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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화 퉁소 부는 아이 (5) (84/250)


84화 퉁소 부는 아이 (5)
2022.04.25.


소소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죽기 살기로 내달리고 있었다.

뒤쫓고 있는 백룡대의 대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짧은 다리로 저렇게 경공을 펼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

“반드시 잡아야 한다!”

생각과는 달리 거리는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 신체적 우월함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아이는 어느새 한중성의 서문으로 진입하여 거리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백룡대원들은 조금씩 다급해졌다. 설마 성내로 들어갈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조장님! 이곳에서 옥화신녀의 딸을 죽인다면 관군과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백룡대의 선두에서 내달리던 자는 망설임 없이 소리쳤다.

“천마의 재능을 타고난 아이라고 했다! 정파의 존망이 걸려 있으니 무조건 잡아!”

천마(天魔). 마공을 완성한 전설적인 마인을 뜻하는 별호다. 강호에 천마가 출현한 시대에는 잔혹한 혈풍이 불어닥쳐 암흑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전설마저 있을 정도였다.

뜻하지 않은 소란에 한중의 거리가 들썩였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백성들이 이들의 움직임을 온전히 볼 수는 없었다. 무엇인가가 휙휙 지나가며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경공을 펼쳐 내달리는 소소의 얼굴에서 눈물이 한 방울씩 뚝뚝 떨어지며 흩날렸다.

“으허엉……. 어떡해…….”

뒤쫓는 아저씨들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스승님이 위험한 상황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소소가 향하는 목적지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자신이 아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인물. 랑아대의 막사에 있을 아버지였다.

“거기 서!”

“잠깐만 멈춰봐!”

“얘기만 좀 하자!”

앞서 달리던 소소는 등 뒤를 향해 소리를 빽 하고 내질렀다.

“거짓말하지 마요!”

어른들한테 한두 번 속아본 아이가 아니었다.

어느덧 소소의 눈앞에 군순포의 장원이 나타났다. 그러고 보니 최근 삼촌들이 포수 아저씨들의 무공수련을 도와주던 기억이 떠올랐다. 소소는 망설임 없이 군수포의 담장으로 도약했다.

타앗-!

담장을 내달리던 소소의 시야로 장원의 광경이 들어왔다. 수백 명의 포수들이 대열을 갖춰 무공을 수련하고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삼촌들까지.

마침 십여 장이 떨어진 경로에 낯익은 인물이 보였다. 뒷짐을 쥔 채 어슬렁거리는 불곰 같은 사나이.

“일광 삼촌!!!”

서러움이 가득 찬 음성이었다.

귀에 익은 목소리에 일광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소소가 눈물을 흘리며 군순포의 담벼락 위를 내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를 뒤쫓는 무림인들이 보였다.

소소가 장원으로 뛰어내리자 무림인들도 따라서 날아올랐다. 일광은 그들에게서 살기(殺氣)를 감지했다. 눈이 뒤집힌 일광이 재빨리 움직이며 소소의 뒤를 가로막았다.

“이 새끼들이 감히 누구를!”

붉은 강기에 휩싸인 일광의 주먹이 전면을 향해 내질러졌다. 선두에서 내달리던 백룡대의 조장도 반사적으로 검기를 발출하며 맞섰다.

꽈앙-!

둔탁한 굉음이 군순포의 장원으로 뿜어지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백룡대의 조장이 일 합에서 밀리며 뒷걸음질 쳤다. 그의 얼굴에 당황스럽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뒤따르던 대원들도 어쩔 수 없이 주춤거리며 상황을 살폈다. 이러고 있을 틈이 없었다. 조장이 일광을 향해 살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비키지 않으면 죽이겠다.”

물러설 일광이 아니었다. 주먹을 움켜쥔 그의 인상이 구겨졌다.

“콱 씨. 혀를 확 뽑아버릴라.”

조장의 얼굴에 노기가 서렸다. 눈앞의 사내가 진로를 가로막은 사이 이미 옥화신녀의 딸은 시야에서 사라져가고 있었다.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조장이 대원들을 향해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삼십여 명이 일광을 둘러싸며 동시에 검기를 발출했다.

“방금 뭐라고 했는가. 두 번 말하지 않을 테니 무릎을 꿇고 저 아이와 무슨 관계인지 밝히거라.”

진법을 펼친다면 화경의 고수도 상대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전력이었다. 서늘한 광경이었지만, 상대는 오히려 웃고 있었다.

“큭큭큭.”

백룡대의 조장이 물었다.

“뭐가 웃기지?”

일광은 대답 대신 고개를 움직이며 주변을 보라는 시늉을 했다.

랑아대의 대원들이 이쪽으로 하나둘씩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의 숫자는 무려 백여 명에 이르렀다.

“무릎은 네놈들이 꿇어야 할 것 같은데?”

“미친 거 아니야?”

“꿇어.”

백룡대원들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갔다. 한눈에 보아도 모두가 최상급 일류고수에 이르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조장을 향해 다급히 전음을 보냈다.

- 조장님, 아무래도 이들이 랑아대인 것 같습니다.

한중의 특공부대로 소문난 랑아대는 무림에서도 부쩍 유명해져 있었다. 눈앞에서 마주한 이들의 무력은 소문보다 더했다.

우드득-!

일광이 주먹을 풀며 살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부터 처맞을 준비나 해.”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나하나가 자신들의 아래가 아니었다. 게다가 압도적인 인원 차이까지. 자존심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백룡대의 조장은 태도가 돌변하며 다급히 소리쳤다.

“자, 잠깐 기다리시오! 우, 우리는 무림맹에서 왔소!”

일광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무림맹이라면 관군조차도 함부로 건들 수 있는 세력이 아니었다.

소소의 말을 들어보고 상황을 파악한 후 결정해야 했다. 그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이미 조카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 * *

랑아대와 백룡대가 대치를 이어가고 있을 무렵, 소소는 어느새 군영에 진입하여 목적지에 근접하고 있었다. 고작 삼십 여장의 거리가 남았지만, 무척이나 멀게만 느껴졌다.

후다닥 내달리던 소소는 막사의 문을 벌컥 열어 재꼈다.

콰앙-!

난데없는 소란에 명상에 잠겨 있던 소무의 눈이 단번에 떠졌다. 문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씩씩대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소소가 먼저 달려들었다. 그러더니 자신의 옷깃을 흔들며 서럽게 우는 것이 아닌가.

“흐어엉……. 아버지…… 어떡해요…….”

지금까지 딸아이가 이렇게 우는 것은 처음 봤다. 무엇인가 불길한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무슨 일이야?”

“나쁜 아저씨들이 와서……. 스승님을 때리고 있어요……. 흑흑…….”

기어코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선 소무는 아이의 어깨를 토닥였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고 있어.”

이어서 소무의 오른손이 활짝 펼쳐졌다. 그러자 막사의 구석에 걸쳐져 있던 죽립이 스스로 날아오며 손아귀에 붙잡혔다.

“나도 같이 갈래요.”

“쫓아 올 수 있으면.”

소소의 고집을 누가 말리겠는가. 아무래도 관계는 없었다. 딸이 당도하기 전에 상황은 마무리될 것이었으니.

파앙-!

막사 안에 한 줄기 돌풍이 휘몰아쳤다. 화들짝 놀란 소소는 아버지의 모습을 찾았다. 그는 어느새 작은 점이 되어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 * *

꽈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신음이 들려왔다.

“크윽!”

뒷걸음질치는 연설화는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있었다.

눈처럼 흰 무명옷에는 날카롭게 베인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었으며, 틈새로 선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소매로 입가의 핏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비겁하기 짝이 없네.”

모용후와 무진이 양쪽을 포위하며 말했다.

“언제 정파와 마교가 공정한 대결을 해왔단 말인가.”

“우리를 상대로 이 정도까지 버틴 것은 인정해주겠네.”

연설화는 가까스로 자세를 바로잡으며 주위를 살폈다. 두 명의 상대가 방위를 완벽히 차단하고 있었기에 퇴로 따위는 없었다.

“마교는 이미 무너졌고 강호를 떠났는데도 꼭 이래야만 해?”

모용후가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가로로 내저었다.

“그러기엔 이미 네 손에 너무 많은 이들이 죽었어.”

“그건 피차일반 아닌가? 정마전쟁에 뛰어든 순간부터는 죽음도 각오했어야지. 정말이지, 정파다운 가식과 억지로군.”

“잡담은 여기까지 하지.”

모용후의 도에서 뿜어져 나온 날카로운 도강이 연설화를 휩쓸어갔다.

무진의 검 끝에서도 어김없이 검강이 태극을 그리며 그녀의 방위를 차단했다. 미간을 좁힌 연설화는 후방으로 미끄러지며 쌍장을 연달아 내질렀다.

콰콰쾅-!!!

“큭!”

연설화의 입에서는 연신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미 암기는 소진된 지 오래였고, 음공을 펼칠 기회 따위는 없었다.

자세가 흔들리는 틈을 타서 모용후의 도강이 그녀의 목젖과 허리를 동시에 양단해갔다.

촤아아악-!

바람을 가르는 소리였다. 이형환위로 위치를 이동하여 겨우 피해냈지만, 그곳에선 무진의 검강이 다가오고 있었다. 연설화는 다급히 흑룡신장을 뿜어내어 막아갔다.

콰앙-!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그녀를 향해 모용후의 공세가 연달아 이어졌다.

콰콰쾅-!!!

“크윽!”

공격은 쉴 틈 없이 계속되었다. 그녀의 자세는 점차 무너져갔다. 기어코 퇴로가 막히자 연설화의 신형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기다렸다는 듯이 무진이 제운종(梯雲從)을 펼치며 따라붙었다. 폭포의 물길을 치고 오르듯 날아오른 그는 허공에서 절기를 뿜어냈다.

태극혜검 삼 초식 태극만천(太極萬天). 수십 가닥의 강기가 태극의 형상을 하며 만개했다. 이 속에 내포된 변화와 살상력은 짐작조차 힘들 정도였다.

연설화도 다급히 흑룡신장의 절초를 내질렀지만,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온전히 막기에는 무리였다.

꽈아앙-!!!

“크윽!”

떨어져 내리는 그녀를 향해 대기하고 있던 모용후가 다시 일격을 가했다. 이를 악다문 연설화는 다급히 호신강기를 발출하여 충격을 최소화했다.

콰아아앙-!!!

“크허억!”

지면을 한 바퀴 구른 그녀는 자리에 주저앉아 한 움큼의 선혈을 울컥 토해냈다. 내상에 의한 고통 때문에 숨이 막혀왔다. 저항할 수 없는 그녀를 향해 모용후가 한 걸음씩 다가갔다.

“인과응보이니 나를 원망하지 마라.”

연설화의 코앞까지 접근한 그는 참수하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선혈을 흘리는 그녀의 입이 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

“놀고 있네…….”

모용후의 행동에는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이윽고 서늘한 도강이 망설임 없는 움직임을 개시했다. 저항할 힘이 없었던 연설화는 다가오는 도강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날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되돌아보면 후회와 고통만이 가득했던 일생이었다.

그러고 보니 짧았지만 최근엔 즐거웠던 기억도 있었다. 사랑스러운 소소, 그리고 제자의 아비와 함께했던 짧은 추억들…….
그녀의 눈이 서서히 감겨갔다.

그러기를 잠시 후. 감기기 직전의 두 눈이 갑자기 부릅떠졌다. 코앞으로 다가오던 도강이 돌연 각도를 틀었기 때문이었다.

까앙-!!!

우레와 같은 굉음과 함께 모용후가 뒷걸음질 쳤다.

“큭!”

누군가가 이곳으로 난입하여 그를 공격한 것이다. 오대세가의 최강자인 모용후가 힘에서 밀려났다.

연설화의 두 눈은 죽립을 눌러쓴 사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상대를 향해 일격을 내지르고 있었다. 섬광이 빛나며 둔탁한 소음이 뿜어져 나왔다.

쩌엉-!

자세가 무너진 모용후의 앞가슴을 향해 사내의 발길질이 섬전처럼 다가갔다.

콰직-!

“컥!”

볼품없이 바닥을 구르는 모용후의 앞을 무진이 다급히 막아섰다.

“누구냐!?”

그의 검이 태극을 그려나갔지만, 초식을 펼치기도 전에 사내의 일검에 단번에 파훼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까앙-!

물러서는 무진의 앞에서 또다시 눈부신 섬광이 번뜩였다.

쩌엉-!

둔탁한 굉음과 함께 그의 입에서 신음이 토해져 나왔다.

“크윽!”

손목으로 다가오는 묵직한 통증. 비틀거리는 무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

차원을 넘어서는 무력(武力). 자신의 상대가 아님을 깨달은 그는 추운적성을 펼쳐 미끄러지듯 거리를 벌렸다. 혼자서 맞서서는 도저히 답이 없었다.

어느새 일어선 모용후와 무진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무기를 들었다. 수십 년의 강호 경험에서 처음으로 공포의 감정이 느껴졌다.

죽립을 눌러쓴 사내는 연설화의 앞을 가로막은 채 검을 사선으로 내리깔고 있었다. 중원에서 이렇게 태산 같은 기세를 뿜어낼 수 있는 자가 누가 있다는 말인가.

무진과 모용후는 눈을 마주치며 전음을 나누었다.

- 아무래도 그분인 듯싶습니다.

- 조금 전의 초식은 분명…… 탈혼검법이었습니다.

- 헌데 왜 저 마두를 보호하고 우리를 공격한단 말입니까?

이들은 찰나의 격돌로 상대의 정체를 단번에 짐작해냈다. 눈앞의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무진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섰다. 상대는 무림제일고수이자 정마전쟁에서 무림맹을 이끌었던 영웅이었다. 자신보다 배분이 아래라고는 할 수가 없었다.

“검성께서 왜 이곳에……?”

소무는 대답 대신 등 뒤의 연설화를 슬쩍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지 그녀의 두 눈에 물기가 차오르고 있었다.

- 왜 왔어?

- 보호해달라고 하지 않았나.

검성이 침묵을 지키자 모용후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검성께서 이곳엔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비켜서 주시오.”

죽립 아래로 드러난 소무의 눈동자가 고요한 호수처럼 빛났다.

“그럴 수 없소.”

“저년이 바로 마두 옥화신녀란 말이오. 설마 변절이라도 한 것이오?”

그 순간 소무의 전신에서 소름 돋는 기세가 모용후를 향해 뿜어져 나갔다.

쏴아아아악-!

“크윽.”

“함부로 말하지 마시오. 정말로 변절하기 전에.”

숨 막히는 기운에 모용후는 입을 꾹 다물었다. 보다 못한 무진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 해명해주시지요.”

“무슨 해명이 필요하단 말이오. 이 여인과 나는 모두 강호를 은퇴한 자들이니 신경 쓰실 것 없소.”

무진과 모용후는 쉽게 물러설 마음이 없는듯했다.

“우리는 검성이 마교와 무슨 관계인지 반드시 들어야겠소.”

소무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더라도 다시 이곳을 찾아올 것이 분명했다. 그때는 결코 이들만으로 오지 않을 터. 연설화의 목숨은 물론 소소의 신변까지 위협을 받을 수가 있었다.

딸아이가 즐겁게 퉁소를 연주할 수 있는 환경이 위협받아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선 다시는 이곳을 넘볼 엄두를 내지 못할 이유를 만들어줘야 했다. 비록 자신의 명성에 흠집이 발생하더라도 말이다.

“이 여인은…… 나의…….”

무진과 모용후는 묵묵히 소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주저앉아 있는 연설화도 긴장한 얼굴로 그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이윽고 소무의 입이 나직이 달싹였다.

“나의…… 부인이오.”

쿠쿵-!

모두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등 뒤에 주저앉은 연설화의 심장 박동이 갑자기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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