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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화 〉해야 하는 것(5) (63/107)



〈 63화 〉해야 하는 것(5)

아루르펜 영주의 아들, 차기 영주로 꼽히는 루트는 마음속 깊이 올라오는 공포를 느끼는 것과 동시에 짜증이  있었다.


공포는 자신이 모시는 인물에 대해.
짜증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것과 눈앞의 여자 때문이었다.


“오늘 확실하게 확보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니 어떻게 된 거야? 왜 이렇게 늦어?”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죠. 제가 키운 녀석들을 보냈으니 깔끔하게 처리하고 올 겁니다.”


검은 머리에 붉은 눈을 가진 아름다운 소녀였다. 어느 한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게 없어도 충분히 여성으로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루트에게 있어서 그런  다 소용이 없었다. 눈앞에 존재는 그저 태도만 거만한 짜증 나는 존재.
자신이 모시는 그분의 여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깍듯이 대해야만 한다.


“네가 키웠다니.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데.”

“이...”

하나하나 비꼬는 말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확 그냥 하극상해버릴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녀석들입니다. 아마 그 유명한 암살자 길드와 견주어도 손색은 없을 겁니다.”


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암살자 길드.
규모도 그들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암살자 중에서 최강으로 꼽히는 그들이다.
정해진 이름은 없다. 알려지지도 않았다.
암살자 길드라 불리는 것만이 그들 단체를 부르는 이름이다.

그들을 제외하고 최강을 논할 암살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루트는 자신이 키운 암살자들이 그들과 비슷하거나 뛰어넘을 거라는 자신이 있다.
자신은 그분에게 선택받은 자이니까. 받은 힘이 있으니까.
그리고 그것을 잘 활용할 자신이 있으니까.


그렇기에 그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아하하하!”

그런 식으로 비웃음을 당했다.
정말로 재미있는 것을 들었다는 듯이 여자, 세아는 배를 부여잡고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소파에서 미끄러져 바닥을 구를 기세였다.

“흐악!?”

아니, 금방 떨어졌다. 그것도 엉덩이로.

“뭐가...웃기신지?”

“아야야...내 엉덩이...아니, 그렇잖아. 너 걔네 정체가 뭔지 모르지?”

“그러는 당신은 알고 있다는 겁니까?”

“응. 아는데?”

“!”

확신에 찬 대답에 루트는 놀라고 말았다.
지금까지 그들의 정체를 밝히려 했던 자들은 엄청나게 많았다.
하지만 그런 자들 모두를 따돌리고 암살자 길드는  비밀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의 정체를 알고 있다고?


“혹시, 그분께서 알려주신 겁니까?”


“아니, 내가 오빠에게 알려줬는데.”

그거야 말로 말이  된다.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눈앞의 여자는 제 할 일도 제대로  하는, 말하자면 짐덩이 같은 여자.
오로지 여동생이라는 지위로 연명하고 있는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일을 해냈다고?


“본래라면 오빠도 알고 있었을 테지만, 너무 오래돼서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라 내가 알려줬지. 뭐, 내가 알려준 건 그것뿐만이 아니지만.”


“......”


자신은 어쩌면 여태까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여자라 생각했는데 강점이 있었다.


“아,  케이크 맛있다. 어디서 만든 거...쿨럭! 켁켁!”

“......”

“사레 들렸...콜록!”

허겁지겁 케이크를 먹다가 사레가 들리는 이런 모습을 보면 그냥 쓸모없는 허당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흠흠. 아무튼, 그 암살자들의 정체가 뭡니까?”

“콜록! 콜록!”


“......”


마치 기다리라는 듯이 루트를 향해 손을 휘휘 저으며 계속 기침을 하는 세아.
사레가 아주 제대로 들었는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혈압이 오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이런 행동이 일부러 자신을 엿 먹이려 하고 있는 거라면 정말이지 굉장한 책사이리라.


“루, 루트 님...!”

“뭐, 뭐야!?”


뻐근한 뒷목을 꾹꾹 누르고 있으면 갑자기 피투성이의 남자가 천장에서 떨어지며 바닥을 굴렀다. 자신이 그 짜증 나는 돈지랄 여자에게 보낸 암살자 중 한 명이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그 주변에...갑자기 엄청 뛰어난 암살자들이...”


“뭐, 뭐라고?”


“다른 이들은 모두 죽거나 잡히고 저만 도망쳐 올  있었습니다...하지만 그것도 일부러 놓아준 것 같이...”


치명적인 상처는 하나도 없었지만, 얕은 상처가 상체에만 수없이 나 있었다.
마치 일부러 도망치라고 하체에는 상처 입히지 않고 논 것 같은 지독한 짓이었다.


“암살자 길드네.”


“그놈들이 왜...!”


“왜긴. 네가 말한 여자와 한통속이니 그렇겠지. 어쩌면 암살자 길드 관계자일지도 모르겠네.”


그 말에 핏기가 가신다.
암살자 길드가 무섭다고 하는 것보다도 그들을 적으로 만들 짓을 해버렸다는 것에.
자신의 주인을 위해서라도 쓸데없는 적을 만드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그것도 대륙 최고 암살자 집단을.


“확실히 그 녀석들 정체를 생각하면 관계가 없진 않은데...구한다고 생각할 정도는 아닐 텐데...”

“녀, 녀석들의 정체가 뭐길래...”


“응? 아, 암살자 길드 말이야? 다크엘프야.”

“...뭐라고요?”

“다크엘프라고. 암살은 물론이고 온갖 지독한 일에는 일가견이 있는 그 종족.”

금방이라도 스트레스로 쓰러질 것 같은 루트를 보며 세아는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

“부들부들!”

“냐앙~”

“복슬복슬!”


“앙~”


“꺄아~!”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이와 정말로 귀여운 아기고양이들이 까르르 거리며 노는 모습.
이 장면을 보고 마음이 치유되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라.


나도 모르게 입은 마음의 상처는 이미 대부분 아문 상태였다.


“저기...그러니까 주인님께서는 드래곤이 아니라 용인이시라는 거지요?”

“그래. 맞아.”


나는 두려워하는 세피리아를 어떻게든 설명을 해서 오해를 풀었다.
아니, 반은 용인 것은 맞으니까 완전히 오해라고 하기에도 뭐하지만, 순수한 드래곤과는 다르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면 세피리아에게서는 나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

다만, 아기 고양이들은 설명으로 이해시킬  없어서 아직도 나를 피하는 상태다.
그렇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라와 신이 나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세라에 대한 신뢰가 나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니까.
...반쯤은 내 희망이긴 하지만 말이야.

“나도 그냥 수인에  종류라 생각하면 돼.”

“그,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수인이 인간의 모습에 동물  동물 꼬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나는 인간의 모습에 용의 뿔과 꼬리, 날개를 지니고 있을 뿐이니.


“거기에 용인은 제가 기억하기에는 금기의 존재인 걸로 알고 있어요...”

“금기의 존재?”


그 말은 예전에 시크리프와 싸울 때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그냥 헛소리라 치부하고 넘겼었는데 지금 들어보니 그리 쉬이 넘길 만한 말이 아니었다.


“금기의 존재라니, 어째서?”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아주 먼 옛날에 어떤 일 때문에 드래곤 사이에서 금기로 여겨진다고 했어요.”


“정확하게는 모른다는 말이구나.”


“죄송해요...”

“아니야. 딱히 세피리아가 죄송할 건 아니니까.”

드래곤 사이에서의 일을 세피리아가 잘 알 리가 없다.
거기에 세피리아는 이제 겨우 200살밖에 되지 않는다.
인간의 기준으로는 200살은 굉장히 많은 나이지만, 엘프, 그것도 하이엘프에게 있어서 200년은 별것 아닌 시간이다.
보통 천 년을 산다는 엘프. 하지만 그 상위에 있는 하이엘프는 오천 년을 산다고 한다. 세피리아는 선대가 자연으로 돌아가고 태어 난  얼마 안 된 하이엘프라는 것이다.


‘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크리프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을지도.’

 녀석이라면 세피리아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같다.
그나저나 일은 잘하고 있으려나?

“아무튼 나는 너희를 순수하게 구하려고 한 거지, 딱히 노예로서 부려 먹으려고 한 건 아니야.”

“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이해했어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주인님.”

“...!”

드디어 진심으로 미소를 보여주는 세피리아.
진정한 심쿵이라는 것은 이런 것을 뜻하는 것일까.
그 미소를 보면 심장이 쿵덕 쿵덕 널뛰기를 시작한다.

시스티아에게서 매번 느끼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시스티아는 귀여움이 메인이고 오히려 마음이 진정되는 것이라면 세피리아는 아름다움이 메인에 마음이 폭발할 듯이 요동을 치는 종류의 것이다.


한마디로 장난이 아니다.


“어...? 왜 그러세요? 주인님. 얼굴이 빨개지셨어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흠흠...”


“?”

이것이 바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아름다움이리라.
단순한 외모만이 아닌 마음에서 나오는 미소가 더해진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설마하니 이런 마음이 들 줄은 몰랐다.


“돌아왔다.”


그렇게  마음에 내가 당황하고 있으면 시크리프가 돌아왔다.
세피리아는 그런 시크리프에게 반응하기는 했지만, 잠시 몸을 움찔  것에 그쳤다.
일단은 적이 아니고 아군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일까. 시크리프 또한 내 노예라는 것을 알기에 더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되었어?”

“쓸 만해 보이는 두 놈만 살려서 잡고  명은 일부러 놓쳤다. 경고를 겸해서 말이지. 나머지는 전부 죽여서 처리를 완료했다. 살린 두 놈은 현재 고문 중이다. 배후야 확실하기는 하지만, 털어낼 정보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지.”

이 이상 완벽한가 싶을 정도의 일 처리였다.
이 녀석이 없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암담해질 정도다.
녀석을 죽이지 않고 노예로 한다는 그때의 내 선택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후에는 경매장에서 말했듯이  영주 아들놈 조사를 부탁해.”

“그렇게 말할  알고 이미 시작하고 있다. 내일 저녁쯤이면 완료될 거다.”

“좋아. 그러면 오늘은 이만 쉬어.”

“흥.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다. 망할 주인.”


보고할 것만 보고하고는 다시 스르르 사라져버렸다. 신출귀몰한 녀석.
앉아만 있어도 일이 처리된다는 것은 정말 좋구나. 언제나 스스로 해결하려고 해서 이런 건 전혀 몰랐어.
으음. 버릇 될지도...


“그럼 우리도 이만 쉴까?”

뭔가 조용하다 싶더니 세라와 아기 고양이들은 색색거리며 잠들었다.
마치 세라가 아기 고양이들을 지키듯이 품에 안고, 아기 고양이들은 세라에게 의지하는 것 같은 모습.
노는 모습도 좋았지만, 이 모습도 미소가 지어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장면이었다.

“네...그런데 저는 계속 이 옷을 입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아...그렇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조금 얼굴을 붉히는 세피리아.
세피리아는 경매장에서 봤던 천박한 옷 위에 로브를 걸친 상태였다.
옷으로서 전혀 기능하지 못하는 거여서 로브만이 그녀의 몸을 가려주고 있었는데, 여러 가지 있어서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미안.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바로  거니까 잠옷을 입어야겠지. 일단 내걸 빌려줄게. 조금 클지 모르지만 맞을 거야.”

“네. 감사합니다.”


내가 입던 잠옷을 건네면 세피리아는 곧바로 로브를 벗고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던진다.

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 몸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최근에는 다른 여성의 몸을 보는 것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세피리아의 몸은 아주 달랐다.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굉장히 균형 잡힌 몸매. 아주 깨끗한 피부.
그것은 하나의 예술품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다만, 오랫동안 목줄을 하고 있어 그 근처에 자국이 있는 것과 하복부에 새겨진 노예문이 그것을 조금 망치고 있었다.


세피리아가 인간에 대해 저주의 말을 퍼부었을 때, 그것은 굉장히 심상치 않은 것이었다.
물론 그것조차 게임에서 적으로 나왔을 때에 비하면 나은 편이라고 할 정도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나는 세피리아가 생각을 바꾸도록 강제할 생각은 없지만, 부디 이것만은 알아줬으면 하고 그 노력은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나쁜 인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세피리아.”


“네?”


“불안해지면 언제든지 말해. 내가 힘이 되어줄 테니까. 조금이라도 평안해질 수 있도록.”

지금까지 느낀 고통, 절망, 그런 부정적인 것들이 조금이라도 덜어질 수 있도록.

그렇게 내가 말하면 세피리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보이더니, 미소를 지었다.

“지금도 그리 느끼고 있는 걸요. 이상하게도 주인님 곁에서는 불안감 같은 것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래? 그럼 다행이네.”

“네.”

겉치레로 하는 말이 아닌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이 전해져왔다.
앞으로 뭘 어떻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해야지.


그렇게 다짐하고 방에 있던 물로 세피리아와 함께 얼굴과 양치질을 하고는 잘 준비를 한다.

“세라랑 묘인족 아이들 침대로 좀 옮겨 줄래? 내가 하면 깰 것 같아서.”


“네. 알겠습니다.”


방에 있는 침대는 두 개.   하나에 세라와 아기 고양이들을 옮겨 이불을 덮어준다.
옷이라도 갈아입혀 주고 싶은데 세라보다는 아기 고양이들이 깰까 봐 못하겠다.

“넓이는 충분하니까 세피리아도 거기서 자.”


잠을 자는 건 언제나 시스티아나 세라가 함께해서 이제 혼자 자는 것은  허전하긴 하지만, 못 자는 건 아니다.


“저기, 주인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같이 자도 될까요...?”


“어...? 나랑?”

“네. 가능하다면 그러고 싶어요.”


“그, 그래. 그럼.”

“감사합니다!”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아니! 없다!

싱글벙글 미소를 지은 세피리아는  옆에 와서 누웠다.
침대는 넓었지만, 우리 사이에 간격은 굉장히 좁았다.
서로의 체온이나 심장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제가 선대와 같이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면 분명 주인님과 만나는 일도 알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랬다면  덜 괴로웠을 텐데.”

“미, 미래?”

“네. 하이엘프는 미래를 어느 정도  수가 있어요. 저는 아직 미숙해서 보지 못하지만요...아, 이건 비밀이니까 주인님만 알고 계세요.”

“......”


설마 하이엘프에게 그런 힘이 있었다니...
게임에서 그렇게 집요하게 용사 일행을 괴롭힐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힘이 있었기 때문이구나.
모든 미래를 볼  있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일부분만 본다고 해도 그것은 엄청난 힘이다.


“그런데 주인님...”


“응?”


“정말로...필요 없으세요...?”


“뭐가?”

그렇게 말하면 세피리아의 얼굴이 갑자기 귀 근처까지 다가왔다.
하이엘프는 숨결까지 달콤한 걸까? 당황해 하고 있는 나에게 그녀는 속삭인다.

“밤. 시. 중. 이요.”


“.......”


나는 고개를 돌려 세피리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당연하겠지만 나는 곧바로 거절하지 못했다.

그런 나를 보더니 세피리아가 키득키득 웃었다.
순진하고 올바르게만 보이던 그녀가 전혀 다르게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여태까지의 힘든 시간이 그녀를 이렇게 바꾸어 버린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요망해질 리가 없지 않은가.


“농담이에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세피리아는 그렇게 속삭이며 내 팔을 꼭 안고서는 잠을 청한다.
피곤했던 것인지 금방 평온한 숨소리를 내며 자는 것이 느껴졌다.


“잠이 안 와...”

아무래도 오늘 밤은 뜬 눈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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