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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화 마교의 부활 (1) (118/250)


118화 마교의 부활 (1)
2022.05.29.


장안성 서쪽 근방 양주산 분지의 암자.

이곳은 연설화가 새로 매입한 장소였다. 소소의 사자후 연마를 성내에서 할 수는 없었기에 미리 계획해둔 일이었다.

암자를 둘러싼 잔디밭에서 소무가 가마솥에 육수를 삶고 있었다.

어느 순간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저번엔 안 넣었던 것들이잖아?”

뒤를 돌아보자 팔짱을 끼고 있는 연설화가 보였다. 마치 제대로 잘하고 있나 감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때는 재료가 없었어. 그런데 이번에는 의선당에서 몇 개 얻어왔거든.”

“뭘 넣은 거야?”

“당귀하고 생지황. 그리고 황기도 조금 넣었어. 소호객잔의 특별 비법이지.”

약재를 사용하여 국수의 육수를 내다니. 맛이 미심쩍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맛있을까?”

“연매가 와서 간 좀 봐봐. 오랜만에 해서 괜찮을지 모르겠어.”

연설화가 옆에 마주 앉았다.

작은 국자 하나를 건네려고 하자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먹여줘.”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이런 말을 하다니. 소무는 피식하고 웃으며 약간의 국물을 떠냈다.

“뜨거울지 몰라.”

괜한 걱정이었다. 내공을 사용한다면 끓는 물에서도 버틸 수 있는 극마의 신체가 아니던가.

작은 국자 끝이 꽃잎 같은 그녀의 입속으로 살며시 들어갔다.

“음…….”

“어때?”

그녀의 얼굴에 미세한 미소가 잠시 떠올랐다가 이내 사그라졌다. 다행히 불합격은 아닌 듯했다.

“한 입 더.”

“휴. 나를 아주 신나게 부려 먹는군.”

다시 국물을 떠낸 소무는 서서히 그녀의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막 먹여주려는 찰나, 갑자기 귀에 익은 외침이 들려왔다.

“아버지~!”

화들짝 놀란 소무는 고개를 돌려보았다.

십여 장 거리에서 후다닥 달려오는 딸아이와 눈이 마주치고야 말았다.

“헛!”

소소는 설화원의 친구들 때문에 습관적으로 기를 갈무리하고 다닌다. 그러다 보니, 먼 거리에서는 눈치채기가 힘들었다.

하필이면 이런 순간에 마주치다니. 소무는 당황해하며 머뭇거렸다.

무안해진 연설화가 다급히 전음을 보냈다.

- 이미 늦었어.

코앞까지 가져간 국자를 다시 회수하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터. 둘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일을 끝마치고는 표정을 관리했다.

“간이 잘됐지?”

“괜찮네.”

순식간에 다가온 소소는 둘 사이에 쪼그려 앉았다.

“우리 딸, 배고팠지?”

어느새 소소는 병아리처럼 작은 입을 벌리고 있었다.

“아~~~”

스승님을 따라 하는 모습이 황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딸이 먹여달라는데 어찌하겠는가.

육수를 살짝 넣어주니 입가가 해맑은 미소를 그린다.

“히히. 맛있어. 한 입 더요~”

무심코 다시 국물을 뜨던 소무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둘의 행동이 어찌 이리 똑같단 말인가.

‘정말이지 그 스승에 그 제자로군…….’

다섯 번이나 떠먹여 준 이후에야 딸아이의 입이 닫혔다.

소무는 가마솥의 뚜껑을 닫으며 화제를 돌렸다.

“일광 삼촌은 아파서 못 온다고 하지?”

소소의 큰 눈이 휘둥그레졌다.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아니요? 천천히 갈 테니깐 먼저 준비하고 있으래요.”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은 모양이었다. 그런데도 기를 쓰고 온다니 헛웃음이 나왔다.

“몇 인분이나?”

소소가 양손을 활짝 펼쳐 보였다.

“십 인분 해놓으래요.”

“혼자서 십 인분을?”

아무리 먹성 좋은 일광이라지만 혼자서 십 인분을 어찌 먹는단 말인가.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때 암자 근처에서 초희가 다가오며 말했다.

“배가 많이 고프실 거예요.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었을 테니…….”

연설화가 의아한 표정으로 동생을 바라보았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의선당에 갔다 왔었어. 아직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해서…….”

마음에 걸려 몇 번이나 찾아갔으나, 그는 매번 정신을 잃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내 동생을 구해준 이쁜 녀석이었지.”

일광이 예쁘다는 말에 소소가 까르륵 웃으며 자지러졌다.

일찍이 극마의 경지를 이룬 설화는 무결점의 젊은 외모를 갖고 있다. 그런 그녀가 겉늙어 보이는 삼촌을 아이 취급하니 웃길 수밖에.

그때 소무가 반죽해놓은 면발 그릇을 움켜쥐었다.

“그럼 어디 삶아 볼까?”

면발의 양은 충분했다. 일 인분을 남겨놓은 채 전부 털어놓았다. 그러자 무심히 지켜보던 설화가 등 뒤에서 물었다.

“오늘 초대한 손님이 또 한 명 있다더니, 늦는 모양이네?”

“약속을 잘 지키는 친구인데 무슨 일이 있나 봐.”

“누구야?”

“그냥 오랜 지인. 조용히 국수만 먹다 갈 테니, 죽이지 말고 모른 척해 줘.”

설화가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나를 도살장의 망나니로 봤나 봐?”

“후후. 그럴 리가 없잖아.”

“죽이지 말라는 거 보니 정파 녀석이겠네.”

“응. 내가 강호에서 가장 믿는 인물이기도 하고.”

설화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가마솥을 응시했다.

“무림 애들은 이제 관심 없어. 근데 국수 다 익은 거 아니야?”

“음……. 면발에 풍미가 배어야 하니 조금만 더 있다가 꺼낼 거야.”

준비가 끝날 때쯤 드디어 낯익은 인물이 등장했다. 온몸에 붕대를 동여매고 절뚝거리면서 다가오는 일광이었다.

그는 머쓱한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하하……. 아직 안 늦었죠?”

국수를 푸던 소무는 한참을 웃고 나서 말했다.

“딱 맞춰왔군. 잠시만 앉아서 기다려.”

세상에서 소호객잔의 국수를 가장 맛있게 먹던 손님이었다.

소무는 넓적한 항아리에 엄청난 양을 퍼주었다. 수육도 한가득 올려주었다.

초희가 그것을 받아들며 일광에게 건넸다.

“배, 배고프시죠? 많이 드세요…….”

얼떨결에 항아리를 받아든 일광은 얼굴이 잠시 붉어졌다.

“고, 고맙습니다…….”

소무가 또다시 작은 그릇을 움켜쥐며 소소를 바라보았다.

“딸은 얼마나 먹을 거야?”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 두 개가 앞으로 뻗어 나왔다.

“이 인분!”

소무는 딸아이의 배에 손바닥을 올려보았다. 한 뼘도 안 되는 작은 크기였다. 위장에 무리가 올지 걱정되었다.

“이 배에 이 인분이 어떻게 들어가?”

“먹을 수 있어요~”

“휴. 일단 먹고 나서 한 그릇 더 줄게.”

국수의 양은 넉넉했다. 다섯 명은 각자의 그릇을 움켜쥔 채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모처럼 모두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허겁지겁 국수를 흡입하던 일광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좌측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에서는 소소가 흐뭇한 미소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히히. 삼촌, 국수 맛있어요?”

“응, 언제 먹어도 최고야. 세상에서 이 국수 맛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네 아버지뿐이지.”

“근데 삼촌은 왜 국수를 좋아해요?”

일광은 항아리를 통째로 들고 국물을 양껏 들이켰다. 그러더니 입을 한 번 훔치며 말했다.

“삼촌은 고아로 살아왔지만, 아주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있었어. 얼굴은 기억 안 나는데, 신기하게도 국수 맛은 기억이 난단 말이지. 그게 바로 이 맛이야.”

“엄마가 해준 국수를 왜 먹고 싶어요?”

“먹어봐야 알아. 소소도 한번 먹어봐. 엄마의 손맛.”

일광이 은근슬쩍 연설화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친 그녀는 얼굴이 붉어지며 시선을 회피했다.

그때 소소가 아버지의 옷깃을 흔들며 재촉했다.

“히힛. 아버지, 나도 엄마의 손맛이 먹어보고 싶어요. 먹게 해줄 거예요?”

“어……. 응? 아……. 그, 그래…….”

소무도 당황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일광과 초희가 참을 수 없다는 듯 키득거렸다.

잠시 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가 마무리되었다.

거대한 일광의 항아리는 텅 비어 있었다. 십 인분을 국물까지 모두 먹어치운 것이다.

“후. 잘 먹었어, 대장. 다음에 또 해줄 거지?”

“단골손님이 해달라면 못 해줄 것도 없지.”

말을 마친 일광은 터벅터벅 어딘가로 걸어갔다. 아직도 상처가 낫지 않았는지 다리를 절뚝거리고 있었다.

“배를 채우니 잠이 오네.”

근처에 원두막에 걸터앉자 일광의 눈이 스르륵 감겼다.

붕대를 동여매고 앉은 채로 잠든 모습이 왠지 안쓰러워 보였는지, 그를 지켜보던 초희가 다가갔다.

잠시 후 일광을 편하게 눕혀주려던 초희가 깜짝 놀라며 설화를 불렀다.

“언니, 잠깐만 와 봐.”

설화가 의아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왜 놀라고 있어?”

“움직임이 없어. 괜찮은 거야?”

손목을 진맥해보던 설화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졸도했네. 무리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푹 쉬면 깨어날 거야.”

어느새 다가온 소소가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졸도가 뭐예요?”

“음……. 너무 피곤해서 갑자기 깊은 잠에 빠져드는 거야.”

소소도 눈을 비비고는 일광 옆에 드러누웠다.

“나도 졸도할 거 같아요…….”

배도 부르고 바람도 선선하니, 낮잠을 자기에 좋은 날씨였다. 소소는 강아지처럼 일광의 팔을 베고 등을 돌렸다.

잠시 후 둘은 코를 골며 화음을 맞추기 시작했다.

초희는 원두막의 한쪽에 앉아 이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었다.

이들을 지켜보는 소무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어느새 다가온 설화가 옆에 앉아서 물었다.

“뭐가 그리 좋아?”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좋군. 이 세상이 저렇게 평온하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평온한 세상이 있을까? 전쟁이 계속되는 한 불가능해.”

이번에 구호대와 함께하며 전쟁의 참혹을 지켜봤던 그녀였다. 무림이 아닌 세상의 섭리에 대해 깨닫고 있는 바가 많았다.

“연매 말이 맞아…….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겠지. 다시는 무익한 전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천하를 통일이라도 시킬 셈이야?”

소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천하가 하나가 된다고 한들 평화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야. 그렇다면 휘나라가 통일하도록 내버려 두었겠지.”

“확실히 휘나라 황제 놈이 우리한테까지 평화를 줄 것 같지는 않네.”

“응. 황제가 폭정을 일삼는다면, 이후에도 백성들의 고통은 계속될 뿐이지. 성군이라 할지라도 영원히 살 수는 없는 법이고.”

“무엇을 하려는 거야?”

소무는 고개를 올려 맑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응시했다. 그의 눈빛이 태양의 정기를 머금으며 밝게 빛났다.

“이 땅에 말이야……. 백성들이 인정하는 자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있다면 어떨까?”

설화는 이미 짐작하고 있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장양 장군을 황제로 만들 생각이지?”

소무는 부정하지 않았다.

“계속 고민하고 있어. 내 마음은 이미 정해진 것 같지만. 연매 생각은 어때?”

“괜찮은 사람인 것 같던데? 죽상이었던 장안성의 주민들이 지금은 다들 웃고 다녀. 설화원의 아이들도 그렇잖아?”

“응. 지금처럼 아이들이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줄 거야. 우선 전란을 끝내야 하고, 그러려면 휘나라의 벌레들부터 잡아야겠지.”

소무는 남겨놓은 국수 면발을 움켜쥐고 가마솥에 투척했다. 무엇인가 대꾸하려던 설화는 돌연 고개를 돌려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정파 친구가 지금 도착한 것 같은데?”

누군가가 산 아래에서부터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급의 경공술. 게다가 낡고 해진 천 옷에 꾀죄죄한 몰골까지, 영락없는 개방의 고수였다.

목적지에 당도한 허규는 연설화를 보고 몹시 당황하며 연신 주춤거렸다.

“오,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설화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는 체를 해왔지만, 자신의 기억에는 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대꾸가 없자 허규는 불안한 마음에 소무 옆에 착 달라붙어 앉았다.

정마대전 때 그녀가 싸우던 모습을 두 눈으로 본 적이 있었다. 백여 명이 넘는 무림맹의 무사들을 맨손으로 때려잡던 모습. 뇌리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충격적인 기억이었다.

허규는 어이없다는 말투로 소무에게 전음을 보냈다.

- 연인이 옥화신녀라고는 얘기 안 했잖아?

- 백룡대주와 모용가주가 말을 안 해줬나 보군.

- 옥화신녀는 자신들이 죽였다고 말하던데?

- 뭐 그랬을 수도 있겠지. 안 그러면 내가 변절했다는 소문이 들릴 테고, 무림맹의 위신도 떨어지게 될 테니.

허규는 몹시 분했다. 무림맹은 거의 모든 정보를 개방에 의지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정작 중요한 비밀은 자신들끼리만 알고 있었다니, 마치 배신이라도 당한 기분이었다.

소무는 가마솥에서 국수 한 그릇을 말아 내밀었다.

“소호객잔의 고기국수야. 내가 만든 거니 한번 먹어봐.”

그릇을 움켜쥔 허규는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불쾌했던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모처럼 제대로 된 음식을 먹는구나. 와……. 이 향긋한 냄새.”

국물을 마시던 허규는 콧노래까지 불렀다. 소무와 설화가 미소지으며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언제 개방이 밥 먹을 때 남의 눈치를 봤단 말인가.

“먹을 만하지?”

“정말 최고야. 큭큭. 객잔 주인장이 칼솜씨로만 되는 게 아니군.”

“천천히 먹어. 근데 왜 이렇게 늦게 왔어?”

허규는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옆에 있는 설화 때문인 듯했다.

“걱정하지 마. 연매는 이미 강호를 떠난 사람이니. 믿어도 돼.”

“자네가 그리 말할 정도면 관계없겠지. 사실 방주님을 만나고 왔어…….”

국수를 먹던 허규의 얼굴이 점차 심각하게 변해갔다. 짐짓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에 우선 기다리기로 했다.

“체할 수 있으니 다 먹고 얘기하지.”

허규는 사양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큭큭. 그리하겠네. 우리 개방의 거지들은 밥 먹을 때만큼은 항상 즐거워야 하지.”

“속 편해서 좋군.”

그릇 안이 비워갈수록 그의 표정은 점차 어두워졌다. 마치 최후의 만찬이라도 되는 듯, 없어지는 면발이 아쉬운 모양이었다.

육수를 음미하는 그의 표정이 극락을 표현했다.

“단언컨대 지금까지 먹어본 국수 중 최고일세.”

“천천히 먹어. 나중에 또 초대해줄 테니.”

허규는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그릇을 깔끔히 비워냈다.

“꺼억! 잘 먹었다. 아주 훌륭한 한 끼였어!”

거침없이 내뱉는 트림에 설화가 잠시 당황했다. 일이 커지기 전에 소무가 웃으며 상황을 수습했다.

“개방의 문화가 원래 그러니 이해해. 그럼 이제 무슨 소식을 가져왔는지 얘기 좀 들어볼까?”

식사를 마친 허규의 표정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진중했다.

“무림맹이 지금 발칵 뒤집혔네. 관군을 돕기는커녕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지.”

“그게 무슨 말이야?”

허규는 설화의 눈치를 한 번 쓱 보더니 나직이 말했다.

“마교가…… 부활했네.”

소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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