원래라면 이미 강하가 만든 아침을 먹고 본격적으로 일할 시간이었지만, 그 아침을 만드는 강하는 없었다.

자신의 예전 일터로 외출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직원들 중, 요리를 할 줄 아는 이들 또한 전부 그들을 따라갔기 때문에, 그들의 허기는 고칠 방법이 없었다.

“그래? 그렇다면 내가 나설…”

“매…매화 언니는 조금 수..쉬셔요!”

“그…그래! 그게 좋겠다!! 응! 좋을 것 같아!!”

그렇게 서로 의기소침하며 앉아있자, 온 몸에 자신감을 두르고 벌떡 일어나 손매를 걷던 매화를 벼루와 힐라가 간신히 막아 세웠다.

그녀들은 기억한다.

과거, 잠시 주막을 쉬고 강하가 조리인원들을 이끌고 궁으로 외출했을 때.

매화가 자기가 한번 요리를 해 보겠다고 했던 그날.

그날, 직원들은 지옥의 경계선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가장 문제인 것은, 매화 자신이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흠…그러면 어쩌면 좋냐는 말이냐…”

그렇게 모두들 주린 배를 붙잡고 있을 때.

“훗. 여러분들, 여기 좀 봐 주시길.”

그는 나타났다.

“낭군님!”

“여러분들, 제 손에 쥐어진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혁수는 온갖 개 똥폼이란 똥폼은 전부 잡으며 자신의 오른손에 들린 것을 흔들어 보았다.

“음? 왠 종이 비스무리한 것을 들고 있구나.”

“그게 뭐예요? 부적..?”

“뭔가…반짝반짝거려…”

처음보는 물체에 모두들 당황하던 그때.

“그건…신용카드?”

“그렇지.”

진혁이 나서서 말하자 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건 그냥 신용카드가 아니야.”

“...뭔데요?”

“바로…형이 나에게 주고 간…‘형님 카드’다!!”

“오..오오…!”

강하는 외출하기 전.

자신들이 떠나고 나면 나머지 직원들의 밥을 먹일 수 없어 걱정했다.

그래서, 그녀는 혁수에게 자신의 카드를 주고 떠났다.

“‘이걸로 알아서 재량껏 써서 애들 밥 좀 먹여라.’ 라고 했지….후후…이 말뜻은…

어차피 내 돈이 아니라는 거지!!!!!!!!!!”

“그 소리는….!”

“얘들아!!! 한우 먹으러 가자!!!!!!!!!!”

원래 자기 돈이 아닌 돈이, 더욱 쓰는 것이 재미있는 법.

그렇게 혁수일행은 첫 바깥외출을 하게 된 것이었다.

*

“흠…그나저나…괜찮을까…?”

“...그러게요…”

그렇게 외식이 정해지고.

일행들은 저마다 외출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혁수와 진혁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중얼거렸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복장이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입던 복장은, 현대의 길거리를 나돌다가는 지나가던 이들이 모두 돌아보게 할 정도로 아주 이질적이었다.

혁수는 예전부터 강하의 집에 들락날락거렸기에 이미 그의 옷을 보관 중이었기에 이미 갈아입었고.

진혁은 애초에 무늬 하나 없이 밋밋한 검은 활동복을 주로 입었기에, 커다란 점퍼만 입어도 대부분 가려졌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달랐다.

모두들 마치 당장이라도 민속촌에 달려가서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복장이었기에 다들 눈에 띄었다.

“....좋아. 옷을 사러 가자.”

“에? 괜찮아요? 인원이 몇인데…여기 계신 분들이 한 번씩만 사도 돈이…”

“괜찮아 괜찮아~ 이게 있잖아?”

잠시 고민하던 혁수의 제안에 살짝 식겁하던 진혁이 묻자, 그는 손에 들린 카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호오…옷인가…그건 궁금하군.”

“오! 좋아! 옷을 사러가자!”

“어머나~ 기대되는구나~”

혁수의 제안을 들었던 이들또한 격하게 동의했기에, 먼저 옷을 사기로 결정되었다.

그렇게 슬슬 집을 나서려던 찰나.

“그나저나 청룡, 자네는 계속 그곳에 있을 터인가?”

“? 그게 무슨….”

류월이 방구석을 획 돌아보며 말하자, 다른 이들은 무슨 소리냐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굳이 나를 불러야겠어…?”

“...! 언제부터 그곳에…?!”

“전혀 몰랐어!”

류월이 응시하던 방구석의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어느새 구석에 박혀, 쪼그려있던 청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뭐…이곳에 올 때부터 계속해서 몸을 숨기고 있으니 말이야….아무튼, 그러고 있지 말고 너도 오너라.”

“.....낯선 인간.…무서운데…”

“에잇! 시끄럽다!”

“으아! 야! 자..잠깐! 이건 좀 놓고…!”

“그럼 가자꾸나!”

대충 구시렁거리며 계속해서 방구석으로 파고들던 청룡을, 류월이 강제로 들고 집 밖으로 나서게 되었다.

*

“진짜 다들 못 알아보네..?”

그렇게 집 밖으로 나오고, 거리를 거닐던 혁수는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옷을 사러 가는 것은 좋지만, 애초에 옷을 사러 가는 길 또한 문제.

그러던 중, 백설이 수를 하나 내었다.

“후훗~ 이 장막은 보통처럼 완전히 알아보지 못하는 정도는 아니고, 인상을 흐릿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우리를 봐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거야~”

“그것참 신기하네요…”

보통, 어딘가로 몰래 가기 위해 모습을 숨기던 위장막의 농도를 조금 낮추어, 사람들이 형체는 의식해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도술에 그들은 아주 당당히 도시의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다.

“우와…그나저나 건물들이 엄청나게 높아요…”

“사람들의 모습이 무언가…신기하네요…”

“우핫! 그….금방 엄청나게 거대한 쇳덩어리가 어..엄청 빠르게 지나갔….”

“아, 그건 자동차라는 건데. 저기에 사람들이 타서 목적지까지 빠르게 가는거야. 대애충….말을 타고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편해!”

“그렇군요…! 그렇다면 저 자동차라는 생물은 무엇을 먹나요?”

“? 휘…휘발유?”

“휘..휴바르유..?”

그들에게 있어, 이 거리는 마치 무릉도원처럼 신비한 곳이었다.

그렇게 근처 사람들 눈치 볼 것 없이 서로 새로운 광경을 보며 왁자지껄 떠드는 사이.

“자, 여기로 가자.”

혁수는 집 근처 옷가게를 발견하곤, 그곳으로 직원들을 이끌었다.

“우와….엄청나게 화려하네요…!”

“으음….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곤란하구나…”

사방팔방에 화려한 색감의 옷들이 가득 달려있자, 그들은 눈을 반짝이며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어서 오세요~! 어머나, 다들 이미 화려하게 입으셨네요?”

그러던 중,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해 다가온 직원이 그들의 복장을 보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저 지나가기만 하는 이들에게는 딱히 눈길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손님으로 온 경우에는 그들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위장막이 통하지 않았다.

“아…그게…다들 외국에서 살다가 이번에 여행을 오게 됬는데…여기 오기 전에 한국의 전통복장을 입어보고 싶다고 해서….”

“아아~ 외국인분들이시구나?”

“그런 직원들에게 혁수가 대충 둘러대자, 직원은 납득했다는 듯이 밝게 웃으며 응대했다.

“그래서 그런데, 죄송하지만 이 친구들한테 어울리는 옷들 좀 추천해 주시겠어요?”

“그럼요~ 저기, 다들 이쪽으로 좀 와줘!”

“““네에~”””

혁수의 부탁에 직원은 근처에 있던 이들까지 전부 불러, 한명씩 그들의 옷을 전담하기 시작했다.

“어쩜! 스타일이 엄청 좋으시네요~ 옷걸이가 이 정도면 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리시겠는데요?”

“어머나~ 고마워라~”

“어머, 그 귀. 신기하네요? 길쭉해요!”

“아 그…뭐…그렇죠? 하하!”

“꼬마는 어떤 옷이 좋아?”

“...이 보거라! 이 몸은 꼬마가 아니니라!”

“손님은 어떤 옷들이 취향이신지…”

“히익…! 낯선 인간…!”

그렇게 그들은 직원이 골라주는 대로 피팅룸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저….혁수 오라버니…이 옷들은 어떻게 입는 건지…”

“아….저기 죄송한데요!”

당연히 옷들의 구조 자체가 그녀들이 살던 곳들과 달랐기에, 입는 것도 조금 고생이긴 했지만 말이다.

*

“그나저나, 저까지 이런 옷을 입어도 되는 건지…”

“괜찮아! 형이 지금 돈이 얼마나 많은지 너도 잘 알잖아~ 이 정도면 새 발의 피라니까?”

“그렇..겠죠…? 하핫.”

얼떨결에 자신도 그럭저럭 어울리는 옷들을 갈아입은 진혁이 혁수와 함께 피팅룸 앞에서 잡담을 나누었다.

“그나저나…진짜 좋네요….아무리 그래도 거기 옷들은 처음에 입었을 때는 불편하고, 까끌했는데…하아…좋다아…”

애슐란에 떨어지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쭈욱, 그 세계 옷을 입었던 진혁은 오랜만에 느끼는 현대의 옷감 재질에 감탄하며 헤실헤실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아직 인가?”

“그쪽 세계와 현대의 옷은 입는 방식이 다르니까요.”

그렇게 아직 갈아입는 도중인 이들을 기다리던 찰나.

“휴! 드디어 다 갈아입었다!”

그 소리와 함께 첫 번째 피팅룸의 문이 벌컥 하고 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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