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화 인과응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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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이른 아침 랑아대의 막사 앞.
소소가 뒷짐을 쥔 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표정이 자못 심각했다. 어제 아버지가 아무런 얘기도 없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임무 때문에 안 들어오는 날이 가끔 있지만, 그럴 때마다 소무는 미리 언질을 주곤 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종적을 감추다니.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때 누군가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밤새 섬멸폭권을 수련하고 막사로 돌아오던 일광이었다.
“왜 그러고 있어?”
“삼촌! 우리 아버지 못 봤어요?”
쪼그만 게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웃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장난기가 발동한 일광은 화들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
“이런! 소소 버리고 도망갔나 보다.”
그 말을 들은 소소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나 이제 어떡해요……?”
“이거 큰일이네. 그럼 삼촌이랑 살래?”
잠시 후 닭똥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니요…….”
일광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떠올랐다. 하지만 어차피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던가.
그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무어라 말할 찰나, 소소는 눈물을 흘리며 막사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전투복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허리춤에도 작은 소검(小劍)을 묶었다. 그리고 비상금으로 모아놓은 엽전 삼십 냥까지.
일광이 다급히 따라와서 물었다.
“뭐해? 어디 가려고?”
“아버지 찾으러 가요.”
성큼성큼 막사 앞으로 나선 소소는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어디로 찾으러 가려고?”
잠시 고민하던 소소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악당들한테 잡혀간 것 같아요.”
“풉! 누가? 너네 아버지가?”
일광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찾을 수 없었다. 그 누가 랑아대의 대장을 잡아갈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조카 혼자 거리를 방황하는 게 놔둘 수도 없는 노릇.
“삼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같이 갈까?”
소소는 일광의 큼지막한 손을 부여잡았다.
“빨리 가요 삼촌! 아버지 구하러!”
손을 맞잡은 둘은 거리로 향했다. 체구의 차이가 워낙 컸기에 마치 불곰과 다람쥐가 나란히 함께 걷는 듯했다.
일광이라고 해서 소무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어찌 알겠는가. 그저 고된 훈련으로 배가 출출하였기에 요기나 때울 요량이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한중의 거리는 사람들의 열기가 넘치고 있었다. 열두 시진 온종일 영업을 하는 음식점들이 많았으며, 노점 상인들도 대부분 장사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일광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배고프지? 일단 밥부터 먹고 찾아볼까?”
곳곳에서 맛있는 냄새가 은은히 풍겨오자 소소의 콩알 같은 코가 킁킁거렸다.
“삼촌, 돈 있어요?”
“음. 소소가 사주게?”
소소는 허리춤에 있는 엽전 삼십 냥을 꼼지락거렸다. 아마도 전 재산일 것이리라.
“뭐가 먹고 싶어요?”
단지 농담이었을 뿐, 백부장이나 되는 장교가 조카에게 얻어먹을 수는 없었다.
“사실 삼촌이 어제 급료가 나왔어. 돈 많으니까 먹고 싶은 거 얘기해.”
소소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러고는 일광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밀사빙(蜜沙氷)…….”
일광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한숨이 뿜어졌다. 아침부터 달콤한 빙수(氷水)를 찾다니. 한겨울이라 가격은 싸졌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은 그저 든든한 탕 한 그릇이었다.
그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조카가 큰 눈을 끔벅이며 기대감에 가득 찬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마음이 착잡했다.
“하……. 배는 채워야 하니, 그럼 꼬치라도 사 먹으면서 갈까?”
소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
“저는 사실 일광 삼촌이 제일 좋아요~ 히히.”
“언제는 친구들이 무서워한다고 싫다며.”
마침 근처에 노점식당들이 늘어서 있었다.
소소의 손가락이 반사적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오선곶(五膳串)이라는 꼬치를 파는 노점이었다. 숯불에 익힌 돼지고기와 버섯, 구운 채소 등 다섯 가지 음식을 꿰어놓은 꼬치였다.
“하나 정도는 먹을 수 있지?”
소소가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펴며 소리쳤다.
“두 개!”
“내가 잠시 너의 먹성을 잊었구나. 주인장, 꼬치 여섯 개만 주시오!”
이들은 꼬치를 양손에 움켜쥐고는 한설빙이라는 가게로 향했다.
“헤헤~ 맛있어.”
“음. 그러게 맛이 괜찮네. 저곳이지?”
삼십 여장 앞으로 고풍스럽게 지어진 음식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진흙과 통나무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이곳은 실내가 훤히 보이는 구조였다. 현판에는 한설빙(漢雪氷)이란 문구가 각인되어 있었다.
꼬치를 뜯으며 조금씩 다가가는 일광과 소소. 그들의 걸음이 목표지점에서 이십여 장까지 근접한 순간 동시에 정지했다. 안에서 낯익은 인물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일광이 멍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벌렸다.
“대장이 왜 저기에……?”
게다가 맞은편엔 조카의 스승까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여기서 이러고 있을 줄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소소는 이미 심통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한테 얘기도 하지 않고!”
그동안 어디서 뭘 하고 있었나 했더니, 자신만 빼놓고 둘이서 맛있는 걸 먹고 있었다니. 심술부터 나는 것이 당연했다.
소소가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자 일광이 다급히 말했다.
“자, 잠깐 기다려봐!”
“왜요?”
“뭔가 수상해……. 잠깐 지켜볼까?”
소소가 안광에 내력을 집중하여 가게 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분명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평소와는 달랐다.
아이의 호기심에는 한계가 없는 법이다. 궁금해진 소소는 근처의 나무 기둥에 몸을 숨기며 소리쳤다.
“삼촌, 이쪽으로 와요!”
“옆으로 좀 가봐.”
기둥에 몸을 숨긴 일광과 소소는 꼬치를 먹으며 소무를 지켜보았다. 괴물 같은 감각을 가진 인물이기에, 더 다가가면 눈치챌 염려가 있었다.
“이럴 줄 알았어요.”
“응, 뭐가?”
“아버지하고 스승님하고 마음이 통한 거죠? 나하고 스승님처럼.”
“아직은 몰라. 잠깐 기다려봐.”
“통했으면 좋겠다…….”
어느새 소소의 심통은 풀려있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일광이 화들짝 놀라며 다급히 소리쳤다.
“소, 손, 손잡았어!”
나무 탁상 위에 연설화의 가냘픈 손을 소무가 따듯하게 감싸고 있었다. 먼 곳이었지만 분명 확실하게 보였다.
소소가 양손으로 두 눈을 가렸다. 물론 손가락 사이로 계속해서 훔쳐보고 있었다.
“어……. 어떡해…….”
“어떡하긴. 그러면서 왜 웃고 있어?”
소소는 뭐가 재밌는지 연신 싱글벙글하고 있었다.
“히히……. 히히힛.”
일광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길 잠시 후. 소소의 마음이 궁금하여 은근슬쩍 떠보기로 했다.
“우리 조카는 스승님 좋아? 마음에 안 들면 기회는 지금뿐이야. 어떻게 할까? 밀사빙 먹으러 쳐들어가?”
“헤헤. 아니요! 방해하지 말고 우리 다른 거 먹으러 가요!”
일광은 소소를 번쩍 들어 어깨 위에 올리며 소리쳤다.
“그럼 이제 삼촌이 좋아하는 귀돈탕 먹으러 가는 거다!”
귀돈탕(貴豚燙)은 돼지고기에 각종 약재와 채소를 넣고 푹 고아서 먹는 고급음식이다. 둘의 얼굴은 막사를 나설 때보다 무척 밝아져 있었다.
* * *
한중성 군영.
장양은 집무실에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최근 들어 나라의 정세가 불안정하여 한시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다.
그러기를 한참 뒤. 정적을 깨고 집무실의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장군,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두 명의 행정병이었다. 앉아 있는 것은 장양 혼자였지만, 음식은 이 인분이 준비되어 있었다.
닭죽과 간단한 찬 몇 개. 종이품의 절도사가 먹는 음식치고는 너무나도 소박했다.
“고맙네. 놓고 가시게.”
행정병들은 집무실의 옆에 자리한 탁상에 음식을 놓고 자리를 비켰다. 장양이 식탁에 앉으며 어딘가를 향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내 오늘만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걸세. 어서 같이 드시게.”
들려오는 대답은 아무것도 없었다. 장양은 의자에 등을 기대며 다시 한번 말했다.
“내 자네가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네. 그럴 필요가 무엇이 있겠나. 어서 앉으시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음식은 식어갔다. 그런데도 장양은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지금껏 수십 차례나 시도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오늘만은 반드시 함께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내 단언하건대, 자네가 먹지 않는다면 나도 지금부터 식음을 전폐하겠네.”
침묵 속에 다시 한 시진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 순간. 조용한 집무실에 변화가 일어났다. 실내의 한쪽 구석에서 검은 기류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사람의 형체로 변해가고 있었다.
묵직하고 강인한 인상을 지닌 무표정한 사나이. 최연소의 나이에 살왕(殺王)의 칭호를 거머쥔 그의 호위무사였다. 장군이 이렇게까지 작정하고 나서니 더는 거절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는 묵묵히 장양의 맞은편의 의자에 앉았다.
“어서 들지.”
더는 이어지는 대화가 없었다. 장양이 한 숟가락을 뜨자, 살왕도 묵묵히 닭죽을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숙련된 살수는 절대 식욕을 탐하지 않는다. 그동안 대부분의 끼니를 음지에서 간단한 건포로 때웠다. 간단한 닭죽이었지만 살왕에게는 오랜만에 먹는 제대로 된 음식이었다. 맛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음식을 뜨는 그의 손이 빨라지는 것을 확인한 장양이 미소를 머금었다.
“함께하니 적적하지 않고 좋지 않은가. 앞으로도 계속 같이하시게.”
살왕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내 자네와 약속한 대로 지금까지 아무것도 묻지 않았네. 하지만 이름 정도는 말해줘도 괜찮지 않은가.”
“……백리현. 제 이름입니다.”
“허허. 좋은 이름일세.”
휘나라에 모든 것을 잃고 복수를 꿈꾸고 있는 인물. 그것이 장양이 아는 전부였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겨우 이름을 알게 된 것이다.
장양은 무척 기뻐했다.
“굳이 어둠 속에 있을 필요가 뭐가 있겠나. 앞으로는 편하게 함께 있어도 괜찮네.”
“오히려 음지에 있는 것이 제겐 더 익숙하고 편합니다.”
장양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나직이 말했다.
“고맙네……. 자네에게 이 말을 꼭 한번 하고 싶었네.”
백리현은 묵묵히 닭죽을 먹는 것에 집중했다.
한식경이 지난 뒤. 식사가 끝나고 다시 정적이 흘렀다. 살왕의 그릇이 깔끔하게 비워진 것을 본 장양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인기척을 내며 집무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어느새 살왕은 다시 음지의 어딘가로 스며들듯 자취를 감추었다.
“장군! 개방의 분타주께서 오셨습니다.”
모습을 드러낸 자는 개방의 섬서 분타주인 허규였다. 이미 여러 번 밀회를 한 듯 그들의 만남은 어색하지 않았다. 장양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를 반겼다.
“잘 오셨습니다. 어서 앉으시지요.”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한낱 거지 나부랭이일 뿐입니다.”
허규가 수차례 권했지만, 그의 행동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언제나 개방에서 전해주는 정보는 천금과도 같아, 고마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뭐든 말씀하시지요.”
“중원에서 한중의 거지들이 가장 배부르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저 우리가 맘 편히 지낼 수 있는 이곳을 지켜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보다 임안에서 파악된 정보가 있습니다.”
임안의 소식이라면 장양이 가장 궁금해하던 정보였다.
군단에서도 별도로 수집하는 정보들이 있지만, 개방에 비교하면 너무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분타들간에 전서구까지 이용하는 개방은 매우 빠른 정보 전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어찌 되었습니까?”
허규는 어두운 안색을 지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함락되었습니다. 전투가 벌어지기도 전에 황실이 먼저 도주를 감행하여…… 사기가 추락한 금군은 변변히 저항도 못 한 채 몰살을 당했습니다.”
금군은 무공을 수련하는 나라의 정예병사들이었다. 그들을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않고 도시를 포기하다니. 장양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애써 억누르며 물었다.
“임안의 백성들은 어찌 되었습니까? 무사히 대피하였는지요?”
“가장 먼저 서문(西門)을 빠져나온 황실이 도주할 시간을 벌겠다고 밖에서 성문을 봉해버렸습니다. 문이 막혀버리는 바람에 성 밖으로 나올 수 없었던 백성들이…… 휘나라의 병사들에게 대도살을 당했습니다.”
장양은 현기증이 나는 듯 두 눈을 질끈 감고는, 의자에 등을 겨우 기대어 몸을 지탱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허규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놈들은 도시를 점령하면 병사들에게 보상으로 약탈과 강간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리 곳곳에서는 공포심을 주기 위해 백성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대량 학살을 서슴지 않는다고 합니다.”
장양도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을 허규의 입에서 다시 한번 들으니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것이다.
잠시 후 그의 눈가에서 뜨거운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이 불쌍한 임안의 백성들을 어찌 위로해주어야 한다는 말인가…….”
황제가 천거한답시고 오기 전까지 최고의 변영을 누리며 살던 대도시였다.
수도가 된 임안의 백성들은 궁성의 중축 노역에 시달리며 온갖 착취를 당해야만 했다. 그 끝이 잔혹하고 비참한 최후라니……. 감정이 격해진 장양은 한참을 흐느꼈다.
집무실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침울했다. 허규도 마음이 울적한지 연신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울분에 찬 장양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를 울렸다.
“폐하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강서성으로 도주하고 있지만, 휘나라의 정예부대가 뒤쫓고 있기에 잡힐 확률이 낮지 않습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여강(余江)을 지나고 있을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허규는 자신이 위로해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혼자 있게 해주고 싶었다.
“또 찾아뵙겠습니다.”
허규는 작별을 고하고는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그가 사라지고 난 뒤 장양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탁상 위에 깍지를 끼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자신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황제가 적군에 사로잡힌다면 항복은 불 보듯 뻔한 일. 후계를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된다면 나라가 통째로 먹힐 것이다. 나라가 분열될 위험에 처할지라도 당장은 버티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기회를 잡을 수 있고, 반격을 할 수 있다.’
국가의 존망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처해있었다. 결단을 내려야 했다.
잠시 후 그의 시선이 집무실의 어딘가를 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죗값을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안색을 굳힌 장양은 이곳 어딘가에 있을 누구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소무 대장이 말하길…… 무림에서 제일가는 살수가 바로 자네라고 했네. 혹시 금수에 대한 의뢰도 받아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