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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화 〉25-모험가(3) (25/107)



〈 25화 〉25-모험가(3)

의뢰 자체는 굉장히 여유롭게 기간 자체가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그래도 빨리 끝내는 것이 좋겠지.
나는 몇 번이나 내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하는 란델을 무시하고 우리끼리 준비를 한다.

‘충분히 이해는 하니까 그만했으면 하는데...’

란델이 방방 뛰는 것도 이해는 간다.
상대는 란델로서는 지긋지긋한 인연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한때 스승이기도 했으며 현재는 라이벌 같은 사람이니까.
뭐, 그것 외에도 한마디로는 표현하기 힘든 꽤 복잡한 관계이기도 하다.

이번 의뢰는 완전히 후작이 우리 셋을 보기 위해서 준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제국의 황족을 제외하고 권력의 정점에 서는 후작님이니 1성화정도야 문제가  건 없으니까.
아마 이것도 꽤나 절충한 가격이지 않을까?

페이론 후작. 꽤 괴짜 같은 사람이니까...

게임에서 봤을 때 그리 비중이 높지는 않았지만 속을  알  없는 인물로 표현되었다.
분명 막돼먹은 귀족 같은 이미지는 절대아니었지만, 역시 나이가 있으니 그만큼 음흉하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뭐 이번 기회로 친분을 쌓는 것을 긍정적으로 봐도 좋은 인물이다.

그렇지만 뭐...

“아직 발 밑이 어설퍼!”

-빠각!

“악!?”

란델은 어지간히 후작과 만나게 하고 싶지 않은 듯하다.
여행 준비를 하는 도중인 현재.
딱 봐도 평소보다도 훈련 강도가 엄청나게 세다.

자신을 공격한 레온의 발을 목검으로 강하게 가격.
발에서 끔찍한 소리가 들려오고 레온은 그대로 바닥을 구른다.

“시, 시스티아. 레온 좀 치료해줘.”
“어, 으, 응...”

시스티아도 그런 란델의 기세에 눌린 것인지 즉시 레온을 치료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레온에게 평소에는 절대로 하지 않는, 괜찮냐는 말을 하며 말이다.

“란델 씨. 오늘은 좀 과격하신 거 아니에요?”
“이번에는 장기 임무다. 거기에 목적지인 용의 계곡은 위험한곳이니 말이지. 이 정도도 버티지 못한다면 그곳에 갈 자격은 되지 않아.”

아아. 그렇게 나오기로 했나.

이번 의뢰는 길드에서도 자체적 난이도가 C이상. 그렇기에 우리가 못 할 것은 없지만 용의 계곡은 온갖 용종이 득실거리는 곳.

이 세계의 최강종족인 드래곤의 권속이라고도 불리는 용종의 전투력은 엄청나다.
대표적으로 많이 알려진 드레이크나 와이번 같은 종류는 한 마리를 잡는데 B급의 모험가들이 최소 4~5파티, 인원으로는 20명 정도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잡고 나서 얻는 것들이 많기는 하지만 꽤 희생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개 용종 중에서도 드레이크, 와이번을 포함, 상위개체는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우리는 용의계곡의 초입정도에서만 움직이며 세르니아를 얻기만 하면 된다.

거기에 아마 상위개체를 만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그건 나만 알고 있는 정보니까 말이지.

란델의 입장에서는 후작 쪽도 후작 쪽이지만 용의계곡 쪽도 어느 정도 걱정이 된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번 이야기의 방향성을 아예 그쪽으로 가져가기로 한 모양이다.

그곳에 갈 정도도 되지 않으면 포기하라고.

모험가에게 절대적이라는 것은 없다.
언제 어디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니까.

하지만 이건 누가 봐도 란델의 억지다.

“란델 씨가 말린다고 한들 저는 이미 의뢰를 수락했고, 그것을 아무리 길드 마스터라고 해도 막을 권리는 없을 텐데요?”
“...그러니 좀  힘을 붙여서 가는 것이 좋다고 하는 거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겠다?

“뭐 좋아요. 강도 높게 해주신다면 저야 좋죠.”

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나에게는 경험치가 된다.

요즘 자주 쓰는 무기인 창을 든다.
현재 나에게 주무기라는 건 없다.
어디까지나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좋아 사용하는 것이다.
이거보다도 좀 더 묵직한 무기가 손에 착 감기긴 하는데, 아직 어떻게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후우.”

짧게 호흡하며 오러를 가다듬는다.
창에 푸른 오러가 짙게 감싸인다.
본래 훈련을 할 때는 강도를 약하게 해서 길게 유지시키려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전력으로 한다.
몸을 혹사시킬 각오로.

“흡!”

짧게 호흡하며 튀어 나간다.
란델이 일부러 틈을 보여주고 있는  중 목을 향해 현재 내가 낼 수 있는 전력을 다해 찌른다.

-캉!

“힘은 합격. 다만 아직 속도가 모자라.”
“쳇...”

란델은 당연하다는 듯이 목검으로 창을 가볍게 막아낸다.
목검에는 오러도 얇은 막 정도로 밖에는 없다.
나는 진짜 창이고 훨씬 많은 양의 오러를 사용했음에도 가볍게 막힌다.
이것이 나와 란델의 실력 차이.

세계정점의 실력자와 비교해도 어쩔 수 없지.
지금은!

[무시무시한 강자를 상대로 경험을 쌓습니다.]
[힘1 민첩1이 상승했습니다.]

잡다한 일이나 반복된 훈련으로는 이젠 잘 능력치가 오르지 않는다.
스킬도 얻기 힘들기 때문에 그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란델이 훈련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금방 성장이 가능하다.

잘 오르지 않는 웨폰 마스터리도 현재 LV5. 마법에 연관된 것은 다른 방법이 필요하지만 어쨌든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아직 힘이 고르지 못하다! 거리 감각을 재는 것이 아직 안 되고 있다!”

-퍽!

“윽!”

내가 생각하는 거리에서 란델을 필사적으로 공격하지만 전부 목검 끝에 막힌다.
란델은 마치 목검을 펜싱과 같이 맞찌르기를 하며 내 공격을 막는 것이다.
그러다가 내가 밀려 허벅지에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목검에 찔린 것뿐인데도 마치 허벅지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엄청난 고통. 나는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미친...!’

[비정상적인 아픔에 저항합니다.]
[체력1이 상승했습니다.]

로그도 방금의 그 공격이 얼마나 비정상이었는지를 나타낸다.
여태까지 란델과 수련하며 맞은 적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이런 고통은 진짜 처음이다.
그만큼 란델도 진심이라는 걸까?

“끄윽...!”

창으로 지지해 일어난다.
이제는 허벅지의 고통을 넘어서서 아예 다리 전부의 감각이 사라졌다.
다리가 없다면 이런 감각일까?

“이건 대체 뭐죠? 단순히 찔린  같지가 않은데요?”
“타인의 몸의 감각을 끌어올리는 오러 응용이지. 지금 건 통각을 끌어올려서 평소보다 수십 배에 달하는 통증을 준 것뿐이야. 뭐, 자신보다 수준이 낮은 사람에게 밖에 못 쓴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야.”

그 말은 란델이라면 거의 모든 사람에게 사용할  있다는 것이다.
오러에 연관되어서는 이상할 정도로 무협에서 나오는 내용과 비슷한 것이 많다.
방금 란델이 설명한 것과 상대방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
다만 무협에서 나오는 상대의 혈을 찔러 봉하는 것이 아니고 오러로 억지로 비틀어서 사용한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약간 어중간하다.

“좋은 거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반드시 습득할 수 있도록 할게요.”
“...포기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계속 쓸 생각인데?”
“그거야말로 좋죠.”
“하아... 너는 정말...”

내가 불안하게 자세를 잡으면 작게 한숨을 쉬는 란델.
계속 써주면 나야 고맙지.
이런 응용의 것에서는 스킬도 어느 정도 도와주기는 하지만  개인적인 영역이 크다.
반복적으로 해서 습득하기에는 몸으로 직접 받으며 습득하는 것이 제일.
무식하지만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
거기에 시스티아가 있음에 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

“시스티아. 나중에 부탁할게.”
“으, 응.”

시스티아도 이번에는 심상치 않다 느꼈는지 긴장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시스티아 옆에서 레온도 아무 말없이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주시한다.

“봐주시면 안 됩니다?”
“...와라.”

란델도 이제 나라는 존재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을 거다.
뭐라고 말한들 듣지 않을 것이며, 강해지고 싶은 욕구에 대해 알고 있다.

나의 강해지고 싶은 욕구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나조차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왜냐하면 란델과 같이 혹은 그 이상으로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고 느끼고 있으니까.

“하앗!”

그렇게 나는 창을 들고 다리를 질질 끌며 란델을 향해 나아갔다.


*

“리제. 괜찮아?”

“응...”
“또 마법 쓸까?”
“아니... 괜찮아.”

강해지기 위해. 라는 이유로 미친 것 같이 란델에게 덤빈 것은 얻은 것도 많았지만 대가도 컸다.
훈련이 모두 끝나고 집에 돌아왔다.
분명 상처하나 없어진 상태인데도 온몸이 아프고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가 힘들다.
아아... 침대에서 꼼짝도 하기 싫네.

이름 : 리제
레벨 : 30

칭호 : 용신의 수호자(모든 능력치+5)

힘 : 102(+15) 체력 : 110(+15) 민첩 : 77(+15) 마력 : 100(+15)

패시브 스킬
?? - LV??
불완전한 드래곤하트 - LV1
웨폰 마스터리 - LV6
용언 - LV1

액티브 스킬
용화 - LV1

드디어 힘이100대를 넘겼고 웨폰 마스터리도 LV1올랐다.
착실히 성장하는 것이 보여 정말로 뿌듯하다.

이제 익스퍼트 상급 정도는 될까. 아직 다듬어야  부분은 많지만,  정도는 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군...

“괜찮다고는 하지만 리제한테는 신성마법이 잘 안 들어서 걱정이야...제대로 치료가 된 건지.”

시스티아는 내 머리를 자신의 허벅지에 올리고 걱정스럽다는 듯이 내 얼굴을 이리저리 쓰다듬는다.

내 몸에는 신성마법,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성력이 잘 듣지 않는다.
멀리 떨어져서도 충분히 기능하는 치료마법의 경우 직접 피부에 닿아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크게 떨어질 정도.
버프계는 그나마 낫지만, 이 또한 온전한 효과는 얻을 수 없다.

그 원인에 대해 좀 알아봤는데, 시스티아가 말하기를 내 몸에는 신성력이 티끌만큼도 없다고 한다.
몬스터나 마족을 제외하면 누구든 아주 조금은 가지고 있다는 신성력이 말이다.

신성력은 말 그대로 여신에게 사랑받는 정도를 뜻한다.
그게 아예 없다는 것은 나는 여신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 되는데...

‘내가 뭘 했나...?’

딱히 여신에게 잘못한 기억이 없다.
애초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지.
시스티아나 레온이라면 모를까 나와는 크게 상관이 없을 존재라 생각하고 있었거든.

미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면 원인으로서는 나 자신의 이 기묘한 게임시스템이라든지, 스킬에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할 수밖에 없다.

아무튼 이것에 관해서는 직접 여신이라도 만나보거나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는 이상 모르는 일이다.
나중에 시스티아가 정식으로 성녀가 되는 날에 한 번 물어봐 달라고 할까?

“이번은 오러로 입은 내상 같은 거니까 아무리 신성마법으로 치료해도 후유증이 남은 거겠지.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하아... 리제는 이상하게 고집을 부려서 걱정이야. 이번에도  그렇게 할 필요 없었잖아?”
“으, 응? 뭐...”

란델이 훈련의 강도를 높이고 그것을 내가 한계까지 해내면 능력치 상승의 효율이 높아서 그런 건데...
이것을 설명할 수도 없고.

“얼른 강해지고 싶어서?”
“아무리 강해지고 싶다고 해도 몸이 제일이잖아...”
“아하하... 조심할게.”
“거짓말...”
“어...?”
“다음에  할 거잖아. 리제는 거짓말할 때 시선이 잠깐 오른쪽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
“...”

지. 진짜인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미묘한 행동인데...?
하지만 이런 건 나 자신은 모를 때가 많아서 반드시 아니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다.

하아...뭐, 그게 거짓이든 아니든 이런 거로 거짓말하는 것도 좀 그렇네.

“알았어. 일단 노력만은 해볼게. 장담은 못 하지만.”
“정말...”

그렇게 시스티아는 크게 한숨을 쉬더니 내 목덜미에 손을 댄다.
뭐를 하는 거지? 하고 잠깐 생각하고 있으면 시스티아가 신언을 외운다.

그것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기도.

“여신의 손길.”

화악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온다.
힐을 쓸 때와는 비교도 할  없는 신성력.

여신의 손길.

상위 회복계 신성마법.
몸의 손상된 부위도 바로 회복시켜 준다는 웬만한 고위사제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마법이다.

“후우... 어, 어때?”
“너... 이거 언제?”
“어제쯤이었나? 갑자기  수 있게 되었어.”

신성마법은 정말 ‘갑자기’ 쓸 수 있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신언이 떠오르고 그것을 사용하면 신성마법을 사용할  있게 되는 그런 종류의 힘.
시스티아는 딱히 다른 것을 건들 필요 없이 체력에만 신경 쓰는 이유가 이거다.
란델의 훈련에도 가끔 단체로 할 때를 제외하면 시스티아는 항상 구경 아니면 기초운동이다.

아무튼 그렇기에 갑자기 사제가 어느 날 다른 신성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지만 이것은 그 수준이 다르다.
역시 성녀님이라고 해야 할까...

“그보다 몸은 어때?”
“어... 이젠 진짜 괜찮아.”

아직 통증은 약간 남아있지만 진짜 거짓말 같이 사라졌다.

“하아... 다행이다. 이제는 내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들어... 아하하. 바보 같아.”
“미안. 나 때문에.”
“왜 사과를 해. 내가 마음대로 한 건데. 하지만 뭐...미안하다면잘 때까지 보살펴줬으면 하는데...”
“하하. 네. 알겠습니다. 공주님.”
“헤헤...”

나날이 강해져 가는 시스티아의 힘.
그것은 내가 이 아이를 더는 필사적으로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일까.
분명 어느 정도까지만 내가 지키고  일은 다른 이에게 맡기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스티아와 보내는 이런 행복한 시간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너무 쓸쓸하다.

그런 생각이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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