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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0화 〉 IF외전 : 새 거처와 마법 만만세. (270/289)

〈 270화 〉 IF외전 : 새 거처와 마법 만만세.

* * *

“야이 호로색꺄!!!!!”

“아…아아!! ㅉ…잠만!! 지..진짜 아파아!!!”

“그럼 아프라고 하지 뭐, 마사지라도 해주는 줄 알아!!!!!!!!”

늦은 밤.

그렇게 향이들을 레스토랑에 데려갔던 강하는 매우 험악한 얼굴을 지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반기는 것은, 얼굴과 입가에 기름이 번들거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던 혁수였다.

그리고, 다음 일이 이렇다.

“야! 내가 밥 한 끼 먹이라고 했지, 미친 한우를 어..얼마나 긁은 거야!!!!!!!!”

“아…아니…나는….그냥 현대로 돌아왔으니까…애들한테 맛있는 걸 먹이고 싶어서어….”

“입. 입. 입”

“악! 윽! 억!”

한끼에 백 얼마?

이게 진짜 미쳤나.

그럼에도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을 나불거리던 혁수의 입을, 강하가 매우 내리쳤다.

“우….죄송해요…저희가 너무 많이 먹어버렸어요…”

“아냐~ 전부 이 새끼만 조지면 되니까…..뭐….그래도 옷은 잘 샀네. 안 그래도 새 옷을 사주려고 했는데, 그걸 입고 돌아다니기에는 좀 그렇잖아?”

강하의 험악한 분위기에 한우의 고급진 맛에 정줄을 놓아버렸던 벼루또한 죄책감을 가지고 고개를 숙이며 사죄하자, 강하는 그런 벼루의 고운 마음씨를 보며 조금 마음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그치? 내가 데려갔어!”

“넌 좀 닥쳐!”

“으겍!”

이 새끼는 알아서 매를 벌어요 벌어.

그렇게 혁수를 자진모리장단으로 한껏 두들겨 팬 뒤에야 강하는 후련하다는 듯이 기지개를 폈다.

“자, 이 웬수같은 놈도 두들겨 줬으니….다들, 짐 챙겨!”

““““....예?””””

그러나, 강하는 곧바로 직원들을 바라보며 갑작스럽게 외쳤다.

“짐…이라고 할 것은 딱히 없기는 한데….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이신가요?”

그 말을 내뱉은 강하는 즉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혹여나 챙길 것이 있나 하며 짐을 싸고 있자, 당황한 향이가 강하에게 물었다.

“뭐긴 뭐야. 우리가 당분간 살 집이지.”

“집이요?”

*

“그나저나 준아.”

“예?”

간신히 홀 직원들의 손길에서 벗어난 강하가 투덜거리며 홀 구석에 앉아있자, 박강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너 말이야. 같이 데려온 애들이, 저기 저 애들이 끝이냐?”

“아뇨, 나머지는 제 집에 있죠.”

“...다 합쳐서 몇 명인데?”

“어디 보자….향이…파렌…창..마오는 여기 있으니까….벼루, 매화, 류월, 백설, 청룡, 힐라, 진혁이…그리고 드라하고 혁수….잠만, 혁수 이 새끼는 자기 집 안가고 왜 우리 집에 있지?”

“야이….그럼 너까지 다 합쳐서….열넷??”

“예…뭐..그렇죠?”

“지금, 너네 집에 열넷이나 있다고?”

강하가 손가락을 접어가며 직원들을 일일이 세자, 박강은 화들짝 놀라며 다시금 물었다.

“안 비좁냐??”

“그야 비좁기는 하죠…”

강하의 집은, 3~4 명 정도의 가족이 지내기에는 적당하게 넓은 크기의 집이었으나, 아무리 그래도 열 넷이나 되는 인원이 살기에는 영 복잡했다.

실제로 어젯밤에는 서로서로 낑겨서 잠에 들고는 했으니까.

그리고 그 사실을 집들이니 뭐니 하면서 강하의 집에 들렀던 적이 있던 박강또한 잘 알기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럼 그렇다고 계속 거기에 있을 수는 없잖야…”

“그렇긴 하죠. 어서 좀 넓은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할 텐데…”

돈도 (많이)여유가 있고 하니, 더 넓은 곳으로 이사를 갈 계획을 세우던 강하.

“....그럼 이건 어떠냐?”

“뭔데요?”

그런 강하에게 박강이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래도 됩니까?”

“뭐…돈이야 니가 내는거고, 나는 중간에 껴서 전달만 해 주면 되니까….아무리 그래도 네가 그대로 가서 집 계약이라도 하겠냐?”

“....하….일단 감사합니다. 다음에 통 크게 쏠게요!”

“난 한우로 부탁한다!”

“에이 양심도 없으셔!”

그렇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

그리고 10분 뒤, 강하의 휴대폰이 울리게 되었다.

*

“우와아….”

“어때? 주막에 비해서는 작기는 하지만…이 정도면 충분하지?”

그렇게 강하의 말에 모두들 간단하게 짐을 꾸려, 백설의 도움을 받아 곧바로 하늘을 날아 도시를 가로질렀다.

그렇게 해서 내린 곳이 바로, 이곳.

상당히 큰 도심 속 주택이었다.

“내가 일하는 레스토랑의 오너님이 자기 이름으로 잠시 우리가 살 곳을 정하기 전에, 지내라고 빌려주셨어. 뭐…매달 돈은 내가 내는거지만…”

도시 근처에 있는 주택이라 이동도 편하고, 크기가 큰 만큼 방도 많아서 1인당 하나씩 방이 주어지기에도 충분했다.

정원도 넓고, 차를 주차할 차고도 있는 데다가 방범용 카메라도 5대나 있어 매우 안심이었다.

그만큼 가격이 상당하기는 했지만…그 정도는 충분히 낼 수 있었다.

“자, 일단 들어가자!”

강하는 박강에게 건네받은 도어락 카드를 가져다 대어, 현관문을 열었다.

“오오…!”

“엄청 넓어요!”

“이야…이런 곳은 예능이나 드라마에서만 봤는데…”

그렇게 집으로 들어서자, 곧바로 거실이 보였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주택인 만큼 거실의 천장도 아주 높았고, 세련된 샹들리에가 달려있었다.

그 옆에는 2층과 3층으로 이어진 계단이 있었는데, 1층이 주방과 거실 등, 모일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면, 2층과 3층은 개인의 방과 창고 등이 있었다.

“이 몸이 가장 넓은 방을 쓰겠다!”

“앗! 그건 저도 마찬가지거든요!”

[나도! 나도!]

새로운 집에 분위기를 탄 류월과 힐라, 그리고 드라가 곧바로 2층을 향해 달려나갔다.

“야! 뛰지 말고! 싸우지들 마라!”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강하는 그들을 향해 크게 소리만 칠 뿐, 그닥 제재는 하지 않았다.

그야물론, 강하 또한 가슴이 계속해서 벅차올랐기 때문이다.

‘이야…저 TV는 얼마짜리냐…? 우와…주방이 존나넓어….! 엇! 이 오븐…죽이는데..?’

비싼만큼 값어치를 하는 집이, 강하또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원래라면 이런 집을 한번 빌리는 것도 아슬아슬했지만, 지금의 그녀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어머나~ 정말 멋지구나~”

“그렇죠? 계속 그 집에 있어서 애들이 참 답답했을 텐데, 여기로 와서 다행이네요.”

그렇게 두근거리던 마음을 붙잡고 진정시키던 강하의 곁에, 백설이 다가와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앞으로가 문제네요…”

“어머, 왜 그러니?”

하지만 기쁨도 잠시, 강하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끼며 한숨을 푹 내쉬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백설이 물었다.

“여기 현대….그러니까 저희의 고향인 나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려면, 신분이 뚜렷해야 하거든요…”

“신분?”

그렇다.

신분이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은 아주 중요했다.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등록되며,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의무교육도 볼 만큼 신분이 있고 없고의 차이점은 아주 커다랗다.

애초에, 신분이 없으면 웬만한 것들 전부를 할 수가 없다.

당장 편의점에서 담배 한 갑도 못사는데, 일자리는 어떻게 구할 것이며, 집은 어떻게 구한다는 말인가.

당분간은 그녀의 전 모습, 강준의 신분이 있기 때문에 가면을 쓰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나, 그것도 잠시일 뿐, 본격적으로 새로운 신분을 구해야 했다.

“그래서 신분이라는 것이 엄청 중요해요…”

“그렇구나…”

“그런데, 새 신분을 어디서 만들어야 하는 거지…? 영화에서만 보면 돈만 내면 어떻게든 되던데….그건 영화니까….일단 시…시청으로 가야하나? 아이씨…돌겠네…”

현대에 돌아오기는 했지만, 정작 그 이후의 일을 생각하지 못했던 강하였기에 금방까지 행복했던 마음이 어느새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저기, 그 신분증이라는 것은 어떻게 생긴 거니?”

“네?”

그렇게 강하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고민에 빠진 그때, 백설이 강하에게 다가와 물었다.

“신분증…그러니까 민증은…어디보자…”

강하는 미리 챙겨두었던 예전의 자신이 쓰던 지갑을 구체에서 꺼내, 민증을 꺼냈다.

“이런 식으로…”

“어머, 예전에는 이런 남자였구나~”

“....하하, 그렇게 바라보지 말아 주세요…”

나도 내 민증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린단 말이야…

“그런데, 이건 왜요?”

그리고, 어째서 자신의 민증을 보여달라는 백설의 말에 의문을 가질 무렵.

“짠, 이러면 되는 거니?”

“....어?”

그 순간, 백설의 손바닥이 반짝거리더니, 네모나고 얇은 카드 같은 무언가가 생겨났다.

그리고, 왠지 모습이 익숙한….

“....내…내 민증…?”

그렇다.

그 카드는 바로, 민증이었다.

심지어 현재 그녀의 사진이 들어간, 말 그대로 그녀의 민증.

“뭐…뭐야…? 생년월일은….스물 다섯…..위조 방지 무늬랑 지문까지….?”

화들짝 놀란 강하가 그녀에게 민증을 건네받아 이리저리 샅샅이 살펴보자, 놀랍게도 그 민증은 정말로 진짜 같았다.

“어….저기….그럼 혹시 출생등본이나 가족관계등록부…그런 것도 가능한가요…?”

“음? 어떻게 생겼는데?”

“자…잠시만요…!”

문득, 강하의 머릿속을 지나친 생각에 그녀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에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겼어요. 여기에 기본 정보랑 출생시간이나 갖가지 등등…”

“자.”

“오….오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이 원하던 것을 백설에게 보여주자, 백설은 거리낌 없이 순식간에 뿅, 하고 만들어 버렸다.

“이…이게 뭐야….”

“어라? 뭐가 잘못됐나?”

“아…아뇨…! 최고입니다!”

그렇게나 자신의 발목을 붙잡던 신분의 문제가, 이렇게나 간편하게 해결되다니…

진짜…마법 만만세다….

강하는 다시금 벅차오르는 기쁨과 약간의 허탈감을 모두 느끼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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