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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화 〉제국(3) (41/107)



〈 41화 〉제국(3)

나라 사이에 있는 한 거대한 도시 덕분에 이제는 의미가 없는 국경선을 지나서 제국에 들어선다.
왕국의 끝자락이라 할 수 있는 세피룸과 같이 제국에도 발달을 많이 하고 규모가  리비네라는 마을이 있다.

제국의 시작이라고  수 있는 마을.

이곳이 보일 때만 해도 모든 일이 잘 돌아가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마을을 지키는 병사나 기사들이 처음 공격태세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엘리나 덕분에 어떻게든 오해가 풀렸나 싶었는데, 그 뒤는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자네, 정말로 우리 기사단에 들어올 생각 없나?”

와이번 기사단의 단장이 직접 나에게 그런 말을 한다.
거절해도 거절해도 굉장히 끈질기게.
다시 생각해보라는 둥 끈질겨도 이렇게 끈질길 수가 있을까.

여성이 기사가 되기 굉장히 힘든 제국에서 그런 말을 직접 할 정도면 정말로 엄청난 거라고 메이드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확실히 그럴 만한  같다.

“엄청 주목받고 있네...”

일단은 일방적으로 보류라는 것으로 풀려나게 된 내가 마을 안에 들어서면 굉장히 집중적인 시선을 받게 되었다.

“어이...저기 좀 봐.”

“저건...”
본래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고 그 난리가 있었으니까 주목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건 심하긴 하네...

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역시 리제. 주변을 그냥 사로잡네.”

“본래도 꽤 그런 면이 있었지만 이번에 성장하고 나서는 더 그러는  같아.”

“하지만 본인은 이렇게 주목받는 것에 대해 진짜 이유는 모르고 있겠지?”

“그게 또 누나의 매력이잖아.”

“그건 그렇지.”

“세상에...리제 님은 본인의 외모에 자각이 없으신 건가요?”

“저렇게 아름다운데...”

“그렇다니까? 처음에는 나도 굉장히 답답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있어.”

“답답해도 크게 티를 내지 않는 것이 요령 중 하나야.”

조금 당황하는 나를 보고  사람이 뭐라고 즐거운 듯이 소곤거린다.
엘리나도 이제는 거리낌 없는 모습은 좋았지만...

‘너희, 나 놀리고 있는 건 아니지...?’

그리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란델의 제자가 되었을 때도 주목을 받았던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건  명이 함께 나뉘었기 때문에 그리 부담은 되지 않았었다.
게다가 점점 집중되는 건 사라졌었고 말이야.

“하아...뭐, 이것도 내가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거겠지.”

굉장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금방 구별 짓기로 한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고 약간 예상외이긴 했지만, 각오는 했었고 말이다.

“근데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기사단에 이야기했듯이 일단 엘리나 님을 모셔다 드려야죠.”

기사단이 엘리나를 맡는 것이 될 뻔했지만, 다행히 엘리나의 강한 주장에 끝까지 내가 맡는 것으로 되었다.
엘리나를 기사단에 넘기는 것보다 끝까지 내가 책임을 지고 싶었기에 다행이다.
이대로 애매하게 헤어져서는 언제 만날지 모르니까.
다른 관계자에게도 눈도장을 찍어놔야지.

“좀 더 블랙 와이번이랑 놀고 싶었는데...그렇지요? 엘리나 님.”

“응...”

처음에 무섭다고 할 때는 언제고...

그나저나 이 메이드. 황녀를 모시는 메이드 치고는 뭔가 굉장히 이질적이라고 해야 할까...
엘리나도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내가 뭐라 할 건 없지만 말이지.

그러고 보니 메이드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네?

“그러고 보니...”

“엘리나 님!!!”

“!?”

이름을 물어보려 하던 찰나.
갑자기 그런 온몸이 떨려오는 듯한 큰 목소리가 들려오며 멀리서 누군가가 말 그대로 날아왔다.
목소리에 담겨 있는 것만 해도 엄청난 오러의 양.
범상치않은 사람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아니, 어쩌면...?

갑자기  생각에 나는 이번에 나타난 인물을 주시한다.
그러면 그건 생각이 맞았다.

‘에드페이론 후작!’

강하지만 부드럽게 우리 앞에 착지한 노인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후작의 모습이었다.
설마 여기서 만날 수 있을 줄이야.
거기에 엘리나의 이름을 급하게 부르며 달려왔으니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은 확실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운이 좋다고 봐야 한다.
부른 것은 후작 쪽이지만, 어쨌든 내가 목적으로 했던 후작에게 더 점수를 딸 기회이니까.

그런데.

“할아버지...!”

“엘리나 님!”

이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할아버지...
엘리나가 분명 후작을 보고 할아버지라고 했다.
그렇다는 건...

“엘리나!”

“오빠...!”

후작과 엘리나가 서로 껴안으며 감동의 재회 같은 것을 하고 있으면 뒤늦게 1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가 달려왔다.
그리고 그 남자의 모습도 내가 아는 이였다.

후작의 손자이면서 황족인 존재는 내가 정확하게 아는 것은 단 한 명.
하지만 이걸로 두 명.

“설마 이렇게 한꺼번에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내가 기억하는 용사 파티 중에서 마법을 담당하는 자의 등장이었다.

*


갑작스러운 후작과의 만남으로 우리는 저택으로 초대되었다.
이 마을에서 가장 호화롭고 거대한 규모를 지닌 후작의 저택으로.
우리는 극진한 환대를 받으며 저택 안으로 들어왔고, 곧 응접실에서 차분하게 대화를 가지기로 했다.

자초지종에 관해서는 엘리나와 메이드가 미리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일단 후작이 지명의뢰로  건에 대해 말하며 나와 두 사람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후작은 곧 약간 감탄을 하며 나를 관찰하듯이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자네가 내가 의뢰한  리제가 맞는  같군. 검은 머리는 흔치 않아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은 했지만, 아직 14살...아니 15살이라 들었는데.”

“한 1년 사이에 급성장해버려서요. 믿기에는 힘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니, 아닐세. 그리 흔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니 말이지.”

무엇을 아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후작에게는 확신할 만한 무언가가 있는 듯했다.
뭘까. 굉장히 궁금해지네.

“게다가 수수께끼의 미녀 드래곤 테이머도 자네였을 줄은 몰랐군.”

“네...? 그게 무슨?”

“음? 몰랐었나? 이미 이곳에서는 자네의 이야기가 쫙 퍼져 있지.”

“아니, 그건 이미 압니다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미녀 어쩌고라는 건데...
그게 무슨 개소리야...?

“흠. 이제 막 성인이 된 나이에 마스터 경지에 올랐으며 용까지 테이밍을 하고 있다라. 게다가 자네는 나와 같은 ‘힘’ 타입이겠지? 재미있군. 보통의 여자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타입인데.”

“그것까지 아시나요...”

“그럼. 한눈에 알아봤지.”

도대체 어디까지 아는 거지.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것이굉장히 부담되었다.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막상 눈앞에 있으니 역시 힘겹네.

“그쪽의 아가씨는 내가 사제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그쪽의 소년도 제법 경지가 뛰어나군. 이제 막 마스터 경지에 올랐나. 란델 녀석. 굉장히 좋아했겠군.”

대수롭지 않게 한 말에 레온은 긴장했다.
레온도 후작이 마스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스승인 란델을 상대함으로써 익숙하다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후작은 란델보다도 그 끝을 알 수가 없는 인물이다.
란델이 순수하다면 후작은 검다.
이것이 내 평가다.

“하하하. 그렇게 너무 긴장하지 말게. 별로 잡아먹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

당신이 우리 같은 상황이었어 봐. 웃음이 나오나.

그렇게 말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참는다.

“할아버님. 엘리나는 일단 쉬라고 했지만, 딱히 걱정할 정도는 아닌 듯합니다.”

그렇게 후작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응접실의 문이 열리고 황자가 들어온다.

“그렇습니까. 그건 다행이로군요.”

“이게 다 이분들 덕분이죠. 설마 엘리나가 노려질 줄은 몰랐는데...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이미 인사는 충분히 받았으니 괜찮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 이상 받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냥 후작에게 받은 것만으로도 배불러.

“아, 그렇지. 제 소개가 아직 이었군요. 리히텐 폰 카이테스입니다. 일단은 제국의 3황자입니다.”

“리제입니다. 이쪽은 시스티아와 레온. 같은 파티의 모험가입니다.”

용사 파티의 고정 멤버이면서 마법 담당인 리히텐.
후작과 접촉하면 언젠가 만날 날이 있지는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그나저나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이미지와는 굉장히 다르다.

리히텐은 굉장히 차가운 인상이었다.
이런 부드러운 이미지는 아니었는데...

‘아, 그래서 그런가?’

리히텐은 자신의 여동생이 마족의 의식으로 잔인하게 죽고 난 뒤 그에 대한 복수를 위해 황자의 자리도 내려놓고 용사파티에 참여했다는 설정이 있었다.
아직 동생인 엘리나가 죽지 않았으니까 이런 모습인 것 같다.

그렇다는 건 이게 본래 리히텐의 모습이라는 이야기인데...

“설마 말로만 듣던 드래곤 테이머가 당신 같은 미녀일 줄은 몰랐습니다.”

“아...네.”

“동생을 구해주신 일에 대해서는  사례하게 해주십시오.”

“안 그래도 그 부분은 후작님과 이야기할 생각이라...”

한 마디 하면서 점점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은 착각일까?
착각이라 말하고 싶다.

‘이, 이 자식이 원래 이리 느끼한 놈이었었나...?’

따지고 들면 시스티아도 내가 기억하는 성격과는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시스티아는 딱히 이미지에 타격을  만큼은 아니었다.

‘으으...뭔가 굉장히 느끼해.’

내 안에서 리히텐의 이미지가산산이 조각나는 것이 느껴진다.
이럴 거라면 차라리 만나고 싶지 않았어...동료 필요 없으니까.

“하하. 그런 거라면 나보다도 리히텐 황자님께 받는 것이 훨씬 좋겠지.”

“네...?”

아니, 이게 무슨...
무슨 개수작(?)을 부리려는 건데?

“이, 인제 와서 생각해보니 사례는 딱히 필요 없을 것 같네요. 그냥 지나가다 우연히 구하게 된 것뿐이니...”

“아니지. 아무리 우연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우리에게는 은인.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제국의 수치라 할 수 있지.”

“할아버님 말씀이 맞습니다. 부디 제가 평생 수치를 느끼지 않고 살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레이디 리제.”

“...”

 몸이 부르르 떨린다.
내 위험감지 센서가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건 위험하다고.

엄청 뒤늦은 경고.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렇게 내가 고민을 하고 있으면 갑자기 응접실의 문이 거칠게 열린다.

“동작 그만!!”

그것은 정말로 격렬하게 움직였는지 이리저리 흐트러지고 숨이 차오른 란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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