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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2화 〉 IF 외전: 동아리를 찾아보자!(1) (282/289)

〈 282화 〉 IF 외전: 동아리를 찾아보자!(1)

* * *

“그게 정말이야?”

“아..응..”

어느덧 개학식도 1주일이 지났다.

처음 중학교에 올라와 서로에게 어색함을 가지던 시간도 흘러, 어느새 반 내부에는 삼삼오오 모여 그룹을 형성할 무렵.

여기는 벼루와 마오가 다니는 중학교의 한 교실.

이른 아침 시간부터 왠지 모르게 떠들썩하다.

“야! 얘 중국에서 왔대!”

“진짜?”

마오가 앉아있던 책상의 옆에서 한 학생이 크게 소리치자, 곧바로 아이들이 소리의 근원지에 눈을 돌렸다.

“중국에서 온 거야?”

“중국어 할 줄 알아?”

“대단하다~ 우리나라 말은 어떻게 배운 거야?”

“여..열시미 공부해써..”

“우와, 쩐다.”

한국도 세계화에 접어들면서 외국인이 그렇게까지 보기 힘든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직 어린 중학생들에게는 소란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마오 슌.

그녀는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인이 아니다.

중국과 비슷한 나라, 화련에서 온 소녀였다.

하지만.

‘마오야.’

‘네?’

‘만약, 선생님들이나 다른 애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하면, 중국에서 왔다고 해.’

‘중…국이요?’

개학식 전.

강하는 미리 마오를 불러 자신이 중국에서 살다 왔다는 설정을 잡으라는 이야기를 건넸다.

‘화련이라는 나라는 없을뿐더러, 괜히 소란을 일으키는 것보단, 그냥 이 세계에서 화련과 비슷한 나라에서 왔다고 하는 편이 편해.’

‘그렇구나아~! 알았써요!’

이 현대와 다른 이세계의 나라, 화련에서 왔다고 할 이유도 없고.

굳이 소란을 피우는 것보다는 대충 넘기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 강하의 판단이었다.

“중국어 한번 해 봐!”

“그래! 나 궁금해!”

“엄…”/이렇게 말하면 될까?/

“오오! 진짜 중국어네? 신기하다!”

“얘는 중국어 시험 만점이겠네, 부럽다~”

“헤헤…”

그래도 이런 반응이 나쁘지 않았던 마오는 머리를 긁적였다.

적대적인 반응보다는, 이렇게 다가와 주는 편이 훨씬 좋았다.

그렇게 마오가 반 아이들과 친분을 쌓아가는 사이.

“......”

그녀의 옆에 앉아있던 한 소녀는 뚱한 표정으로 책상에 앉아있었다.

흘낏.

“엇! 깜짝이야…”

흘낏.

“으힉!”

벼루가 고개를 돌려 주변을 바라보자, 그녀와 눈이 마주친 아이들이 화들짝 놀랐다.

“에휴…이게 뭐야…”

그런 그녀에게 아이들이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매서운 눈매였다.

마음씨가 여리고 활발한 벼루였지만, 그녀에게 단 하나의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바로 고쳐지지 않는 이 눈매.

날카롭고 무서운 눈매 덕분에 한에 있었을 당시, 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해서 할아버지에게 울고불고 매달렸던 기억이 그녀에게는 있었다.

특히 첫 만남인 자기소개에서 실수로 혀를 씹어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녀의 모습은.

마치 침묵의 악녀가 ‘너네들 따위에게 감히 내 소개를 할 이유가 없다!’ 같은 분위기를 풍겼기 때문에 더욱 심해졌다.

“어, 곧 선생님 오시겠다.”

“마오, 나중에 봐~”

“웅..안녕~”

어느덧 예비종이 울리자 아이들은 마오에게 인사를 건네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흥흥~”

“...마오…”

“응? 왜 구래?”

기분이 좋아진 마오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리에 앉자, 벼루가 말을 걸어왔다.

“....나 어쩌면 좋을까…? 아이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그러네, 벼루는 눈매가 굉장히 무섭고 자기소개 때 인상이 나빠졌지만 착한 친구인데…”

“윽……마오 너는 위로를 하면 안될 것 같아…”

“헤?”

마오 또한 벼루 못지않게 상냥하고 친절한 소녀였지만, 무언가 나사가 빠진 4차원 소녀 같은 아이였다.

전혀 악의가 없는 마오의 위로에, 벼루는 더욱 속이 쓰려옴을 느꼈다.

“자, 자! 왜 이렇게 시끄러워! 조용!”

그사이, 어느새 반으로 들어온 마오와 벼루의 담임선생님이 교편을 탕탕 치며 아직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들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자~ 어느새 너희가 입학한 지도 어느새 1주가 지났고, 학교는 어떠냐? 다닐 만 하냐?”

“아니요!”

“집에 가고 싶어요!”

“욘석들…선생님도 집에 가고 싶다…”

“아하하하하!!!”

삼십대 중반의 털털한 아저씨 같은 담임 선생님은 가끔 이렇게 아이들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수업을 이어나가고는 했다.

복장은 언제나 아디X스 츄리닝에 슬리퍼, 목에는 호루라기.

얼뜻보면 체육 선생님처럼 보이는 담임이지만, 놀랍게도 그의 전담 교과는 바로….가정이었다.

놀랄 노자였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가정실습은 아주 완벽했던 것이다.

아직 첫 주라서 본격적인 수업은 하진 않았지만, 손수건에 가벼운 자수를 넣는 실습 시간이었다.

바느질이라는 생전 처음 해보는 실습에 아이들은 겨우겨우 삐뚤삐뚤한 실을 기워갈 때.

벼루와 마오는 오래전부터 집을 도우려고 해오던 일이라 아주 완벽하고 깔끔한 자수를 놓았다.

하지만.

“오~ 두 사람 잘하는데? 이 선생님보단 못하지만~”

““!!!!!!””

그것은, 마치 하늘을 승천하는 용이었다.

황금빛 자수로 놓인 용은, 너무나도 화려하고 깔끔해서, 마치 실이 아닌 붓으로 그린 것 같았다.

심지어, 그 또한 아이들과 같이 이번 수업에서 쓰는 새 손수건에 자수를 놓았을 터.

그 벼루와 마오보다 깔끔하고 화려한 자수를 보인 것이다.

“음~ 이번엔 잘 됐다. 아들내미 주면 좋아하겠군.”

“대..대다나다…”

“그러게…겉모습은 혁수 오빠보다 털털하게 생기셨는데…”

그제서야 벼루와 다른 학생들은 어째서 그가 가정수업 담당교사인지 깨닫게 되었다.

“크흠…아무튼, 슬슬 너희도 적응도 됐고 하니, 이제 동아리에 가입할 때가 온 것 같다.”

동아리?

‘그거다!’

선생의 말에, 마치 광명이라도 찾은 것처럼 눈을 반짝이는 벼루.

그렇게 오늘 첫 교시 수업이 곧 시작되었다.

*

“후우…역씨 셰프님 밥이 젤루 마싰는 거 가타.”

마오는 급식으로 인해 빵빵해진 배를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학교에서 주는 밥도 영양가 많고 맛도 있기는 했지만, 초일류 셰프, 강하의 손맛에 길들여진 직원들은 웬만한 밥은 그럭저럭이 되어버린…무언가 이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나저나, 우리 어디 가?”

벼루의 뒤를 따라 걸어가던 마오는 어느새 자신들의 반도 지나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벼루에게 물었다.

“화장실 가는고야?”

“아니! 그거 야냐!

우리, 동아리를 찾아보자!”

“동아…리?”

그렇다.

평소같으면 언제나 깔끔하게 급식판을 비우던 벼루는 오늘은 숟가락을 뜨는 둥, 마는 둥 했던 이유도, 빨리 자신에게 맞는 동아리를 찾고 싶었던 이유 덕분이었다.

“동아리라고 하면 그거지!

학교에서 저마다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청춘(?)을 불태우는…그런 거!”

“...그런?”

“그런….그런거야!”

“그런거구나아~”

벼루는 보았다.

자신이 보았던 만화의 학생들은 언제나 동아리에 들어가서 즐거운 학창 생활을 보냈다는 것을!

그리고 바로, 지금이 자신에게 맞는 동아리를 찾아볼 기회였다.

“그러니까 가보자!”

“그래!”

‘반드시 나에게 맞는 동아리를 찾고 말겠어!’

‘동아리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벼루가 신나하니까 좋다!’

그렇게 두 소녀의 동아리 찾기가 시작된 것이다.

*

“흠…여기가 동아리방이 모여있는 곳 같은데…”

학교의 5층.

이 곳은 평범한 교실이 아닌, 수많은 동아리방이 차지하고 있었다.

“어떤 동아리가 좋을까….”

“글세…머가 조을까?”

하지만, 일단 곧바로 동아리를 찾기 위해 5층으로 향했지만…막상 찾으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두 사람.

그때.

“어라? 너희들 1학년 아니니?”

“아…안녕하세요…”

“안..안냐세요..!”

어쩔 줄 몰라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던 두 사람의 등 뒤에서 다가온 한 소녀가 말을 걸어왔다.

그녀의 명찰에는 벼루와 마오의 푸른 색이 아닌, 붉은색이 칠해져 있었다.

바로, 2학년 선배였던 것!

“여기는 동아리 실이 있는 곳인데…어쩐 일이니?”

“그…동아리를…찾아보고 싶어서요…”

“아~ 그러고 보니 벌써 1주일이 지났네? 그럼 슬슬 동아리에 가입을 할 필요가 있을 테고….

좋다! 너희 둘!”

“넷?”

“우리 동아리에 구경하러 오지 않을래?”

벼루의 말에 잠시 무언가 생각하던 그녀는 무언가 번뜩였다는 듯이 말했다.

*

“여기다.”

드르륵.

그녀들을 이끈 소녀는 어떤 동아리 방의 앞에 서더니, 교실 문을 열었다.

“선배! 저 왔어요!”

“자 거기서 두 발 뒤로….아, 은진이 왔구나?...그런데 등 뒤의 두 사람은…?”

시끄러운 음악소리.

삼삼오오 줄지어 서 서 있는 사람들.

그 앞에서 이마에 흘리는 땀을 닦아내는 한 소녀.

“짜자잔! 우리 동아리의 후보자들이에요!”

“아…안녕하세요…..”

“안냐세요!”

은진은 자신의 등 뒤에 숨어있던 두 사람을 앞으로 내보이며 소개했다.

“응? 1학년….아~ 벌써 그 시즌인가? 아무튼 환영해! 우리 댄스부에 관심이 있니?”

“댄스…부?”

“그게 머야?”

그렇게 그녀의 첫 동아리 체험은, 댄스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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